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Portugal

[포르투칼] 그리운 땅끝에 서다, 포르투칼

작은천국 2012. 7. 17. 08:30

그리운 땅끝에 서다. 포르투칼

 

 

지난 일요일 오후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그리운 땅 끝, 포르투칼'이 재방송되고 있었다.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나라.

방송을 보고 있으니 나는 어느새 화면속 포르투칼을 따라

기억속의 추억을 잡고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났다.

 

방송에서 포르투칼 여행의 테마는

포르투칼 사람들이 뽑은 가장 포르투칼스러운 마을 몬산투와 오비두스

리스본에서는 유라시아 서쪽 땅끝 호카곶, 포르투칼 전통노래 파두, 전통예술 아줄레주 와

리스본의 여름 축제 성 안토니오 축제, 그리고 대서양 마데이라 섬

마지막으로 포르투를 대표하는 포트와인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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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소개된 곳 중 내가 다녀온 곳들을 테마로 포르투칼을 추억해 본다.

 

중세의 도시 오비두스는 포르투칼의 서부 요새 도시 중 가장 로맨틱한 마을 중 하나로

유럽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도시 중 하나라고 한다.

 

아기자기한 골목들로 인해 동화속 마을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지만 이곳은 요새도시로

피 비린내 나는 아픈 전쟁의 역사를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오비두스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성곽에 올라 성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마을이기도 하지만 

 

보시다시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로마의 수도교가 남아 있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세도시이다.

 

로마시대 바다를 건너오는 적들을 막기위해 요새를 세웠던 역사를 지니고 있을 만큼

유서깊은 역사의 현장이 곳곳에 남아 세월의 깊이를 가늠하게 한다.

 

그러나 그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오비두스는 '왕비의 도시'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낭만적인 도시로 기억되는데

 

포르투칼의 최전성기를 누린 알퐁소 엔리께 왕자가 이 성을 지배하고 있던 무어인과 싸워 이긴후

왕비인 우레카에게 결혼선물로 주었으며

이후 다니스왕이 이사벨라 왕비에게 다시 이 도시를 선사한 이유로 인해

오비두스는 왕의 결혼선물이 되었고 왕비의 직할도시가 되어 '왕비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여름에는 색색의 꽃들이 처마 끝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골목골목 마다 아름다움을 가진 오비두스..

 

골목 이곳저곳을 걷다보면 왕비들이 반할만한 아기자기함이 넘쳐난다.

 

알퐁소왕과 우레카 왕비가 결혼했다고 전해지는 성당은 이 마을의 또 하나의 명소이다.

 

 

바다가 가까운 오비두스는 GinJa(체리의 일종)가 자라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어

포르투칼 사람들이 가장 즐겨마시는 전통주이다.

 GinJa는  전세계적으로 오비두스의 것을 첫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유명하다.

 

포르투칼 여행을 계획했을때

세계문화유산의 도시인 오비두스의 골목길과 성곽을 꼭 걸어 보고 싶었고

 Ginja를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오비두스에 가 보고 싶었다.

 

어찌보면 '술'을 사러 오비두스에 간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도보여행을 끝낸 산티아고 짐들과 함께 이 GinJa는 

한 달 남짓 여행 기간동안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여러 도시들을 다니느라

서울로 돌아와 보니 포장박스는 다 찌그러져 선물로 드리기에도 민망한 지경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들어올때 세관에서 걸려가지고 우여곡절, 천신만고끝에 가지고 온 GinJa!!!

 

이걸 받은 사람은 이 엄청난 히스토리를 어찌알까? ㅎㅎ

 

포르투칼 제 2의 도시 포르투에 머무는 내내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버스로 3시간정도면 도착하는 곳이지만

스페인과 포르투칼은 한 시간의 시차가 엄연이 존재하는 곳이다.

 

포르투를 유유히 흐르고 있는 도로우 강변에는 와인 오크 통을 실은 돛단배가 관광 유람선을 자처하고 있다.

 

시내 중심을 흐르는 강 옆으로 온통 와인 저장고가 위치하고 있을 만큼

포르투에 오고서야 포르투칼 와인이 유명하다는 걸 알았다.

 

방송을 보니 프랑스가 유명한 와인 생산국이지만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영국이 포트와인을 수입하면서 이곳의 와인이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포르투 와인은 강화와인으로 77도의 브랜디를 첨가해 발효를 중단시켜 만든 와인으로

영국으로 수출하는 장거리를 감안해 상하지 않게 하려고 브랜디나 증류를 첨가해

완벽하게 와인의 상태를 유지하는 포르투만의 독특한 성격을 가진 와인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와인을 먹고 다닌지 한 달이 넘어가니

 비오는 포르투의 날씨에 와인이 그닥 먹고싶지 않아서

 와이너리 투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지않았는데 방송보니 좀 아쉽긴 했다.

 

 

 

여행 사진에 있어서 날씨가 미치는 영향이 큰 도시 중 하나가 바로 포르투이다.

사진에서 푸른하늘에 주황색지붕의 멋진 포르투사진을 보았건만 

비 내리는 탓에 사진에서 본 포르투의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막상 리스본으로 떠나는 아침은 날씨가 너무 화창했다.

맑은 포르투의 모습이 궁금해 도저히 참지 못하고 새벽 7시부터 포르투 이곳저곳을 다니며

마음급하게 사진을 찍고 돌아다니느라 결국 아침 9시 리스본으로 떠나는 기차를 간발의 차이를 놓쳐 버려

거금 35유로를 눈물을 머금고 맑은 날씨의 포르투 사진과 바꿔야 했다.

 

35유로에 새벽잠을 포기하면서까지 보고 싶었던 포르투 풍경이다.

 

포르투칼에서 리스본으로 내려오면 리스본 중심부를 흐르는 테주강을 따라  벨렝지구가 조성되어 있다.

그곳에는 포르투칼의 수도 리스본의 상징 발견기념비를 볼 수 있는데

 

테주강에 자리잡고 있는 이 발견 기념비는

포르투칼의 전설적인 엔리케 해양왕자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높이 52m의 기념비로 포르투칼의 해외원정을 담고 있는 범선을 모티브로 작성되었다고 한다.

 

 

엔리케 왕자의 두 손에 들려 있는 범선

그리고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천문학자, 선교사, 선원, 지리학자 등

바다로 바다로 신세계를 향해 대항세 시대를 열었던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테주강을 가로지르는 총 2,2278m의 현수교 4월25일 다리가 엔리케왕자와 묘하게 얽혀있다.

군인들의 쿠데타에 의해 새 정부가 탄생한 '리스본의 봄' 이라고 부르는 혁명을 기념해

독재자의 이름으로 부르던 다리를 기념일인 4월 25일로 바꾸었다고한다.

 

벨렝지구로 이름붙여진 벨렝의 탑은 배의 출입을 감시하는 요새의 역할을 위해 세운 탑이다.

화려하고 모양을 지낸 벨렝탑은 6층 높이로 이루어져 있는데

6층에는 왕족의 거실, 5층은 식당, 4층은 국왕실, 3층은 병기고, 2층은 포대

그리고 1층은 조수간만을 이용해  감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맨꼭대기층에 왕이 기거하고 1층에 감옥이 ..

그것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이 차오르는 감옥...

참 아이러니스러운 벨렝탑이었다.

 

 입장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입장마감으로 인해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어둠이 내리던 벨렝지구

 

그러나 무엇보다 리스본을 기억속에 그리운 곳으로 남게하는 풍경은 바로 테주강의 일몰이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못한 온통 주황색의 일몰..

붉은 빛도 아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은은한 주황색 하늘이 물들어

어둠속에 서서히 서서히 잠기던 그 풍경은 눈을 감으면 선하게 떠오른다.

 

해가지고 난 벨렝지구에 볼 수 있었던 매직타임의 시간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리스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물은 바로 28번 트램이다.

 

7개의 언덕 도시란 의미를 가진 리스본은 언덕위에 세워진 도시답게

 독특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다른 교통수단보다 트램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고

 

덜커덩 거리는 노면전차에 몸을 싣고 리스본 시가지 구석구석을 다니는 낭만은

여행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낭만일 것이다.

 

 우리네 아리랑과 유사한 포르투칼의 노래  '파두'

 

 

어쩌면 대항해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파두'는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

그리고 부두를 중심으로 험하고 거친 바닥같은 삶을 살아내야했던 사람들을 달래주는 유일한 정서였으리라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에 의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파두'

 

그 파두를 듣기위해 흡사 <목로주점>에 등장하는 선술집같은 카페에

현지인 안내로 자정이 다 되어 가던 시간에 무서움도 잊은채 따라 나섰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온통 담배연기만이 자욱한 이름도 없는 초라한 그 카페에

전체 조명이 다 꺼진 상태에서 기타소리와 함께 듣던 파두는

내 신경을 온통 흔들어 놓고 있었다.

 

조명이 하나도 없어서 사진도 영상도 찍을 수 없었지만

직접 접해보지도 못했던 음악이, 노래가 나를 그렇게 휘감을 줄이야...

 

운이 좋으면 길을 걷다가도 파두를 부르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지만

현지인과 함께가 아니라면 뒷골목을 찾기도 힘들 듯하다.

 

리스본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해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상 조르즈 성은

과거 이슬람이 지배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알마파 지구에 위치하고 있다.

 

상 조루즈 성은 가장 높게 위치하고 있는 덕분에 리스본 시가지의 모습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시내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호시우 광장도 한 눈에 조망된다.

이 광장 주변으로 카페와 기념품들이 늘어서 있고 택시와 버스들의 승하차장이 있어

하루종일 북적이며 리스본의 번화함을 증명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상 조르즈 성 근처의 알파마지구는  '리스본의 서민동네' 로 불리며 현지인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지붕색깔이 똑같아서 얼핏보면 리스본 중심 시가지와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구비구비 좁은 골목들이 엉켜 있는 곳이라 지도를 들고 있어도 길을 잃기 쉽상이라

동양인 혼자 여행다니며 가보고 싶다고 생각해도 선뜻 들어가 보기는 힘든 곳이기도 했다.

 

상 조르즈 성이 있는 곳 알파마지구는 밤이 되면 소위말하는 우범지대로 변하는 곳이라

절대로 혼자 가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곳인데

리스본에 도착한 날 그것도 모르고 일본인 여자애와 둘이서 야경을 보겠다고

상 조루즈 성에 올라 헤매고 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경찰아저씨가 기겁을 하며

안전하게 숙소까지 안내해주셨던 웃지 못할 추억이 있다.

 

흑인이었던 경찰관 아저씨, 태어나서 한국인은 처음 만났다며 무척이나 신기해하셨는데

아직도 기억을 하고 계실까?

 

그러나 전세계여행자들이 모이는 숙소인지라 무료로 시내투어를 해주었는데 

덕분에 알파마 지구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그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포르투칼의 땅 끝 마을 호카곶은 리스본에서 약 1시간 30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유라시아 전체 대륙 최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붉은 호카곶의 등대는

그 상징성만으로도 아름다운 곳이다.

 

막연히 지구의 끝, 세상끝에 언제가 가보겠다 생각했던 어린시절의 상상은

한반도가 붙어 있는 대륙의 최서쪽끝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나에겐 거문도의 바다가 스쳐가던 호카곶이었다.

 

 

'이 곳에서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된다'는 글귀가 새겨진 호카곶의 탑의 글귀처럼

 끝이 라고 생각했던 그 곳은 시작이었다.

 

호카곶의 이야기들은 아래 사진을  누르시면 더 자세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르투칼을 대표하는 아줄레주는 어딜가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식물이다.

건물외벽은 물론이고 내벽, 심지어는 유서가 깊은 기차역에도 어김없이 아줄레주를 만난다.

 

알파마지구에서 아줄레주 타일작업하는 공방에 들러 제작과정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일정이 많이 남지 않았다면 정말 사오고 싶었던 아줄레주 타일 공예품..

단순함속에 가려진 푸른색이 뿜어내는 신비한 매력을 가진 아줄레주였다.

 

그외 아직 포스팅 시작도 못하고 있는 리스본 곳곳의 여행지가 즐비하다.

제레니무스 수도원

 

산타 주스타의 엘리베이터

 

시아두의 명물 페소아 동상

 

그리운 땅끝, 포르투칼!  어찌 그곳이 쉬 잊혀지겠는가?

 

기억속에 잠자고 있는 포르투칼도 언젠가 깨워야 할텐데

차일피일이 너무 길어지고 있어 심히 안타까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