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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여행] 헉! 38억짜리 종마 보셨어요?

작은천국 2012. 5. 8. 07:30

38억짜리 종마가 있는 장수 종마목장

장수 승마 체험장에서 말타기 

 

 

 

서울 근교 원당에는 한국 마사회가 운영하는 종마 목장이 있다.

원마 목장으로 향하는 길은 온통 은사시 나무가 감성을 자극하고

목장의 푸른 기운은 도심을 살아내야 하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더없이 좋은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종마목장이 경기도 원당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주를 비롯해 전북 장수에도 종마 목장이 있으니

그래서 찾게 되었던 장수의 종마목장

 

한국 마사회가 경주마를 길러내기 위해 제주에 이어

서울원당과 전북 장수에 운영되고 있는 특성화된 목장이다.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는 장수목장은

46만평이나 되는 더 넓은 초원의 공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종자가 좋은 씨수말들의 교배가 이루어지는 과정도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튼실한 장수의 종마를 구경했으니 발걸음을 옮겨 장수의 승마체험장에서 경주마 체험도 하고 왔다.

역시... 제주에서도 몇 번의 말을 타 보았지만

장주의 말들은 경주마들이라서 그런지 차원이 달랐으니...

 

 

전북 장수군 장계면 남덕유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장수 목장은

한국 마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목장 중 제주 다음으로 큰 목장으로

이곳에서 약 500두의 말이 육성 관리 되고 있다.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뿐만 아니라 민간목장 지원, 우수 씨암말 교배지원,

말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내륙 최대 말 산업 특화단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장수는 말 레저 산업 특화지구를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말 산업이라고 하면 웬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편인데

아직까지는 레저스포츠라고 하기엔 경마가 사행성이란 인식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마사회가 벌어들이는 대부분의 수익은 국세와 지방세로 납부하고

남는 수익금으로 복지사업 뿐 아니라 말 산업과 축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그리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닌듯하다.

 

가슴이 확 트이는 장수 종마목장의 풍경

 

종마목장 답게 이곳은 사람보다 말이 우선인 곳이다. ^^

 

장수목장은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국내산 경주마를 길러내는 곳으로

 

혈통관리 뿐 만 아니라 경주마를 육성하기위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경주마가 경주에출천하기까지 수준높은 훈련을 완벽하게 실시

실내마장, 워킹 머신, 실내 말 수용장 , 자체 동물병원등  고가의 씨수말들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고 있고 한다.

 

그 중 하나의 시설인 자동 워킹 머신이다.

 

 경주마로 활동하다가 은퇴를 하면 우수한 말들의 유전자를 자연교배를 통해

혈통을 개량하는 씨수말로 활동을 하게되는데

 

뛰어난 활약을 보인 경주마들인지라 한 성질 하는 녀석들 답게

몇 마리가 한 공간에 있으면 혈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 넓은 공간은 오로지 혼자서만 사용한다고 한다.

 

각각 관리번호가  매겨져 관리가 되고 있는데 일종의 집 주소 일듯하다.

 

 

드넓은 목장을 걸어  씨수말 구경에 나섰다.

 

씨수말이라고 뭐 별거 있겠냐며  말이면 다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씨수말을 보는 순간....

근육질로 다져진 말의 자태하며 관리가 잘되 반질반질한 피부하며

역시 종마들의 자태는 흔히 보았던 말들과 자태부터 남달랐다

 

방문객이 많이 찾아오는지라 사람들의 시선에 익숙한 말들은

때론 우리가 말 구경을 하는 건지 말이 사람을 구경하는 건지

있는데로 목을 빼고 펜스 넘어 우리를 지켜보기도 하다가

 

포즈를 취했으면 하는 상황에서는 기가막히게 도도한 걸음으로 자태를 뽐내어 주기도 했다.

 

말구경에 신나 다른 펜스로 이동하니 한쪽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성웅성 난리가 났다. 

 

 

한때는 천하를 호령하고 남았을 경주마였건만 다른 말들과 달리 어찌 이리 순한지

눈망울마저 너무 촉촉해 날고 뛰는 다른 말들과 달리 이 녀석에게는  너나없이 저절로 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젠 사람나이로 치면 약 65세로 할아버지라고 한다.

 

말의 따뜻한 체온이 손끝에서 마음으로 전해오는 순간 가슴이 찡하다.

이래서 동물들과 나누는 교감이 사람의 정서를 안정시킨다고 하는가 보다.

 

 

 그래도 할아버지라고 하는 이 말  concept 도 다른 말에 비해

탄력이 조금 떨어진다 싶지만 그래도 역시 자태는 남다르다. 

 

오호 저 녀석인가 보다.

바로 38억의 몸값 주인공!!! 

 

이 녀석의 이름은 바로 OFFICER 이다.

 

미국에서 2010년에 수입된 이 말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9차례 경주에 나가서 6승을 올리고 총 상금도 미화 팔십만불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9억이 넘는 상금을 올린 녀석이다.

또한 이 말의 유전자를 받은 자식말들은 그레이드 경주 우승마, 스테이크스 경주 우승마를 배출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탁월한 유전자임을 여실히 증명해 주는 오피서이다.

 

다른 씨수말들도 훌륭하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오피서는 다른 말들과 차원이 달라보인다.

미국 경제가 불황일 때 이 말을 수입하게 되어서 주위에서 싼 가격에 수입하는 것이라  많은 부러움을 샀다고 하는데

도대체 정상가격이었다면 현재도 38억이나 하는 이 말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닌 말인지 궁금해진다.

 

 자신의 어마어마한 몸값이 거짓은 아니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고픈지

사람들이 몰리자 조용히 있던 오피서가 갑자기 초원을 뛰기시작했고

 

이 모습을 담기 위해 사람들은 죄다 펜스에 붙어서

 

 망원렌즈를 꺼내들고 셔트누르는 속도가 말뛰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울리는 진풍경을 연출해 주신다.

 

그렇게 실컷 원없이 옛날 경주마로 활약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나선

턱하니 목을 펜스에 붙이고 몸의 곡선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온갖 포즈를 취해준다.

그런데 이 말은 앞 왼쪽다리, 뒤오른쪽 다리가 하얀털인 것이 신기하다.

 

 이런 말의 머리를 보면 흡사 유니콘이 아니었을까 하는 혼자만의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풀 하나 먹여 보겠다고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슬며시 다가가

푸디딩 거리며 풀을 먹는 것도 잠시  

 

가끔 성질나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갑작스럽게 달려들기도 하는데

펜스에 말은 물거나 찰 수 있다는 말은 괜한 말은 아니니 몸 조심 해야한다.

 

그래도 늠늠히 자신의 자태를 뽐내며 초원을 달리는 군살하나 없이 잘 빠진 오피서의 모습에

정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  이빨이.. 이빨이... 이건 아니잖아.... ㅠㅠ

 

풀만 먹는 말들인데 이빨이 원래 저런건지 아니면 이 말만 그런지 궁금했는데

말들은 죄다 이빨이 이런 상태였다.

 

장수 목장이 있는 곳은 다른 곳보다 지대가 높아 계절이 더디게 움직이고

여름에는 시원해 피서지로도 그만이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이미 지고 없는 벚꽃은 이제 꽃망울이 맺혔고 노란 민들레는 한창이다.

 

한참을 목장구경을 하고 천천히 내려오니 씨수말마사에서는

종마 한 마리가 막 샤워를 마치고 앞 마당에서 몸을 말리고 있었다.

 

샤워를 끝낸 말들은 몸에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햇빛이 좋을 때 샤워를 시키고

조련사들이 말들을 뛰게 해 자연적으로 몸을 말린다고 한다.

 

가만히 서 있어도 자태가 뛰어난 종마는 힘찬 발길질로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순식간에 몸을 쭉!!!  뻗을 때는 장관이 따로 없었다.

 

종마 목장답게 씨수말들이 좋은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

 

이곳은 씨수말들이 교배를 하는 장소라고 한다.

 

 씨수말들은 하루에 3번 자연교배를 시키며

좀 더 확실한 관리를 위해 그 자리에서 수정이 잘 되었는지

현장에서 현미경으로 수정 여부 관찰도 바로 이루어진단다.

 

우수한 종자말의 유전자를 받으려면 그 가격도 만만치 않을 텐데

민간 목장 씨수말 교배지원을 무료료 해주고 있다고 한다.

 

비싸게 수입한 좋은 말을 영리만 생각했다면 당연히 엄청난 가격에 교배비를 받아야 겠지만

경마를 운영한 수익금으로 제반 비용을 충당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우수한 유전자를 최대한 많이 배출해

씨수말을 수입에만 의존하기보다 국내에서도 자체적으로 훌륭한 경주마를 생산해 내는 것이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결과적으로 더 큰 이익이라는

마사회측의 운영방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3~6월까지가 말의 교배시기라 시간만 잘 맞추면 실지로 말이 교배하는 장면을 볼 수가 있고

종종 수의학과 학생들은 공부를 위해 교배하는 시기에 맞춰 방문을 하기도 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넓디 넓은 종마목장은 푸른 초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야생화 탐방길을 비롯해

소나무 숲길, 개울가의 테크 등등 일반인들의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한동안 구제역때문에 축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예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곳도 많았기에

이곳 역시 고가의 씨종마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 염려가 되어 여쭤보니

 

워낙 청정지역이라 그런 염려는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종마 목장의 말들도 보고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고

방학기간이 되면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이 마련되어 있으니

언제든 방문을 환영한다고 했다.

 

물론 입장료는 없고 무료이다.

다만, 시설내부에는 일절의 편의시설이 없기때문에 먹거리는 준비해 가야한다.

 

뒤늦게  봄이 찾아오고 있던 종마 목장의 하루는 멋진 말들과 함께

마음이 말을 달렸던 하루였다.

 

그렇다고 여기서 끝나면 다른 종마 목장과 다를 바가 없겠지만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휴식공간과 함께 따로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 초등학생 저학년 정도 되는 키를 가진 세트랜드포니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말이라고 했다.

 

오호호 털신을 신었구나~~ 역시 아이들한테 인기는 괜히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방문한 사람들에게 말과 함께 기념촬영을 무료로 해주고 있어

이곳의 방문한 사람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준다. 

 

나도 말과 함께 찰칵!!

 

다른 사람이 사진 찍을때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던 말이라 은근 걱정이 되었는데

한번 쓰다듬어 주니 얌전하고 조용하게 강아지처럼 착 달라붙어서 깜짝 놀랐다.

 

ㅋㅋ 이 참에 나도 말이나 한 마리 키워볼까?

<사진 : 유짱님>

 

찍은 사진은 그 자리에서 현상되어 바로 볼 수 있다.

 

장수목장을 둘러보고 나서는 길,,,

말 특화지구로 지정된 장수의 말을 안 타고 보고 가려니 너무 서운해서

장수 승마 체험장을 찾았다.

 

오호호 오피서를 닮은 말 동상이 초원 한가운데서 시선을 사로 잡는다.

 

말이 어디 어른들만의 전유물이기만 하겠는가?

동키같은 귀여운 말들이 애교를 부리며 달려온다.

 

장수읍 장수리의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승마체험장에서는 장수 시내의 모습이 훤히 보이고

 

체험장 한편으로 거대하고 특이한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맞다. 트로이의 목마다.

 

장수 승마체험장의 트로이 목마는  트로이 신화를 재현한 상징물로

영화 트로이에 나오는 목마 원형의 모습을 복원해

높이는 무려 15m가되며 이곳에 서면 장수 시내가 가깝게 한 눈에 조망된다.

 

트로이 목마의 내부에는 가상으로 승마체험을 즐길 수 있는 승마운동기가 설치되어 있어

또다른 승마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말을 체험할 수 있는 트랙

 

말 체험이라고 가볍게 보면 안된다. 보호장비는 필수!!

 

이곳으로 오기전에는 경주마로 그 활약을 톡톡히 했던 녀석들이라

그저 잠깐의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의 말들과는 크기부터 차원이 다른 녀석들이다.

 

본격적인 말체험에 나섰다.

 

개인적으로는 말 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라 한다.

그런데 이날은 아쉽게도 말을 타 보지 못했다.

이른 점심을 먹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오후 5시가 넘어가니

배안에서는 꼬르륵 소리 작렬하시는 허기가 밀려오고 있는 중이라

아무래도 몸 상태가 불안해 말을 탈 수가 없어 아쉬웠더랬다.

 

그런데 그 아쉬움도 잠시!!

말을 타신 분들이 이내 비명소리 작렬하셨다.

 

역시 경주마들이라 한번 달리기 시작하니 고삐 풀린 말처럼 제대로 달려주시는 통에

익숙치 않은 승마자세로 앉은 한 분은 타는 내내 비명을 지르셔야 했다.

 

그런데 말을 조련하시는 분들이 은근히 골리시느라 일부러 말 탄 사람들에게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보이지 않게말을 조율하며

휘파람을 부는 기막힌 방법으로 말의 속도를 조절하시고 계셨다.

 

흡사 놀이공원가면 재미있는 관람객이 오면 놀이기구를 사정없이 돌리는 것처럼 말이다.

 

훈련이 잘 된 말들 이기에 말 고삐를 잡는 것은 크게 의미없이

숙련된 조련사들의 지시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 자세가 잡힌다 싶으니 경주마 출신 답게 냅다 달려주셔서

아마 말을 체험하신 분들은 전신운동에는 그만이라는 승마를 제대로 체험하셨을 듯하다.

 

제주에서 말을 몇 번 타보기는 했으나 그때마다 속도를 좀 더 내지 않아 아쉬웠는데

장수목장에서는 그런 아쉬움은 접어도 좋을 듯하다.

 

장수승마 목장 체험비 이만원에 약 30분간 말을 탄다고 했을때 시간이 짧은게 아닌가 했는데

말을 타신 분들이 10분이 넘어가자 숨이 찬다며

도저히 30분은 못 타겠다고 결국은 10분만 타고 말에서 내릴정도로

운동 효과는 제대로 였다.

 

이거 30분 제대로 타면 복부에 자리잡고 있는 내장비만과는 바로 안녕~~~을 고하실 듯 하다.

 

다음에 전북여행을 하게되면 이곳에 들러 말 한번 타보고 갈테야!!

 

볼거리만 많은 줄 알았던 전북에서 말을 타보게 될 줄이야~

이젠 말타러 제주 갈 필요 없겠다.

 

 

<찾아가기>

장수 종마목장 :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1번지 (063-350-3700)

장수 승마체험장 : 전북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 176-7 (063-350-2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