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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가을 끝자락을 붙잡고 싶었던 팔봉산 단풍로드

작은천국 2011. 12. 5. 07:30

 

가을 끝자락을 붙잡고 싶었던 팔봉산 단풍로드

 

바야흐로 12월, 겨울이다.

어제와 오늘, 아침과 저녁의 기온이 다르다는게 피부로 느껴지는 계절이다. 

 

 눈 내리는 겨울을 기다렸던 마음과 달리

막상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니 마음은 뒤늦게 가을을 붙잡고 뒤로 가고 있는 중이다.

 

그 어느해 보다 찬란한 단풍을 기대했지만

이상기온으로 인해 제대로 된 단풍은 보기힘들었던 2011년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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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색색깔의 빛 고운 단풍으로 인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엔 손색이 없었던

서산의 팔봉산이었다.

 

올해 가을은 워낙 단풍이 그렇고 그랬기도 했거니와

10월 마지막 주에  빛 고을 단풍을 담기에 눈이 천개로도 부족했던 국립수목원을 다녀온 뒤라

팔봉산 트레킹이 여행코스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별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막상 팔봉산에 도착하니~~

"우와~~~ 여기 단풍은 왜 이렇게 색이 곱니?" 란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는 이파리들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이었건만

이곳은 아직도 물들어가고 있는 중이었으니

팔봉산에 더디게 오고 있는 계절이 신기할 뿐이었다.

 

비라도 내리면 금방이라도 나무에서 붉은 물이 뚝뚝 떨어질 것 만 같은 길을 걷는다.

 

 등산에 비해 짧은 트레킹 코스인지라

 오후 3시를 넘어가고 있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소소한 산책을 즐기는 분들이 꽤 있으셨다.

 

우리의 일행들은 길을 걷다가 멋진 풍경을 만나면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5d와 24~70m렌즈 & 스트로브에 5d markII 백통 두 대의 카메라를 메고 다니는 거대원숭 릴라님~

 

카메라 하나 들고 다니며 사진찍는것도 저녁이면 어깨빠질듯하고 손목이 아파 죽겠는데

보기만 봐도 어질어질하다는 나의 말에

'너와 나는 근육이 다른잖아!!!'  그걸 말이라고.... ^^

 

너무 정신없는 가을을 보내고 있던터라

황금색 은행잎으로 물들었던 아파트 앞의 은행나무를 끝으로 단풍구경은 접었던 터,

오랫만에 산책도 하고 단풍구경을 하고 있으니

여러가지 생각으로 이산화탄소로 범벅이 되어 복잡하게 엉켜있던 머리와 마음속으로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가 휘감아 돌아 나가는 상쾌함이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제법 걸었을까?

곱게 물든 오솔길 사이로  돌아가는 모퉁이 길이 나타났다.

흔히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포인트인 셈이다.

 

마침 오전부터 시작해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시는 분들을 만났다.

일행 중에 한 사람이 급하게 모델을 부탁드렸다.

 

색깔 조합이 안 맞다는 부탁에 붉은 옷을 입고 계신 여자분은 이미 지나간 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다시 모델이 되어 주신다.

 

"자~~~ 시작하면 됩니까? 이제 걸을까요? "

 

" 네!!!  가급적 조금만 천천히 걸어주세요~~"

 

 

막상 흔쾌히 모델이 되어 주시겠다했지만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만 웃음이 터지셨다.

이러기를 몇 번 유쾌한 촬영이 이어졌다.

감사드려요!!

 

때때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여행을 다니다보면 현장에서 즉석 섭외, 연출이 이루어지는 촬영을 하기도 한다.

 

길이 워낙 좋은데 아쉽다며 뒷태 전문모델인  나에게 일행들이 걷기를 시켰다.

 

그렇지 않아도 알바천국 광고때문에 종종 놀림감(?)이 되기도 하는데

이날도 알바하라며... 하여튼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앞으로 걸어라, 옆으로 걸어라, 뒤로 걸어라 등등

어찌나 요구사항도 많은지...

사진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걸 익히 알고 있는지라 

은근 나의 초상권을 걱정을 하면서도

조금 귀찮아도 일단 시키면 시키는데로 다 응해주는 친절한 천국이다.

 

 나도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번번히 모델을 하느라 포기해야하는 것은 그래도 늘 아쉽다.

 

장난기 살짝 발동해 열심히 걷는 척 하다가 후다닥 일행들 사진을 찍으니

"야!!! 모델이 사진 찍으면 어떡하냐?" 는 원성이 곧바로 돌아왔다.

 

그 와중에 순간을 놓치지않고 V질 날려주시는 센스작렬의 돌담님이시다.

 

어쨋거나 팔봉산 단풍로드는 계속 이어진다.

 

호젓한 숲속 오솔길을 걷는 기분은 그만이다.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사르륵 사르륵 낙엽밟는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그러다가 연신 사진을 찍는 일행들

 

 

 

나도 한참 사진을 찍고 있다보니 어느 새 일행들이 저만치 가고 길에는 아무도 없다.

 

빛 고운 단풍이 너무 고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갑자기 다들 기념사진 찍기에 돌입했다.

 

국내, 국외를 가리지 않고 워낙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들이라

자신의 인증샷은 거의 남기지 않는 분들인데 어라~~~ 아니 이분들이... ㅎㅎ

 

릴라님은 아예 스트로브 연습에 더해 일행들 사진을 찍어 주느라 분주하다.

 

갑자기 관광 모드에, 신혼여행 모드라고 하면서도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포즈는 이렇게, 미소는 이렇게, 끊임없는 요구사항에도

평소 같으면 '뭔 사진...' 이라고 할 사람들도 연신 싱글벙글 시키는데로 열심히 포즈를 취해준다.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은 팔봉산 단풍로드를 끝내고 다시 돌아가는 길,

숲속을 걸으며 호젓한 길이 주는 여유로움에 더해 못다한 이야기는 깊어만 간다.

 

팔봉산을 같이 다녀온 릴라님이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여행지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는 글을 써 놓았더니

어떤 분께서

'빨강, 노랑, 그리고,, 그 만이 아닌 가을의 색은 보는 이의 마음이 정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댓글이 달렸더라며

 

'내가 보는 가을의 색은 나의 어떤 마음이 그 색을 입힌 것일까?

그리고 사람들은 나에게 어떤 색을 입히고 있을까?'라고 다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셨더랬다.

 

 

가을은 역시 색깔로 기억하게 되는 계절인 것은 틀림없나 보다.

 

모처럼 빛 고운 단풍을 보니

내가 보았던 가을 색은 무슨 색이었나 생각을 해 보니

글쎄 무슨 색이었더라? ㅎㅎ

 

확실히 노란색인 것 같기는 한데

 그저 짧디 짧게 느껴졌던 가을이 아쉽다는 생각과 더불어

김 폴폴 나는 속 노오란 호박 고구마가 생각나는걸 보니

 

어쩌겠는가?

이미 가을은 저 만치 가버렸다.

 

8개의 봉오리를 넘나드는 팔봉산이고

서산의 그 유명한 감자축제가 열리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팔봉산은 높지 않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암자기행도 괜찮고 

 팔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로림만, 구도와 호리, 웅도,

그리고 태안을 넘어 서해안까지 보이는 풍경이 멋진 곳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등산하는 재미가 솔솔하다고 알려진 팔봉산!!!!

몇 개의 봉우리 눈 도장만 찍고  돌아서는 길,

가을, 그리움만 남겼구나

 

 

한 달전 다녀온 팔봉산의 짧았던 단풍로드를 추억하며

2011년 가을에게 안녕을 고한다

 

 

이 글은 서산시 블로그 기자단 2기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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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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