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상암] 상암 DMC 도심을 걷다

작은천국 2011. 10. 3. 08:00

상암 DMC 도심을 걷다

 

 어디 갈 시간도 없을만큼 몸이 녹초가 되어 있는 요즘

휴식같은 하루지만 집에만 있기엔 너무 억울한 가을하늘이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공원으로 갈까, 억새가 피기시작한 하늘공원으로 갈까,

좀 더 한적한 노을공원으로 갈까, 이도저도 아님 도서관에서 빌려놓은 책 한 권끼고

평화의 공원에 앉았다 올까? 갈 곳이 많아도 고민이다.

 

어쨋거나 체육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집을 나서는 길

 가시거리이내에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오니 축~ 가라앉아 있던 마음이 조금 나아지려고 한다.

 

청명하기 그지없는 10월의 연휴,,, 집 주변 공원으로 엄청난 사람들이 북적일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주말이면 오 가는 사람 거의 없어 아주 한적해 걷기 좋은 DMC단지를 모처럼 돌아보기로 했다.

 

자~~~오늘 얼마나 걸었나 볼까?  대략적인 거리로는 총 4km가 걸렸다.

 

집 - 상암월드컵 2단지 - 상암 DMC 홍보관 - CJ 사옥 뒷길(YTN, MBC 사옥건설 현장) - DMC 첨단산업센터

- 부엉이근린공원(상암월드컵 10단지) - 구룡공원(외국인아파트) -  LG U+ - 한국컨텐츠진흥원

 

그럼 본격적으로 출발 해 볼까나?

이리보고 저리보아도 아!!!!! 정말 푸르른 가을 하늘이다.

 

길을 걸으면서도, 건널목을 건너면서도 하늘에 정신이 팔렸다.

 

노을이 지는 찰라의 순간에 등장했던 불새 한마리

대낮에도 등장했다^^

 

크아~~~~~ 힘들땐 하늘을 봐~~~ ^^ 노래도 있더라만

내 머리위를 가득 덮고 날아가는 흰 새 한마리가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경주를 다녀오고부터 컨디션이 심하게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계속 무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몸살기운까지 몰려오니 몸도 힘들도 마음도 힘들고...

 

게다가 한 달 넘게 손목통증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는 중이다 ㅠㅠ.

 

그래도 상쾌한 하늘을 이고 걷는 길.. 기운을 얻는다.

 

얼마 걷지 않아 호랑나비 한 마리가 사진을 찍어 달라는 듯이 딱 붙어서 가까이가도 달아나지도 않는다. ^^

 

상암 DMC 에서는 공사중인 건물들이 아직 꽤 있는데

공사외벽에도 나름 디자인적인 요소를 감안해 놓아 눈길을 끄는 곳이 많다.

 

늘 무심히 지나다녀 별 시선을 끌지 못했던 파란색의 바람개비가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보인다~

 

DMC 단지에서 가장 먼저 생긴 건물 팬택^^ 

이때만 해도 썰렁했었는데 세월 참 빠르다.

 

아곳 DMC 단지는 우리나라의 IT 산업의 메카 역할을 위해 계획된 도시로

이 곳 홍보관에서 DMC 단지, IT 산업 등 미래산업에 대해서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곳이다.

 

 

DMC 홍보관 바로 뒤로 근린공원이 있는데 내가 참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조형물은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조명을 밝히는데 

 그야말로 디지털단지의 랜드마크 조형물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서로 포옹하고 있는 한쌍의 남녀의 시선은 각각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이 진준님의 작품 '그들 THEY' 이다.

 

작가는 ' 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을 표현했으며 

'하늘과 땅의 만남, 미래와 과거의 만남, 미디어와 인간의 만남 등

이 모든 것들이 오직 각자의 무대 속에서 개인의 환영으로만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는 서로를 아주 힘껏 껴안아'야 하는 메세지를 담았다고 한다. 

 

이쪽에도 건물 공사가 한창인데 이 벽은 사랑을 테마로 잡고 있는 공사외벽이다.

 

보시다시피 사진찍으면 좋을 꽃분홍의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많은 곳이다.

왼쪽 옆에는 YTN 사옥이 한창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에 살고 있는 동네주민 원주양이 마실을 따라 나선 길,,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다.. 이러면 삼각관계냐? ㅋㅋㅋ

 

그 옆으로 MBC 사옥이 공사중인데 MBC 사옥에는 길고양이들이 자리를 잡았다.

 

 

ㅋㅋ 재미있는 모습의 길고양이들~~전부 9홉마리까지 세고는 세는데 실패했다 ㅠㅠ

 

 

오늘 윤도현 2시의 데이트 막방을 들으면서 길을 걷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ㅠㅠ

 

늘상 다니던 대로변 보다 바빌리온 건물을 끼고 아예 뒷편길을 따라 걷는다.

 

 이 건물 저 건물 들어갔다 나왔다 하느라 한국컨텐츠 진흥원 정도에서 멈추게되는데

오늘은 아예 동네 마실을 작정을하고 큰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상암 DMC 지구의 끝에 있는 DMC 첨단산업단지를 지나서 월드컵10단지까지 걸었다.

 

여기까지 걸어서 족히 30분이 넘게 걸리는 곳이라 버스를 타고는 와 봤어도 그냥 걸어서는 와보지 않았는데

아파트 단지와 함께 부엉이 근린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공원에 뭐가 있는지 확인을 하고 가야겠지..

호기심 천국은 이런거 놓칠 순 없다!!

 

부엉이 공원이라 이름 붙여 놓은 걸 보니 한때는 이곳에 부엉이가 많이 살았나 궁금증이 들지만

생태학적 환경으로 볼 때 부엉이가 살 것같은 곳은 아닌데 으아스럽지만

주위로는 온통 상수리나무와 아까시나무로 둘러쌓여있어

벌써 낙엽지는 가을 분위기 솔솔 느끼기에는 그만이었다.

 

다시 길을 나서 대로변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어떤 학교 담장은 연필모양의 전신주(?)로 멋을 내 놓았다.

 

DMC 대로변을 따라 끝까지 오면 이 길에서 왼쪽으로는 가양대교로 오른쪽으로는 일산 화정방면으로 갈라지게 된다.

구룡공원도 오늘 처음 들어가본다.

 

멀리서보니 굉장히 특이하게 생긴 조형물이다 싶었는데

이게 말로만 듣던 '밀레니엄 조형물'이었다.

 

보고 또 쳐다봐도 너무 신기했던 구슬모양의 밀레니엄아이

 

사이델릭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조형물안은 이렇게 생겨있다.

 

고개들어 하늘을 보니 이런 모양이다.

 

재질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이용해 어디서 보던

자기복제를 하고 있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밀레니엄 아이는

그냥 하늘에 떠 있는 풍선같은 느낌이 드는 묘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탓에

정말 홀딱 반하게 만든 조형물이었다.

 

원주양과 함께 사진찍기 놀이 ~~

 

재료의 특성으로 인해 그냥 찍어도 , 반사되는 사진을 찍어도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장면 연출이 가능한 멋진 공간이다.

 

조형물이 너무 신기하다며 셀카찍는 원주양~~

 

카메라 던져놓고 엎드려서 한참을 쳐다보고 있자니

밀레니엄 아이 머리위로 구름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가는지 멀미기운이 스멀스멀~~

 

아~~~ 확실히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그래도 기분은 더없이 유쾌상쾌~~

 

당신의 꿈과 희망을 문자로 전송해 주세요~~!!!!

 

 사진찍고 슬슬 걷는동안 시계는 벌써 1시간 30분을 지나고 있다.

 

양지바른 곳은 성급한 녀석들이 벌써 옷을 갈아 입었다.

아~~~ 이젠 정말 가을인가봐 ^^

 

평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은 휴일이 되니 사람은 없고 빌딩숲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원주양이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영화박물관과

한국 컨텐츠 진흥원의 자료 이용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고

 

다시 MBC 사옥 공사현장으로 돌아오니 ~~~ 배고픈 현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다른 지역의 빌딩 숲 공간과는 애초에 계획단계에서부터 출발점이 달라서 인지

차갑고 딱딱한 디지털이 주는 이미지보다는 도심 곳곳에는 다양한 녹지가 함께 조성되어 있어

한적한 오후, 사람들 거의 없는 조용한 도심을 보내기엔 금상첨화인 곳이다.

 

 

어짜피 가을이 가기전에 이 길을 따라 화정에서 서오릉까지 걸어가보려고 염두에 두고 있기도 했고

주말에 있을 DMC 빌딩숲 촬영 장소 헌팅 겸 정말 구석구석을 다 돌았더니

동네 마실치고는 많이 걸었던지 다리가 좀 아프긴 했다.

 

몸도 축~~ 쳐지고..

마음도 축~~~쳐지고..

 

기운 내기엔 역시 걷기만한 것이 없는 듯하다.

 

며칠 있으면 산티아고 2주년..

또 한 차례 '그리움'이 훓고 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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