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AT Studio

[작은천국 개인전]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 (Camino de Santiago)

작은천국 2011. 5. 25. 08:00

[사진전]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

(Camino de Santiago)

 

양쪽으로 약 35m의 복도 갤러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산티아고 가는 길, 그후'는

직접 보시면 훨씬 더 새로운 느낌을 느낄 수 있으며 

산티아고 종합선물세트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색다른 전시회랍니다.

또한 대전대학교 소극장에서는 산티아고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도 상영할 예정이고

2011년 6월1일(수) 오후 2시 작가와의 대화시간도 마련되어 있으니 참고하세요

 

 

전시는 6월 5일(일)까지 이어지며

5월 25일(수), 5월28일(토), 6월1일(수)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갤러리에서 저와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약 두 달 하고 보름이 넘는 기간 거의 잠도 못자고 준비한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 (Camino de Santiago)'의 전시가 2011년 5월 23일 드디어 오픈되었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막힌 공간의 갤러리가 아니라 대전대학교의 갤러리는

이렇게 열린 공간의 복도가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는 멋진 곳이랍니다.

다만, 복도의 길이가 무려 약 40m 가 되는 관계로 작가에게는 이 넓은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야할지

정말 엄청난 고민이 되는 곳이기도 했답니다.

 

 서울도 아닌 대전에서 전시를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물론 대전대학교에서 감사하게도 초대를 해 주신것도 이유긴 하겠지만

'산티아고'라는 순례길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그 누구보다 열린 가능성이 많은 대학생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내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느꼈던 벅찬 느낌을 이 복도 갤러리를 따라 걷는 동안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무엇보다 교양수업이 열리는 30주년 기념관과 도서관이 연결되는 이 복도가

학생들이 반드시 지나가야되는 공간이기때문에

 

싫던 좋던 대전대학교의 대부분 학생들이 저의 첫 개인전,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대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전시를 하겠다고 결정하게된 이유랍니다.

 

전시는 긴 갤러리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오른쪽 벽은 실제 산티아고의 지도를 그리고 제가 매일 걸었던 거리만큼을 표현했습니다.

 

왼쪽벽은 산티아고의 세 구간(생장~부르고스, 부르고스~레온, 레온~산티아고) 에 해당하는 거리 만큼의 구간을 나누어

전시는 총 3 섹션으로 구성, 산티아고를 걷는동안 제가 느꼈던 심리적인 변화를 표현했습니다.

 

전시를 보는 대상이 '대학생' 인점을 고려하여 정형화된 사진전시의 형식을 파괴하고

여행의 모토가 될 수있는 '일상을 떠나 만날 수 있는 즐거움과 감동' 을 전체 주제로 잡아

형식은 가볍게 보이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한번 쯤 '길' 혹은 '인생' 이라는 것을 생각 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래도 사진 전시회 인지라 첫 번째 섹션은 사진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생장에서 처음 걷기 시작해 부르고스에 이르는 약300km 구간동안 느꼈던 심리적인 변화를

 

걷기를 처음 시작할 때 느끼던 불안, 걷기 시작하면서 느꼈던 길에 대한 철학적 의미,

그리고 노란화살표를 따라 걷는 동안 걷기에 익숙해지면서

바쁜 일상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대자연의 감동을 통해 우리 인생길 또한 소풍길임을

길이 말을 걸어오다,  내 인생의 노란화살표, 인생은 소풍길이란 소 제목으로 압축했습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한 행복한 기억을 집중적으로 배치를 했습니다.

 

이 구간은 스페인의 고원지대인 '메세타' 구간으로 부르고스에서 레온까지 약 200km의 거리입니다.

 

메세타의 특성상,

한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 한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을 피할 곳 없는 곳이고

자칫 비라도 내리면 찰진 흙들이 신발에 찰싹 들러 붙어 더욱 힘든 곳이기 때문에

 순례길 중 가장 힘든 구간이자 가장 고독한 구간으로

자신의 밑바닥을 보게 되는 구간으로 순례자들 사이에서는 피하고 싶은 곳이지만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이기도 하답니다.

 

그러나 저는 같이 걷는 일행이 있어서 메세타의 힘든 구간을 소풍가듯이 걸었던 구간으로

사람들과 함께 나눈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인해 저의 '산티아고'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같습니다.

 

그래서 가장 힘든 구간을 가장 재미있게 표현했으며

팍팍하고 고달프고 힘든 현실이지만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관계들로 인해 

나름 살아볼 만 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전시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자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세 번째 섹션입니다.

길의 끝에서 느꼈던 많은 고민들이 어떤 식으로 풀어져 결국 산티아고의 끝에 무엇을 느꼈는가를 보여주기 위해

글씨로 또아리를 만들고 마지막에 산티아고의 상징 '조개마크'에

이 전시의 전체주제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7개의 문장으로 다시 한번 요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최종 섹션인,

진정 길의 끝에서 가벼워진 마음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는 갤러리에서 확인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자 그럼 오픈식 현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장기성 학예사님께서 리플렛을 이용하여 멋진 화살표를 만들어 주셨네요

 또한 파란색과 노란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전시 안내 현수막을 학교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개인전을 열 수 있게 초대해 주신 김갑동 교수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분과 저의 지인들과 함께 한 오픈식 행사..

조촐한 인원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분들과 함께 한 순간이라 더 없이 기뻤습니다.

 

먼 길 함께 해주신 분 들, 개인전 초대해 주신 관계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두 달 동안 잠도 못자고 준비한 전시회라 그런지

막상 오픈을 하니 '울컥'해 가지고 좀 창피했더랬습니다.

 

개인전 준비하느라 정말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갤리러의 모습입니다.

 

 

간단한 오픈식이 끝나고 전체적인 전시 기획의도에 대한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주제를 가지고 두번째로 하게되는 전시이자 첫 번째 개인전으로

순례길에 사용했던 물품들, 산티아고에서 보낸 기억이 담긴 각종 물품, 기념품까지

'산티아고 종합 선물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산티아고에 관한 모든 것을 보실 수 있답니다.

 

물론 영상과 음악도 함께 보고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순례길 중에 만나는 이국적인 풍경,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길이 주는 철학적 의미들이 가득 담긴 내용에 대해 경청을 하고 계십니다.

 

수 천장이 넘는 사진들 하나 하나가 전부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라 

실은 이 섹션에서 사진을 셀렉팅하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학교 방송국에서도 촬영을 왔네요~

얼굴 살 좍좍 빠졌는데 조금 걱정이네요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머리속은 24시간 전시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며 거의 잠을 못 잔 날들이었던지라 몸은 녹초가 되어 죽을 지경이었는데

준비하는 기간 내내 재미있는 장난감을 앞에 두고 있는 사람마냥 눈은 반짝 반짝, 항상 웃음 한 가득,

전시 주제를 '즐거움'으로 잡았듯이 이번 전시는 준비과정은 고달팠지만 저에게도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가장 공을 들인 세 번째 섹션이자 작가인 저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표현되어져 너무나 마음에 든 부분인데

뱅뱅뱅 꼬인 글들 하나하나 눈을 굴리며 시선을 맞추며 함께 따라 걷고 계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올 줄 몰랐습니다.

 

이것 때문에 일요일 밤을 꼬박 지새우고 새벽 네 시반 직접 운전을 해 서울로 돌아와

 다시 한 시간 자고 대전으로 내려가 오픈을 하게 된 지라 감회가 새롭습니다.

 

전시를 본 학생들이 정성들여 전시소감을 작성해 주고 있네요 ~  감사합니다. ^^

 

복도의 연결 브릿지가 더욱 멋진 갤러리로 거듭난 준비과정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와 함께 일요일 밤을 새며 디스플레이를 하느라 정말 고생하신 장기성 학예사님,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한 저의 모든 부분을 커버해 주신 이번 전시의 숨은 공로자이신 듯합니다.

 

특히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지라 대전에서 이것저 것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는데

작가인 저보다 더 너무나 깔끔하고 정확하고 센스있게 처리 해 주셨답니다.

 

하필이면 전시회을 앞둔 직전 제가 가장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한 기간 동안에 출장을 온 동생도

휴일에도 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따라 와 큰 도움 주고 갔답니다.

 

가장 공을 들인 세 번째 섹션의 준비과정입니다.

처음 생각은 일러스트로 글을 만들고 스티커 작업을 할 생각이었는데

페인트 칠한 벽이라 스티커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해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전시 컨셉을 아예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 고민하던 차에

다행히도 탈부착에도 아무 염려가 없는 차량용 시트지가 있다고 해서 재료는 어떻게 해결이 되었는데

 

일정구간 또아리 글씨의 일러스트 작업을 해보니

첫 번째 일단 제 마음에 들지 않았고 

두 번째 보기와 달리 워낙 엄청난 작업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직접 손글씨를 적는 무리수를 두었는데

일러스트 글씨보다 저의 손글씨가 훨씬 더 느낌이 좋았고

전시의 성격상 주제 전달도 잘 될 수 있어 밤 샘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정말 뿌듯했답니다.

 

다만,,, 보시다시피 시트지인지라 글씨를 써야 할 테두리를 그릴 수 없었기에

실수없이 일정한 글씨크기로 모양을 고려해 한 번에 적어야했기에

(여유 시트지도 없는 상황이라... )

정말 피를 말리는 고난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살떨리는 순간이었답니다.

 

 

산티아고를 걷는 동안 너무 힘들기때문에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게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때론 걷기 위해 온 것인지 사진을 찍기 위해 온 것인지 애매할 정도로 

끊임없이 매 순간 사진을 찍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지는 순간마저도 사진이 포기가 안 되

산티아고를 걷는 동안 '사진' 때문에 엄청난 고민과 내적 갈등을 했었답니다.

 

사진으로 담은 그 곳의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너무나 행복한 기억을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기 위해 아마 제가 그렇게도 산티아고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고민거리였던 사진으로 인해

이렇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줄지는 그때는 몰랐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길을 만들고 싶은 꿈'을 잘 키워가겠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