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olla

[순천] 겨울 여행의 낭만, 순천만을 걷다

작은천국 2010. 12. 20. 08:30

겨울여행의 낭만, 순천만을 걷다

 

 

이글은 2010년 12월 21일 다음 블로그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겨울이면 늘 순천만을 찾게된다.

항상 겨울에 찾게되는 순천만인지라

순천만의 푸르름이 빛을 발 할 때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전혀 아쉬움은 없다.

겨울철 순천만의 풍경은 겨울 여행의 낭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매번 겨울이면 순천만을 찾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순천만을 몇 년 주기로 오다보니 그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하나씩 생겨나고 있는 듯하다.

처음 이곳을 왔을 땐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는 습지였을 뿐인데

이젠 세계 5대 연안습지의 위상을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순천만 입구의 연못에는 겨울의 빛 바랜 태양이 비추고 있다.

 

생각보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춥긴 엄청 추웠지만 겨울 낭만 앞에 추위는 아랑 곳 없었다.

 

순천만은 우리나라 남해안 중서부에 위치한 만으로서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순천시와   

고흥군, 여수시로 둘러싸여 있는 드넓은 해수면이다
   길게 뻗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로 에워싸인 큰 만을 순천만이라 하기도 하며, 행정적으로는

   순천시 인안동, 대대동, 해룡면 선학리와 상내리, 별량면 우산리, 학산리, 무풍리, 마산리,

   구룡리로 둘러싸인 북쪽 해수면만을 순천만이라 일컫기도 하니 행정구역상의 순천만의

   해수역 만을 따진다 해도, 75㎢가 넘는 매우 넓은 지역이다
   간조시에 드러나는 갯벌의 면적만 해도 총면적이 12㎢에 달하며, 전체 갯벌의 면적은 22.6㎢ 나 된다.

또한 순천의 동천과 이사천의 합류 지점으로부터 순천만의 갯벌  앞부분까지에는

총면적 5.4㎢에 달하는 거대한 갈대 군락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순천만 입구에 있는 자연생태관을 먼저 들러 본다

 

들어서자마자 5배 크기로 확대된 엄청난 크기의 흑두루미 조형물이 로비를 장식하고 있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 228호에 지정되어 있으며 이 곳 순천만에 흑두루미가 주로 월동을 하기위해 300마리 이상이

10월말부터 3월말까지 6개월 가량 머문다고 한다.

흑두루미는 장수와 행운, 부부애, 고귀함을 상징하는 동물로 2007년 10월 순천시의 시조(市鳥)가

비둘기에서 흑두루미로 교체되었다.

 

순천만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생태관에서 화면으로 순천만의 전경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 전경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용산전망대에 올라 순천만 낙조와 둥근 갈대군락을 보는 것이다.

100번을 봐야 제대로 보았다고 말 할 수 있는 순천만이구나!!

 

용산전망대외에도 볼 거리들이 새롭게 조성되어 있으니 다음에 순천만을 찾게된다면

순천문학관과 사랑의 길을 걸어보고 싶다.

 

생태습지이기때문에 환경보호를 위해 먹을 것을 파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왕복 족희 2시간을 잡아야하는 곳이니 여름에 물없이 가면 힘들수도 있는데 이런 안내판을 설치해놓아서 다행이다.

 

물이 빠진 시간이라 갯벌이 드러나고 있는 중이다.

 

바람이 엄청 불어 갈대가 이리저리 휘날리고 있다.

 

햇빛에 따라 갈대가 은빛물결로 출렁이며

 

갈대밭을 걷는 사람들이 영화 장면처럼 연출이 된다.

 

갈대밭에 부는 바람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볼까?

 

 

 

순천만의 여름은 푸르름으로 넘쳐나는 곳이지만 불행히도 아직까지 푸른 순천만은 직접 본적이 없다.  

 

푸르름이 주는 여름의 풍경도 좋지만 겨울 여행이 주는 낭만도 그에 못지 않은 순천만이다.

 

언젠가  순천만에 살고 있는 짱뚱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고 갯벌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다가왔던 곳이다.

 

 

용산 전망대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된다.

 

이건 또 뭘까요?

순천만에서 30년 동안 고기잡이에 실제 사용했던 배가 너무 노후되어 사용할 수 없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와 순천만을 찾는 사람들에게 갈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

 

순천만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우리가 지켜내고 가꾸어 후대에 물려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하늘공원의 억새만 좋은 줄 알았더니 순천만의 갈대도 만만치 않구나.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

억새는 물이 없는 곳에서 자라고 갈대는 습지에서 자라며 생김새 역시 전혀 다르다.

 

해는 점점 길어지고

 

일몰 시간이 다가온다.

 

 

지나 온 길이 저 멀리 아득하게 멀어지고

 

점점 전망대 입구가 가까워온다.

 

이렇게 불타는 순천만의 노을을 애석하게 한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저수지 앞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던 곳이 안전상의 문제로 뒤를 돌아 이 출렁다리를 통해 오르도록 바뀌었다.

 

다리를 지나니 짧게 갈 수 있는 다리 아픈 길과 좀 돌아가는 명상의 길로 나뉜다.

다리 아픈 길과 명상의 길.. 대비가 너무 직접적이라 피식하며 웃음을 흘렸다.

 

마음이 급해 다리 아픈 길을 걷는다.

 

용산전망대 직전에 멋진 조형물이 생겼다.

 

그 곳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의 전경은 이렇게 보인다.

 

 

예전에는 지구본같은 조형물이 없어도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혹 놓치실 분들을 위해 조형물까지 세워둔 듯하다.

이곳에서 보이는 순천만의 풍경도 멋진다.

 

드디어 도착한 용산전망대

 

이 것이 바로 순천만이다.

 

순천만의 풍경 

 

 

 

큰 타원형을 만들며 갈대군락이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갈대군락을 보기 위해 망원경도 갖춰져있어 좀 더 멀리까지 자세하게 관찰이 가능하다.

 

 

 

순천만의 백미, S자형의 수로가 눈에 확 들어온다.

 

조망대에서 왼쪽으로 간조기에 드러난 갯벌이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갯벌에 드러난 칠면초는 8월말 부터 10월까지 붉은 빛을 발하다고 하니

다음 순천만을 방문할 땐 푸르름이 더하고 붉은 칠면초와 함께 멋진 일몰이 반겨줬으면 싶은데 혼자만의 욕심이겠지

 

보아도 보아도 순천만의 갈대군락지는 신비스럽기만 하다

 

전망대에서 순천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태양빛을 받으니 갯벌은 회색으로 갈대는 흰색으로 색깔을 달리한다.

 

바람이 부니  흰색 물결을 일으키는 갈대군락이 파도를 치며 장관을 이룬다.

 

제대로 된 간조기를 만났다.  갯벌이 쩍쩍 갈라지고 있는 중이다.

 

 

왼쪽의 섬은 "똥섬" 민망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갯벌 한가운데 새들이 쉴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이 섬 뿐이라

이곳에서 새들이 전부 볼일을 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섬인듯하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순천만을 둘러보고 용산전망대에서 낙조를 본다고 하는데

사실은 저 똥섬이 정면으로 보이는 와온해변이 낙조로는 용산전망대 보다 더 좋다고 한다.

 

 

저녁해가 뉘엿해가는데도 갯벌은 마치 맑은 안개가 들어찬 느낌이다.

특히 이 순천만은 우리나라 최고의 단편소설 '무진기행'의 장소적 배경이 된 곳이다.

소설에서 등장하고 있는 '무진' 이란 지명은 어디에도 없지만 순천이 곧 무진이다.

 

오늘도 낙조를 보기는 글렀다.  일정이 빠듯해 낙조를 기다릴 수 도 없지만 날씨가 영 마땅치않다.

 

간조기라 탐조선이 지나가기는 하지만 생각만큼 볼거리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큰 물살을 가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탐조선은 탐조선이니 한 장 찍어야지

 

 

용산전망대를 내려 다시 입구로 돌아가는 길에 갈대가 마지막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는 중이다.

 

갈대꽃이 피어나는 10월이면 순천만 갈대축제로 엄청난 사람들이 밀려들겠구나 짐작이 된다.

 

오호~~ 드 넓게 펼쳐진 갈대밭은 여름과는 분명히 또 다른 느낌이리라

 

항상 겨울이면 순천만을 다녀가지만 계절적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는지라

그때마다 느끼는 감흥은 다른 듯하다.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어느 곳에서 보느냐에 따라 갈대밭도 느낌이 확확 달라지는 곳이다.

 

역시... 은빛 파도 춤을 추는 갈대가 역시 여행자의 마음을 설레게한다.

 

 

 

추운 겨울여행의 낭만은 어쩌면 여행자의 로망은 아닐까?

 

 

번번히 시간이 없어서 탐조선을 타지못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탐조선을 타보기로 했다.

 

약 두 시간이 넘게 걸린 순천만

겨울 여행의 낭만을 한 껏 느끼고 다시 입구로 돌아왔다.

 

 

이 갈대열차는 언제나 한번 타볼까나? (요금 : 왕복 천 원)

 

흑두루미 한마리 곱게 내려앉은 갈대열차는 아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이겠다.

 

 순천만 쉼터에서 우리밀로 재배된 차와 빵으로 시장기와 추위를 달래니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이번에 순천을 다녀오고 나서 '무진기행'이라는 소설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대학교 교양과목 시간에 무진기행을 읽고 토론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열띤 토론을 했던 책이었지만

'무진'이 가상도시라는 것 외엔 전혀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순천 여행을 돌아오자마자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을 다시 읽었다.

혹자는 이 소설이 나이에 따라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책이라고 하더니

역시나 정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내가 보지 못한 순천의 안개낀 풍경을 꼭 한번 보고 싶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면 밤사이에 진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가 뿜어내놓는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 오기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노핬다.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 김승옥, 무진기행 중에서 -

 

도대체 무진의 아침 안개가 어떤 것인지 이렇게까지 표현을 한 것인지 너무 궁금하다.

 

순천의 안개, 푸른 순천만, 붉은 칠면초, 황활한  낙조, 사랑의 길, 순천문학관

이렇게 또 다음 순천 여행을 기약해 본다.

아직은 내가 봐야할 순천은 96번이나 남았기에...

 

이번에 새롭게 알게된 사실

2013년 순천에서 국제 정원 박람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 궁금증은 다음 포스팅에서 언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