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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기암절벽에 세워진 성당 '몬세라트'

작은천국 2011. 3. 15. 13:48

[스페인] 기암절벽에 세워진 성당 '몬세라트'

가우디 최고의 걸착,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모티브가 된 곳

 

톱으로 자른 산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에서 약 한 시간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다.

몬세라트 산과 성당, 수도원, 박물관 등을 종교적인 건축물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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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욱  신비스러운 기운이 감도는 곳이다.

 

 '톱으로 자른 산' 이란 별명답게 산의 모양이 톱으로 바위를 잘라놓은 듯한 모양이 예사롭지 않은 산이다. 

어찌보면 화산이 흘러 내리다 만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돌이 아니라 흙인것 같기도 하고

심지어는 옹기종기 모여있는 바위를 손끝으로 잡아 뜯어내면 뜯겨나올 것 만 같기도 하다.

 

스페인 최고의 건축가 가우디는 신비스러운 기운마저 감도는 몬세라트산의 모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금도 건축중인 가히 세기의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적용했다고 한다.

자연적인 것에서 소재를 얻었던 가우디의 천재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바로셀로나에서 약 한시간이면 도착하는 몬세라트는 해발3,000미터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안개가 늘 둘러싸고 있기에 그 풍경또한 한 폭의 수묵 담채화 같은 곳이다.  

 

 지대가 워낙 높은 곳에 있다보니 산의 정상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몬세라트 성당과 수도원까지는

자가용을 제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등산철도, 로프웨이, 케이블카등을 이용해야 한다.

각각의 티켓은 지하철 티켓가 함께 세트로 묶어서 판매하기도 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몬세라트를 둘러보자.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도보 순례길 '까미노 데 산티아고'는

아무곳에서나 출발하면 된다고 할 정도 곳곳이 거미줄처럼 엮어있는데

이곳 역시 노란 화살표, 조개마크가 순례길 중의 일부분임을 알려주고 있다.

 

 

바르셀로냐 지방인 꺄딸루냐 지방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이어지는 순례길 지도

세비야에서 출발하는 '은의 길'에 비해 바로셀로나에서 출발 하는 이 경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데

다음엔 이 길을 한 번 걸어볼까나?

 

몬세라트를 출발할 때 바로셀로나 지중해 민박집 주인분께서 몬세라트의 전경이 잘 보이는 뷰포인트가 있다며

이렇게 친절하게 지도까지 그려주셨다.

 

몬세라트 도착하니 오전 11시,  이곳의 또하나의 볼거리 미사 시간중 '소년 합창단'의 성가가 한 시에 있다고 알 고 있었는데

일요일이라 12시에 미사가 있다고 해서 한 시간만에 뷰 포인트까지갔다오려니 마음이 좀 급해졌다.

저 멀리 보이는 십자가에서 보이는 산타마리아 데 몬세라트 수도원의 풍경이 바로 뷰포인트다.

 

푸니쿨라 산타코바 건물뒤로 난 길을 따라 가면 뷰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십자가까지 이어지는데

걸어서 약 20~30분 정도 소요된다.

 

 이 성당이 유명한 이유가 몇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라 모레네타(La Moreneta)' 라고 불리는 검은 마리아상이 있기 때문이다.

 

이 동상은 검은 마리아상을 형상화 시킨 조형물이고 실제로 마리아 상은 산타마리아 성당에서 보존되어 있다.

나폴레옹이 이곳을 침략해 수도원이 파괴되고 모든 보물을 도둑맞았을 때

마을 사람들이 마리아상을 잘 숨겨 두어 지켜냈을 만큼 카탈류냐 사람들이 가지는 애정이 대단한 곳이기도 하다.

 

길의 곳곳에 종교와 연관되어진 건축물과 성상들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순례길 중에 감탄에 마지않았던 부르고스 대성당의 모습도 보인다.

 

길을 걷다보면 해발 3,000m란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곳곳의 기암절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나온 푸니쿨라 산타코바의 모습도 보인다.

 

드디어 뷰포인트에 도착했다.

 

뷰 포인트에서 보이는 그림같은 산타마리아 수도원과 성당의 모습

 

 

사진으로는 도저히 느낌이 표현이 안되니 동영상으로 감상!

 

잠시 동안의 여유시간을 가지고 성당의 미사를 듣기위해 다시 성당으로 숨을 헐떡이며 뛰다시피 했다.

 

 

성당으로 돌아오니 흡사 로마 수도교같은 모양의 건축물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마당의 뒷쪽벽에 있던 조형물이 눈에 띈다.

성 조지상(Sculputer of st.George) 으로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조형물인데

가우디 사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수난의 문을 조각한 조각가 Josep M Subrachs(수비라치)의 작품이다.

어느 곳에서 보아도 조각물과는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신기한 작품이기도하다.  

 

 

성당 위로는 웅장한 몬세라트 산이 둘러싸고 있지만 그 위엄에 주눅이 들기보다는 아늑함과 포근함이 느껴진다.

 

성당의 모습

 

중간의 문을 통과하면 성당으로 들어가게 된다. 성당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지만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는다.

 

성당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게되는 예수님과 그의 12제자의 조각품을 만나게된다.

 

몬세라트는 원래 규모가 작은 교회였지만 몬세라트의 검은 성모마리아 상이 발견되고

그 마리아 상이 많은 기적을 일으킨다고 소문이 나게되면서 큰 명성을 얻게되었고

중세시대에는 많은 순례자가 방문하면서 몬세라트 수도원은 규묘가 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나폴레옹 전쟁으로 거의 대부분 파괴되었다가 다시 복구되어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웅장한 성당내부의 모습

미사 참석, 소년합창단을 보기위해 엄청난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있어 발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내부는 미사가 진행중이고

 

성당의 정 중앙, 검은 마리아상이 보인다.

 

드디어 기다리던 에스콜라니아라는 소년합창단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이들의 노래소리를 듣고 있으니 장소가 주는 경건함과 더불어 영혼까지 고요해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듯하다.

 

 

 

무려 13세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통으로 성당안에 울려퍼지는 미소년의 맑은 음색을 듣기위해 

많은 여행자들이 이 노래를 듣기위해 일부러 미사시간에 맞추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 합창단은 파리나무 합창단, 빈 소년 합창단과 더불어 세게 3대 소년합창단이기도 하다.

 

성체성사를 끝내고 검은 마리상을 보기위해 성당 오른편의 복도를 따라걸으니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오래된 전설을 가진 성당답게 곳곳은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의 신비스러운 기운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기운으로 인해 바로셀로나의 많은 예술가들이 영감을 얻는 곳이라고도 하는데

 가우디 죽음에 대한 의문을 다룬 소설 ' 가우디 임팩트'에서도

표식을 숨긴 곳으로 몬세라트 수도원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참을 기다려 도착한 검은성모상, 라모레네타 마리아상은 카딸루냐(바르셀로나) 지방의 수호성인이다.

 

 수도원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산타 코바 동굴 안에서 양치기에 의해 발견된 마리아상은

 니스칠을 한 목제상이었으며

신도들이 바친 등불에 오랜 세월간 그을려져 지금의 검은색이 되었다고 한다.

 

성모상의 보호를 위해 오른손을 제외하고 전부 유리로 막아져있으며 기도를 위해 손을 잡을 수 있도록 구멍이 나있다.

 

성모상이 들고 있는 원주를 잡고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순례길 중에도, 마드리드를 여행하면서도,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면서도 참 많은 기도를 했다.

그동안 아무탈 없이 인생이란 큰 강을 건너고 있는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가족들, 친구들 등등 그 들의 기도 덕분이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을 위해서 감사기도를 올렸다.

물론 나의 기도를 덧붙여서

 

성당을 나오니 바위산과 붙어 있어서인지 깍아놓은 동굴에 제대에 올려진 초들이 환한 불을 밝히고 있다.

이 수 많은 초들에 담긴 기원들이 보내는 간절함에 숙연함마저 느껴진다.

 

그리고 나도 간절함을 담아 초 한자루를 봉헌했다.

'살아서 숨쉬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성모 마리아상을 만나고 나오니 어느새 구름이 몬세라트 산 허리를 휘감고 있다. 

 

머리위를 버티고 있는 몬세라트 산은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신기함에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

저렇게 엄지손가락 마냥 툭 튀어 나온 바위에 손을 뻗어 주~~욱 잡아당기면 분명히 찢어질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초보가 만든 헝겁인형같기도 하고 어쨋거나 뭉글뭉글한 돌 산에 자꾸 마음이 간다.  

 

성당 한켠에는 수제로 만든 치즈, 꿀등 각종 토산품을 팔고 있어

 

마음같아서는 저렴한 치즈즐 잔뜩 사고 싶었지만 내가 가장 많이 먹는 꿀 한병만 기념으로 구매했다.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몬세라트 산도 신기하지만

이런곳에 건물을 지었다는 것이 더 신기한 곳이다.

 

 

수도원 입구쪽에 있는 천국의 계단,

푸니쿨라를 타고 올 경우 일부러 수도원의 아래쪽까지 내려와야 볼 수 있는 조형물로 역시 수비라치의 작품이다.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높지 않아보였는데 막상 다가가니 엄청난 높이에 놀라 내친김에 한번 올라가보았다.

마음같아서는 꼭대기인 천국까지 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두 번째 계단만 올랐는데도 다리 후들들 해서 사진만 찍고 얼른 내려와야했다.

보기에도 아슬아슬해보이는 천국의 계단은

천국으로 가기엔 얼마나 험난한 고통과 인내를 견뎌야하는 것인지 보여주는 건축물인듯하다.

그리고 그렇게 천국으로 가는 시간까지 겪어야 할

우리내 인생의 불안함도 보이지만 중심축을 잘 잡고 있는다면

흔들림없이 저 높은 계단까지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으로 용기를 내어본다.

뭐 꼭 7번째까지 가야만 천국이겠는가?

첫 번째 계단이든, 두 번째 계단이든 자신이 밟고 서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게 천국이지 않을까?

 

몬세라트 산은 보시다시피 산 전체가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수도원과 성당외에도 산의 둘레를 따라 여러갈래의 길이 있어 몬세라트 산 구석구석을 걸어다녀 볼 수 있다.

어떤 길은 가우디가 조각해 놓은 작품들을 볼 수 있기도 하고

또 어떤 길은 성모 마리아 상을 볼 수 있기도 하고 (물론 검은 마리아 상을 발견한 장소도 가 볼 수 있다)

또 어떤길을 걷게되면 로사리오 기도의 순서에 맞춰 십자가의 기도를 올리며 걸을 수 있는 길도 있다.  

 

마음같아서는 하루종일 시간을 내어 이곳에서 머무르면서 마리아상이 발견되었다는 곳을 비롯해

여러 곳을 찬찬히 보고싶었지만 남은 일정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길, 산 반대편에 건물이 있어 잠깐 들러 보니 아마도 순례자용 숙소인 알베르게 인 듯했다.

12월이라 알베르게가 문을 닫은 상태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이 곳에서 순례자로 쉬어가는 하루는 온전히 수도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일듯하다.

 

그렇게 신비스럽게만 보이던 몬세라트 산은 어느새  짙은 안개에 점점 가려지고 있고

비마저 조금씩 흩뿌리며 세속으로 향하는 발길을 재촉시키고 있었다.

 

tip. 이곳을 가실 예정이라면 하루 종도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두고 오시길 바랍니다.

혼자가기가 번거롭거나 몬세라트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유로자전거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식가이드 투어를 이용하셔도 후회하지 않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