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인도여행]고산증, 그 처절한 이름으로 만나는 히말라야

작은천국 2011. 8. 23. 07:30

고산증, 그 처절한 이름으로 만나는 히말라야  

 

머리가 터져나갈 듯한 고산증,

그러나 너무 아름다운 그림같은 풍경의 히말라야의 이율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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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8월 23일 포토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마날리(Manali)에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473km까지 떨어져 있는 레(Leh)로 가기 위해서는

로탕 라, 바라라차 라, 라추랑 라타그랑 라 네 개의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그 험준한 고갯길은 도로 사정에 따라 최소 19시간에서 최장 40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하기 떄문에

이 경로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중간 중간 쉬어갈 수 있는 휴게소 (간이 마을) 가 드문드문 있어 

식사등 간단한 요기 및 음료나 간식을 구매할 수도 있고 화장실도 이용해야 한다.

(그래도 워낙 이동거리가 멀다보니 중간중간 노상방뇨를 위해 차를 세우기도 한다)

몇 군데는 비록 천막이긴 해도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도 있다.

 

새벽 2시 마날리를 출발해 정오를 조금 지난 시간 두번째 캠프 다르차에 도착했다.  

 

다르차를 출발하면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마을은 아니고

 단지 여행객들을 위해 이 길이 열리는 기간 동안만 운영되는 곳이지 싶다.

 간단한 몇 개의 천막외엔 아무 시설이 없다.

 

 

히말라야 고갯길 중 가장 힘들었던,,,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말을 실감했던  그 세번째 이야기

다르차(혹은 다차)에서 팡(4,500m) 까지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새벽 출발해 다르차에 도착하니 이미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고도도 견딜만 했고

무엇보다 날씨가 너무 화창하니 조금씩 긴장감이 풀어진다.

다른 분들은 이곳에서 인도 혹은 티베탄 음식으로 요기를 하는 분도 있었지만

위생상으로 심하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아직 인도 음식에 적응을 못한 터라

미리 준비해간 미숫가루, 사탕, 초콜릿, 스틱바 등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오직 여행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어 노상방뇨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처 이 표지판을 발견하지 못하고 가열차게 노상방뇨를 했다.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 이후로 노상방뇨를 하는 여행은 없을 줄 알았건만 ..

그래도 산티아고 덕분인지 인도 여행의 모든 것이 불편하기는 해도 나름은 견딜만 했다.

 

인도 여행 18일동안 모든 것에 현지인 수준으로 빠르게 적응했던 것도  

성격적인 것도 한 몫 했겠지만 산티아고의 경험이 큰 영향을 차지한 건 분명하다.

역시,, 산티아고는 그냥 산티아고가 아니었다.  

 

두 명은 친구고 한 명은 따로 만나 급조되어 인도 북부 여행을 같이하고 있는 열혈청년들

한 달이 넘는 일정으로 아마 지금쯤 한국으로 돌아왔을 듯하다.

낮에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라고 저녁에 고산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이 세 분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틸 수 있었다.

 

천막의 주인아저씨가 아이를 엎고 달래고 있는데 아버지인줄 알았더니 할아버지!!란다.

생김새도 한국인과 별반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문화적인 면에서도 비슷하다고 느꼈던 라다크이다.

 

다만, 이 곳 사람들 얼굴이 뜨거운 햇살에 너무 그을린 탓에 노출을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다.

얼굴에 노출을 맞추는 것이 정석인데 워낙 피부색이 시커멓다보니 이렇게 주위 풍경은 허옇게 다 날라가 버렸다.

 

버스나 지프를 이용해 히말라야를 넘기도 하지만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히말라야를 넘는 분들도 꽤 있었다.

독일에서 야마하 오토바이 대리점을 운영중인 데이비드,,,, 

가끔 오스트리아까지 오프로드로 달리곤 하고 작년 휴가때는 사하라 사막을 달리고도 왔던데 

히말라야 넘으라고 하면 기절할듯이 좋아하겠구나~~  

 

어쨋건, 어영부영 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출발!!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을 실감을 하지만 여전히 기분은 상쾌했다.

 

오직 히말라야 고갯길이 열리는 3개월 동안 만 일을 하는 까닭에

하루에 19시간이 넘는 시간도 거뜬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 중이다.

 

거의 잠자는 시간만 빼고 운전을 하고 있고 게다가 길이 워낙 멀어 밤을 꼬박 새고 달리는 건 예사라

안전이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일 년 중 딱 3개월밖에 안된다며

아무 문제 없다고 우리의 운전수는 힘주어서 말을 하긴 했다.

처음엔 완전 긴장을 했었는데 한눈에 봐도 운전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 마음을 놓았다.

이 길을 오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 아는 사람이라 간간히 차를 세우고 안부를 묻기도 한다.

 

잘 닦여진 길을 따라 쌩쌩 달릴때만 해도 저녁 나절 즈음이면 레(Leh)에 도착할 줄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점점 고도는 높아져오고 머리가 띵해지기 시작한다.

 

몸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중인데 멋진 풍경이 나타나면

손에 들고 있는 카메라를 잽싸게 꺼내 사진을 찍고 있는 나도 좀 웃기긴 했다.

 

 

어느 길 가에는 달랑 천막 한 개만이 간이 휴게소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눈 덮힌 설산이 너무나 까갑게 다가오고 있는 걸 보니 고도가 높아지는 것이 눈으로도 실감이 난다.

 

저 멀리 또 다른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이 보인다.

히말라야에 길이 어디 마날리 ~ 레 로 가는 길 한 뿐이겠는가?

 

길은 끊임없이 구비구비 돌아 올라가고 있는 중이고 나는 점점 헤롱거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지나 온 길에 장남감 크기 정도로 보이는 차들이 연이어 달려오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 얼음 협곡도 지나간다.

 

잠시 동영상으로 감상하시라

다시 봐도 멀미기운이 올라온다 ㅠㅠㅠ

 

 

그리고 어느 순간 또 다시 호수가 나타난다.

다른 분의 후기를 보니 어떤 분들은 이 호숫가에서 잠시 내려 휴식을 취하고 갔다고 하던데

그 멀미기운에도 안 내리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쉬웠다.

 

멀미기운과 고산증이 있기는 해도 같이 간 친구들이 전부 사진을 찍는 친구들이었던지라

이구동성으로 다시 이 곳을 오게되면 아예 차를 한 대 전용으로 빌려서 2틀이 걸리던 3일이 걸리던

이 길만 찍어도 사진 작품집 한 권은 충분히 나올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민국 어딜가서 이런 풍경을 만나겠냐고...

 

산 정상인 라추랑라 (5,065m) 엔 티벳의 룽다가 어김없이 걸려있는데

이곳까지 무사하게 올라온 것을 기념하고 다음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라는 기원처럼 느껴졌다.

 

정상은 살짝 찍은 듯하고 부근 언저리를 맴 도는 듯하다.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 탓에 산 정상 부근에는 만년설이 녹아 폭포수처럼 콸콸콸 흘러 내린다.

 

 

 

산을 넘어가는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하고 곳곳에 드리운 구름이 멋진 풍경을 연출해 주고 있다.

 

보이는 것 모두가 살아 움직이는 자연 박물관이다.

자연이 빚어 놓은 예술품이란 바로 이런것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즐기기엔 몸 상태가 너무 안좋다.

다르차를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속은 울렁거리기 시작했고 슬금슬금 기분 나쁜 두통이 몰려오고 있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노란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다르차를 출발한 지 2시간만에  잠깐의 휴식(용변)을 위해 차가 멈추었다.

 

내려쬐는 햇빛으로 인해 차 안은 24시간 에어컨 풀 가동으로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13명이 뿜어내는 이산화 탄소에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일단 차에서 무조건 우르르 내렸다.

물론 언제 또 용변을 볼 지 알수 없기때문에 차를 세우면 다들 급해진다.

 

지대가 높아서 차에서 내리니 꽤나 쌀쌀한데 햇빛은 심장을 뚫어버릴 기세로 내려 꽂힌다.

 

일단 차에서 내리면 알아서 멀리 멀리 볼일을 볼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몸이 마음데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이미 해발 4,000m를 훨씬 넘고 있는 상황이라 산소가 부족해 숨은 절로 가빠지고

원래의 속도로 걸으면 현기증이 바로 찾아와주시는 통에

엉금엉금 달나라 걷기 모드로 들어가야한다.

 

머리는 터질 것 같고 호흡이 가빠 숨은 제대로 쉴 수가 없고

속사포처럼 빠른 언어 구사 능력은 채 50%도 발휘하기가 힘들다.

근데 보이는 풍경은 왜 이리도 멋진 거냐고...

 

삭막한 히말라야에 노란색의 에델바이스가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여행자의 깊은 시름을 잊게 만드는 노란색의 기운

 

고개숙여 눈을 맞추고 묻는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이곳이 정녕 히말라야란 말인가?

 

근데 꽃 구경, 풍경 구경도 잠시...

사람들은 고산증 증세로 인해 얼마 가지 못해 그 자리에 눌러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이리저리 주저앉아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몸을 천천히 움직이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땠냐고? 으~~~~ 머리 아파요 속도 울렁거려요!!

내가 뭔 영화를 보겠다고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책에서 읽었던 고산증 증세의 강도는 경험해 보지 못해 피부에 닿지 않았는데

'뾰족한 돌 혹은 면도칼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앞 이마 부분을 긁으며 짖이기는 듯'했다.

게다가 고산증 때문인지 멀미때문인지 속도 울렁거리기 시작했고 구토감이 밀려와서 한참을 저렇게

쪼그리고 앉아 꺽꺽거리며 헛구역질을 했다.

구역질을 하는 것이 고산증에서 가장 예후가 나쁘다고 했는데 속으론 엄청 걱정이 되고 두렵기까지 했다.

엄살이 아니라 입에서는 죽겠다는 소리가 끊이질 않고 나왔지만

어디 고산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나뿐인가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부 고산증에 시달리고 있으니 뭐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고산증이 시작되면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고 해서 생으로 참으려니

입술에서 피가 날 지경이었고 눈에는 저절로 눈물이 맺혔다...  

 

다행스럽게 얼마 있지 않아 내리막길이 시작되었지만 고산증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은 여전했다.

 

다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간이 휴게소

 

그나마 이곳에서는 조금 나아진 듯했지만

몸은 제어가 되지 않는 상태로 붕붕 떠다니고 있는 중이고 호흡곤란도 여전했다.

이떄는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자주 쉬어가는가 보다 생각을 하면서도

자꾸만 시계에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높은 고도의 매마른 땅에도 꽃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몸은 힘들어서 손도 꼼짝못하겠는데 멋진 풍경을 보니

무조건 반사로 카메라를 들고 거의 동물적 감각으로 사진을 찍었다.  

 

 

도대체 히말라야가 얼마나 크길래 그렇게 하루를 꼬박 달리는 중인데도 같은 풍경이 한 군데도 없는 것인지

이와중에도 감탄을 해야했다. 으씨~~

 

눈만 돌리면 신기한 풍경이 줄줄줄 펼쳐지는 곳이다.

용암이 반쯤 흘러내리다 만 것 처럼 기둥이 용솟음치고 있는  저런 지형은 도대체 어떻게 형성이 된 걸까?

 

 

그리고 다시 멀고도 먼 길, 이 길의 최종 목적지라는 레(Leh)가 빨리 나타나기만 간절히 기도했다.

 

 

안간힘을 다해 멀미기운과 고산증을 참고 있는 중인데 구불구불한 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눈앞에 있는 저 산을 다시 넘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기절직전이었다.

자료조사를 할 때 세계에서 도로로 갈 수 있는 길 중 두 번째로 높은 곳(타그랑 라)을 지나간다고 이미 알고 있었기에

라추랑 라를 넘으면서 고산증의 기운이 너무 심했기에 그곳이 타크랑 라 인 줄 착각을 하고

더 이상 높은 고지대가 없는 줄 알고 이제 한고비는 넘었구나 싶어 안도를 했다.

그리고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자, 이제 오후 7시가 되어가니 조금 만 더 가면 된다' 고

두뇌에 최면을 걸고 있다가 저런 길이 나타나니 어찌 경악을 하지 않겠는가?

 

너무 기가 막혀서 엄마야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일단 다시 고도가 높아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나게 밀려오는 공포감과

출발하면서부터 지체된 시간으로 인해 예상했던 시간에 레(LEh)에 도착할 수 없다는 캄캄한 현실이

비로소 피부로 다가왔다.

 

그렇게 한 시간을 달려 참을 수 있는 육체적 인내심이 한계치에 다다랐을 즈음

더 공포스러운 현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날 내린 비와 만년설이 엄청난 속도로 녹아내려 길이 없어지고 강물이 생겨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저 큰 트럭이 길을 못 건너고 꼼짝하지 않고 멈춰 서 있을 정도이니 

이쪽에서 건너가야 하는 사람도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길을 건너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두려움과 공포감이 엄습하는 차 안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강물에서 멈칫하다 엔진이 꺼지면 정말 오도가도 못하는 위험천만한 사항이 될 텐데  

우리의 용감한 운전사 아저씨 베테랑 답게 제일 먼저 과감하게 차를 강물로 돌진해서 순식간에 후다닥 건넜다. 

 

그리고 간신히 팡(4,500m)에 도착을 했고 시계는 저녁8시를 향하고 있었다.

그렇다... 전혀 예상못한 상황이 발생을 한 거다.

 

이미 운전기사도 운전시간 20시간이 다 되어 가는 상황이고

 여기에서 다시 레까지는 족히 4시간 이상이 걸리니 피로도를 감안할 때 더이상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꼼짝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육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치를 넘고 있었고 

고산증이 주는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어 차라리 이곳에서 하루 쉬어가는 것이 내심 다행이다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리를 해서라도 레로 가자고 끝까지 우기는 사람이 있어 실갱이를 하고 있었고

이 길을 같이 운행하고 있는 약 5~6대의 운전수들은 이미 이곳에서 자고 가기로

아마도 암묵적으로 미리 결정을 한 듯 했기에 분위기로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해골 바가지에 파김치가 되어 오히려 자고 가는게 그나마 나을 듯하다는 나의 생각과 달리

 나의 일행인 캔디양과 써니양은 일본인들과 강력하게 여기서 잘 수 없다고 무조건 가야한다고 실갱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건 그거고 나는 차에서 내리자 마자 밀려오는 구토로 인해 한참을 게워냈고

운전수는 심히 걱정되는 얼굴로 일단 누워야 한다며 차에서 가까운 천막으로 안내를 했다.

 

점심때 사진을 찍었던 세 사람이 상태를 물어오며 아무리 보아도 오늘 여기에서 자고가야되는 분위기로 굳어진다며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한국사람들끼리 한 천막을 쓰자고 하며 좀 더 깨끗한 천막을 찾아보고 오겠다고 한다.

우리말고도 한국 사람들이 또 있었나 보구나...

잠시 뒤 맨 안쪽에 있는 천막이 그나마 깨끗하니 그쪽으로 움직이자며 손을 이끌었다.

 

일단, 잠깐 누워있다가 다시 나와 볼 요량으로 그들의 손에 이끌려 헉헉거리며

막 해산한 산모마냥 어기적 거리면서 한참을 걸어 맨 끝에 있는 천막에 도착하자마자

밀려오는 현기증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냥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난  더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아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느새 히말라야엔 칠흙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아무리 고통없이 영광은 없다고 하지만 히말라야의 그림같은 풍경과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는 고산증의 고통은 정확히 반비례하고 있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얻기위해 이렇게 엄청난 고통을 다시 치르고 있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산티아고 이후로 내 자신의 육체적 고통을 시험하는 여행은 다시는 하지 않겠다 맹세를 했었다.

그런데 이건 산티아고에서 느꼈던 육체적 고통과는 또 다른 차원으로 어떻게 형용할 수가 없었다.

내가 오늘 낮 동안 본 풍경이 과연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서 볼 만한 가가 있는지 아무리 곱씹어 봐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이 여행을 통해 도대체 나에게 무엇을 보여 주려고, 무엇을 느끼게 해 주려고

이렇게 나를 또 한계상황까지 몰고 있는 것인지 슬슬 오기가 나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구토증상은 가시질 않고 머리는 터질 듯이 아프고

혼수상태인지 가수면상태인지 알수 없는 상태가 반복되면서 긴긴 밤을 견뎌야 했다.

 

내 생에 이렇게 비참한 밤은  이제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힘드니 나중엔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사진만 보면 예술이다..

참 인생의 아이러니이지 않은가?

 

고통없이 영광도 없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말이다!!

 

 

마날리에서 레까지 473km의 여정을 네 구간으로 나누어  

 첫 번째 이야기, 세계의 지붕, 구비구비 히말라야 고개를 넘다  

두 번째 이야기 '구름이 넘나드는 곳, 히말라야'

세 번째 이야기, 고산증, 그 처절한 이름으로 만나는 히말라야

네번째 이야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 '히말라야 타그랑라'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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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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