life is like traveling/Seoul

[이색카페] 서촌의 특별한 공간 사직동 그 가게

작은천국 2013. 3. 15. 07:30

서촌의 특별한 공간 사직동 그 가게

 

 

오랫만에 서촌의 사직동 그 가게를 찾았다.

 

이젠 너무 번화해져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북촌이 되었지만

북촌과 반대편으로 자리잡고 있는 서촌은

서촌만의 한갓지면서도 시간이 묘하게 정지된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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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촌에 이어 서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북촌보다 덜하긴 하지만 서촌의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고 있는게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인도의 짜이가 한번씩 생각날때면 어김없이 찾던 곳인

사직동 그 가게는 여전했다.

 

 자원활동가들이 스스로 시간을 쪼게어 운영하며

 티벳인들의 자립을 돕고 있는 록빠, '사직동 그 가게'

 

사람사는 곳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서촌의 사직동 그 가게 되겠다.

 

홍상수 감독의 최근작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서촌, 엄격히 말하면 사직동에 위치하고 있는 그 가게가 주요 촬영장소로 촬영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게다가 이 배우가 류덕환이라니.... 

<사진출처 :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스틸컷>

 

내가 참 좋아하는 공간인 서촌에 즐겨찾는 카페인 사직동 그 가게가

영화에 등장하니 웬일인지 다소 신기하기도 했다.

상암근처에서도 각종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심치 않게 촬영현장을 만나기도 하고

또 TV 에서 내가 익숙한 공간이 촬영장소로 나와도 별 느낌은 없었는데

'사직동 그 가게'는 참 희안하게도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홍상수 감독이 사직동 그 가게의 분위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상에서 등장할 때 내부공간, 외부공간을 전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보여줘서 더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직동 그 가게 앞에서 촬영중인 배우와 홍상수 감독

<사진출처 :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스틸컷>

 

영화를 보면서 오랫만에 사직동 나들이를 한 번 해야겠다고 내내 마음만 먹고 있다가

마침 산티아고 모임이 있어서 일부로 서촌으로 약속을 정했다.

 

금천교 시장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사직동 그 가게로 향하는 길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지만 하늘은 쾌청하고 봄은 코앞이다.

 

영화 초반에 수도 없이 등장하고 있는 사직동 길...

오랫만에 오니 새로지은 건물도 눈에 띄고 전에보다는 훨씬 깔끔해진 느낌이 들지만

금천교 시장에서 서촌으로 천천히 걷는동안 서촌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얼마걷지 않아 도착한 사직동, 그 가게..

좌판에는 죽~ 책을 늘어 놓고 팔고 있고 입구에는 덕지덕지 포스트가 붙어 있어

그냥 모르고 지나치면 허름한 동네 문방구라고 해도 믿을 판이다.

 

영화에서도 이 가게 앞에서 주인공이 책을 고르자 가격은 내고 싶은 만큼만 내면 된다고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실지로도 헌책들을 팔고 있긴하지만 내고 싶은 만큼만 내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오늘보니 새책들도 판매를 하고 있었다.

 

사직동 그 가게는 '록빠'라고도 불린다.

록빠는 티베트어로 친구, 돕는이를 뜻하며 티벳인들의 자립을 돕기위해 두번재 shop & cafe다.

그래서 이곳에서 마시는 차 한잔은 티벳인들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붙이지않아도 티벳풍의  카페라

독특한 분위기만으로도 이 공간은 좀 특별한 듯하다.

 

다양한 종류의 차와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며 가격도 부담이 없는 편이라

서촌을 갈때면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식 들러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양지바른  도로에 접하고 있다보니

창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특히나 더 좋아한다.

 

창가로 부서지는 따뜻한 봄 햇살이 좋구나~

 

재작년 인도북부 라다크를 다녀오고 난 뒤 더 좋아하게 된 사직동 그 가게다.

라다크는 인도에 속해 있긴하지만 인도라기보다는 작은 티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티벳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때론 인도를 여행한 것이 아니라 티벳을 여행한 것이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티벳의 전통문양의 목걸이들이 그래서 더 반갑기도 하고 ..

 

티벳의 정신적지주 달라이라마 사진도 빼놓을수 없지만

 

서둘러 걸으면 라사에 도착할 수 없다.

천천히 걸어야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비범한 글귀가

그 옆에 있는 글 귀가 더 눈에 들어온다.

 

특히나 공정무역을 지향하고 있어 더 좋다.

 

 

 

 

다른 차도 괜찮지만 사직동 그 가게는 뭐니뭐니 해도 짜이다.

인도 중남부를 다녀온 보성언니는 이 곳의 짜이가 인도에서 먹던 짜이와 맛이 다르다고 했지만

인도 북부 라다크를 다녀 온 나는 그 곳에서 먹던 짜이와 똑 같다.

 

유리 찻잔이 뜨거운것을 방지하기위해 손뜨개로 손잡이를 만든것이 정겹다.

 

자~ 저와 같이 뜨거운 짜이 한 잔 하실래요?

 

천장에는 시간의 느림을 느끼게 하는 조형물들이 장식되어 있고

산티아고 모임은 어김없이 숨 한번 쉬지않고도 지치지않는 언어의 유희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인생을 향해 미소지으면 반은 당신의 얼굴로,

나머지 반은 타인의 얼굴로 간다는 비범한 티벳트의 철학이 담긴 속담...

 

나와 마주 보고 있는 이에게 따뜻한 미소로 답해 본다.

 

아홉 번 실패는 아홉 번 노력!

당장 드러나는 결과보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삶은 철학! 을

우리사회는 얼마나 간과하고 있는 것일까?

 

보통의 가게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장소를 제공하고 나면

눈에 띄는 곳에 포스터를 걸어두고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어디어디에 나온 집,, 이런 것들이 참 불편하게 생각이 되기도 하는데...

 

이 곳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영화촬영장소인지 눈치도 못챈다.

이 포스터도 눈에 띄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입구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화장실에서 나올때 한 귀퉁이에 숨기듯이 붙여놓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휙~ 하고 지나칠 수 밖에 없다.

 

홍상수 감독도, 사직동 그 가게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게 만든다.

 

평일에는 거의 손님이 없었는데 웬일인지 오늘따라 사람들이 다 자리를 차지 하고 앉았다.

영화의 영향이냐고 물었더니 영화를 보셨나며  되려 신기해 하며 묻는다.

 

'원래 여기를 좋아하는데 영화에서 아무것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나와서 좋더라구요'

'아~ 그러셨구나.. 영화 찍은줄 모르는 사람들도 많구요

영화때문은 아닌것 같은데 오늘따라 사람이 많네요..

주말에는 거의 자리가 없어요~'

 

주말에 찾을 분들 참고 하기 바란다.

 

간간히 외국인들도 이곳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은근히 많이 찾는 곳이다.

아예 가게 앞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대놓고 사람들 구경을 하기도 하고....

나도 볕 따뜻한 곳에 앉아서 거리를 내려다보는 거 참 좋아라 하는데 마음만 굴뚝이다.^^  ㅎㅎ

 

 

늘 그렇지만 조용한 곳에 우리가 너무 수다스러웠던 것은 아닌지 주변사람들에게 다소 미안해진다.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과 기분좋은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나서는 길... 

티베트의 경전이나 가족의 안녕의 소원을 담은 글귀가 적힌 타르초가 보인다.

 

타르초가 바람에 펄럭일때 신에게 바람이 경전을 읽어 전한다고 믿었던 티베트 인들의 삶.

 

사직동 그 가게 안 내 마음에도 미풍이 불어 온다.

 

얻기 전에는 얻으려고 노심초사하고 얻은 뒤에는 잃을까봐 걱정한단다..

 

많이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많은 욕심인지 ,

그 욕심때문에 정작 누릴 수 있는 양질의 삶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잃는 것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어리석음...

 

사직동 그 가게에 오면 어쩔 수 없이

산티아고가 생각나고 라다크가 생각나니

어찌 특별하지 않을까?

 

 <사직동 그 가게 가는 길>

사직동 배화여대 올라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다.

경복궁역 1번출구에서 도보로 5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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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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