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olla

[동백꽃 여행] 눈물처럼 후두둑, 거문도 1박2일!!

작은천국 2011. 3. 24. 08:30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을 볼 수 있는

거문도 1박2일 여행

 

남쪽 지방에선 속속  봄꽃 소식을 알려오고 있는데

서울은 언제쯤 봄소식이 오려나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급한 마음은 가눌 길은 없고 거문도 동백꽃으로 마음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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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2011년 3월 25일 블로그 이슈에 소개되었습니다.  

 

 

눈물처럼 후두둑 떨어지는 꽃이란 별명을 가진 동백꽃답게

동백꽃이 피는 계절이면 바닥엔 붉은 색 눈물이자 융단으로 새로운 길이 만들어 지기도 한답니다.

 

고운 아침 햇살의 빛내림까지 더해 바닥으로 떨어진 눈물은

바닥에 떨어져 있기에 더욱 고운 자태를 발하는 아이러니한 꽃, 동백꽃

 

원래 꽃, 식물등을 무척이나 좋아라 하는 작은천국이지만

유달리 동백꽃만은 좋아질래야 좋아질 수가 없었습니다.

겹겹이 겹겹이 쌓인 꽃이 피었나 싶으면 어느 새 소리 소문없이 바닥으로 내려 앉아

검디 검은 색깔에, 가장 자리는 누런 색으로 ...

어쩌면 저리도 꽃이 지고 난 뒤의 모습이 추할까 싶던 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꽃이 활짝 피기를 하나, 꽃이 화려하기를 하나,

색깔이 곱기를 하나, 어느 것 하나 그리 딱 마음을 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송창식의 노래에 등장하는 선운사에 동백꽃이 지천으로 필 때도 가보았고

서천의 마량포구 동백꽃 군란지도 가보았지만 그리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해 떨어진 꽃잎이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거문도의 동백 터널의 멋진 광경을 텔레비젼에서 보게 되었고 

이제껏 내가 보아왔던 동백은 장미꽃처럼 두툼하고 색깔도 장미색깔과 비슷한 겹동백이란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너무나 맑디 맑은 선홍색의 꽃 색깔하며, 둥근 계란형의 꽃잎, 게다가 선홍색과 너무 잘 어울리는 노란 수술까지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업는 거문도 홑동백의 아름다운 모습은 '그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백꽃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이 원산지로 바로 홑동백이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특히 거문도에서는 자연상태에서 나타난 변종인 흰동백, 분홍동백, 황금동백이 자생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바위 밑에 수줍은 듯이 내려앉아 자리잡은 홑동백의 모습입니다.

 

추위를 너무 많이 타는 관계로 웬만하면 겨울 여행을 자제하는 편인데

결국 동백꽃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2008년 3월 초 거문도로 향했습니다.

여수에서 나로도 - 초도를 거쳐 약 2시간 30분, 거문도에 도착합니다.

 

KTX 관광상품과 연계된 거문도 상품도 있으니 이용하시면 편리할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에 있는 경우 거문도 1박2일 투어 패키지 여행을 이용하셔도 유용합니다.

저희도 여수항까지는 개별로 움직이고 배편부터 거문도 1박2일 모든 일정을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답니다.

 

거문도를 뭔 패키지 상품으로 가냐 하시겠지만

여수- 거문도 왕복 배편, 백도 유람선, 새벽 트레킹, 거문도 등대, 숙소까지 총망라되어 있는 상품으로 

자유여행이 가진 장점 + 패키지가 가진 실속에 편리함까지 챙길 수 있기때문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엄청난 속도를 가진 쾌속선임에도 불구하고 파도가 있다보니 저와 동생은 배멀미로 녹초가 되었습니다.

 

 

배멀미가 절정에 달할 즈음 도착한 거문도였기에 급 반색을 하며 거문도 항에 내렸으나

우릴 기다리고 있는 건,,, 또 배...

바로 백도 유람선이었습니다.

 

원래 패키지 상품에서는 도착한 다음날 오전에 거문도 유람선을 타기로 되어 있었지만

바다의 사정이 시시 각각으로 달라지는 터, 다음 날 파도를 장담할 수 없기에

지금  날씨가 좋으니 백도유람을 하는 걸로 바꾸었다고 해서

얼굴은 죽상이 되어 백도로 가는 쾌속선에 다시 몸을 실었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건 뭐? 거문도 동백, 거문도 등대,  새벽 트레킹 딱 이거였습니다.

그래도 이왕 거문도를 왔으니 백도를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생각해 별 기대없이 가게 되었던 백도였습니다.

 

백도는 지도에는 총 39개의 섬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때때로 물에 잡기게 되는 섬까지 포함할 경우

99개로 일백 백(百)에서  하 나(一)를 뺀 흰 백(白)자로 붙여 백도로 불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원래부터 흰 백(白)이 들어가있는 백도(白島)로 불리었다는 것이 더 설득력있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또한 옥항상제 아들이 아버지의 노여움을 사 귀양을 갔지만 몇 년이 지난 뒤 옥황상제가 다시 아들이 보고 싶어

신하를 백 명이나 보냈지만 아들은 용왕의 딸과 눈이 맞아 바다에서 풍류를 즐기며 아버지인 혹황상제에게로 돌아오지 않자

화가 난 아버지 옥황상제가 아들과 신하를 돌로 변하게 지금의 백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랍니다. 

 

엄청난 속도를 내며 30분 여를 달리니 마법의 섬이라고 불러도 좋을 백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99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멀리서 보기에는 이렇게 몇 개의 섬이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비집고 들어가면 갈수록 하나씩 하나씩 섬들이 끝도 없이 등장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역시 천혜의 비경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합니다.

안내하시는 분의 청산유수와 같은 설명을 들으랴 백도를 구경하랴 정신이 없습니다.

 

백도 유람선은 백도의 정중앙에서 시작해 상백도를 돌아 하백도까지

약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천천히 돌아볼 수 있습니다.

 

누가 이름을 붙였나 싶게 바위와 이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바위부터

희한한 무늬의 바위까지 온갖 신비로운 백도의 유람은 기대하지 않았던 횡재 중의 하나였습니다.  

 

 

다른 배와 달리 백도까지 갈 때는 속도로 인해 갑판위에  나와 볼 수 없는데

백도에 도착하면 비로소 갑판위에서 본격적인 백도유람을 천천히 즐길 수 있습니다.

약 삼심 분 전 만해도 멀미로 골골했는데

멀미가 웬말이냐 싶게 진기한 풍경에 푹 빠졌습니다.

백도 유람을 하는 동안은 배가 천천히 움직임으로 멀미를 느낄 새도 없답니다.

 

여수에서 오후에 배를 타고 거문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네시였기에 

백도에 도착했을 때는 해질녁이 점점 가까워 지고 있을 시간이었는데 

백도의 뒤를 돌아가는 순간 오후 햇살은 백도를 순식간에 검은 실루엣의 섬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마술에 그저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마법같은 섬이라고 불릴만 하지요?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신기한 마법의 섬에 홀렸다 깨어나니 어느새 다시 거문도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태양은 저만큼 기울어 석양이 우리를 반깁니다.

 

여수 - 거문도 - 백도 - 다시 거문도까지 하루 종일 배만 거의 다섯 시간을 타야했던 거문도의 첫 날,

그러나 백도의 아름다움은 힘든 여정의 모든 것을 보상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백도는 서서히 어둠속에 스며 들어갑니다.

 

하루 종일 배를 탔더니 몸이 울렁울렁 했지만

거문도의 그림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신선바위 트레킹을 위해

새벽 다섯 시 반 숙소를 나섰습니다.

 

동네에서 바닷길을 까지 약 20분 정도를 걸으니 산기슭에 도착, 신선바위 가는 길이란 표지판이 보입니다.

 

산 길에 접어 들어서자 마자 하늘가득 뒤덮고 있는 동백나무 군락이

꼭대기까지 장관을 이루며 이어지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보던 동백나무와는 차원이 다른 동백나무 군락입니다.

 

 

원래 패키지 여행 신청을 하셨던 그룹은 총 세 그룹으로 모두 열 명이 조금 넘었으나

보시다시피 저와 동생, 가이드분까지 달랑 세 명 만이 새벽 꽃길을 걷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과음 하셔서 포기하셨는데 절대 그러지 마십시오

 

가이드 분 왈,

"거문도까지 와서 신선바위 안 올라보고 가면 거문도는 반 도 못 본거니 거문도 갔다왔단 얘길랑 마십시오"

거문도에서만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식물도감 놓치시면 후회합니다.

 

그리고 저는 바닥에 지천으로 널린 동백꽃에 마음을 뺐겼습니다.

갈길이 바쁘다고 서두는 가이드와

줄창 찍어 대는 사진이 귀찮아 아예 외면하고 있는 동생까지

눈치가 보여 소박한 즐거움을 포기하고 다시 길을 걷습니다.

 

 

기와집 몰랑을 지나 신선바위에 도착해 지나온 길을 보니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그 길에 뒤덮인 나무는 전부 동백군락이니 거문도의 섬 전체가 동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그림같은 거문항의 모습입니다.

저 해안길을 따라 여기까지 장장 한 시간이 더 걸렸네요

 

 저 멀리 거문대 등대 너머 운무를 해치고 태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발 사진 좀 그만찍고 빨리 가자고 보채던 동생도

신선바위 주위의 풍경을 담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둘 만 올라온 기념으로 이런 멋진 샷을 찍어 주셨습니다.

 

이른 아침 트래킹을 끝내고 다시 마을로 돌아가는 길 역시 동백터널이 이어집니다.

 

 

곳곳에 수줍은 듯이 숨어 있는 홑동백의 곱디 고운 색깔

 

빛내림 현상까지 더해 주시니 금상첨화입니다.  

 

반짝 반짝 눈이 부신 거문도 동백의 이파리

 

거기다 거문도에서만 자생하는 수선화

 

행운의 숫자 7을 품고 있는 신기한 거문도의 수선화,

 언제쯤이면 이런 수선화 꽃을 볼 수 있을까요?

남쪽에선 이미 수선화 꽃이 피었겠죠?

 

아침 트래킹을 마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거문도 등대로 향합니다.

 

거문도는 도로로 갈 수 있는 길이 한계가 있는 지역이며 배로 기름을 실고 들어와야하는 관계로

이때만 해도 택시는 딱 두 대 뿐이었습니다.

 

마을에서 거문도 등대 진입로까지 걸어서 족히 30분이 넘게 걸리는 데

여기까지 1인당 오천원을 받고 택시가 운행합니다. (어쩌면 가격이 변동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미리 예약해 두지 않으면 물론 마을에서부터 거문도 등대까지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가야 합니다.

어쨋거나 가이드분 섭외로 택시를 대여 차가 갈 수 있는 가장 근접한 거리까지 택시를 탔습니다.

 

이젠 여기서 부터 거문도 등대까지는 바위길이 이어지고 약 사십 여분을 걸어야 거문도 등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날씨가 덥다면 정말 최악의 코스가 될 수도 있을 만큼 땡볕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죠 .

 

 

예전 1박2일에서 복불복으로 진 사람이 거문도 등대까지 촬영장비를 옮기는 벌칙을 받아서

 땀을 뻘뻘 흘리던 구간이 바로 여기서부터 였답니다.

 

 

돌길을 지나면 오솔길이 이어지고 동백꽃 너머로 옥빛의 곱디 고운 바다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다시 동백터널이 거문도 등대까지 약 1.2km 이어집니다.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터널길인 듯하였으나 생각보다 동백꽃이 많이 없어 이미 져버렸나 싶었더니

동백꽃도 약 2~3년을 주기로 많은 꽃이 피었다가 꽃이 몇 송이 피지 않았다가 한다고 합니다.

제가 갔었던 2008년에는 아쉽게도 꽃이 거의 피지 않는 해였고 3월이라 다소 늦은 시기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문도 동백꽃을 즐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꽃을 주워 목책길에 올려놓으니 그냥 작품이 됩니다.  

 

약 사십 분을 걸어 도착한 거문도 등대

 지난 100년 동안 불을 밝히는 길잡이가 되었던 거문도 등대는  

남해안 최초의 등대로 지금은 해양유물로 보존되고 있으며

현재는 신축된 새로운 등탑이 어두운 밤길의 길라잡이가 되고 있답니다.  

 

거문도 등대까지 가이드 분과 같이 걸으면서 거문도에 관련된 유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특히 이 섬의 이름인 '거문'이란 의미는

청나라의 제독 정여창이 거문도를 방문하여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문장가들이 많다고 해 '거문(巨文)' 으로 개칭을 권유하였고 거문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거문도 등대를 다녀오고 점심을 먹고 나면 배가 출발할 때까지는 자유시간이 주어집니다.

동네 산책을 겸해 영국군 묘지를 다녀왔습니다.  

영국군 묘지 가는 길은 온통 유채밭의 향연입니다.

 

 

유채꽃의 샛 노랑은 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올해가 꽃이 많이 피는 시기였다면 샛노란 유채의 색깔과 빨간 동백의 조화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이곳을 지나 동쪽으로 더 올라가면 이곳에서도 아름다운 거문도의 일출을 담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영국이 러시아 견제를 핑계로 거문도를 점령하고 있을 때

폭탄사고로 죽은 영국군 수병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묘지랍니다.

 

우리에겐 다소 아픈 역사라고 할 수 있는 '거문도 사건',

그러나 그 아픈 역사의 너머

1800년대, 이름없는 병사가 타국에서 죽은 것을 기리기 위해 묘지를 만들어 주는 국가가 있다는 건

한편으론 무지하게 배아픈 일 인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언제쯤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가능할까요? 

 

씁쓸함을 감추고  돌아서는 길,

  눈물처럼 후두둑, 머리를 떨군 동백꽃이 떨어지려고 합니다.

 

 

 싱싱하게 물이 오른 동백꽃의 푸른 이파리가 주는 싱그러운 봄

수줍게 숨어 피어 있는 거문도의 동백꽃이 더욱 찬란하고 눈이 부시게 느껴집니다. 

 

 

거문도에서 태어나서 자랐다는 가이드분께

일 년 중 거문도 여행의 최고 시기를 물었습니다.

동백이 지천으로 널리는 초 봄을 언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기 시작하는 5월 말~6월 중순까지"

거문도가 가장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지금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곳인데 야생화가 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게 상상은 잘 안되지만

새벽 신선바위로 등산을 해보니 그 말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야생화 천국, 들꽃 천국이라 불리는 곰배령, 만항재의 황홀경을

거문도에서 느낄 수 있다니 언제 기회가 되면 야생화가 지천으로 필 때 그곳에 다시 가보고 싶어집니다.

 

봄은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하듯이' 온다고 하는 말이 있다는데

천천히, 천천히, 매우 조심스럽게,,,

그러다 어느 순간에 온다는 의미이겠죠? 

 

찬란한 봄을 기다려 봅니다.

 

저는 이번 주말 '남자에게 좋은~데에.. 이걸 말로 할 수도 없꼬" 하는 그 꽃

 산수유를 보기위해 경북 의성으로 취재 갑니다. 

 

다음 주 산뜻한 노랑, 산수유꽃을 기대해주세요

꽃샘추위에도 아랑곳없는 자연의 힘을 기대해 봅니다.

 

미리 듣는 '봄날은 간다'  ..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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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