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AT Studio

[산티아고 가는 길, 그후] 작가와의 대화시간, 눈을 맞추고 마음을 느끼다.

작은천국 2011. 6. 4. 08:30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 작가와의 대화시간

 

 

 

프랑스 생장 데 피드 포트에서 출발해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800km

우리나라 부산에서부터 신의주까지의 거리와 흡사한 산티아고 가는 길,

 

약 한 달여를 걸어야하는 긴 여정이기에 많은 분들이 이 길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길이다.

 

왜 가게 되었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먹는거, 자는거, 언어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무엇보다 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결국 걷고 난 뒤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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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30주년 기념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는

2011년 6월 5일까지이며 오전 11시 30분 경 부터 갤러리에 있을 예정입니다.

또한 6월 5일 오후 2~3시경 작품이 철거될 예정이니 참고하십시오

 

그래서 전시회 기간 중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산티아고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작가와의 대화시간을 갖기로 결정을 했다. 

 

 

'산티아고 가는 길' 과 관련되어서는 많은 다큐멘터리가 있지만

sbs 스페셜 신년특집(2008년)으로 제작된 '길에서 길을 묻다' 라는 다큐멘터리를 선정했다.

 

 

EBS,KBS, 혹은 NHK등에서 제작된 다큐도 상당히 인기가 많은 다큐멘터리이긴 하다.

그러나 '길' 위주의 내용보다는 길을 걷는 '사람'들 위주의 내용이 대부분인지라

이번 전시의 이해를 돕기위해서는 사람보다는 '길'이 위주가 되는 sbs의 다큐가 좋을 듯 하였고

까미노의 출발부터 도착까지 전 구간의 길을 가장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기에

전시회의 성격과 가장 어울릴듯 해 선정하였다.

 

길에서 길을 묻다, 산티아고 가는 길  

800km 까지 걷는동안 시련과 갈등은 도처에서 벌어지지만 '까미노(길)'란 그것을 이겨내는 힘의 가능성이 아닐까?

까미노(길)의 아름다움은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눈과 마음을 적셔준다.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끌어 안기만 하면 된다.

집도 아닌 가족도 아닌 낯선 이국에서  생면부지인 사람들로부터 위로 받았다고... 까미노는 기적이다.

까미노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반복된다. 일시적인 관계가 잦아지는 요즘 우린 손내밀어 다가가지 않기때문에

많은 걸 잃고 있는건 아닐까?

길을 걸을수록 순례자의 삶은 단순해진다. 점차 그냥 걷고 그냥 다니고 그냥 살게 된다. 몸이 길을 따라 걷는동안

분주하기만 했던 삶은 저절로 생각의 시간들로 채워진다.

비워지고 채워지는 과정을 반복하며 온전하게 자신을 만나는가 하면,  단순하고 가벼운 일상속에서

뜻밖의 가치를 발견하기도한다.

속도계없는 질주를 멈추고 나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걸어간다. 익숙하고 편한것들을 내려놓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아직 살아보지 않은 오늘이, 매일이 새로운 모험이다. 지금 이 순간 어느 길위에서쯤 그런 삶을 만나고 싶지 않은가?

-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에서 발췌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시간보다  내가 걸었던 산티아고는 아마 한 달 정도 앞서 출발한 터..

역시 자연 경치는 내가 걸었던 10월이 그 어느 계절보다 좋은 듯하다.

 

 

르네상스홀의 영화관도 그렇지만 도서관 건물에 이렇게 별도로 북카페가 있을만큼

 대전대학교는 멋진 공간이 많다.

 

장선생님께서 플래카드까지 걸어주시는 남다른 센스 발휘해 주셨다.

늘 그렇지만 생각코드 90%이상 일치하고 있어 거의 두 문장이면 의견 조율 끝!!! 이다.

 

다큐를 보고 난 뒤 곧바로 이어진 대화시간

 

실은 이 다큐멘터리를 HD로 다운을 받아서 가지고 있긴 한데 산티아고 다녀오고난 후에는 거의 보질 않고 있다가

선정하기위해 슬쩍 한번 컴퓨터로 볼 때도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대형화면으로 보니 컴퓨터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처음 보는 것 마냥 날선 감각으로 다가왔고

산티아고를 걸었을 때의 온갖 일들이 떠올라 다큐를 보는 내내 울컥울컥해서 좀 힘들었다.

 

길도 그립고,,,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그립고...

힘들게 걸으며 땀으로 눈물로 내려놓았던 내 삶의 무게들...

산티아고의 기억은 아직도 나를 부여잡고 있는 듯하다.

 

나중에 보성언니한테 이 얘기했더니 언니 왈 '야! 그거보면 나도 맨날 울컥울컥 해' 하시더라...

흑흑~~ 나만 주책떠는게 아니었어...우리의 산티아고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런 내가 좀 걱정이 되었는지 장선생님께서 나중에 '정작가님, 다음엔 울지 마십시오' 하셨는데

산티아고를 다녀오지 않고서야 이 울컥거림의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실까?

 

그나저나 정말,,, 이 울컥거림은 얼마나 시간이 더 지나야 차분해질 수 있을런지.. 

때론 나도 이런 내가 당황스럽다.. ㅠㅠ

 

곧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바쁜 학생들보다 총장님, 교수님, 교직원들이 더 관심이 많으셨다.

 산티아고는 그냥 여행지와는 차원이 다른 곳이라

아무래도 세월의 깊이가 있는 분들이 더욱 가고 싶어하는 곳이기도 하고

배낭여행 혹은 도보여행의 경험이 거의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더욱 궁금증이 많으셨다.

더구나 공식일정이 있으신 총장님께서 다큐도 함께 보시고

본인의 소개말씀도 생략하시고 작가인 나의 이야기를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경청하시며

총장님 일정에 차질이 생길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원체 집중해서 이야기를 하느라 옆에 학생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줄로 몰랐다.

 

 

 

마이크를 사용하고 있으니 밖에서도 이야기가 들렸나 보다

 

거의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혼자서 쉴세없이 이야기 삼매경...ㅎㅎ

 

들으시는 분들이 너무 집중을 해서 잘 들어 주셔서 오히려 더 감사했다.

 

  

나중에 학생들이 계속 들어오고

 

자리가 없어 바닥에도 앉은 학생들,

 

학생들 얼굴이 안보여서 결국은 일어서서  ^^

 

소박한 분위기의 북카페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다.

 

참 다양한 질문을 여러 방면에서 하셨다.

 

 

 

예상질문을 뽑아서 혹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따로 준비를 해야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준비를 하게되면 준비한 이야기 밖에 할 수 가 없기에

그냥 즉흥적으로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생각들을 순발력있게 하는게 나을 듯 해서

준비를 전혀하지 않았는데

 

다들 워낙 집중해 경청해 주시길래

 

때론 좀 웃겨드리기도 하고

 

 진지할 땐 진지하게

 

그러나 솔직함과 진심을 담아 산티아고 준비과정, 산티아고에서 만난 사람들,

산티아고에서 느낀 생각들을 풀어 놓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학생들과 눈을 맞추고

 

나보다 연배이신 그 분들이 살아내신 삶의 연륜을 공감하며

 

나의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작가와의 대화시간은 청중들보다 나 자신이 오히려 더 즐거웠던 시간인 듯하다.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받아 적는 학생들  

 

그외 다른 분들도 열심히...

무엇을 적으셨을까? 궁금해진다...

너무 이야기가 장황했던 것 같은데 요점정리 잘 하셨으리라 믿으며...

 

혹여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메일이나 리플렛에 있는 전화로 혹은 댓글이나 방명록으로 문의 주시면

24시간 친절히 상담해 드리겠습니다.  

 

언제 오셨는지도 모르게 와서 앉아 계셨던 지명순 교수님께서

고운 보자기에 구선왕도고라는 떡을 만들어 선물로 주셨다.

참고로 구선왕도고는 비위를 튼튼하게 하는 9가지 신성한 약재로 만든 떡이라고 한다.

(9가지 약재는 연육, 산약, 백봉령, 의이인, 맥아, 백편두, 검인, 시상, 흰사탕가루)

내가 비위가 약한 건 어떻게 아셨을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전시기간 내내 대전대학교 관계자분들의 넘치는 정과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신경을 써 주고 계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나에게 산티아고는 그 어느 것으로도 위로 받을 수 없었고 내일이 두려웠던 나에게

이렇게 찬란한 오늘을 살도록 해 준 곳이기에 

다큐멘터리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에게도 역시 기적과 같은 곳이다.

 

산티아고를 걷는 동안 눈물로 땀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삶의 무게를 내려놓으며

흔치 않은 경험을 한 내 인생도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내 삶도 목적이 있을 것이라 느끼게 되었고

 비로소 나는 세상과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산티아고를 다녀온 지 이제 1년 6개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될 날이 이렇게 빨리 오게 될 줄이이야..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를 통해 전시를 보는 분들보다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함을 느끼는 날들이다.

 

모든 진행을 맡아 애써 주신 장기성 선생님께 감사 말씀 올립니다.

 

facebook & twitter : chenk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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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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