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라다크/북인도] 디스킷 곰파로 떠난 침묵의 시간여행, '라다크'

작은천국 2012. 8. 20. 07:30

북인도 라다크 여행, 디스킷 곰파  

절대 고독 속 침묵의 시간여행

 

 

라다크 누브라 밸리 어느 언덕에 서면 세상의 모든 소음은 침묵속에 젖어들고

세상은 온통 고요만이 밀고 들어와 들리고 보이는 것은 바람소리뿐이었다.

 절대 침묵을 견디며 라다크 어느 이름없는 곰파(절)에서

평생을  살아내야하는 구도자의 삶은

그래서 더욱 위대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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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거의 살고 있지 않은 척박한 오지의 땅 라다크,

메마르고 건조하기 이를때 없던 곳에 느껴지던 뿌리깊은 생명의 기운

 그곳에 맴돌던 평화로운 기운,

 

모래바람이 불때면 모든 것을 휩쓸어 그간의 행적을 다 지워버리며

절대고독 속에 잦아들게 만들며

그 고독 속에 필연적으로 찾아들던 침묵의 시간들 

 

눈을 감으면 난 어느새 라다크로 향한다.

 

인도여행 일정

 

라다크 여행을 크게 나누면 마날리, 마날리에서 레까가지 히말라야 넘기, 누브라 밸리,

히말라야 트패킹, 레, 유목민 축제, 초모리리 호수, 판공초 호수, 헤미 곰파스 가면축제를 보면

라다크의 대부분을 여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1/3정도 왔는데 갈길이 멀구나~  

 

 레에서 누브라 밸리로 가는 길에 가장 먼저 만나게 되었던 곰파

곰파는 유리로 치자면 '절' 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돌산이라고 해도 좋을 곳에 아무것도 없이 덩그러니 자리잡은 디스킷 곰파는

 을씨년스럽다 못해 처연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에 흰색으로 점점이 있는  것은 티베트의 불탑인 초르텐이라고 한다.

 초르텐은 마름모 연속이 되는 것은 영혼의 매듭이라고 부르며

마름모꼴이 매듭처럼 반복되며 시간, 조화, 사랑, 그리고 모든 인연이 끝나지 않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여름에 연중 40도가 넘어가는 인도이기때문에 약 20도의 평균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북인도의 라다크 지역은

인도인의 여름의 휴양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라 오지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코라는 대부분 곰파의 입구에 위치한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를 할까?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며 누브라 밸리를 내려다 보고 있는 미륵불상이

펄럭이는 오색 룽다 깃발 사이로 무심한 듯 자리를 지키고 있다.

 

멀리서 볼 때는 그냥 계단을 오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의외로 건물 사이사이를 돌아

 

골목길은 끝도 없이 이어지며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었다.

 

미륵불상에서 보았던 경치와 또 다른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누가 사막지형이 아니라고 할까봐 희 뿌연 모래먼지들이 갈퀴처럼 들고 일어난다.

 

땀 한모금 훔치고 나니 꼭대기에 다다르고 있는 중이다.

 

절 입구 건물에도 어김없이 작은 코라들이 줄지어 서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손으로 돌리기도 하고 바람이 불면 달달달 소리를 내면서 돌아가기도 한다.

 

미륵불상이 정면에서 눈 높이로 보이는 걸 보니 정상에 다 오른 듯하다.

 

이제 저 문만 올라서면 이 곰파의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하게 될 듯하다.

 

 

곧 허물어 질 것만 같은 건물을 받치고 있는 네모 반듯 반듯한 창문들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거친 숨을 한 번 몰아쉬고

 

 

누군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인생의 희노애락의 모든 것을 달관한 듯한 스님의 쓸쓸하고 촉촉한 눈망울.

눈이 마주치는 순간 시간은 정지되어 버렸다.

 

가벼운 목례를 하고 사진을 찍겠다는 제스추어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시던 스님

서로 간에 흐르던 짧은 침묵너머 잡지도 못할 수만가지 찰라의 생각이 흘러간다.

 

조그만 창 하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구도자의 삶과 마주하고 있는

절대고독의 시간들속에 스며들어있는 침묵이 주는 위대한 가르침

 

현대인들이 가슴속의 헛헛함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고

수다를 늘어놓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지만 더 큰 헛헛함을 불러올 뿐

결국 침묵과 마주하고 고독과 마주하다보면

어느새 헛헛한 가슴이 조금씩 차오를 것이다는 말없는 가르침을 주고 계셨다.

 

짧은 시간을 스쳐보내고 키가 큰 사람은 천정에 머리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몸을 구부려야한다.

 

어떻게 이런 건물을 지었을까 의심이 드는 순간

 

다시 또 눈앞에 멀쩡한 건물들이 나타난다. 이건 뭐 요새도 아니고 사람 홀리기 딱 좋다.

 

그렇게 다시 또 계단을 올라

 

돌에 조각된 불상을 스쳐보내고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비로소 경내에 도착했다.

 

얼마나 오래된 절인지는 이미 설명이 필요없다.

 

눈으로 보이는 건 전부다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기에도 무척이나 버거워 보였다.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의 뒤를 이을 제2의 지도자인 핀첸라마에 대한 설명등이 붙어 있던 안내문

 

계단에 꽃 문양을 넣는 것은 티베트 불교도 예외는 아닌듯했다.

연꽃은 아닌듯한데 무슨 꽃일까?

 

사원의 가장 높은 곳을 오르고 있는 중이다.

 

계단을 올라서니 광장처럼 조성된 경내의 모양이 이채롭다.

 

벽에 그려진 탱화들~

전부 어떤 의미와 상징을 가지고 있을 텐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하기만 했다.

 

절 내부로 들어가 본다.

 

 

절 내부의 모습이다. 이곳도 법당이라고 불러야하는지 용어를 잘 모르겠다.

 

중앙 은 기둥이 없고  가장 자리에 위치한 사방의 기둥을 중심으로 크게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구조이다.

 

경내를 지키고 계시는 스님

 

그런데 특이한 것은 불상들이 전부 다 얼굴을 가리고 있다.

 

심지어 불상에 이런 해골(?)이라고 해야하나 무서운 조형물을 단 불상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곳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ㄱ고

다소 으스스한 분위기가 전해지는 곳이었다.

 

 

다른 문화가 주는 낯설음까지 더해 기분이 더 묘하게 느껴졌다.

 

한쪽에 구석에서는 관광객들이 왔다갔다하는 것과 상관없이 경전을 읽고 계시는 노스님이다.

하도 옆을 기웃기웃하고 있으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덕담을 해주시겠다는 제스추어를 취하시며

머리를 숙이라고 하길래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를 숙이는 순간

들고 계시는 경전 책으로 정신이 번쩍 나도록 머리를 탁 하고 내리치셨다.

 

개인전이 끝나고 어수선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갈팡질팡하고 있던 걸 아셨는지

'탁' 하고 내리치는 경전책에 그만 정신이 번쩍 하고 들었다.

 

다른 일행들도 여럿 있긴 했으나 오로지 나에게만 보이신 행동은 기이하기까지 했다.

괜한 생각에 스님이 어지러운 내 마음을 아셨던 듯하다며

도 통한 분이라 혼자 주절거려 보았다.

그게 사실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내 머리가 순식간에 맑아짐을 느끼면 그것으로 족할 뿐..

 

어둠속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유난히 눈이 부시게 느껴진다.

 

저 멀리 좀 전에 보았던 거대한 불상이 이젠 손톱만한 크기로 앉아 있다.

얼마나 크고 넓은 곳이면 이곳에서는 사물의 크기는 웬만해선 가늠하는 건 포기해야한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준과 잣대는 히말라야앞에서는 무용지물이기에

 

잠시 후 스님 두 분이 같이 나오셔서 이 절에 대한 역사와 유래를 설명해 주시는데

반은 알아듣고 반은 못알아 듣고..

기억나는 건 달라이 라마가 다녀갔다는 거 정도다.

중요한 건 메모했는데 그 메모지는 지금 찾아보니 온데간데없고

그날 저녘에 얼마나 피곤했던지 일기장에는 스님과 눈 마추친 얘기 책으로 머리 내려친 얘기만

한 페이지가 적혀있는게 전부라 이 절과 관련된 내용은 더 없는게 아쉽다.  

 

두 분께 기념사진을 부탁했는데 처음에는 얼마나 쑥쓰러워하시던지

카메라는 안 쳐다보고 시선을 맞추지도 못하고 어색한 썩소만 몇 번 날리셔서

웃어 달라, 파인더를 보라 하며 농담도 던져보고 필사의 노력으로

 

결국은 이렇게 찍는 것에 어렵게 성공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흔들렸다.

 

두 분의 환한 얼굴에 흐르던 따뜻한 기운은 덩달아 내 마음에도 평화가 스며들었다.

 

그리고 돌아서는 길... 앗 저게 뭐야~~

 

빛내림이 시작되고 있었다.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오면서 창문 너머로 보았던 스님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했는데

비슷비슷하게 생긴 건물 구조에 창마다 전부 드리워진 커튼은 무엇엔가 홀린 기분을 느끼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고독이 가진 침묵의 시간을 엿보았던 디스킷 곰파

마치 이번 여행의 정답을 미리보기한 오묘한 기운을 느끼게 하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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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짓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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