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인도여행] 구름이 넘나드는 곳, 히말라야

작은천국 2011. 8. 22. 08:13

[인도여행] 구름이 넘나드는 곳, 히말라야

 

새벽 2시 마날리(Manali)를 출발해 로탕 라(3980m)를 넘어

본격적으로 인도북부의 라다크지방 레(Leh)로 가는 길은 온통 구름이 따라다니는 길이다.

 

마날리에서 레까지 히말라야의 언저리 큰 고개 4개를 넘어야하는 험준한 여정이다.

웬만하면 델리에서 레(Leh)까지 비행기를 타라고 권하고 싶을만큼

 너무 힘든 여정이라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길이다.

 

워낙 지대가 높다보니 마날리에서부터 레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시기는

6월초~10월 중순까지, 잘해야 약 2~3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글은 2011년 8월22일 포토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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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에서 레까지 473km의 여정을 세 구간으로 나누어

 첫 번째, 세계의 지붕, 구비구비 히말라야 고개를 넘다

 

두번째 이야기 '구름이 넘나드는 곳, 히말라야'

 

날씨도 너무 좋고 그나마 컨디션이 괜찮아 사진을 엄청 찍었던 킬롱다차까지의 풍경을 소개한다.   

 

 

밤새 폭우가 내리는 히말라야 로탕패스를 구불구불 넘어온 탓에 몸은 벌써 녹초가 되었지만

너무나도 화창한 날씨 덕분에 해발 3,000m 고지대를 넘나들고 있음에도

 한국에서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들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어

여행의 피로감과 머리가 띵한 고산병은 잠시 잊게 만들었다.

 

푸른하늘, 흰구름에 바람까지 살짝 불어주니 이런 풍경을 놓칠 소냐

내내 따라다니고 있는 멀미기운보다 더한 기운으로 흔들리는 차안에서 연신 사진을 찍었다.

 

참고로 이 모든 사진은 전부 이동하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언저리를 넘나드는 길이라 여전히 산밑으로는 깍아지른 낭떠러지다. 

차 한 대가 지나갈 듯한 아슬아슬한 길인데 반대쪽에서 차가오면 간신히 지나가는 위험천만한 길인데 

이들의 운전실력에는  혀를 내둘렀다.

 

길은 산길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구름이 산허리에 걸린 것인지 피어오르는 것인지 장관이 따로 없다.

 

 

 산 정상까지 녹지않은 눈들이 비로소 이곳이 히말라야 언저리임을 실감하게 한다.

 

망원200m를 최대한 당겨 찍은것이라 사진으로는 그 넓이와 깊이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얼마를 더 달려야 레(Leh)에 도착하는 걸까?

 

그나마 다행인건 지대가 낮은 쪽은 포장된 도로길이라 나름 편한 길이다.

 

아직까지 자동차 매연에 대한 규제가 따로 없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매연을 뿜으며 달리는 차들이 수두룩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 변화에 선진국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공통된 인식을 가지기엔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싶다.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농사가 지어진다.

 

한쪽 골짜기 사이로는 만년설이 내리고 있는 풍경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러다 산과 산 사이에 기습적으로 홀연히 나타나는 제대로 된 만연설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니 초록의 기운이 완연하다 싶었는데 마을이 등장한다.

 

속도를 늦추는 앞의 차량~ 

 

 한 무리의 양떼를 또 만났다.

경적소리를 울리지 않아도 양들은 저절로 피해가고 양들이 다 피해갈때까지 운전사들은 말없이 기다린다.

늘상 있는 일상적인 모습이다.

 

내내 눈이 휘둥그레지며 산의 모퉁이를 돌 때마다 놀라운 광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하늘 담은 호수도 지나간다.

류시화 님도 인도여행을 하고 난 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라는 책을 쓰셨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되어가기를 기대하지 말라.

일들이 일어나는 대로 받아들이라.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오게하고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가게 하라.

그때, 그대의 삶은 순조롭고 마음은 평화로울 것이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 -

 

모든 것은 구름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도 따라 흐르고 있을 뿐

흘러가는 모든 것에 마음을 묶어 두지 말라는 만고의 진리는 대 자연속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그 말이 가진 진리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듯하다.

 

이곳 풍경이 너무 좋아 잠시 차를 세웠으면 싶었는데 그냥 휙~~~ 지나치는 통에 어찌나 아쉽던지..

혼자만 좋다고 차를 세우도 없는 일이고 조수석에 앉은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얼마를 달리니 한쪽 도로는 사람이, 또 한쪽 도로는 소들이...

딱 인도스러운 풍경이다.

아직은 이런 풍경이 신기해서 줄창 사진을 찍었지만 레에 도착하고 며칠 지나니 이런 풍경도 시큰둥 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어어어... 쟤들이 갑자기 왜 차로 돌진하는 거야?

혼자 놀래서 소리를 질렀더니 옆에 앉은 운전수는 내가 더 신기하다고 어찌나 놀리던지..

 

고도가 다시 살짝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비슷비슷한 풍경인 듯하면서도 나름대로 다른 얼굴을 가진 히말라야이다.  

 

밑을 내려다보니 지나온 길이 벌써 까마득해지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구름이 따라오는 길이다.

 

 

 

 

히말라야 산맥이 실타래 처럼 늘어지고 있는 풍경은 똑같은 시리즈의 시퀀스 사진을

플래쉬로 보고 있는 느낌이 들만큼 눈 앞에 있는 풍경이 그림인지 사진인지 도통 분간을 못하겠다.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담는 것이 사진이라는 건 말짱 거짓말이다.

보이는 것도 제대로 담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진즉에 알았지만 내가 갈길은 아직도 멀고도 멀었구나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고 하지만 몇 시간을 달려 드문 드문 집 몇 채가 있는 척박한 풍경,

 

꾸역꾸역 집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

과연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든다.    

 

둥둥 떠다니는 흰구름에 잠깐의 골치 아픈 생각도 띄워보낸다.  

 

 

 

 

오~~

 

흙탕물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석회질이 잔뜩 섞여 흘러가는 강물이다.  

 

 

이전 풍경과 달리 이런 풍경을 만나고 나니 문든 존팔의 풍경사진이 떠오른다.

 

그랜드 캐년을 찍은 존팔의 풍경사진을 보면서 실험적 놀라움에 경악했었다.

 인간이 환경파괴에 대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작업을 했던 작품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 작품들은

기존의 풍경사진에 새로운 지형학적인 시선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사진부터 최근의 사진까지 현대 풍경사진의 대표적 주자라고 할 수 있는 존팔의 사진을 보면서

실험적 놀라움과 더불어 어디가면 저런 풍경을 만날 수 있는가 몹시도 궁금했었기에

수도 없이 보고 또 보았던 존팔의 사진작품이었다.

<사진출처 존팔 공식홈 www.jonhpfahl.com>

 

아뿔사,,, 하필이면 인도여행 직전에 집중적으로 존팔 사진을 공부했을게 뭐람...

 

눈에 훤할 정도로 아른 거리는 존팔의 풍경사진과 오버랩되는 히말라의 모습이 

큰 감흥없이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먼 길을 가야하니 주유소에 들러 기름도 넣어야한다.

 

늘 그러하듯이 길이 꼭 좋은 풍경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작업으로 도로 공사중이다.

중장비 없이 손으로 히말라야에 길을 내는 모습은 여행자로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

잘은 모르지만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나 카스트제도의 어느 부류에도 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었다.

어느 세월에 이 작업이 끝날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지만 라다크 전역에 이런 사람을 너무도 흔히 만났던 지라

나라가 크도 문제구나 싶었다.

 

중간에는 길도없이 오프로드같은 곳도 지나야한다.

 

자동차로 길이 생기기전엔 틀림없이 이런 모습으로 교역이 이루어졌으리라.

 

 

차를 타고 가는데도 힘든데 자전거로 혹은 오토바이로 이 길을 넘는 사람도 있는데

내 눈엔 그저 존경스러울뿐이었다.

 

 정오를 조금 지난 시간 두 번째 캠프 다르차에 도착했다.

캠프라고 해봤자 몇개의 천막과 몇개의 가게가 전부이다.

 

강물이 말라버린 곳이지만 다른 계절에는 강물이 흘러 넘칠 곳인듯하다.

 

 하늘은 더 없이 높고 바람도 살살 불어주니 이때만 해도 컨디션이 괜찮았다

무엇보다 딱히 고산증이 느껴지지 않아 인증샷도 찍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익숙한 한국말이 들린다.

생긴걸로 봐서는 동남아 필인데~~ 보자마자 '안녕하세요~' 하길래 내가 더 놀랬다. ㅎㅎ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한국사람들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험한 곳, 힘든 일을 같이 하게되면 묘한 동질감이 생기는데 게다가 같은 언어를 사용하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대략 열 흘 뒤 레 시내에서 우연히 마주치곤 이산가족 상봉한거 마냥 기뻐했었다.

오른쪽에 있는 친구는 레에서 설사가 나서 스리나가로 가야되는데 걱정을 태산같이 했었는데

지금쯤 인도 여행을 무사히 마쳤을려나 궁금해진다.

 

오전 내내 컨디션이 괜찮아서 이때 부터 은근히 안도감을 느끼며 긴장이 좀 풀렸던 것 같다.

초반에 품었던 두려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여행자의 기분이 슬금슬금 올라오던 것도 잠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고산증의 고통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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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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