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ju

[제주] 파노라마에 담긴 삶, 김영갑을 만나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작은천국 2013. 1. 23. 08:00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파노라마에 담긴 삶, 김영갑을 만나다

 

 

제주에서 꼭 빠지지 않고 들러는 곳이 있다면 단연코 김영갑갤러리일 것이다. 

이미 많은 분들이 그 곳을 다녀가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고

나의 지인들 역시 하나같이 두모악에서 폭풍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김영갑이 싫었다.

'김영갑' 이란 이름 뒤에 가지고 있는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함이 주는 무거움이 싫고

처절하게 살아내야 했던 그의 삶도 싫었다.

 

그래서 제주를 그렇게 숱하게 여행하면서도 김영갑 갤러리 만큼은

일부러 외면했던 곳이기도 했다. 

 

이 글은 2013년 1월 23일 포토 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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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순간 다가오는 고통을 극복하지 못해

이 길을 포기하고 다른 무엇을 선택한다 해도

그 나름의 고통이 뒤따를 것이다.

다른 일을 선택해 환경이 변한다 해도,

나는 나이기에 지금 겪고 있는 마음의 혼란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이 물음에 답을 얻지 못한다면

어디를 가나 방황하고 절망하기는 마찬가지일것이다.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분명히 끝은 있을 것이다.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김영갑-

 

 

 

 

일 년을 살아내느라 몸도 마음도 지쳤던 지난 2011년 겨울,

도시에서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을 잊기위해

나에게로 향하는 온갖 물음표를 짊어지고 제주로 향했고  

제주에 도착한 첫 날,,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책은 하필이면

김영갑의 자서전 '그 섬에 내가 있었네'였다.

 

외로워야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

사진찍기 그 자체를 즐기고 싶었다.

내 사진은 내 삶과 영혼의 기록입니다.

-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중에서

 

단숨에 쉬지도 않고 책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그의 흔적은 시리도록 마음에 머물면서

미뤄놓은 숙제를 해야 할 시간이 되었음을 느꼈다.

 

  

날씨가 너무 맑은 날은 도저히 그를 만날 자신이 없어

몇날 며칠 그렇게 비가 듬뿍 오기만 내내 기다렸다.

 

하지만 인생이 늘 그러하듯이 내내 기다리던 비가 내리던 날은

하필이면 휴관일인 수요일이었고

서울로 돌아가야 할 날은 다가오고 있는 중이라

어쩔 수 없이 날씨에 상관없이 무조건 김영갑 갤러리로 향했다. 

 

김영갑 갤러리 입구~

 

 

육지의 겨울의 끝자락의 시간은 섬에서는 한 발짝 앞서가고 있었고

색깔고운 일곱송이 수선화는 환하게 웃으며 반기고 있었다.

 

거문도에서 처음보았던 7송이 수선화에 어찌나 호들갑을 떨었던지

두모악에서 만나는 수선화가 반갑기만 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직접 돌을 날라 길을 만들고 꾸민 두모악 갤러리

 

 

이제는 고인이 된 그의 재취는 굳이 일부러 흔적을 찾지 않아도 곳곳에 베여있다.

 

폐교가 된 삼달리 초등학교를 갤러리를 만든다고 했을때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렸다던 그 곳은

이제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곳이 되었다.

 

사람은 가고... 작품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은 곳 두모악...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은 아직 멀었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병마와 싸우며 만들어낸 평화로운 풍경의 두모악이다.

 

 

다른 계절이었더라면 두모악의 잘 조성된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도 좋을 듯했다.

 

정문 입구에서 두모악입구까지 그리 멀지 않은 길에

사람의 눈길을 잡는 것이 한 두가지 아니라 발걸음은 느릿느릿...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사색과 함께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올레길에 포함되어 있으니 걷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렸다.

 

두모악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조각품..

故 김영갑의 마음인가 싶어 눈길이 머문다.

 

 

생전 김영갑선생님이 사무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그대로 두고

평생을 그와 함께 중산간을 누빈 파노라마 카메라도 한 자리를 마련했다.

 

천상 사진쟁이였던 김영갑

 

 

모두에게 인정 받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인정 받는게 우선이다. 라며

 

 자신의 작업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며

파노라마에 담았던 제주 중산간,

어쩌면 그는 그 자신을 담은 것은 아니었을까?

 

어느새 김영갑의 시선을 따라 푸른 제주 빛에 홀린 그 마음에

멀미가 날것 마냥 울렁울렁거린다.

 

 

이어도를 영혼에 인화한 사진가 김영갑이다.

 

눈으로 보아도 보이지않고 귀로 들어도 들리지않고 잡으려 해도 잡을수 없는것,
형상도 없는데 사람을 황홀하게하는 그 무엇이 중산간에 존재한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것은 사람을 황홀하게하는 그 무엇이다.

- 김영갑 -


 

그 찰나의 스치듯 지나가는 황홀경을  잡기위해

그는 언제나 그자리에 있어야 했다.

 

아무리 사진이 기다림의 예술이라고 하지만

긴 기다림의 시간동안 그가 견뎌야했을 고독과 외로움은 생각보다 깊었으리라

 

허나 그 긴 기다림이  찰나 스치고 지나가면 그 뿐인 그 장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

사람을 미치게 할 뿐이다.

 

 

다른 무엇을 선택한다해도 그 나름의 고통이 뒤따를 것이다.

다른 일을 선택해 환경이 변한다해도,

나는 나 이기에 지금겪고 있는 마음의 혼란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이 물에 답을 얻지 못한다면 어디를 가나 방황하고 절망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것이든 분명 끝은 있을 것이다.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에서 -

 

 

그 긴 세월동안 일상이 변하는 풍경을 담기위해

늘 기다리기만 했던 그.

 

허무하고 허무하다.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기다려야만 하는 숙명... 

 

 

 

 

 

그가 미치도록 보았고 담았던 풍경은 과연 무었이었을까?

 

 

 

 

 

그가 미치도록 보았고, 담으려고 했던 제주의 평화로움을 위해

처절하게 견디며 목숨마저 내어 놓아야했던 고독과 외로움의 시간은

어느 새 내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젊은 시절의 김영갑의 모습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사진을 위해 모든 것을 받쳐야 했을 만큼 이어도를 본 댓가는 처절했다.

 

 

사진속에 표현된 분위기는 사진가의 감정을 통과한 선택된 분위기다.

사진은 사진가의 감정(마음)을 통과해 해석된 분위기인 것이다.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어느 날은 거친 파도가  김영갑의 마음을 할키고 있었나 보다.

 

 

김영갑이 사랑한 용눈이 오름 ~

 

그때는 용눈이 오름을 가지 못했고 두 어달 뒤 방송 촬영때문에

용눈이 오름을 오르던 날은 끔찍하게도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바람은 잠시도 쉬지 않고 노래한다.

수평선은 고독과 자유를 강의하고

구름은 삶의 허무를 보여준다.

온 종일 바다와 하늘로 공허한 마음을 채우며

마음의 평화를 한 움큼씩 담고 간다.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부드러운 오름결을 따라 바람이 따라 눕는 곳에서  

 김영갑이 그곳에서 서서 보고 느꼈을 그 풍경속에

나는 내 시간속에 한참을 머물다 내려왔다.

 

다소 무거웠던 마음과 달리 두모악을 다 둘러 보고 난 뒤

무인 찻집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느꼈던 홀가분한 기분을 뭐라 설명하면 좋을까?

 

계절은 긴 기다림을 뒤로하고 다시 시간을 재촉하고 있는 중이다.

 

 

노자가 말했다. 죽으면 아픈것도 슬픈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라고..

 

하지만 이건 끝이 아니었다.

새로운 제주가 끊임없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삼달리는 그는 가고 없지만

제주를 제대로 느끼기위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고 있지 않은가?

 

무언가 하나에 미쳐 인생을 걸 수 있었던 그의 순수하고 맑은 영혼,

 

그 시선속에 담긴 제주의 풍경들,

 

그 풍경이 보여주는 이어도의 종착지는 바로 갤러리 두모악이었다.

 

제주 중산간의 두모악에 다시 바람이 불기시작했다.

 

파노라마에 담긴 김영갑의 삶이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홈페이지  http://www.dumoak.co.kr/dumoak-visit.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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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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