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인도여행] 백두산과 한라산을 합친 것보다 높은 곳, 히말라야 타그랑라,

작은천국 2011. 8. 24. 08:00

 

히말라야 타그랑라, 5,330m를 넘다  

 히말라야 타그랑라

세계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두 번째로 높은 곳,

백두산(2,750m)과 한라산(1,950m)을 합친 곳 보다 높은 곳 ,

 

해발 5,000m고지를 넘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생각지도 않게 에서 어쩔 수 없이 하루를 자게 되었다.

 

실지로 팡의 해발은 4,500m이었지만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지금 우리가 자게 된 이 곳이 안나푸르나 보다 높은 곳이라며 수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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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뭐... 안나푸르나...

난 '라다크 여행'을 온 것인데 뭔 안나푸르나?

생각지도 않게 안나푸르나 보다 높은 곳에서 아무 대비도 없는 상태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될 줄이야..

정말 나를 두 번 죽이는 구나..

 

 

팡에 도착하자마자 심한 구토를 하고 난 뒤 숙소 천막에 쓰러질 듯이 들어가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누워있으니 머리는 깨질 듯하고 구토증상은 가시질 않고

게다가 어둠이 내려앉은 히말라야 언덕은 한여름인데도 체감온도는 영하의 수준이라 오한에 이제 고열까지 밀려온다.

 

너무 추워서 더 껴입을 옷도 필요하고 비상약도 가지고 와야겠는데 천막에서 차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걸어올 기력도, 여력도 없어 기절한 상태로 누워있었다.

 

점심 때 만난 열혈 청년 세 친구들이 걱정이 되는지 빈속인데 뭘 좀 먹어야 한다며

빈속이면 더 안좋다고 한국 야채 스프와 함께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두통약을 건낸다.

이미 고산증이 시작되면 약이 필요없다고 했지만 앞서 네팔을 다녀 온 분이 같이 있었는데

그래도 약을 먹는게 안 먹는거 보다는 낫다고 하며 빈속이라도 억지로 먹으라며 채근을 한다.

 

스프 몇 숟가락을 떠 먹으니 여전히 구토증상에 먹는 족족 토하고

결국 빈속에 뜨거운 짜이 한 잔과 두통약만 털어넣었다.

밖에서는 옹기종기 모인 한국 사람들이 저녁을 먹느라 시끌벅적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나만 비몽사몽 구분도 못하고 헤매고 누워있자니 별 생각이 다 들기도 하지만

혼수 상태인지 가수면 상태인지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고산증을 예방하기위해서는 물을 많이 먹고 산소를 들이 마시면 좋다고 했기에

어짜피 산소는 부족한 곳이고 빈 속에 본능적으로 물을 계속 들이켰다.

 

한 밤에는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는 히말라야에 아무 준비도 없이

얇은 침낭, 담요 두개 만 덮고 달달달 떨고 있는 것도 모자라

얼음만 얼지 않았다뿐이지 얼음물이나 진배 없는 물을 정신이 들 때마다 줄창 들이키고 있으니

체온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빨이 저절로 딱딱딱딱 부딪치고 있었고  온 몸은 사시나무 떨 듯 떨어야했다.

 

그나마 한 밤 중엔 물도 떨어지고 너무 목이 말라 결국 누군지도 모르고 자는 사람을 깨워

'제발 물 좀 달라'고 해서 그 밤에 고맙게도 물 한 병을 얻어 마시기까지 했다.

 

평소에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체질인 나는 물을 마시면 먹은 만큼 배설을 해야하는 타입으로

밤 새 고산증, 그리고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생수를 두통이나 들이켰으니 화장실을 가고 싶은 건 당연지사..

머리는 깨질듯하고 현기증이 나를 놓아주지 않고 있어 갈 지(之)자로 몸을 겨우 가눠가며

밖으로 나오니 히말라야의 밤 하늘은 은하수가 장관으로 펼쳐져 있었다.

하늘 올려다보는게 취미인 나로선 내 평생에 그렇게 이쁜 하늘은 처음이었다.

손만 뻗어면 별도 딸수 있을 만큼 별은 이미 내 코 앞까지 내려와 있었지만

나에게는 그 별을 즐길 여유도, 취할 체력도 남아 있진 않았다.

화장실을 두 어 번 더 다녀오고 악몽과도 같은 정신없는 밤을 거의 뜬눈으로 간신히 보내고

맞이하는 히말라야의 아침 하늘은 그래도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고 있었다.

 

아침 5시 혼자 일어난 아침 여명속에 사람들이 하나 둘 깨어나고 히말라야엔 서서히 어둠이 걷힌다.

여전히 고산증으로 머리는 터질듯이 아프지만 그래도 하루를 버티고 나니 어제보다 조금은 나아진 듯하다.

내가 타고 왔던 트럭 운전수가 늦게 일어나는 탓에 기다리질 못하고

다시 또 다른 분께 두통약을 두 알 얻어 먹고 짜이까지 마시고

한참을 찬 바람을 쐬고 있으니 그나마 조금 나아진듯하다.

 

그 와중에 열혈청년 세 명은 자신들도 간밤에는 머리가 아프긴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천막에서 인도 음식을 시켜 아침을 먹고 있었다...

으아!!! 도대체 저것들은 뭐니? 역시 젊은 것들은 다르구나..

 

그렇게 예정에도 없이 팡에서 하루를 보내고 드디어 다시 레(Leh)로 향한다.

 

얼마가지 않아 드넓은 모레이 평원이 펼쳐진다.

 

1974년 본격적으로 라다크 지방의 레(Leh)가 개방되면서 수천명의 관광객을 실은

지프와 버스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일 년 중 여름 한철에만 이 길을 달려 볼 수 있으며

여름이 끝나면 이 육로길도 눈과 혹독한 영하의 기온으로 인해 길이 막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은 점점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위해 히말라야에도 도로가 점점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평원에는 방목중인 양떼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내가 지금 향하고 있는 레(Leh)는 라다크 지방에 속해있으며

 라다크(Ladakh)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다.

 

라다크(Ladakh)지방에 가면 캐쉬미어 제품은 하나씩 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캐쉬미어 제품이 유명한 곳으로 양모로 얄려진 곳이다.

라다크 고원에 살고 있는 파시미나 염소에서 얻어지는 털이 진짜 캐쉬미어 제품이며

'캐쉬미어' 라는 단어는 라다크 카슈미르의 지역이름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비록 라다크 고원은 아니지만 많은 염소와 양들이 방목되고 있는 곳이다.

 

하루 전 출발할 때 마날리에서 내린 비로 인해 여기까지 오는데도 계속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중이었는데

여전히 이곳에서도 문제가 발생을 했다.  

여기저기 온통 푹푹 빠지고 바퀴가 헛돌아 차들이 멈춰서기를 반복한다.

 

노련한 운전수는 원래 경로를 벗어나 이리저리 그나마 나은 길을 선택해

한번에 잽싸게 거침없이 차를 몰았다.

 

 

팡을 출발한지 3시간 30분..

드디어  한국의 백두산과 한라산을 합친 것 보다 높은 곳에 도착했다.

자동차로 갈 수 있는 두 번째로 높은 도로인 타그랑라(5,330m)에 도착했다.  

 

이 비석이 두 번째로 높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여전히 몸 상태는 바닥을 기고 있는 중이었기에

간 밤에 엄청난 고산증에 시달린터라 운전수가 일단 내리라고 해서 꾸역꾸역 내리기는 했는데

사실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고 뭐고고 안중에도 없었다. 

어떤 사람은 아예 이곳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내린 사람들도 어제와 달리 사진도 찍는 둥 마는 둥 했다.

나도 너무 힘들어서 이곳 사진을 안 찍은 걸로 생각했다가

나중에 돌아와서 사진을 확인하니 찍혀 있어서 얼마나 다행으로 생각했는지 모른다.

오죽했으면 내 일기장에도 이 날, 이 곳의 기록은 없다.

 

이젠 어느 정도 눈치 챘겠지만 여기를 보라고 차를 세운건 아니고 용변을 해결하기위해 차를 세운 이유이기도 했다.

느릿느릿 용변을 보고 오는 길에 오색 깃발이 칭칭감긴 저 희한한 건물을 보고 있자니 왠지 한없이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아마 사진을 찍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이 곳까지 힘들게 와서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오색찬란한 깃발을 하늘을 향해 날리고 있는 걸까?

 

 깃발만이 요란스레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처연한 모습이

세계에서 도로로 갈 수 있는 두 번째로 높은 타그랑라 5,330m 에 서 있음을 대변해 주고 있지만

그러기엔 고산증이 너무 막강해 아무런 감흥도 감동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세계에서 첫 번째로 높은 자동차 도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자동차 도로까지

모두 이곳 라다크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나는 그 세 곳 모두 방점을 찍었다.

 

그래도 바람따라 이리저리 나부끼는 오색의 룽다는 

지친 여행자의 마음을 심하게 사로잡긴 했었다. 

룽다는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언급할 예정이니 여기는 사진으로만 대체한다.

 

 

아직 녹지 않은 송곳같은 얼음들이 그득그득하고 히말라야 구비구비 산맥이 나와 시선을 맞추고 있다.

 

길은 평탄한 듯 하면서도

 

거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람사는 흔적 하 나 발견할 수 없는 그 곳에도

 사람들이 도로 공사를 위해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일을 하고 있었다. 

 

다시 저런 길을 구비구비 달려 이젠 아래로 아래로 내려 갈 일만 남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다시 한 시간을 달려 드디어 마을같은 마을이 나타나니 비로소 레(Leh)가 가까워졌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풍경은 이미 여행을 준비하면서 다른 책에서 본 사진들로 익숙했던 풍경이라 더 안심을 했다.

 

인도북부지역에 속하는 라다크(Ladakh)는 작은 티베트 라고 불릴 정도로

인도 문화보다는 티베트 문화에 훨씬 더 가깝다.

레에서 2시간여 이상이나 떨어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먼저 반기는 건

초르텐으로 불리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 탑 이었다.

 

이런 탑들이 수도 없이 많아 관리가 제대로 안되 허물어지고 있는 중이다.

 

라다크의 전통가옥도 눈에 띈다.

 

일 년 연중 비가 오는 날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을 만큼 건조하고 건조한 지방이다.

 

한 눈에 보기에도 척박한 땅인데 초록의 물결이 있는 걸 보니 신기하기 그지없다.

 

 

맙소사! 그렇게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인데 우리가 오기 얼마전에 엄청난 양의 폭우로 인해

모든 것이 휩쓸려 내려갔다고 한다.

 

도로는 곳곳에 유실된 채로 처참한 그 날의 흔적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처럼 기상이변은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중이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듯하다.

 

곳곳에는 산사태로 인해 복구가 한창이고 차들이 돌들을 다 치울때까지 마냥 또 기다려야했다.

이런 광경을 처음 만난 날이라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저절로 그러려니하며 받아 들이게 되었다.

 

인도는 다른 의미로 '내로 를 닦는 곳, 아니 닦아야 하는 곳'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에도 화 낼일이 12번도 더 생긴다. 그러니 '인내'외에는 답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이 곳 속담 중에 '화내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 이라는 속담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설렁 설렁하는 사람도 있다. 

뭐  인도가 원래 설렁설렁하는 곳일 수도 있을 듯하고 ..  

 

돌을 다 치우고 다시 출발하고 얼마 안되 이번에는 또 이런 차를 만나

작업이 끝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중이다.

 

Welcome to LHE

으아~~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나... 그러나 여기서도 2시간을 더 달려야했다.

 

레 간판을 발견하고 다시 한 시간 여 후 시계는 이미 정오를 넘어가고 있었다.

잘 하면 점심은 레 숙소에 가서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초조하게 시계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웁시(upshi)에서 차를 세우며 점심을 먹고 간다는 것이었다.

 

레(LEH)까지 시간이 엄청 남았나 싶어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보니 약30km 정도면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평균시속으로 생각할 때 한 시간이 안되 도착할 것같은데 상식적으로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는게

말이 되는 얘긴가 싶었지만 누구하나 어필하는 사람도 없고 나도 그러기엔 너무 지쳤다.

결국 점심은 이곳에서 운전기사 혼자 말아 드셨고 불만 가득 잔뜩 부은 얼굴로 기다리는 수 밖에

 

본격적인 아스팔트 포장길이 나타나고  그렇게 기다리던 레(lEh)가 가까워진다.

 

드디어 거의 36시간 만에 눈앞에 드러나고 있는 초록물결의 레가 어찌나 반갑던지

 

그러나 반가워 하는 것도 잠시 레의 첫 인상은 목이 콱 막힐정도의 건조함과 경직된 군부대 시설이었다.

중국,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분쟁지역의 군사요충지로

그동안 개방되지 않고 있던 라다크 지역이 1974년 개방을 한 이유도

인도가 전략적으로 다른 나라에 라다크 지역이 자국의 영토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방편이었다.

심지어 도로변의 어떤 문구에는 중국을 죽이고 어쩌고 하는 험한 안내판도 있었다.

 

어쨋거나 곳곳에 쉽게 눈에 띄는 '마니차'를 보니 비로소 라다크 지역에 발을 들여놓았다는게 실감난다.

 

너무 신기한 것은 주위를 온통 둘러봐도 흙먼지 투성이의 산들 뿐인데

들판에는 나무가 자라고 보리가 자라고 유채가 자라고 있는 푸른 기운이 넘쳐나는 곳이다.

 

레 입구에 있는 여름왕궁의 아름다운 모습,

레 기념엽서에 반드시 등장하는 곳으로 아마 레 여행기 끝부분 정도에 만날수 있을 듯하다.

 

자자자 드디어 레에 도착했습니다~~~

 

에구에구 그리고도 한참을 달려야한다.

 

 

우리로 치면 고속도로 통행료 정산을 하는 곳인데  아무런 시설도 없는 곳에 갑자기 차를 세우길래 의아했었다.

그래도 어쨋거나 양심적으로도 운전수 아저씨 통행료 정산을 하셨다.

 

보이는가?

LADAKH THE JEWEL IN THE CROWN OF INDIA

처음엔 이 표지판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 이 지역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대놓고 이런 문구까지 적었나 싶었다.

하긴 우리나라 안동도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적고 있으니 피장파장이긴 하다.

그래도 그렇지,,,

그러나 라다크 여행이 끝날 때 즈음에는 이 말에 완전 120% 동조하게 되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펼쳐질 라다크 여행기 기대하셔도 좋다.

 

어쨋거나 예정에도 없이 히말라야에서 1박을 하고 19시간이 걸린다는 여행길은

36시간이 걸려 겨우 레(Leh)에 도착했다.

 

시골도 이런 시골이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참 황당한 레 버스터미널의 모습이다.

 

 햇빛이 가장 뜨거워지는 2시를 넘어가고 있는 시간에 도착한 레(Leh)는

입구에서부터 모래바람으로 인해 건조함을 만끽했었기에 첫 인상이 그리 좋을 수는 없었다.

몸은 녹초가 되었지, 모래바람은 사정없이 불어주시지, 마날리와 달리 뜨거운 햇살은 감당이 안되지, 

그야 말로 첫 인상 더러운 레(Leh)였다.

 

게다가... 우리의 변죽좋은 운전사 아저씨...

만날리에서 출발할 때 이곳에서 우리가 묵을 숙소까지 좀 멀리 있는 편이라

곧장 숙소까지 데려다 주시기로 분명히 약속을 했었던 터였는데

도착하자마자 썡~ 하니 내리라며 택시를 타고 가란다.

무슨소리냐며 애초와 약속이 다르다고 했더니

눈짓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많아 자칫하다간 그들도 숙소까지 전부 데려다 줘야할 것 같아 그랬다며

일단 다른 사람들이 다 갈때까지 기다려보라고 해서 족히 30분을 뙤약뼡에서 서서

풀풀 날리는 먼지를 사정없이 맡아가며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사람찾아 나서니

한가롭게 차 안에서 다리뻗고 쉬고 있는 것이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일단 애교작전 돌입해 주셨다..

이리 구슬리고 저리 구슬리고 겨우 달래니 가 준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다시 또 운전대를 잡으면 이 핑계 저 핑계 ,,,

나중엔 핑계를 하다하다 안되니 숙소까지는 골목이 좁아서 못 간다는 어이없는 말에 다른 운전수들도 가세하니

결국 포기해야했다. 이런... 인도에서 사람을 믿지 말라고 하더니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애초에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면 곧장 택시 이용해 숙소까지 벌써 갔을 것을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진은 진대로 빼고 아 두 번은 못할 짓이었다.

 

몸은 이미 파김치 보다 더한 상태가 되었고 기분은 상했지만

그래봤자 여행에서는 덕될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바 또 그러려니 했다.

이번 인도 여행의 8할은 시작부터 나의 '인내심'을 키운 여행인지도 모르겠다.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레의 숙소 '밀라레파'의 환상적인 풍경에

해발 5,330m를 넘는 36시간의 드라마틱한 지프여행의 모든 것을 위안받았다.

밀라레파 숙소 방에서 보이던 풍경이다.

 

머리는  띵한 상태로 여전히 산모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 중이었지만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요기를 하고 나니

비로소 모든 것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나중에  마날리 - 레 까지 지프를 이용한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니

어떤 사람은 18시간만에 바로 왔다하고

어떤 사람은 하루를 숙박한 건 아니지만 24시간 걸렸다고 하고

보시다시피 우리는 36시간이 걸렸고

정말 재수가 없는 사람은 40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했다.

 

날씨와 도로사정에 따라 정말 복불복인 구간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며 이 경로로 여행을 추천하겠느냐고 하면 솔직히 나는 반대다. 

물론 경치는 정말 예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치뤄야하는 고통과 댓가가 너무 크다. 

 

어떤 사람들은 어짜피 델리에서 레로 비행기를 타고 와도 레 자체가 해발 3,500m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이다보니 

고산증은 필수기때문에 오히려 천천히 적응해서 오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렇게 천천히 36시간을 달려 레에 도착해서도 고산증의 강도만 약해졌다뿐이지 여전했다. 

 시간이 지나야 고산증도 해결이 되는 문제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임으로 

별로 추천하고 싶지않다. 

 

이후 약 4일 정도 지나고 나니 어느 정도 고산증에 적응이 되었고

고산증에 적응하고 난 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도로, 카르둥 라(약 5,600m)를 넘어보니

숨이 좀 가쁜 것 외에는 거짓말 처럼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니 저 길을 이용해 보고 싶다면 에서 레(Leh)에서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고산증에 적응하고 난 다음

마날리 - 레 가 아니라  

레 - 마날리 구간으로 가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결국은 고생한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어쨋거나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아름다운 경치의 히말라야로 인해

천국의 문을 살짝 만져보고 온 느낌은

마음 한 구석에 시리도록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마날리에서 레까지 473km의 여정을 네 구간으로 나누어  

 첫 번째 이야기, 세계의 지붕, 구비구비 히말라야 고개를 넘다  

두 번째 이야기 '구름이 넘나드는 곳, 히말라야'

세 번째 이야기, 고산증, 그 처절한 이름으로 만나는 히말라야

네번째 이야기, 히말라야 타그랑라 해발 5,330m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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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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