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movie

[시스터 ] 숙명적 '관계'에 얽매인 외로운 영혼들의 이야기

작은천국 2012. 8. 10. 07:30

숙명적 관계에 얽매인 외로운 영혼들의 이야기

영화 시스터

 

 

평소 즐겨듣는 영화음악 프로그램 'CBS 신지혜의 영화음악'에서

무비꼴라주로 선택된 영화 '시스터'

 

 영화를 선택할때 줄거리나 주연배우 등을 굳이 찾아 보지 않는 편이기도 하지만

무비꼴라주로 선택된 영화에 대한 작품성은 어느 정도 검정된 상태이기때문에

무비꼴라주로 선택된 영화라는 이유만으로도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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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와 화려한 볼거리로 승부를 하는 헐리우드 영화와 달리

'밑도 끝도 없는 줄거리', '도대체 감독이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는

오로지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전가를 시키는 유럽의 영화

 

그래서 더 많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영화일 수 밖에 없는 듯하다.

 

영화, '시스터'

 

버리지도 갖지도 못하는 관계에 얽매여

스위스 설원을 배경으로

외롭고, 또 외로운 영혼들의 이야기는

가슴이 먹먹하고 먹먹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폭풍처럼 밀려오는 감정의 물결

 

최근 들어 본 영화 중 가장 짧은 러닝타임 100분이 끝나고 극장안은 환하게 밝아졌다.

통상적으로 영화가 아무리 좋아도 영화가 끝나고 극장안에 불이 켜지면 금방 현실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 영화 '시스터'는  영화를 보는 내내 화면에서 뚝 떨어져 관조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가 

영화가 끝나고 나니 아이러니하게도 참았던 감정이 물밀듯이 올라와 울컥 울컥하며

영화가 현실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한 착각으로

주인공들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 지게 만들었다.

 

 

 “누나를 지켜 주면 엄마가 돌아올거야.”   줄거리 : 다음 영화 출처


아름다운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리조트. 12살 시몽은 관광객들의 옷과 스키, 가방을 훔쳐 살아간다.

그의 누나 루이는 동생에게 용돈을 받아가며 남자친구와 놀기 바쁘다.
위태로운 하루 하루가 이어지는 시몽에게 어느 날 따뜻한 말을 건네는 영국여인이 나타나고 시몽은 그녀의 주위를 맴돌며 엄마를 그리워 한다.
어느 날, 시몽의 도둑질이 발각되고, 시몽과 누나의 비밀마저 드러나는데… 시몽은 따뜻한 엄마 품을 찾을 수 있을까?

 

 

 

통상적인 관념과 상식을 깨뜨리다. 

 

 슬쩍 흘려본 포스터였던 시스터,

영화 포스터를 보면 대충 영화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싶어 하는지 짐작이 되건만

이 영화는 줄거리, 포스터에서 통상적인 상식과 관념을 깨뜨리는 영화였다.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고 있는 두 주인공

나이많은 누나 루이와 나이 어린 동생 시몽

- 누나가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관계이자 가장이어야 한다는 상식은 모조리 무시된다.

 

물건을 훔치고, 그 훔친 물건을 파는데도  어른 보다 더한 협상의 달인인

 12살의 시몽은  겉모습만 12살일뿐 닳고 닳은 어른보다 더 삶에 찌들어 닳아 있다.

심지어 모정을 느끼는 영국 부인앞에 돈으로 부리는 허세는 12살의 어린아이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그 표정에서 눈빛에서 소위말하는  '쩐다'.

 

그리고 누나와 동생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는다

(스포일러이니 생략하겠다)

 

닿을 수 없는 천국의 공간, 시궁창 같은 현실의 공간

 

스위스 높은 설원이라는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사이에서 물건을 훔치는 시몽,

영화는 처음부터 끝없이 높아져있는 스위스 높은 설원에서 출발해

공간이 가지고 있는 수직적인면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수직적인 공간이 주는 긴장감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마치 이 두 남 녀 주인공이 알듯 말듯가지고 있는 긴장감처럼 ...

 

이 부분에 대해 신지혜 아나운서는 아무리 추하고 더러운 것이라도

멀리서 떨어져 특히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그것들이 전부 아름답게 보이는 것 처럼

시몽의 현재위치에서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장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 높은 공간에서 아래로 내려오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리프트 안에서 시몽이 제 집인양 신발을 벗고 편히 쉬고 있는 모습에서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  뒷장면에서 시몽이 땅으로 내려와 훔친 스키를 질질끌고

자신의 고층아파트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소름이 돋았다.

 

자신과 전혀 다른 공간(높은 곳)에서 삶(높은 곳)의 여유를 누리는 사람들과

자신의 공간인 (남루한 고층아파트)에서 물건을 훔치며 시궁창의 삶의 살아야하는 시몽

 

카메라는 천천히 그 아파트를 바닥에서부터 위까지

다시 각도를 틀어서 또 위까지

그 아파트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 수 차례 관객들에게 인식을 시킨다.

하물며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도 그렇게 높은 곳인데

산 꼭대기의 설원의 공간은 시몽으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갈 수 없는 공간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고 했지만

결국은 한 끗차이

 

설원으로 뒤덮여 천상의 삶을 누릴것만 같았던 공간도 

눈이 녹고 스키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사람들은 전부 떠났고 눈은 녹아서 질퍽거린다.

그렇게 닿을 수 없는 공간도 눈이라는 매체가 사라지고 나면 질퍽거리는 시궁창과 별반 차이가 없다.

공간이 주는 수직적인 관계의 계급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할 지언정 결국 한 끗차이다.

 

 

떨어져 있어! 제발 멀리 떨어져 있어!!

 

놓을 수도 품을 수도,

가까이 있을 수도, 떨어질 수도 없는 둘의 관계

 

떨어져 있어! 제발 멀리 떨어져 있어!!! 에 담긴 강한 부정은

제발 옆에 있어달라고 하는 강한 긍정보다 더 크게 와 닿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둘의 삶에 대해, 관계에 대해 관조하고 있었던 마음은

마지막 장면까지 와서야 비로소 모든 것이 선명하게 다가오며 

 

이 둘의 관계가 가진 한없는 외로움을 통해

세상을 살면서 필연적으로 사람들과 맺어야 하는 관계의 인연들에 대한 질문을 남기며

 

불이 켜지고 나니 영화내내 참았던 감정들이 폭발하며 먹먹함으로 다가오던 영화였다.

 

역시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던 신지혜 아나운서의 뮤비 꼴라주

신지혜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영화를 함께 본 관객들과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시스터였다.

 

영화포스터와 제목에서 보면 당연히 주인공이 시스터가 되어야 하지만

시스터인 루이보다는 동생인 시몽이 거의 80%이상 등장을 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이기에 영화를 보고 나니 왜 영화제목이 시스터일까? 도저히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신지혜 아나운서도 같은 질문을 관객들에게 돌렸고

 공감할 만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결국 '시스터'라고 역할을 한정해 둠으로써

 두 영혼 모두가 가진 공통적인 정서인 '외로움'과

주인공들이 처한 시궁창 같은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관계에' 대해

 적극적인 공감을 이룰 수 있었던게 아닐까 정리해본다.

 

영화를 보고 시네마톡까지 마치고 나니

 

완전히 낯선 타인과 내가 어느 한 부분 '교집합'이 접점으로 만나게되면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필연이라는 이름으로 관계가 맺어지게 되는데

이 교집합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 가깝지도 혹은 너무 멀지도 않게

따로 또 같이 가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산다는 것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며 살아가야 하는 일이기에..

 

루이역의 레아 세이두

난 꽤 눈썰미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레아 세이두 때문에 한 방에 무너졌다.

여자 주인공이 얼마전에 보았던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던 레코드가게 종업원일 줄이야.

 

맡은 역할, 영화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천의 얼굴같았다.

앞으로 프랑스 영화계를 이끌고 갈 차세대 배우감이 될 그런 배우라는 신지혜 아나운서의 말,

어린 시몽보다 자신또한 누구보다 따뜻하게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사람을 표현해 내야하는

외로움과 불안함의 정서

 

연기력 하나는 정말 탁월했다.

 

시몽 역의 모텟 클레인

연기수업이라곤 전혀 받은 적이 없다는 모텟은 신지혜 아나운서의 말처럼

타고난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모든 것은 완벽했다

 

대부분 시몽이 끌고 가는 영화에 루이가 받쳐주었기에

각종 영화제에세 극찬과 좋은 비평이 가능했을 것이라 짐작되어지는  '시스터'

 

그러나 이 영화, 결코 쉬운 영화는 아니다.

무비 꼴라주가 아니었다면 머리가 뒤죽박죽되어서 정리도 못하고 나왔을 영화였다.

하지만 별점 9점 이상을 주고 싶은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늘 그렇듯 영화를 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영화를 함께 본 지인들과 영화, 삶, 여행, 과거, 현재 등등 별 상관도 없이 느껴지는 뜬금없는 이야기들이 

묘하게 영화와 맞물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에

결국 다시 또 신델렐라 타임을 넘겨서 집으로 돌아와야했지만 마음은 흐뭇하기만 하다.

 

질퍽거리는 삶이라도 살아볼만 한 것이고

내 주위를 둘러싼 수 많은 관계속에 나는 매일 성장하고 있음이니...

 

루이도 시몽도 그런 불안함과 긴장감의 관계속에

그들도 그렇게 성장해 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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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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