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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봄꽃여행] 노란수선화 장관을 이루는 거제 공곶이

작은천국 2013. 3. 26. 09:49

노란 수선화가 장관을 이루는 거제 공곶이  

 

 

 

바야흐로 봄. 거제로 봄꽃 여행을 떠났다.

서울에는 아직 코빼기도 내밀지 않고 있는 봄이 몹시 서운했고

속속 올라오는 남도의 꽃 소식에 겨우내 꼼짝않고 있던 여행의 감성은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아직 벚꽃은 조금 이른듯 한데 어디로 갈까?

해안가에 온통 노오란 수선화 물결 일렁이는 거제의 봄이 떠올랐다.

창원에 잠깐 머물때 지인들이 수선화 꽃을 보고 왔다며 내민 한 장의 사진.

드 넓은 대지에 수선화꽃이 한 가득 눈을 사로잡았다.  

 

그랬다. 이 맘때 피기시작하는 수선화에 아무 망설임없이

멀고 먼 거제를 향해 길을 나섰다.

 

서울에는 아직도 마른 개나리이건만  대구근처에 오니 개나리는 꽃을 피웠고

부산을 지나니 벚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화사한 꽃 잔치를 벌리고 있는 중이었다.

 

아! 대한민국이 이다지도 넓은 곳이었단 말이더냐~~를 연신 외치며

도착한 거제의 공곶이

 

거제의 숨은 명소에 감춰진 노란 수선화, 빨간 동백에

이른 봄을 담뿍 느끼고 돌아왔다.

 

 

거제 해금강쪽으로 차를 향하다보면 해금강에 못 미처 예구마을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와현 해수욕장에서 해안길을 따라 약 3km 정도 향하면 공곶이 가는 길 팻말을 있어 길찾기는 어려움이 없다.

오후 4시가 넘어 도착한 예구마을의 한적한 포구

 

공곶이 가는길 표지판 뒤로 보이는 건물 앞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된다.

 

공고지라고도 하고 공곶이라고도 하는데 이 이름의 유래는 어디서 왔는지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곶'이라는게 육지에서 툭 튀어 나온 곳을 일컫는다는 걸 생각해 볼 때

지형적인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 아닐까 싶다.

 

어쨋거나 이 가파른 길을 들어서면 거제에서 꼭꼭 감추어둔 비경 공곶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 만나는 홑동백이 반갑구나~

 

거제 공곶이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대부분인 몽돌인 거제 동부 해변에

흔치 않는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와현 해수욕장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곶이 너머로 날씨가 좋다면 외도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곶이가 특별한 이유는 경치도 경치지만

평생을 괭이와 삽을 들고 척박한 땅을 땀으로 농장으로 일구었고 

아름다운 곳으로 탄생을 했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자신의 아름다운 안식처를 허락하고 있는 곳이다.

 

2000년 초 부터 매년 수선화를 기증해 강명식 할아버지 소유의 공곶이는

수선화가 피는 아름다운 곳으로 해마다 봄이면 수 많은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수선화를 보러 가는 길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다.

다소 가파른 길을 숨을 헐떡이면서 걸어가는 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언덕을 오르면 한 눈에 보이는 와현해수욕장의 경치에

가쁘게 몰아쉬었던 숨을 한번에 뱉고 나면 와~ 감탄사는 쏟아진다.

 

길 곳곳은 빨간 동백이 여심을 유혹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그리고 언덕에서 다시 한번 숨고르기를 하면 이제 비로소 공곶이 수선화를 만날 수 있나 싶었지만..

 

이젠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수선화가 있는 해변까지 동백터널이 이어지고 있어

동백의 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입장료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주차비를 내는 것도 아니고

강 할아버지의 사유지를 오롯이 이용하는 공곶이.

 

한 분에 오천원 하는 화분 하나씩을 무인판매로 판매하고 있을 뿐

할아버지는 오가는 사람들에 아랑곳없이 오늘도 묵묵히 농원을 가꾸며 봄 맞이 준비에 한창이셨다.

 

언덕에서 바라보는 공곶이 해변.

건너에 보이는 곳이 내도이고 더 멀리 보이는 것이 거제의 유명한 관광지 외도인 듯 하다.

 

홑동백과 달리 이 곳의 동백들은 교배종들이라 동백이라고 하기엔 신기하다고 할 만한 것들이 많았다.

 

동백터널 중간으로 난 길을 들어가보면 곳곳에서 동백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게 진짜 동백이란 말이야~

 

참 종류도 다양하구나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은 곳이라 식물들이 자라기에는 참 좋은 곳이다 싶었다.

 

 

나무가지에 바로 꽃이 피어 있어 신기하기까지 했다.

 

연분홍 색 아름다운 동백이다.

 

이러다가 수선화는 못 보고 해떨어지겠다 싶어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려나무가 다시 눈을 사로잡는다.

 

 거제를 배경으로 촬영된 김민종 주연의 영화 '종려나무' 를 보면서

거제에서 저런 곳이 있었나 궁금했었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 공곶이였다.

 

수선화도 수선화지만 자연환경 그대로를 가꾸며 동백을 비롯해 여러가지 난대식물. 

 

흙담벼락의 선인장에~ 

 

하얀 눈꽃송이 터뜨리는  조팝나무까지 온통 황홀경의 경치를 지나고  

 

비로소 돌담벼락에 핀 수선화를 만났다. 

 

수선화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7송이 수선화 였다.  

 

그리고 이내 내도가 바로 보이는 수선화 꽃밭에 도착했다.

 

  

 

바야흐로 노란 봄이구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라는   아름다운 청년이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물속에 빠져 죽은 그 자리에 핀 꽃이라는 전설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지는 수선화.

 

그 나르시즘이 나른하게만 느껴지는 노오란 봄에 취해본다.

 

 

 

 해변에 접하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해풍을 맞으며 자라고 있는 수선화는 날씨가 다소 흐리멍텅해 쪽빛바다는 아니었지만 절경이 따로 없긴 하다.

 

뒤로는 빨간 동백이 앞으로는 노란 수선화가 마음을 뒤흔든다.  

 

 

 

꽃을 담는 손길은 쉴세없이 분주하기만 하다.

 

시간이 된다면 공곶이 해변길도 걸어 보고 싶었으나 눈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음 한 가득 노란 수선화다.

 

 

 

 

 

공곶이 정면으로 보이는 내도가 있어 공곶이는 해풍과 높은 파도를 막아주니

공곶이만의 자연환경이 형성되었다고 할 것같다.  

 

잔잔한 파도에 전형적인 거제의 몽돌해변,

단지 수선화와 동백만 보고 가기에는 많이 아쉬운 곳었다.  

 

 거제의 숨겨진 비경인 공곶이는 꼭 수선화 피는 계절이 아니라하더라도

언제든지 찾아도 한적하고 여유롭게 마음을 풀어 놓고 와도 좋은 곳이었다.  

 

노란 수선화 꽃에 마음 한 가득 노란 희망의 물결이 차오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고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시며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고 했다.

그러니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정호승 시인은 '수선화에게'

담담히 외로움을 견디라고 한다.

 

 

사람이라서 좀 외로우면 어떠랴~

아름다운 것을 보고 즐기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 인데 ~ 

 

어느새  산 등성이로 해는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같은 길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길로 인해  왔던길을 되돌아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어둑해진 동백터널~

 

 

 

 

동백꽃 터널을 머리위에 이고 저무는 하루를 맞이한다.

 

<공곶이 가는 길> 네비게이션에 공곶이로 검색이 가능하며

공곶이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 약 20분 정도 언덕길을 올라야한다.

주차장 및 입장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