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라면 보낸 사연

페루에 라면 보낸 사연

 

 

 

얼마전 페루로 라며을 보냈다.

 

원래 목적은 라면이 아니고 바로 캐논 500D 배터리를 보낼 생각이었다.

 

이윤즉슨,,

 

그동안 사용하던 캐논 카메라 500D를  60D로 갈아타면서 중고로 처분했다.

장기간 여행과 공연사진을 많이 찍다보니 항상 여유배터리를 구매해서 예비로 가지고 있는데

카메를 팔면서 배터리를 깜빡하고 가지고 가지 않아서

있던 배터리만 판매를 하고 결국은 배터리 하나가 남게 되었다.

 

이걸 다시 팔자니 가격도 얼마 못 받을 것 같고

같은 기종을 쓰는 사람에게 차라리 주는게 낫겠다고 생각이 미쳤고

 

코이카로 페루에 가 있는 지인이 생각났다.

외국에 있으면 특히 배터리 여유분은 꼭 필요한 품목이라 생각되었고

페북을 통해 확인하니 그렇지 않아도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보내줄 수 있으면 보내달라고 요청을 하였다.

 

그런데 달랑 배터리 하나만 보내려니 좀 그래서

다른 거 필요한거나 뭐 먹고 싶은거 있으면 이야기를 하라고 했더니

글쎄 아무것도 필요없고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라면맛이 어떤 맛이길래

인기폭발이냐며 '라면'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외국에서 먹는 '라면'에 대해서는 나도 추억이 있길래

그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스페인 도보여행 산티아고를 약40일 만에 끝내고 난 뒤

모처럼 한국말을 할 수 있는 한인민박집에 갔을 때

한국식 저녁식사 대신에 선택한 음식은 다름아닌 라면이었다.

 

라면 하나에 5유로가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5유로로 계산해도 7,000원이 넘는 엄청난 가격인데

진수성찬 다 필요없고 오로지 라면, 라면, 라면,,을 외쳤다.

 

그도 그럴것이 스페인에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었었고 

또 된장을 가지고 간 덕분에 된장국, 된장찌개등을 끓여 먹어서 그런지

김치나 그밖의 한국음식은 그닥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 라면이 그렇게 먹고 싶을 줄이야..

 

너무 맛있어서 눈물을 질질 짜면서 먹었던 그 이 기억으로 인해

두고두고 여행가면 라면을 필수식품으로 꼭 챙겨가겠다 다짐했었다.

 

그랬던 라면이기에 페루에서 라면먹고 싶다는 그 마음이 아련해

라면을 안 보낼 수가 없었다.

 

한달에 라면 하나를 겨우 먹을까 말까 하는 마당에

내 인생에 한꺼번에 이렇게 다양하게 많은 양의 라면을 사보긴 처음이다.

참고로 꼬꼬면ㅇㄹ 제외하면 나가사끼짬뽕과 남자라면은 나도 아직 먹어보지 않았다.

 

그래서 박스에 라면을 골고루 넣고

 

마지막에 배터리를 넣고

 

꽁꽁 동여매고 우체국으로 들고 갔다.

 

그런데 그 넘의 가격이....

라면의 원가보다 4배나 더한 해외우편물 가격에 후덜덜... 한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문제는...

배터리는 위험물질이라 우편으로 보낼 수가 없단다.ㅠㅠㅠ

 

 

뭥미?

그 넘의 배터리 때문에 엄청난 해외우편요금을 물어가며 이 난리를 피고 있는데

배터리를 보낼수가 없다니 이게 말이나 되냐고....

 

그래서 할 수 없이 다시 페북을 통해 페루에 있는 지인에게 사정을 이야기를 하니

 

여러가지로 미안했던지

올해 연말쯤에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니 배터리는 그때 받기로 하고

라면은 이왕산거니 보내지 말고 그냥 먹으란다..

 

우씨... 장난해?

이 많은 라면을...

한 달에 하나 먹을까 말까 한 라면을,,,,

이걸 다 먹으려면 1년 6개월도 더 걸릴텐데...

 

한창의 실갱이가 오가고

 

결국...

배터리는 한국에 들어오면 주기로 하고

배로 보내면 요금은 비행기보다 저렴하지만 무려 2달이나 걸린다고 해서

라면원가의 4배나 되는 요금을 지불하고

이렇게 라면만 페루로 날아갔다. ㅠㅠ

 

앞으로 15일쯤 후에 페루에 라면이 도착한다고 한다.

그 녀석의 반응이 몹시 궁금하다!!!!

 

라면 인증샷이나 보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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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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