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India

[인도가는 길] 당신을 이곳으로 오게 했다.

작은천국 2011. 7. 1. 08:30

[인도가는 길] 당신을 이곳으로 오게 했다.

 

'Well done, Your go0d Karma brings you here'

정말 잘 됐다. 당신의 착한 업이 당신을 이곳에 오게 했다.

 

델리공항에 도착하면 이런 문구가 인도에 도착한 사람을 가장 먼저 반긴다고 한다.

 

 

모든 배낭여행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나라인 동시에

가장 가기 두려운 나라인 인도...

 

2008년도에 인도 여행을 계획하고 비자까지 받았으나

회사에 메인 몸이 어디 휴가내는게 자유로왔어야지..

결국은 인도비자 비행기 예매 티켓 취소비용, 각종 예약비용만 날리고 인도여행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친구가 혼자 인도를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는 말에

앞도 뒤도 생각없이 덮석 call을 외칠 때는

2008년에 가고 싶었던 인도를 포기 했었던 아쉬움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말고할 이유도 없었다.

 

게다가 뭔지 모르겠으나 트레킹을 한다고 했으니 그야말로 뒤도 돌아볼 필요없이 call!!! 을 했었다.

 

 

그리고 나는 전시준비로 눈코 뜰새없이 바빴고 결국 모든 스케쥴은 모두 친구에게 일임을 했었다.

심지어 일정표 몇 개를 보내주고 선택하라는 것도 인도 어느지역을 가는지 알아볼 여유도 전혀 없었기에

'난 이번 여행은 준비할 시간도 없기에 그냥 너가 가고 싶다고 했으니 알아서 잘 준비했으리라 믿고

그냥 너만 따라 가겠다'며 모든 사항을 일임을 했었다.

다만 이왕가는거니 다양하게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한마디 언급하기는 했다.

 

그리고 전시회가 끝나고 막상 인도를 간다 생각하니 주위에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내가 어디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따라간다고 했더니

경악과 함께 미친거 아니냐며 단단히 준비를 해야한다며 겁을 주었다.

그래서 마지못해 일정표를 열어본 순간 나는 기절할 뻔했다...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지프를 타고 10시간 이동, 족히 해발 3,000m의 고산지대

그리고 하루쉬고 새벽2시에  19시간 미니버스를 타야하고..

그외도 일정이 한 눈에 보기에도 장난이 아니다...

 

식겁을 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렇잖아도 일정이 너무 빡빡하고 힘들어서 부담스러운데 산티아고 갔다온 애는 다르구나 했단다...

 

아니,,, 이런... 그걸 왜 이제서야 이야기를 하냐구...ㅠㅠ

 

게다가 난 산멀미도 있단 말이지....

 

트레킹 장소가 히말리야가 보이는 곳으로 인도에서도 6월과 7월에만 개방된다는 곳이고

그 중 삼일에 한번은 일정표에 없지만 5,000m고지를 넘어가야 한단다..

 

이런 젠장.. 생각만 해도 멀미가 난다 ㅠㅠㅠㅠ

 

인도 다녀온 사람들에게 이 일정표를 보여줬더니

남들 다 간다는 인도는 없구 생판 이상한(?) 곳을 가냐고 했고

이미 인도를 다녀온 보성언니와 지수도 산티아고 보다 더 한 길이라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런데 뭐든 완벽하게 준비하지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내 성격에 이렇게 만만하게 생각한 건

바쁘다는 핑계외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긴했다.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남극기지 해양연구원으로 일했던 저자가

인도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여행할 라다크 지역에 아예 정착을 하게 된 에세이를 친구가 추천하면서

우리가 갈 곳이 에세이에 등장하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리고 친구는 모든 일정을 이 책의 저자인 안주용님께 일임을 했던 것이었고

책의 내용만 읽었을 때는 여행정보가 담긴 책이 아니라 마음을 담은 책이었기에

엄청난 이동거리, 고산병 등등 뭐 이런거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고

사진 속의 풍경은 정말 신이 내린 선물이 따로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고요한 곳이었다.

 

그랬기에 트래킹 4일 정도를 제외하곤 엄청난 이동거리를 다녀야하는 곳이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

그저 난 '잘 쉬웠다 올꺼야'는 마음이 더 컸기에 일부러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

 

이런 젠장..

 

 

 결국 속성으로 이번에 여행할 라다크 지역을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아!  내가 큰 일을 저질렀구나...

미쳤지.. 내가 인도를 왜 간다고 해서...

이건 산티아고에 비하면 마날리까지 가기까지 그랜더캐년 같은 협곡을 수십개를 지나야하는 등

내 목숨을 다른 사람손에 맡겨야 할 지경인듯했다...

 

이미 산티아고 여행을 통해 편한 여행에 대한 거부감은 있는 상태이기 떄문에

여행 환경이 더럽고 의사소통이 불편하고 먹을거리가 안 맞아도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는데

다만,,, 그넘의 체력... 특히 고산병에 적응이 될 수 있을지 너무 걱정이 된다.

 

게다가 두 명이서 여행하기로 했다가 한 명이 또 따라나서서 세 명이 여행을 하게되는데

다들 어찌나 바쁜지 인도로 가기전 모여서 이야기도 한 번 못하고

공항에서 만나게 생겼다.

 

어짜피 여행의 고수들이니 각자 알아서 준비 잘 해올 것이라 믿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긴 한다.  

 

 

정말 아무생각없이 개인전이 끝나자 마자 아무 준비없이 그저 정처없이 떠나려고 마음편하게 생각했던 인도

 

이번 여행이 더욱 소름끼치는 이유는 이곳이 인도속의 티베트라 불릴 정도로

티베트와 깊숙한 인연이 있는 곳이며 티베트와 인도로 이어지는 순례길 중의 일부라는 것이다.

어쨋거나 레와 라다크 지역은 순례를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며

특히나 간다라 미술을 제대로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연이라곤 말하기엔 나에겐 너무나 소름돋는 일이 아닐 수 없다.

2년전 가톨릭의 순례길,,

다시 2년 후 불교의 순례길...

물론 카일라스산(수미산)을 향해 걷는 것은 아니지만

우연처럼 다가온 순례길,,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문구가 내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Well done, Your go0d Karma brings you here'

정말 잘 됐다. 당신의 착한 업이 당신을 이곳에 오게 했다.

 

 

산티아고 이후로 힘든 여행은 다시는 안하겠다고 그렇게 맹세를 했건만

나는 우연처럼 운명처럼 다시 2달과 진배없는 2주간의 짧은 순례를 떠나게 되었다.  

 

지금 쯤 나에겐 무슨 일이,,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2011년 6월 22일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