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인도] 인도북부 오지 여행 라다크, 누브라 벨리 가는 길

작은천국 2012. 6. 15. 07:30

인도 북부 오지 여행 라다크,

누브라벨리 가는 길

세상에는 완전히 불행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행복한 사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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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인도 마날리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고산증의 고통을 온 몸으로 느끼며

사선의고비를 두번쯤 넘기고 초죽음이 되어 거의 36시간 만에 레에 도착했다.

 

레에 도착해서 숙소였던 밀라레파까지 태워다 주기로 한 아저씨의 전형적인 개기기 전략앞에

온 몸에 진이 빠져 실갱이고 뭐고 피곤에 지쳐 택시를 타고 숙소 주소를 주었지만

간판이 없고 주소표시가 제대로 안되어 있어 한참을 헤매이다 겨우 찾은 밀라레파..

 

어제 도착예정이었는데 하루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모든 일정은 꼬여버렸다.

게다가 다 날 누브라벨리로 가기위해서는 허가증을 받아야하는데

허가를 못받아서 출발시간이 10:30분으로 늦어지고 스케쥴은 엉키기 시작했다.

 

고산증을 끌어안은채로 레에 도착했지만 레의 고도가 백두산 보다 놓은 3,500m 고산증은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

저 멀리 히말라야 언저리 이름도 없는 만년설이 쌓여 있는 봉우리는

무려 6,000m의 해발을 자랑하며 버티고 서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칠데로 지쳐 건조해질대로 건조해진 나에게 아무리 라다크의 수도라고 하지만

'레'의 인상이 좋을 수는 없었는데 좋아질것 같지 않았던 레의 첫인상은 밀라레파에 도착해

숙소에서 이런 창밖 풍경을 보고 나니 언제그랬냐 싶게 순식간에 마음이 환하게 펴진다.

 

축처진 몸상태는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나오니 이런 하늘이 반기고 있어

36시간 고산증과 사투를 벌이고 온 지친 심신을 달래주고 있었다.

 

 

아직 자금자족의 경제가 남은 세계에서 몇 군데 안 되는 곳이라 라다크는 환경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겐

이젠 보호냐 발전이냐를 사이에 두고 설왕설래가 짙은 곳이기도 하다.

'오래된 미래' 라는 책에서 보여주던 원시적인 삶은 많이 현대화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지켜보는 마음이 썩 달갑지는 않았으나 이방인은 이방인일 뿐.. 

 

 

인도에서는 애완용을 개를 기르지 않는 편인데 이 곳 주인께서는 애완용으로 개를 기르고 있었다. 

진짜 복받은 녀석이라며 아침저녁으로 쓰다듬어주었더니 영리한 위스키는(개이름이다) 

밤 중에 빨래를 널러 나올라치면 졸졸따라 붙어 길안내를 해주고 

꼬리를 살랑거리며 살갑게 굴어 헤어질땐 많이 아쉬워했던 녀석이다.

 

다만, 아침에 새옷을 갈아입고 산책을 나서면 새벽부터 이슬흠뻑맞고 축축하게 돌아다닌 발로

 서슴없이 달려들어 애정표현을 하는 통에 옷을 버리기 일수고 나중에는 매번 기겁을 하며 도망을 다녀야했다.

이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침을 질질흘리며 어찌나 덤벼대든지... ^^  

 

36시간 고산증과 사투를 벌이며 히말라야를 넘었다는게 거짓말처럼

잠깐의 휴식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나중에.. 나중에.. 영혼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이런 집에 살고 싶다는 꿈을 꾸며

밀린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나른한 공상에 빠져들 즈음...

 

창밖으로  도보여행중이라는 외국인이 지나가며 반가운 인사를 보낸다.

하하하 여행지에서 내 집안에 앉아 창밖으로 낯선 이들과 눈을 맞추는 즐거움

내일 5,000m 고지를 넘어 누브라 벨리가는 무시무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오늘의 여유와 한가로움을 만끽해 본다.

 

머리는 여전히 띵하고 맑지 못한 채 눈을 뜬 아침..

아직 채 적응되지 않고 있는 고산증은 달나라를 걷는 사람마냥 어기적 어기적..

이건 미친짓이야를 무한반복하며 냄새나는 지프차에 몸을 싣고 누브라 벨리로 향한다.

 

고도가 점점 높아질 수록 레는 발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메마르고 건조하기 이를 수 없었던 첫 인상의 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풍경 

 

마치 무슨 귀신에 홀린 사람마냥.. 낯선 풍경이 다가온다.

계속 레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면 십중팔구 '레'는 나에게 그저 그런곳으로 남을 도시였을 것이다.

그러나.. 숲안에 있는 사람은 진정 숲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하더니

저 멀리 아득하게 보이는 숲의 모습은 그저 감동이었다.

메마르고 건조하기는 커녕 거짓말처럼 녹색의 오아이스가 찬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해발 5,000m가 가까워 질수록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레의 봉우리들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페루에도 이런 비슷한 풍경이 있어 멀미로 고생했다는 표현을

"토 나올 것 같이 아름답다"고 언급했던 지인...

 

그건 토를 수십번 하고 고산증으로 머리가 짖이기는 슴슴한 고통을 당해 본 사람이라면

감히 '아름담다'는 단어는 세상에서 지우고 싶은 단어일 뿐이다.

 

이젠 해발의 정상 봉우리들이 이렇게 정면으로 다가오고

 

검문소를 통과하면 파키스탄과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위험천만의 누브라 벨리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6월의 마지막 날  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산에는 녹지 않는 눈들이 지천이다.

이런 자연 환경으로 인해 라다크는 여름에만 여행이 가능하다.

물론 겨울에는 영하 40도를 내려가는 혹한의 겨울을 버틸 장사는

이곳에 원래부터 살고 있던 원주민 라다키 외에 현지인들도 전부 레로 겨울을 나러 와야하는 곳이다.

 

지금 다시 봐도 토할 것 같다... ㅠㅠ

 

가만히 차를 타고 가는 것도 죽을 지경인데 해발 5,000m 되는 곳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는 곳... 역시 평소에 고기먹고 자란것들은 어디가도 티가 난다. ㅠ

 

매연을 날리며 겨우 한 대만 지나갈 정도의 좁은 도로에 한길 낭떠러지...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사색이 되고도 남을 곳인데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는 순간은 식은땀을 쥐어야 하지만

운전하는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게 식은죽먹기로 능수능란한 운전실력을 보인다.

처음에는 안절부절했는데 라다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나중에는 그러려니 무덤덤해지더라는.

 

하여튼 이곳의 운전자들의 운전실력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세계에서 자가용 도로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도로 카르둥라의 해발 5,000m를 넘어야 하는 누브라 벨리 가는 길

 

 

표지판이 확인을 시켜주고 있다.

 

가장 높은 곳 답게 쉬어가는 휴게소가 있다.  

 

 

 

어제의 고산증 기운이 서물거리며 기어 올라는 중이고

가장 높은 도로고 뭐고 할 것없이 운전사를 재촉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인도의 신분제도는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고 하나 현지인들과 생김새가 전혀 다른

이른바 불가촉 천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열악한 상황을 견디며 도로를 만들고 있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카르둥라를 넘으면서 메마르고 건조한 레와 달리 초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곳곳에는 도로 유실로 세월아 네월아 도로가 재 정비 될때까지 기다림 기다림..

인도 여행은 니가 죽느냐 내가 사는냐의 문제 조차도 기다림의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게 하는 곳이었따.

 

약 한시간쯤이 흘렀을까 길은 어느새 드러나기 시작하고

원래 예정된 일정의 시간을 엄청나게 지체하고 나서야 다시 출발한다.

 

해발 고도가 낮아지고 있어 고산증이 가시고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을 쯤

 

간이 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멈췄다.

 

휴게소라고 해봐야 천막을 친 야영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소박한 곳이다.

 

 

 

 

뜻밖에 노란색의 비름 종류의 꽃으로 인해 멀미, 고산증이 일시에 가시는 듯 기운이 돋는다.

 

 

 

 

꽃 밭에서 뒤늦은 식사.. 시장이 반찬이다.

 

 스파게티와 (거의 마른 국수 수준)

 

뜨끈한 토마토 스프가 빈속을 훓으며 지나가는 느낌에 속이 풀린다.

 

 

현지인들에게도 이곳 라다크는 거기가 어디냐고 불리는 오지여행지지만

소위말하는 상위1%의 사람들에게는 붙볕더위가 전역을 지배하는 인도에서도 여름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뉴델리에 살고 있다는 가족들 전부가 여행중이라며 외국인인 우리가 신기해서

연신 사진을 눌러대고 있는 중이다.  

이제 질새라 우리도 사정없이 셔트를 눌렀다.

 

 자신의 막내아들을 자랑하기에 바쁜 엄마..

어딜가나 엄마들은 똑같구나~~

 

 

옷 차림새도,, 아직 초등학생 정도 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손에 들려진 카메라 .. 삼성이다.

손목에는 한 눈에 보기에도 고급스러운 손목시계가...

아버지는 무역상이라고 했다.

 

아까 카르둥라를 넘어 오면서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맨손으로 돌을 나르고 있는 불가촉 천민의사람들

경제력이 주는 호사를 누리며 지배계층으로 사는 사람들

폐허가 되어 사람이 살기나 할까 싶은 마을에서 사고 있는 사람들..

 

이들이 각자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과연 누가 무슨 기준으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 것인가?

 

세상에는 완전히 불행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행복한 사람도 없다.

 

고산증과 멀미로 헤롱거리며  머리속에 가득 들어앉은 생각은 더 진정이 되지 않은 채

누브라 벨리가 점점 가까워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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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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