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전시 작업 일기 1
찬바람이 불어올 즈음이면 선보이게 될 또 하나의 전시
자아상, Self-Image 이다.
전시 초대전 이야기를 듣자마자
망설이고 말것도 없이 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작업 주제 자아상, Self-Image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소재를 어떻게 이용해서 어떻게 담아낼지
머리속은 뿌연 상태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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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의 전시회를 관람했을 때 어느 분의 디스플레이에서 사용했던 OHP필름을 가지고
꼭 한 번 작업을 해 보고 싶던 차에
Self-Image 와 연계한 작업을 구상 중인데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자아상!
일단 떨어져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관조해 보기
한동안 '아버지'를 소재로 사진을 찍다가 제풀에 지쳐
사진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찍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
언젠가 다시 집중해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은 계속 다른 곳에 눈을 돌리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Self-Image 작업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나니
그렇게 찍기 싫었던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최근에 다른 작가분들의 사진집들을 엄청 들여다 본 것도
마음이 동한 또 다른 이유라면 이유이기도 하겠다.
그 중 사진예술 편집장인 윤세영님이 '침묵으로 말한다'며 민병헌 작가에 대해 언급을 했고
나무와 꽃 시리즈인 작업들은 윤세영 편집장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이 안개이든 잡초이든 나무이든 꽃이든 역시 민병헌스러웠다.
나무는 묵향을 그득 머금은 수묵화 같고
꽃들은 고유의 이름을 분별할 수 없는 상태로 뭉그러져
이름 대신 향기만 코끝에 스민다.
그래서 한참을 들여다보아야 우린 말할 수 있다.
" 아, 너 꽃이로구나" 하고..
그렇게 민병헌 작가의 TR과 OF 작업의 사진들에 몇 날 몇 일 빠져 있었다.
근경은 전부 아웃포커싱이 되어 뿌연 장막을 드리웠고
그 뿌연 사이로 한참을 들여다 보아야
원경에 담긴 피사체가 무엇인지 알수 있는 민병헌류의 사진들,
한참을 들여다 보아야 비로소 사진이 말을 하는 그의 사진, 그의 마음..
내가 누구인지를 나타내는 Self-Image
그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2012년 8월 내가 누구인지 나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며
내 마음속에 있는 나와 만나는 순간이 담길 Self-Image
이미 작업은 시작되었다.
<2012년 8월, 또 다른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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