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종로] 예술이 흐르는 통의동 골목길 투어

작은천국 2012. 1. 31. 08:00

예술이 흐르는 통의동 골목길 투어

 

 

 

나는 서울의 골목길을 걸을 때 마다 낯선 서울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과연 서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한양을 도읍으로 정했던 조선시대부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더라도 

서울은 족히 수 백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2012년 1월 31일 포토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빠른 경제 성장만을 내세워 급성장한 도시인 탓에

서울이 가지는 이미지는 바벨탑같이 높이 쌓아올린

 최신식 현대문명(?)으로 점철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문명의 뒷면은 느리면서 오소독소한듯한,

그래서 더 매력적인 멋을 가진 곳이란 걸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시간의 향기를 따라 예술의 혼이 조용히 드리우고 있는 통의동 골목길'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등 등의

 

수식어가 붙어 있는 통의동 골목길을 따라 걸어본다.

 

그나마 서울에서 역사의 흔적을 가장 많이 가진 종로구는

요즘 일고 있는 걷기 열풍에 힘입어 종로구의 골목 곳곳을 테마로 정해

도보코스로 만들어 안내 해 놓았으니 필요한 분들은 종로구청 홈페이지를 방문해 자료를 얻으면 좋을 듯하다.

 

 

종로구청 홈페이지 :

http://tour.jongno.go.kr/tour/nomalCourse/list.do?menuNo=2213&contentsDvCo=DT&menuId=01040101&tour=03

 

 

전형적인 서울토박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지역 주민이 직접 동네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종로엔 다 있다  고 있다고 하니 종로 여행도 추천한다.

 

작년 가을 서촌의 몇 군데를 돌아보고 '서촌라이프'가 가진 남다른 매력을 익히 발견했던터라

서촌 골목에서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찾다  http://blog.daum.net/chnagk/11264238

 

 '골목길 투어' 의 매력 때문에 일부러 서촌부근으로 약속장소를 정하고

이번에는 통의동 골목길을 돌아보기로 했다.

 

이 코스는 종로 골목길 투어 2코스 구간으로 대림미술관에서 신물로1가까지 걷는 길이지만

시간관계상 대림미술관 - 통의동 백송 터 - 통의동 한옥마을까지만 걸어보았다.

 

 

 5호선 광화문역(1번 출구) → ① 대림미술관 → ② 통의동 백송 터 → ③통의동 한옥마을 → ④ 홍종문 가옥(비개방) →

 ⑤ 배화여자학교 및 백사 이항복 집터(필운대) → ⑥ 사직단 →  ⑦  황학정 → ⑧ 단군성전 → ⑨  오솔길 → 

⑩ 성곡미술관 →  ⑪ 서울역사박물관 → ⑫ 서울시립미술관 →  ⑬ 경희궁  → 신문로1가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위치한 종로구의 효자동, 필운동, 누하동, 체부동 등 15개 동을 말하며

인왕산 동쪽에 위치한 동네를 말한다.

 

서촌걷기의 시작은 경복궁역에서 출발하면 되는데 어느 동네를 걷느냐에 따라 출구를 선택하면 된다. 

통의동은 대림미술관에서 출발해야하기때문에 경복궁역 4번출구에서 시작했다.

 

얼마 걷지않아 경복궁을 만나면 왼쪽으로 꺾어져 청와대 방면으로 향하면 된다.

 

가을엔 무수히 많은 노란 은행잎이 매달려 정취를 자랑하는 청와대 길이다.

 

오래된 옛집과 더불어 곳곳엔 카페들이 많이 생겼다.

'비를 긋다' 

 

 '긋다'라는 단어는 '줄을 긋다'로만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옛말로  쉬다. 그치다. 끊어지다라는 의미로

'비가 잠깐 그치다'비를 피해 잠깐 그치기를 기다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긋다.. 긋다.. 긋다..

겉멋만 잔뜩 들어있는 외래어보다 그 느낌이 훨씬 와 닿는 우리나라말이 향기롭게 입안을 맴 돌아 나간다.

 

비오는 날 '비를 긋다'의 처마밑에 앉아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보고 싶어 진다.

 

대림미술관으로 꺾어지는 골목길 입구에 반가운 표지판을 만났다.

 

 미술관 안쪽에 있는 정원이 상당히 매력적인 대림미술관이다.

갤러리 작품감상은 다음으로 미루고 곧장 통의동 백송터로 향한다.

 

갑자기 갈라지는 골목길이 나타나서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망설인것도 잠시

통의동 백송터를 가르키고 있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여자들이 지도를 잘 못 읽는다고 하는데 우리의 은수양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남자들보다 훨씬 지도를 잘 본다.

산티아고에서 수 많은 갈림길에서 수 없이 고민할 때 은수양만 따라가면 몸이 덜 고단했음이니...

 

2009년 산티아고에서 만났던 인연이 참 질기게도 이어진다.

산티아고가 끝나고 원래 살고 있던 터키로 돌아갔다가 다시 캐나다로 또 다시 터키로 

그렇게 2년의 시간을 보내고 잠시 한국으로 돌아온 은수양

 

다들 시간이 맞추기가 어찌나 힘든지 작정을 하고 만난 날 일부러 골목길 투어를 계획했건만

결국 은수와 나만 둘이서 조촐하게 골목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산티아고 메세타의 마지막날 은수가 나를 이끌었던 것 처럼

통의동 골목은 내가 은수를 이끌고 걷는 길이다.

 

그 골목 끝에 발견한 통의동 백송나무이다.

 

백송터 앞집 허물어져가는 담벼락에 걸린 클래식기타가 사람맘을 참 애잔하게 한다.

 

이건 또 뭐니? 

아이들은 코빼기도 찾을 수 없는데 경계선 담에 골목길 달리기라..

 

참 재미있는 동네다.

 

통의동 백송은 당시에는 천연기념물 4호로 지정되었으며

우리나라 백송 중 높이는 약 16미터,둘레 5미터의 크기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였다.

,

그러나 1990년 여름,태풍으로  인해 고사하였고

그 나무가 안타까워 주민들이 4그루의 나무를 심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 백송나무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윤후명 장편소설 '무지개 오르는 발걸음'에도 

등장하고 있다고 하니 나무의 위상이 어떠하였는지도 가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 바이다.

 

고사한 백송의 모습

 

다만 네 그루의 나무를 제외하고 백송터는 누구 것인지는 모르겠고

사용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는 수 십개의 옹기단지가 터를 가득 메우고 있어 다소 어색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4그루의 백송나무에 각각 소유주가 다른 이름표가 달려있다.

서울시, 문화재청, 종로구청 그리고 백송할머니 홍기옥

 

그 사연이 궁금한데 천연기념물이 고사할 위기에 처하자

청와대와 골목 하나를 사이를 두고 있던 통의동이었던지라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관심까지 합쳐 백송회생추진위원회가 만들어져

백송을 살리기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결국 살리지 못했고

여러그루의 어린 백송을 심었는데 혹시나 죽을까 싶어

각각의 소유를 달리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백송할머니라 불리는 홍기옥 할머니는 백송지킴이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가 잊지 못해 다시 돌아오셨다고 할만큼

 백송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고 한다. 

 

비록 천연기념물의 백송은 허무하게 우리곁을 떠나갔지만

남은 4그루의 백송마저 허무하게 보낼 수 없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듯

겨울 동장군에 대비해 볏짚으로 단단히 겨울옷을 입고 있는 모양새에

아무것도 아닌 나무 하나에도 사람인양 따스함과 정겨움이 느껴진다.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추사 김정희가 살았던 집이 통의동 백송터와 마주하고 있었다.

 

'칠십 평생 벼루 열 개에 구멍을 냈고, 붓 천 자루를 닳도록 썼지만 내 글씨는 아직도 부족하다' 고 말했던

조선시대 위대한 문장가 김정희

 

손바닥만한 김정희의 초상화가 귀차니즘과 게으름으로 일관하고 있는

나를 꾸짖는 듯하여 뜨끔한 가슴을 안고 후다닥 돌아서야 했다.

 

골목에 끝에 이정표를 대신하고 있는 서랍장에 피식 웃음이 났다.

 

어느 근사한 표지판보다 더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골목길 풍경이다.

 

통의동 백송을 실컷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서촌 한옥마을길을 접어 들었다.

 

무슨 미술관인가 싶게  삿갓모양의 지붕, 창문 등 한옥을 독특하게 개조한 곳은

역시 어느 건축가의 사무실이었다.

 

하우스, 하우스

이름과 공간이 독특한 이곳은 게스트 하우스로 '한글'에서 차용해 이름을 지어 더욱 눈길을 끌던 곳이었다.

 

골목에서 약 10m 떨어져 있는 가 하우스는 한옥보다는 전형적인 목조 건축물로 개조되었는데

의외로 서촌의 한옥골목과도 묘하게 참 잘 어울렸다.

 

기회가 되면 이 곳에서도 하루쯤 숙박을 해보고 싶어진다.

 

통의동 서촌 한옥마을은 서촌한옥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다른 동네 한옥과 달리

의외로 갤러리가 많았다.

 

사진위주의 갤러리 류가헌으로 들어가 보았다.

 

인도의 뭄바이나 뉴델리만큼이나 서울이 인상적이었다는 파리지엔

그의 눈에 비친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심히 궁금해졌다.

 

 개조된 외부의 공간과 달리 내부는 손대지 않은 한옥의 모습 그대로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는 곳이다.

전시의 주제만 맞다면 이런 곳에서 전시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프랑스아 블로꼬라는 작가의 눈에 비친 한국은

우리네 삶속에선 너무 평범한 일상이라 십중팔구 소재로 선택되지 못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허나 외국여행을 가면 우리 또한 그들의 평범한 일상이 나와 다름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가지는 문화적 충격은  예술적 영감으로 작용하듯이

그에게도 그랬을것이라

 

실지와 왜곡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반사경 꼴라주는

서울의 바로미터를 보는 것 같아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안 마당을 사이에 두고 한 쪽은 갤러리, 또 다른 한 쪽은 북카페로 사용되고 있는 류가헌

인사동과 북촌의 부산스러움과 비교될 수 없는 한적함이

적막감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침묵속에 잦아들 때만이 오롯이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임을 알기에

적막감마저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통의동이다.

 

홍대의 요란 벅적지끌한 그래피티보다 훨씬 정겨운 통의동 골목길의 그래피티이다.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스티커를 문질러 노트에 옮겼던 것 마냥 그려진 그래피티에 재미가 쏟아진다.

 

그리고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곧장 영추문이 있는 청와대앞길과  만나게 된다.

 

통의동... 그 어느 것 하나 자세히 보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 것이 너무 많다.

타일위주의 작품을 하고 있는 작가는 으샤으샤로 표현되는 단어와 같은 색깔로

건물의 외벽에 타일을 발랐다.

 

 

자신의 작업공간과 더불어 자신이 어떤 작업을 하는 사람인지 시각적으로 한 눈에 표현한  또 하나의 예술작품...

야~~ 기가막힌다.. 어떻게 이렇게 외벽을 장식할 생각을 했을까?

 

통의동 골목길에 가장 예술적인 작품은 근사한 갤러리에 걸린 작품도 아니고

바로 허물어진 벽에 그려진 허름한 이 벽화였다.

 

벽화를 그리기위해 일부러 담벼락에서 페인트를 뜯어냈나 의심이 들 정도로 너무나 리얼했다.

 

하도 신기해 뿌리 부분을 살펴보니 담벼락에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꽃을 피운 듯하다.

 

이미 몇 번씩 칠을 했던 수고는 수명을 다해 흉물스럽게 여러 겹으로 벗겨져 버린 담벼락..

깨끗하게 담벼락을 다시 칠해도 시원찮을 이 벽을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를 살린면서

또 하나의 멋진 예술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울도 이렇게 발전할 수는 없는 걸까?

낡았다고 무조건 헐고 새로 지을 것이 아니라 최대한 옛스러움을 살리면서

또 다른 멋스러움을 더해 재창조되어 현대와 옛것이 조화를 이루어갈 서울..

 

그런 서울을 기대하는 것이 혼자만의 욕심은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허름한 담벼락과 이어져 있는 곳은 어쩌면 통의동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보안여관이다.

무려 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이상, 서정주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예술가들이 머물렀던 곳으로

보안여관에 들어서면 좁은 계단을 마주하고

미당 서정주 선생님과 어깨를 마주칠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곳이다.

현재는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는데 약속시간이 가까워져 오고 있어 내부는 다음에 들러보기로 했다.

 

개발이 제한된 곳이라 새 건물이 들어서기보다는 있던 건물을 그대로 개조해

많은 갤러리와 공방들, 카페들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중인데

다행인 것은 통의동이 가진 옛스러움와 정취가 어울리는 공간들이라

그렇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촌의 골목들은 15개의 동네가 붙어있는지라 딱히 2코스, 1코스 할 것 없이

그냥 발길닿는대로 걸으면 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경복궁의 영추문과 마주하고 있는 골목,

아직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들과

새 모습으로 바뀐 것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어!!! 이건 뭐지? B612호!!!

 

앗 나의 로망... 설마 어린왕자 소혹성  B612는 아니겠지 반신반의했다.

 

"네가 네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지기 시작할 거야. "

 

기다리는 시간동안 설레임의 마음 단장으로 즐거워 질 시간 오후3시

지금 B612 북카페에서는 그렇게 또 누군가는 길들여가고 있겠지?

 

도로변에 있는 갤러리를 지나  

 

한적한 골목길에 자리 잡은 갤러리에 들어가니

'재와 먼지'라는 제목에 '세계의 방관자이며 우주의 먹이' 라는 부제를 단 설치 미술 작품이

전체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어 깜짝 놀랐다.

메케한 먼지와 재의 냄새, 죽은 사람의 형상, 먼지 속에 수많은 인도인의 풍경들...

 

사람은 죽으면 어짜피 한 줌의 재로 돌아갈 이승의 삶,

작가의 근본적인 영혼의 고독이 먼지의 냄새에 실려온다.

 

알록달록한 골목길은 세종마을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다음 골목길 투어는 천재 시인 이상의 발자취를 찾게 될 세종마을로 딱 정하고 돌아섰다.

 

다시 통의동으로 내려오는 길 곳곳은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하는 아이디어 높은 건물들때문에

온 사방 팔방을 유심히 돌아봐야 한다.

 

 대로변으로 내려오니 원래 있던 간판을 십분 활용해  

아이디어의 초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간판이 눈을 사로잡는다. 

한참이나 목을 빼고 간판을 올려다보고 사진찍고 다른 골목으로 발길을 옮겼다.

 

레스토랑과 갤러리가 옹기종기모여있는 골목을 지나고

 

하나 정도 있어도 나쁘지 않은 초밥집을 지나고도 

 

분명 이 근처에 있는 약속장소가 안 보인다며 이 골목 저 골목 기웃거리고 있으니

골목 구석 구석 돌 때마다 부딪치던 경찰관 아저씨가 어디를 찾냐며 친절히 물어 오시는 순간

아까 그렇게 간판 멋지다며 쳐다보고 갔던 'F9'

 

은수와 나는 폭소를 터뜨렸고 영문을 모르시는 경찰관은 두 눈만 크게 뜰 뿐이었다.

 

약속장소 인줄도 모르고 실컷 얘기하고 사진찍고 다시 통의동 골몰길을 또 한 바퀴 돌았으니

허탈한 웃음이 날 수 밖에...

 

평범한 골목길이라고 생각했던 통의동은 20분 정도면 이 골목 저 골목을 다 헤집고 다녀도

끝날 만큼 짧은 코스이다. 

그저 단순히 걷기만 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통의동은 그렇게 짧은 시간에 느낄 수 있는 골목길이 아니며

 짧은 여러개의 골목을 걷는 동안 시간은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고도 남는다.

 

예술이 흐르던 골목에서 만난 통의동스러움

 

통의동에서 멈춰버린 시간을 따라 흐르고 있는 예술은

새 것과 옛 것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북촌과 인사동의 북적거림의 대안이도 충분히 좋을 골목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