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movie

[영화] 포토 저널리스트의 삶, 뱅뱅클럽

작은천국 2012. 2. 13. 08:00

포토 저널리스트의 삶, 뱅뱅클럽

 

 

 

'퓰리처상 수상에 빛나는 포터저널리스트들의 열정 그리고 고뇌' 를

담고 있는 영화 '뱅뱅클럽'

 

 기록의 순간! 순간의 기록! 에 담긴

 한 장의 사진으로 세상을 깨우지만

 

정작 포토 저널리스트들은

그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고

자신의 직업적 윤리가 가져오는 인간적 고뇌로 인해 

 스스로 십자가에 매달리는 심리적인 형벌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목숨이 담보되지 않는

어느 장소에서 오늘도 사진을 찍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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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2년 2월 14일 베스트 글에 선정되었습니다.

 

 

 

나에게 물었다.

"너는 과연 무엇을 위해 무엇을 찍고 있는가?"

 

1994년 케빈 카터가 수단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그는 퓰리처 상을 수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 사진은 나중에 '그 소녀가 어떻게 되었나?'

' 그 소녀를 도왔나? 돕지 않았냐?'라는 윤리적인 문제가 불거지게 되고

그걸 견디지 못한 케빈은 결국 마지막 선택을 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담긴 사진이다.

(영화에서는 케빈의 사망이유로  이 사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긴 했겠지만

단지 이 사진만으로 인해 비극적 선택을 한 것 처럼 보이진 않는다)

 

몇 해 전 퓰리처 수상 사진 보도전이 열렸을 때  이 사진을 실지로 보았고

이미 사진작가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던지라

한참동안 사진에서 발을 떼지 못했었다.

 

바로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의 이야기,

 

총성(뱅뱅, BANG BANG)이 울리는 곳에서 사진을 찍는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이야기  뱅뱅클럽이다.  

 

뱅뱅클럽은 그렉마리노비치, 케빈카터, 켄 오스터브룩, 주앙실바 로 구성된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삶을 보여주는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1990년대 인종차별이 극에 달하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내전을

현장감있게 카메라에 담는 모습과

카메라에 피사체의 처참하고 비참함을 담았기에

그들이 겪어야 하는 정신적인 고통, 고뇌를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실제 인물과 거의 싱크로율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흡사한 외모를 지닌 배우들

 

직업이 배우인지 사진작가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이들이 펼친 열연으로 인해

관객들은 이 영화 뱅뱅클럽에 더 높은 몰입이 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남아프리카 내전은  

흑인과 백인의 갈등으로 시작되었다가 나중에는 흑인과 흑인끼리의 갈등으로 발전을 하게 된다.

 

 '넬슨 만델라'의 ANC정당과 백인 정부와 동맹을 맺은 잉카타 세력의 줄루족 사이에서

같은 동족끼리 백인과 손을 잡았다는 이유만으로 총성이 울리며

살인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는 살벌한 현장속으로 들어가

이들은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게 된다.

 

이들이 찍는 사진은  전 세계적으로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에 대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초의 민주선거를 통해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 내게 된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이들이 보도사진기자로서의

 철저한 직업적인 모습에 촛점을 맞추면서 흘러간다.

 

총알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더 좋은 사진,

즉 현장감 있는 사진을 위해 망원카메라를 사용하지 말고

가까이 다가가서 찍어야 한다고 신입작가인 그렉에게 충고를 서슴지 않는다.

 

양쪽 진영이 일촉측발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터지면 양쪽은 서로의 목숨을 담보로 싸움이 시작되지만

포토저널리스트인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순간 눈 앞에 펼쳐지는 상황에 대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가장 현장감있는 컷을 담아 내기 위해  

어떤 구도로 어느 순간에 셔트를 눌러야 하는지 

관객들에게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 다큐 사진찍는 법을 보여준다.

 

 같은 민족끼리 반대진영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이 자행되는 그 순간에도 어떤 프레임으로 어떻게 잘라 찍어야 하는지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보여 줄 뿐이다.

 

포토저널리스트의 역할은 

어떤 순간에도 셔터를 눌러야 하는 의무감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눈앞에서 사람을 죽이고 불태우는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에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노출을 맞출 시간이 없어서 사진이 다 날라갔는데

그때 내가 생각한 것은 오로지 F5.6 이었다" 고...그렉은 말한다.

 

그리고 그렉은 퓰리처상이 어떤 상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사진으로 퓰리처 상을 수상하게 된다.

 

사람을 죽이고 불에 태우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이들이 하는 얘기가 고작 f5.6이라는게 말이나 되는가?

사진작가는 그 순간에 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오히려 이런 잔인함에 여기저기서

 으~~ 악~~~ 공포스러운 괴성들이 남발하고 있는데 말이다.

 

영화 초반 살육의 현장에서 담담하게 사진을 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보여진다면 

영화가 중반, 종반을 향해 갈 수록 

그들이 필연적으로 가질수 밖에 없는 심리적인 내적 고통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사진을 찍어야 하는 현장에서 거의 본능적인 말초적인 감각으로

순식간에 셔트를 누르고 있지만 현장에서 돌아오면 그들도 사람이었다.

 

그들이 그 순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건 사진을 찍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나  목숨을 걸고 기록을 남긴다는 사명감으로 사진을 찍어야했던 댓가는 너무나 컸다.

 

특히 케빈은 매일 자신이 죽는 꿈을 꾼다며 항상 십자가에 매달리는 환영을 본다고 했다.

그는 그런 끔찍한 고통을 잊기위해 마약에 손을 대고 결국 마약으로 인해

돈도 직장도 모두 잃은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수단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바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사진을 찍게 된다.

 

하지만 뱅뱅클럽 중 한 명은 내전 중 총상으로 사망하고 한 명은 자살했고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은 또 다른 내전 지역등을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었으며

나중에는 한 명은 더 이상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자막설명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사진작가로서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릴만큼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져오는 상황에 대해

윤리적인 직업의식이 과연 어디까지인가?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그저 담담히 내전 상황을 담아내는 모습과 견디기 힘든 인간적인 고통만을 보여줄 뿐

 더 이상의 어떠한 논쟁도, 윤리의식에 대한 결론도 직접적으로 영화에서는 말하지 않는다.  

 

사진 한 장이 가진 위대한 힘의 파장,

 보이지 않는 파장을 만들어 내는 포토저널리스트의 고통,

그 고통의 순간을 자신이 가진 내면의 힘으로 혼자,

오로지 혼자 견뎌내야 하는 포토저널리스트이 삶이 고스란히 전해지던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다.

 

자살로 몰고간 케빈의 개인적인 고통이 결국 자신의 고통과도 연관되어 있지만

사진은 그 고통스러운 외로움과 지독한 고독을  견디내야만 하는 힘든 작업이란 걸 알고 있기에

 묵묵히 자신을 추스리며 그저 견딜 뿐이다.

 

그들이 다시 뷰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그 상처를 달래야하는 숙명임을

관객들에게 뷰 파인더가 아닌 차 백미러에 비친 그의 얼굴컷을 통해 증명시켜 주고 있었다.

 

영화 속에 그들은 아무도 울지 않았지만

그들이 흘려야 하는 눈물만큼 나는 대신 울어야 했다. 

 

 

뱅뱅클럽은 세 개의 프레임을 가진 영화이다.

 

스크린의 프레임(일반 관객), 카메라의 프레임(사진 작가) , 피사체의 프레임(실지 피사체)
이  세 개의 프레임을 자신이 어느 관점의 기준에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에서 집중으로 다루고 있는 포토저널리스트들의 인간적인 고뇌외에도

여러가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내가 지금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나도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어떻게 저 현장에서 사람을 먼저 구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도대체 사진작가의 윤리는 어디까지인가? 라고 숱한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내가 만약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

저 자리에 있었다면 나도 그렉처럼 노출이 날라가는 것을 먼저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듯하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영화속 카메라의 프레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나라면 저 순간에 이런 프레임을 사용할텐데,

나라면 지금 셔트를 누를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끊임없이 머리속으로 카메라 셔트를 누르고 있었다.

 

자신의 생명이 담보되지 않는 분쟁지역, 내전지역, 전쟁지역을 뛰어다니며

그 누구의 편에 동조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가지고

어떠한 순간에도, 설령 친구나 부모가 내 앞에서 죽는다고 해도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숙명을 가진 포토 저널리스트의 삶은

몇 개월째 '아버지'를 카메라에 담고 있는 개인 작업의 스트레스와 맞물려

더 크게 와 닿았던 것 같다.

 

 내 눈앞에 누군가 죽어가고 있는 순간, 나는 과연 피사체에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겠는가? 로 시작된 의문은

지난 가을 이후 내 사진에 대해 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나에게  질문으로 되돌아 왔다.

 

"너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찍고, 무엇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가?"

 

이렇게 고통스럽고 외로운 사진이란 매체에 

누가 감히 사진작가가 직업적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말하는지

 의문부호를 달 수 밖에 없었던 영화 뱅뱅클럽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었던 영화이다.

 

이 영화는 내가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CBS 신지혜의 영화음악에서

2월달 CGV 무비꼴라주로 선택된  영화였다.

 

무비꼴라주로 선택된 영화들은 대체로 볼거리 위주의 영화라기보다 생각할 거리 중심의 영화가

선택되는 편으로 나 또한 영화적 장르를 가리지 않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를 선호하는 편인지라

'뱅뱅클럽'의 무비꼴라주에 참여하기위해 CBS 회원가입까지 하는 정성을 통해 보게 된 영화이다.

 

무비꼴라주는 일반적인 시사회와 달리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에 관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진행으로

영화를 보고 난 뒤 관객들과 대화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심도 있게 다루는

CGV만의 특별한 행사이다.

 

다른 패널이 진행하는 무비꼴라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수선한 경향이 있는데

CBS에서 실시하는 무비꼴라주는 영화를 청취하는 청취자 30명의

사람만이 극장 하나를 통째로 빌려 영화를 보다보니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라서 오히려 더 나은 듯 했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여운을 오래 붙잡고 싶지만 극장문을 나서는 순간

내 마음과 달리 훅~ 하고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약 한 시간 동안

신지혜 아나운서와 함께 하는 무비꼴라주 덕분에

영화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여운을 오래 붙잡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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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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