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가을여행] 은빛가을,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바람길

작은천국 2012. 10. 2. 07:00

은빛가을,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바람길

국내 최대의 억새 탐방로 하늘억새길

 

 

가을여행을 부르는 영남알프스의  곳곳에는 억새가 은빛가을을 물들이며

가을낭만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가을인게지요 .

 

오롯이 내 두 발로 걸어야 닿을 수 있는 하늘 억새길

 땀 흘린 걸음걸음보다 

더 멋진 광경을 선물하는 간월재 억새.  

 

 나는 바람결을 따라 하늘로 난 억새길을 걷습니다.

 

출렁이는 은빛물결의 가을풍경

붉은 단풍보다 더한 낭만이 찾아온 가을입니다.

 

영남 알프스? 아니 영남에 무슨 뚱딴지 같은 난데없는 알프스 타령이라고 하실 분들이 있으실듯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등산을 좋아하는 부류에서는 살짝 거리가 있으신 분들이십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무려 3개의 산(신불산, 가지산 재약산)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영남알프스는

울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이상의 7개의 산이 몰려 있어

그 경치가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고 해서 영남알프스라 불린답니다. 

 

7개의 모든 산들이 다른 경치를 자랑하며 등산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지만

특히 가을이면 드넓게 펼쳐진 억새평원이 장관을 이루는 신불산은

가을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영남알프스의 억새평원은 사자평, 간월재, 신불평원이 대표적인 억새군락지로

7개 산의 등산로를 연결해서 '하늘 억새길' 국내 최대 억새 탐방로가 조성이 되었는데

그 길이가 무려 29.7km로 총 5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울산 시민들에게 영남알프스는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그리고 사회인이 되어서 친구들과 동료들과

수도없이 영남알프스의 산과 계곡을 다녔기에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나는 곳이죠.

 

특히 가을이면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신불산의 절경은

눈을 감아도 언제나 떠오르는 아련함을 가진 곳이랍니다.

 

 완전한 사육의 시간을 보내며 하루에 족히 5끼는 먹어줘야 하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날씨는 더 없이 화창하고 불어난 몸무게로 숨쉬기 조차 힘들다며

가족들과 함께 울산 언양에 위치하고 있는 신불산으로 향했습니다.

 

실은 가을 진경을 이루는 간월재에 멋진 데크가 조성되어 해마다 가을이면 억새축제 행사가

펼쳐지는 걸 늘 뉴스에서만 접하다보니 간월재에 한번 가보고 싶다 늘 생각만 하고 있던 차,

때 마침 억새가 피는 계절에 추석연휴가 더해지니 기회는 이때다 싶었습니다.

 

구비구비 국도를 따라 족히 한 시간은 달려야 했던 언양도

죽죽 뻗은 도로가 만들어진 덕분에 이제 3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 되었습니다.

 

저 보이는 산의 능선들이 전부 영남알프스 능선이랍니다.

겨울이면 눈이 별로 오지 않는 울산이지만 해발이 높은 탓에 저 능선에는 늘 하얗게 눈이 내려 앉아

황홀경의 풍경으로 겨울 산행을 유혹하는 영남 알프스 이기도 합니다.

 

가족들 모두가 도대체 간월재는 어디있는거냐며

울산에서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꼼짝달싹도 못하는 나에게 도리어 질문을 ㅠㅠ

 

몇 번의 인터넷 검색끝에 길은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배네골 - 석남사로 접어들면 석남사를 지나 밀양으로 언덕길을 따라 갑니다.

 

예전에는 울밀선으로 불리던 이 길은 멀쩡한 사람도 십중팔구 멀미를 해야하는

엄청 구비진 길이었건만 이젠 직선도로가 생겼기에 가족들과 옛 추억을 곱씹었네요

 

간월재로 가는 가장 단거리가 신불산 자연휴양림 상단에서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것이라고

정보 검색결과 여러 블로거들이 설명하고 있었지만

현재 신불산의 모든 임도는 안전상의 이유로 차량출입이 모두 금지 되어 있었습니다.

 

지도를 살펴본 결과 신불산 자연휴양림 상단에서는 2시간 30분 소요로 표시가 되어있어

짧은 코스를 알려달라고  입구에 차량 통제하시는 분께 여쭤보니

배네골 정산 터널에서 신불산 자연휴양림 중간즈음에 위치한

배내통 하우스 맞은편으로 올라가는 것이

간월재까지 1시간 30분 소요로 최단거리라고 안내해 주셨습니다.

 

짧은 등산이 끝나고 이곳에서 칼국수를 먹었는데 맛도 좋았습니다.

 

저 멀리 왼쪽으로 울산대학교 수련원과  배네골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배네터널의 모습이 보이네요

예전에 사자평을 갈때 배네터널쪽에서 올라갔다고 하는데 혼자 가라고 하면 어디였는지 길은 못 찾겠습니다.

 

추석 연휴 끝이라 산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보시다 시피 도로는 주차장이 되다시피했습니다.

 

다음 주 면 엄청난 사람들로 붐빌 이길이 눈에 선하네요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가을하늘이 더욱 높고 푸르게만 느껴집니다.

 

 

간월재를 늘 신문지면이나 기사, 혹은 뉴스영상으로만 보았던 곳이라  신불산 어디쯤에 있는 건 알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몰랐는데 간월산과 신불산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간월재네요

 

7개의 산들이 옹기종기 있다보니  영남알프스의 어느산이 어디에 있는지

실은 잘 몰라요 ㅠㅠㅠ

게다가 1년에 울산을 몇 번 찾지 않으니 기억에 의존하는 것도 이젠 가물가물~~

 

예전에는 임도여서 차로 오르기도 했었으나

 지금은 신불산의 모든 임도는 차량통행이 금지되어 있으니 참고하세요

 

울산시 울주구 상북면 이천리 산1번지' 라는 표지석이 있었는데 

내비게이션에 '간월재'로는 검색되지 않으니 혹시 주소가 필요하신 분들 참고하시면 될 것같습니다. 

 

이미 산 중턱에서 시작하는 걷기라 시작과 동시에 산의 정산부근과 눈높이를 맞추게 됩니다.

 

 임도로 나 있는 길이기에 간월재를 향하는 길은 다소 험하다고 생각하는

영남알프스의 다른 길보다는 훨씬 수월한 간월재 가는 길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어 궁금했는데

영남알프스 배 MTB 자전거 대회가 있다는 동생의 설명이었습니다.

 

영남알프스에서 산악자전거 대회가 열린다는게 의아하다고 생각했다던 동생도

신불산에 이런 임도가 있는지 몰랐다며

이런 길이니 산악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다며 어쨋거나 대단한 사람들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자전거와 사람들이 함께 간월재 가는 길입니다.

 

하늘에는 복실 강아지 구름이 걸려있어 한가위로 넉넉해진 마음에 푸근함을 더합니다.

 

경사를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길이 평이하기에 남녀 노소 누구나 상관없이

쉽게 간월재에 갈 수 있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입구에서 재차 1시간 30분이면 간월재에 도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발한 길이었건만

한번도 쉬지않고 부지런히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듯했습니다.

 

오랫만에 걷는 지라 가족들과 속도를 맞추며 두 어번 쉬어주고 2시간이 조금 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구비구비 모퉁이를 돌 때마다 저 너머에 억새 평원이 있을까 를 몇 번 반복하고

결국 두 어개의 산을 넘은 듯 마지막 모퉁이를 돌고 지칠때 즈음

눈앞에 나타난 신불산의 대평원,,,

실은 저 능선을  올라가야하는 줄 알고 경악을 했습니다.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온 길이 발 아래로 좌악~~

평지를 걷는다 싶었지만 완만한 경사로 인해 느끼지 못했을뿐

1,000m가 넘는 산을 오르긴 올랐습니다.

물론 간월재가 1,000m 살짝 아래에 있긴하지만...

 

조금 더 걸으니 아! 저곳이 사진으로만 보던 간월재구나 한눈에 알았습니다.

오른쪽이 신불산, 왼쪽으로 간월산...

결국 엄청난 경사가 있는 능선을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신불산을 유유히 날고 있는 행글라이더~~~

 

 다소 따갑게 느껴지는 가을빛을 머리에 이고  드디어 간월재에 도착했습니다.

 

울산 12경 중 하나인 억새평원~

 

바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간월재입니다.

 

간월재 휴게소의 뒷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간월산 정상이고

 

오른쪽 계단을 따라 오르면 신불산 정상이랍니다.

 

간월산 중턱에서 바라본 간월재의 전체의 모습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영남알프스, 평화로 물들다'는 타이틀로

2012년 10월 13일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축제가 열릴 예정입니다.

 

간월재의 이정표

 

간월재의 뒷편으로 울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네요

기억으로는 영남 알프스의 모든 봉우리들이 워낙 높아 울산 도심의 모습이 조망가능한 것 같습니다.

 

차로 1시간 이내에 약 2~3시간의 등산으로 이런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울산은

정말 헤택받은 곳이란 생각입니다.

 

이런 영남알프스를 산악대장 엄홍길님도

굳이 멀리 등산을 갈 이유가 없는 울산시민이라며 부럽다고 하셨다네요

 

언젠가 한 번은 간월재를 스쳐 갔을 법도한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그냥 오늘 기억을 최종기억으로 간직하기로 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길을 따라 올랐던 간월재,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화장실인데 물이 귀한 지라 

자연분해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한 화장실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세면대는 없으니

간단한 물티슈를 준비하시면 좋겠죠?

 

 

간월재 너머로 신불산 능선을 향해가는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조금 이른 억새의 모습이지만 은빛 가을을 느끼기엔 손색이 없습니다.

 

저도 어디에선가~~^^

 

 

 

신불산까지 가는 건 시간상, 여건상 도저히 무리이고

간월산 정상 전에 있는 저기 보이는 전망대까지만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굳이 간월산 정상을 가지 않아도 간월재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하는데는 손색이 없네요

 

근데 은근히 힘들었어요~~

 

45kg의 군장을 메고 걷는 군인아저씨!!

도대체 왜 이러시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지요 하고 가시더군요.

 

아저씨,, 차라리 저를 좀 업고 가시면 안될까요? 라고 뒷전에 소리쳤지만 묵묵부답으로..ㅎㅎ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 간월산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연휴 끝이라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무등을 타고 있는 아이는 오늘의 가을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아마도   아버지와 함께한 평생의 자산으로 오늘의 목마를 기억하겠죠!

 

해발이 높다보니 하늘은 맑았다 개었다 구름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엄청난 구름이 몰려와 한쪽은 그늘이 드리웠습니다.

 

간월재를 오르기 위해 수없이 돌았던 모퉁이 중 마지막 모퉁이가 저 멀리 보입니다.

 

하늘로 난 억새길에는 쉴새없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역광을 받으면 그야말로 은빛 물결 출렁이며 진경을 보여줄 간월재

 

약 한 시간여 넘게 간월재에 머물면서 구름이 걷히길 기다려봅니다. 

 

 

 

허나, 아무리 기다려도 한번 덮인 구름은 올라올 때 쨍한 하늘과 달리

살짝 살짝 감질난 하늘만 보여줄 뿐 원하는 빛을 보여주지 않아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중간에서 돌아간 가족들을 제외하고 동생과 나만 간월재에 도착했기에

나 혼자만 기다리던 사진을 찍기위해 세월아 네월아 할 수 없는 일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야했습니다.

 

붉은 단풍의 화려함만이 가을의 풍경이라는 고정관념은

영남알프스의 하늘억새길에서는 은빛 가을의 낭만이 대신 해 드릴 것입니다.

 

점차로  몰려드는 구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습니다.

 

어느새 모든 풍경은 구름속에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마침 스마트 폰으로 듣고 있던 노래에서는

'말하라 그대들이 본 것이 무엇이었는가' 가 흘러 나옵니다.

 

기분이 참... 묘하네요 .

제가 본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등산화 제대로 갖춰신고 다음에는 신불산능선에 무려 2km 여 펼쳐지고 있는

신불산 평원의 억새의 장관이 보고 싶습니다.

 

 

그림자는 길어져

산허리를 넘어가는 구름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매일 서울 하늘공원의 모습을 보고 살고

해마다 가을이면 하늘공원의 억새를 만나러 가지만

오늘만큼은 제 마음은 이곳 영남알프스 간월재에 살포시 내려 놓고 갑니다.

 

 

산책을 너무 좋아하는데 뜨거운 여름을 보내느라

정말 오랫만에 길을 걸었습니다.

 

가을낭만을 따라 걸었던 기분좋은 하루 ^^

룰루랄라 콧 노래가 절로 따라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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