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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몽생미셀', 땅과 바다가 만나는 유럽 여행의 종착지

작은천국 2011. 2. 17. 08:30

 

 

 

땅과 바다가 만나는 유럽 여행의 종착지, '몽생미셀'

 

스페인 산티아고를 가기 위해서는 프랑스에서 스페인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바로 스페인으로 갈까 하다가 십수년 전에 와 보았던 파리의 공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밤기차를 타보고 싶기도 해서 스페인으로 향하는 밤 기차를 타기로 결정을 하고 나니

파리에 머물수 있는 하루가 주어졌다.

어디를 갈까?


 

2011년 2월 27일   포토베스트 감사합니다. 

 

가을 낙엽이 뒹구는 파리 여기저기를 걸어 다녀볼까?

아니면 오르세미술관과 퐁피두센터를 갈까?

이리저리 고민하던 중 지인의 한 마디는 이랬다.

 

'자신 최고의 여행지는 몽생미셀이다.

어릴 적 모 항공 CF에서 젊은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갔던 곳을

노년이 되어 성인이 된 자녀들과 다시 가 사진을 남기던 장면을 보고

꼭 거기에 가보겠다는 환상을 가졌었고 

그리고 그 곳에 정말 가보게 되었을 때

가슴 두근거리던 설레임은 평생 잊지 못한다며

오죽하며 '유럽여행의 종착지'라고 생각한다'

 

그래 땅과 바다가 만나는 유럽여행의 종착지, 몽생미셀에 가자! 

 

파리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몽생미셀은 무려 290km 나 떨어져 있는 곳이다.

자가용으로 족히 3시간 이상이 걸린다.

 

 

몽생미셀이 가까워 올 수록 표지판에서도 몽생미셀 사진이 등장하고 심지어 고속도로를 달리는 유조차에도 몽생미셀그림이 붙어있다.

세계문화 유산이기도 한 몽생미셀을 이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만하다.

이런 아이디어 정말 본 받을 만하다.

 

3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몽생미셀이 순식간에 나타나 희미하게 보인다.  

몽생미셀은 섬 위에 지어진 수도원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노르망디의 아름다운 풍경은 파링서 3시간이 넘게걸리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서 루브르 박물관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 섬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몽생미셀이 보이고도 한가로운 전원 마을길을 따라 한참을 달려간다.

 

그리고 드디어 몽생미셀로 들어가는 방파제위의 도로에서 몽생미셀을 담아본다.

버스를 타면 바로 몽생미셀앞까기 가지만  전체 전경을 담으려면 중간 즈음에 내려야만 이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몽생미셀은 ?

 

몽생미셀은 노르망디 해안에 떠 있는 작은 바위섬으로 원래 숲 가운데가 솟아 있던 산이었으나 심한 해일로 인해 산만 남아 섬이 된 곳이다.

1875년에 만든 방파제만이 섬과 육지를 이어주고 있는데 심한 조수의 차이로

썰물 때는 육지와 연결 된 듯보이고 밀물 때는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무엇보다 섬의 정상에 우뚝 서 있는 고딕양식의 독특한 분위기의 수도원이 여행의 눈길을 끄는데

화강암 덩어리 위헤 지어진 최초의 교회는 709년에 건설되었는데 

전설에 따르면 수도원은 아브랑슈(avranches)의 주교인 오베르의 꿈속에 대천사 미카엘이 등장하여

계시를 받은 후 지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은 바위섬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요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14세기때는 전쟁으로 인해 요새로 쓰이기도 했으며

또 17세기에는 감옥으로 사용되다가 19세기에 폐쇄되었고 지금은 처음 의도대로 수도원으로 쓰이고 있다. 

 

둘레는 900m, 높이는 약80m나 된 바위산에서 무려 천년을 버티고 있는 몽생미셀의 웅장함은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파리에서 이곳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려면 다소 복잡하다.

파리 몽빠르나스역에서 TGV를 타고 헨역에서 퐁토르송 행 기차 환승후 몽셍미셀행  버스를 이용 해야한다.

더구나 환승할때 기차가 연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돌아오는 기차시간이 안 맞아 꼼짝없이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고 했다.

만에 하나 , 그럴경우 스페인 산티아고 전체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고민끝에 하루짜리 몽생미셀투어를 이용해서

버스를 타고 도착하니 다른 관광버스가 줄줄이~

 

파리에서 몽생미셀투어버스가 있는데 이경우 시간만 잘 맞추어 한국어로 설명하는 버스도 있다. 

루브루 박물관에도 한국어 설명이 생겼는데 역시 이곳 버스에도 한국어가~ 아 완전 반갑다.  

 

도착했을 때 마침 썰물이라 몽생미셀의 숨은 속살이 드러나고 있었다.

이 조류는 섬 주변으로 16km 정도가 밀려왔다 밀려간다고 한다.

상상을 초월하는 조류의 힘이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어떤 때는 안개가 밀려와 만을 가득 채우게 되면

그야 말로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 곳이 될 듯하다.

 

엄청 큰 갈매기들도 유유자작으로 날아 주시니 유럽여행의 낭만이 제대로 느껴진다.

 

파리에서 출발할 때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고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우중충한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싱긋웃으며 파란하늘이 얼굴을 드러낸다.  

 

수도원이라기보다 천연의 요새같은 이미지가 더 가깝게 다가오는 곳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성안으로 들어가 본다.

성으로 통하는 유일한 문인 '왕의 문'이다.

이곳에는 화장실이 없음으로 반드시 이 곳 입구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한다.

(단, 화장실은 유료이며 카페나 음식점에는 화장실이 있다)

 

 성문을 들어서면 큰길로 불리는 좁은 비탈길이 수도원까지 이어지며

이 길 주위로 상점, 호텔, 레스토랑, 기념가게등이 줄지어 서있다.  

 

곳곳은 천년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시간을 거슬러 걷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바다와 접하고 있어 신선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고 했지만 찾기도 힘들고 시간도 빠듯해서

 간단하게 빵과 샐러드, 과일주스로 점심을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신선한 딸기는 완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과일이다.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수도원 탐방을 나섰다.

몽생미셀은 8세기에 세워졌지만 무려 500년이란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도시답게

무척이나 중후하면서도 다소 무거운 분위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매표소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수도원 탐방이 이루어지는데 경건한 마음이 절로 드는 곳이다.

수도원은 총 3층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로를 따라 걸으면 되는 곳이다.

 

그러나  무거운 분위기도 잠시 성 미카엘 성당에 서면  드넓게 펼쳐지고 있는 노르망디 해변의 탁 트인 풍경에 그만 넋을 잃고 만다.

 

땅과 바다가 만나고 있는 곳에 세워진 유럽여행의 종착지란 말을 실감하게 만드는 노르망디

 

 드러난 갯벌로 인해 저 멀리에 있는 섬까지 걸어가도 좋을 듯 싶다.

 

그리고 발 아래는 깍아지른 듯한 몽생미셀의 80m의 높이가 실감난다.

 

몽생미셀과 육지를 이어주고 있는 방파제가 이 곳이 섬 인 것을 증명해 주고 있는 듯하다.

 

몽생미셀의 전체 모형 조감도 이다. 

어떻게 이런 돌 산에 수도원을 세웠을까 궁금해진다.  

모파상은 이곳을 '신을 위해 만든 지상에서 가장 멋진 고딕양식으로 된 주거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관람자 통행로를 따라 걸어 도착한 대성당

 

다른 곳은 창 문 하나의 자연채광이 되어 있어 어두컴컴하고 육중하고 스산한 분위기마저 감도는 것에 비해

아마도 몽생미셀의 여러 건물가운데 가장 밝은 빛이 들어오고 있는 대성당인것 같다.

 

 

벽면 한쪽으로 소박한 마리아상이 있다.  

 

마침 이 날이 수도사들이 다 같이 모여 미사를 보는 날인 듯 했는데

자신과의 절대고독과 맞서며 신의 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수도사들과  관광객들이 만나 서로 어울리는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성 베네딕트회의 수도사들은 수세 기 동안 이곳에서 기도하며 공부하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사의 손 때가 묻어있는 낡은 물건들이 한쪽에 놓여있는 곳에 시선이 머무른다.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화단을 둘러싸고 있는 회랑을 만나게 된다. 

어두컴컴한데서 갑자기 환한 빛을 보게되서 눈이 놀라게 되지만

몽생미셀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사진이기도 하고

중세 수도원 혹은 성당건물의 전형적인 건축구조이기도 하다.

 

몽생미셀의 회랑

 

전체적인 기둥의 기본 구조는 같지만  유심히 보면 각 구역의 장식이 모두 다르게 장식이 되어 있다.

 

 

성당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첨탑의 모습

 

저 위의 창문에서 바라본 화단은 창문의 스텐드 글라스 유리에 나무의 은은한 초록을  어렴풋이 느끼게 한다. 

 

기둥 곳곳에 새겨진 무늬는 하나하나 조각이 된 것으로

단단한 화강암에 조각된 기술이라고 하기엔 그 모습이 너무 정교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다

 

건물 곳곳은 종이접기를 해 놓은 듯 기하학적인 설계가 되어 있는데

아마도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대연회 홀의 수많은 기둥의 규모에 그만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굴뚝의 흔적도 보이고

 

이 성당이 지어지게 된 대천사 미카엘로 추되는 동상이 도마뱀을 밟고 서 있다.

카톨릭에서 불도마뱀은 정의에서 솟아나는 태양을 의미하며

주예수그리수도를 상징하고 죽음과 그 뒤에 이은 부활을 상징하고 있는 동물로 등장한다. 

 

성당 내부는 따로 조명시설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 외벽으로 나 있는 창으로 채광을 하고 있어

수도원 내부는 전체적으로 어두침침한 편이다.

혹자는 이런 분위기로 인해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이란 소설이 생각난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 산티아고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수도원이 가지는 경건함이 더 크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어둠속에 단 하나의 조명만이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천 년의 세월의 흔적은 성당에서도 발견되어진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성당의 종을 울리던 역할을 했을 나무들엔 먼지가 켜켜히 쌓였다.

 

오래전에 그린 듯한 프레스코화 도 눈에 띄었다.

 

나선형의 계단을 통해 건물 아래로 내려가면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몽생미셀의 수도원 관람은 끝이 난다.

 

다시 외부로 빠져 나오니 다시 소박한 정원을 만난다.

 

세월의 흔적이 쌓인 이끼가 건물 외벽을 운치있게 만들어 주고 있어 고풍스러움을 더해준다.

 

옛 스러움이 주는 멋은 그 어떤 현대적인 것으로 멋을 낸다고 해도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인 듯하다.

 

 

자연과의 조화는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옛날 우물(?)이 남아 있던 흔적을 보기위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사람도 자연의 아름다운 일부분임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이곳에서 뒤들 돌아 보이는 대성당의 깍아지른 모습

 

물이 빠지고 속살을 드러낸 몽생미셀을 걷는 사람들

물이 한번 들어오면 엄청난 속도로 들어오기 때문에 물이 들고 나는 시간을 반드시 체크를 해야한다.

 

물이 빠진 몽생미셀을 걷는 모습은 이렇게 그림과 같은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유유자적을 즐기는 관광객들

 

블루베리의 나무 가지 마다에도 세월의 이끼가 쌓여 고즈넉함을 더해준다.

 

화려한 시계꽃은 오히려 성당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몽생미셀은 대성당 뿐만 아니라 조그마한 성당과 여러 가지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데 

문이 열려진 곳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사람들의 나즈막한 기도 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리는 교회에서

기원을 담은 촛불들은 붉을 밝히고 있었다.

 

동화의 성 같은 몽생미셀을 둘러 보고 골목길을 다시 내려오면서 여행이 주는 낭만을 한껏 누려본다.

시누이와 올케가 함께

 

혹은 친구끼리

 

또는 혼자서

몽생미셀로 향하는 단 하루 동안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부쩍 친해진 우리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활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몽생미셀의 각종 기념품들

짐을 늘릴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 몽생미셀 엽서만 사야했지만 프랑스풍의 아기자기한 주방용품은 어찌나 탐이 나던지...

 

 

 

몽생미셀을 걷는 동안 날씨는 흐렸다 개였다를 반복하고 소나기까지 내리더니

입구에 오니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또 이렇게 화창한 하늘이 드러난다.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몽생미셀을 떠나려니 먹구름이 또 몰려온다.

 

지인이 말했던 것과 같은 설레임은 없었지만

섬 위에 지어져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서 있는 몽생미셀은 짙은 안개가 몰아치면

곧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신비감이 맴도는 곳이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문을 닫으면 어느 곳으로도 출입도 외출도 허락되지 않는

요새같은 몽생미셀은 수도자의 삶과 묘하게도 닮아 있는 곳으로

세월이 주는 육중함의 속의 소박한 경건함이 몸과 마음도 맑아지는 느낌을 들게했다.

 

이곳을 가리라 생각하면서 아쉬운 것은 밤에 조명이 켜지면 신비감이 훨씬 더해지는 곳이기도 하고

저녁의 일몰, 아침의 일출을, 무엇보다 신비한 안개가 휩싸여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몽생미셀의 표정이 너무도 궁금하여

이 틀 여정으로 잡을 걸 그랬다며 후회를 한 곳이기도 하다.

 

세월이 흘러 다시 파리를 가게되면 CF 처럼 나도 이 곳을 다시 찾게 될까?

그땐 못다한 아쉬움을 달래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