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AT Studio

[산티아고 그 후5] 작업의 즐거움? !

작은천국 2011. 5. 4. 01:40

[전시작업노트 5] 노동의 즐거움? !

 

2011년 5월 3일, 이제 전시까지 D-20일,

 

여전히 머리 속은 흐렸다 개였다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고

 한쪽 어깨 혼자서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있는 중이라 어깨는 여전히 빠질 듯하다.

 

바로크, 로코코 언론시사와 개막전이 있었던 어제, 하루 종일 박물관에서 보내고

연 이틀에 걸쳐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은 다리가 천근만근에 눈도 제대로 못 뜰 정도로 피곤하다.

 

사람이 거의 없는 박물관 도서관에 앉아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산티아고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또 보고..

아무래도 이건 미친 짓이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모든 삶의 에너지를 동원해 극한의 고통을 마주하며 걸었던 산티아고 800km,

너무 힘들기 때문에 가장 먼저 포기하게되는 사진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것에

나 또한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내 손에서 끝까지 카메라를 놓지 못했다.

 그렇게 죽기 살기로 찍었던 사진들이 이제 정식으로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처음 막연하게 전시를 생각했던 마음과는 달리  

전시는 '자신을 들여다 보는 거울' 이라고 하더니

정말, 이렇게 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는 거울을 보며

내 삶의 방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는 일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남들은 몰라도 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이 작을 통해 나는 또 다시 한 번 산티아고에서 그랬던 것 처럼

나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D-20일,,,,,

이젠 머리속으로 생각 만 혹은 작업이 진척이 없다고 더 이상 여유부릴 시간이 없다.

두 달 내내 나를 붙잡고 있던 '어떻게'의 힌트를 끊임없이 주시는 선생님,

자칫 방향성에 대해 깊은 의심과 고민에 나도 모르게 후퇴를 할 때마다 깨알같은 성혜의 조언 덕분에

이 작업에서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낙서같은 이 시안이 전시장에 어떻게 걸릴지 내 머리는 뒤죽박죽인 상태로

이 작업의 밑그림을 그려 줄 나경에게 대충의 설명을 전해주니 

 

그녀 왈

" 산티아고에서 하필이면 너를 만나 수 많은 시간을 너와 보낸 게

이 짓거리 하라고 너를 만난게야" 라며

 

흔쾌히 "너의 창작의 즐거움은 고로 내 노동이지만 어마어마한 노동을 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 부터 즐겁다"며

이번 전시의 전체 주제로 잡고 있는 '즐거움'에 기운을 보태준다

 

아직 확정하지 못한 MAP이 최대의 관건이고 정해지면

이제 정말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죽자고 발 품 팔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타인의 시선에 걸려 넘어질" 순간들에

" 내 즐거움" 이 승리할 그날까지 화이팅이다!!

 

 

전시 제목 : 산티아고 가는 길 그 후           

전시 장소 :  대전대학교 박물관 갤러리       

전시 날짜 : 2011년 5월 23일 ~6월 5일까지

 

노래가 너무 비장한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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