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인도여행] 시간이 멈춘 도시, '마날리(Manali)'

작은천국 2011. 7. 25. 07:30

시간이 멈춘 도시 마날리(Manali)

 

 

여름의 평균기온이 약 25도를 유지하고 있어 

인도 최고 여름 휴양지로 꼽히고 있는 마날리는

인도 북서부 지역의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주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 약2,000m에 자리한 히말라야 산맥의 한 도시로

인도의 신혼부부의 신혼여행지로도 매우 인기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마날리라는 도시 지명은 인도 신화 속에 등장하고 있는 '마누(Manu)의 집' 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을 만큼 이름 자체에 신화적인 영향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즉, 성경에서 노아가 있다면 인도에는 마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바쉬쉿 온천, 마누사원 등을 소개할 때 신화는 자세히 소개하겠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히말라야 험준한 산지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비아스 계곡의 강은 넓기만 하고

아직까지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

시간이 멈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소를 몰고가는 아이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마날리는 올드 마날리, 온천이 있는 바쉬쉿, 레(Lhe)로 향하는 길목의 북부 마날리로 크게 나눌수 있다.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으면서 흐르고 있는 강은 비아스 강으로

마날리를 가로 지르며 힘차게 흘러간다.

물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계곡이 형성되어 있고 물살이 빨라서 많은 관광객들이 래프팅을 즐기기도 한다.

 

특히, 마날리에서 라다크 지역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일 년중 약 2달간만 열리는 자동차 도로인

로탕패스의 시작점이 바로 북부 마날리이기에 중요한 관광 교통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라다크로 가기위해 저기 보이는 히말라야 산을 넘어야 하는데

해발 5,328m 의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자동차 도로인  타그랑라(Taglang la)

저 협곡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

 

마날리에서 히말라야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고산증이 너무 막연했었다.

로탕패스의 생생 후기 기대하셔도 좋다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보아도 히말라야 만년설은 지구의 지붕을 단단히 덮고 있는 중이다.  

 

 

숙소였던 호텔은 온천이 있는 바쉬쉿에 위치하고 있는 덕에

비아스 강  건너 편에 있는 고고한 올드마날리와

그 뒷편으로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히말라야의 모습과 그 산을 타고 피어오르는 안개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인도 델리 공항에서 도착하자마자 다시 지프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 오후2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마날리는 

마음과 달리 여행의 피로감으로 인해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낭만과 여유를 즐길 새도 없이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을 청해야 했다.

 

올드 마날리의 밤 풍경

 

 

밤 새 엄청난 비가 내리고 계곡의 흘러가는 물소리는 천둥소리에 가까워 신경이 곤두서는 것도 잠시

자연이 주는 편안함에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비 그친뒤 싱그러움을 한 가득 안고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 뜨는 아침은

비로소 인도여행의 여유로움을 실감나게 한다.

 

오전 7시, 마날리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지만 이른 새벽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바쉬쉿으로 산책을 나섰다.

 

다소 한사한 거리 풍경

 

 조금 일찍 문을 연 가게들

 

과자가 주렁주렁.. 타임머신을 타고 거꾸로 돌아간 듯하다.

 

이른 아침 시간,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아침부터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니 동네 분들이 신기한 듯 구경을 하신다.

나는 아저씨가 신기하고 아저씨는 내가 신기하고... 

 

창문으로 내다보는 분도 계신다.

 

물론, 아이들도 빠질 수 없다.

 

 한국에서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골목풍경이 정겹기만 하다.  

 

보이는 모든 것이 올드하지만 결코 올드하지 않은 마날리이다.  

 

 

전통가옥과 더불어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지어진 호텔, 게스트 하우스들이 간간이 눈에 띄기도 한다.

 

 

마누사원이 있는 곳에 바쉬쉿 온천이 위치하고 있어

이른 아침부터 사원으로 온천을 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을 찍는다고 했더니 이런 포즈를 취하는 아이로 인해 입가엔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하나 둘 씩 가게들도 문을 연다... 이곳에서 인도 기념엽서 한 장을 구매했다.

 

오호호 같은 곳을 향한 시선들~~ 무얼 보고 계실까요?

 

사원안에도 온천이 있고 사원의 골목안쪽인 이곳에도 온천이 있어 사람들이 온천욕을 하고 있는 중이다. ^^

 

온천이 끝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신선한 쥬스, 짜이, 오믈렛 등등을 파는 곳도 성업 중이다. 

 

차 한 잔 마시고 가라며 기분좋은 얼굴로 붙잡던 아저씨~

 

빵집앞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다.  

 

빵과 나 

 

마날리의 전통 가옥으로 1층은 외양간이 2층은 사람이 사는 주거공간이며 

눈이 많이 오는 지역답게 강원도의 너와집 지붕 처럼 만들어져있다.  

 

이렇게 소와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참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랫만에 고향의 냄새(?)를 맡으니 부모님이 농사를 지었던 어린시절의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인도에는 소만 많은 줄 알았는데 길 잃은 개도 정말 많았다.

길 고양이처럼 길 강아지들이 워낙 많은지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기때문에

아무리 개를 좋아한다고 해도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가 아닌 이상

위생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개를 만지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국에서 인도로 온 스님분께 인도에 개가 많은 이유에 대해 물었더니

종교적인 이유로 살생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여간,, 어쩌면,, 아마도,,, 소 보다 개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느꼈다.

 

마날리 현지인의 모습은 그 옛날 우리네 살던 모습과 참 많이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아침마다 할머니는 마당을 쓸고 계셨고 때때로 난 그 빗질 소리에 눈을 뜨기도 했었다.

눈 뜨자 마자 앞 마당을 쓸고 있는 아낙의 모습에서 지금은 안 계신 할머니의 뒷 모습이 느껴져 마음이 짠하다.  

 

 

담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부족하게 보이지만 

그저 안과 밖을 구분 지은 마당 안쪽으로 그 부족함을 무색하게 만드는

부지런한 안주인들의 모습에  정겨움이 느껴진다.

 

 사과가 많이 나는 고장답게 이른 아침부터 사과를 베어 물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낯선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가득 서려있다.

 

9월경이 되면 맛있는 사과를 먹을 수 있다는데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한 사과를 기다리는 인내심을 가지라는 건

한국이나 인도나 아이들에게는 힘든 건 매 한 가지인가 보다 

 

저 녀석은 자기 얼굴에 풋사과의 흔적이 남은 걸 알까?  

 

다시 정겨운 골목길을 돌아 바쉬쉿 온천쪽으로 향한다.  

 

어머나~~

 

한국에선 이젠 찾아 볼 수 없는 공동 빨래터

 

 

빨랫감을 나누는 손길도

 

비누거품을 내는 손길도

 

 

아무리 산더미처럼 빨래가 쌓여도

 

부지런한 아낙네들은 그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없어진 공동 빨래터와 공동 상수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마날리는 정겨움 그 자체로 다가온다.

 

 

빨래는 이렇게 말려주세요~

 

관광객이 반을 차지 한다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양도시 마날리는

삶의 모습을 많이 바꾸어 놓은 듯했다.

소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은 관광객을 상대로 캐쉬미어 제품들을 팔고 있고  

 

 

전통 가옥은 점점 사라지고 현대식의 건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자신의 아이가 이쁘다고 말을 거는 낯선 이방인에게

경계심을 갖기보다 기꺼이 자신의 딸에게 사진을 찍고 오라고 말하는 가족들과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내는 순수한 아이들을 대하면서

 

 

 

 히말라야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마날리는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중이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과거 우리네 삶의 어느 시간이 그대로 멈춰 진 듯한 곳이었고

비록 소똥의 냄새가 그윽한 곳이었지만

사람의 온기가 가득한 이 곳이 몹시도 마음에 들었다.

 

어떤 분들은 내 일정과의 반대여정으로

인도의 최북부 시르나가 - 라다크 - 마날리로 여행을 하기도 한다고 하던데

건조하고 힘든 라다크를 끝내고 비아스강이 주는 촉촉함으로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낄수 있는 마날리에서 여행을 마무리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하다.

 

마날리 시내의 풍경, 마날리 티벳사원, 바쉬싯, 마날리 폭포가는 길 등의 모습을 곧 만날 수 있습니다. 

 

2011.6.26(일)

마날리, 어린시절 기억을 더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