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나는 걷는다

서로 닮은 듯 다른 북촌 골목길과 계동 골목길을 걷다.

작은천국 2010. 5. 10. 09:00

 

 서로 닮은 듯 다른 북촌 골목길과 계동 골목길을 걷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바이어를 만나기위해 이번주 주말 동생이 서울에 왔습니다.

반나절 동안만 시간적 여유가 있는 동생...

가끔씩 서울에 올 때면 붐비는 서울이 끔찍이도 싫다며

내가 여기가자 저기가자고 해도 내내 피곤하다며 꼼짝을 하지 않던 그녀가

어디갈데가 없냐며 웬일로 채근을 합니다.

날씨가 너무 좋은 휴일 오전 걷기에 만만한(?) 북촌으로 향했습니다.

 

 일전에 새벽 출사로 북촌을 헤집고 다닐때랑 정오가 다된시간에 걷는 북촌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군요

역시 사람이 거의 없는 이른 시간이 걷기에는 더욱 좋은 듯합니다.

그래도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다소 한산하니 여유가 있습니다.

안국역에서 부터 시작한 북촌길은 며칠사이 온통 초록 물결로 뒤덮여 싱그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정독도서관길을 따라 걸어가봅니다.  

 

서울을 자주 다녀가는 동생이지만  북촌길을 걷는 건 처음인지라 가는길에 정독도서관도 들어가봅니다.

 

단풍잎이 햇살을 받아 빛이 납니다 빛이 나~~~

 

벚꽃이 피기 전에 정독도서관에 왔었더랬는데 그땐 벚꽃 피면 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벚꽃지고 이곳을 다시 왔네요~

 

한가운 휴일 오후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네요

 

곳곳엔 책을 읽는 사람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휴일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정독도서관에서 나와 본격적으로 골목을 통해 북촌을 향해갑니다.

길가 어느 커피숍 야외에는 수많은 메모지로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기에 무엇을 적었을까요?

'초능력을 가지고 싶다'는 사람도 보이는데 웃고 지나가기엔 다소 심각합니다.. ㅎ

 

걷다보니 삼청동길로 나와버려 다시 이 골목을 통해 북촌으로 들어갑니다.

 

 언덕에 올라서니 저 멀리 경복궁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우와 이 동네가 경복궁이랑 이렇게 가까운 동네였냐며 감탄사 연발 해대는 동생~~

경복궁은 몇 번 가보았으나 북촌길을 다녀보지 않았기에 나름 신기했나 봅니다.

사실 계동에서 몇 대째 살았던 서울토박이 친구는 가끔 우스갯소리로 자신은 사대문안에 사는 뼈대(?)있는 가문이라고 할 때마다

서울이 고향이 아닌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래서 니가 용가리 통뼈구나'며 응수하곤 했는데 오늘 왜 그 이야기가 생각나는겐지.. ㅎ

 

한옥을 개조하고 있는 집을 발견~~

 

드디어 북촌의 명소이자 뷰 포인터에 도착했습니다.

'photo spot' 에 서면 뭐가 보이냐며 동생이 한 번 서 보더니 별것없다며 낚였다고 합니다...ㅋ

조선시대엔 정면으로 보이는 저 거리가 아마도 종로 육의전 거리였겠지요

 

'photo spot' 에 서면 이러한  북촌길이 보입니다.

외국인들 특히 일본인들이 북촌의 지도를 들고 스고이~ 스고이~를 외치면서 다니고 있네요

 

그리고 이 골목 저 골목으로 들어가 봅니다.

동생은 예전 어릴적 살던 골목과 흡사하다며 신기해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본 감성다큐프로그램에서 한옥을 사랑하는 외국분이 한국사람보다 더한 열정으로

한옥을 지켜야되는 이유에 대해 역설을 하는 것을 같이 본 지라 오늘따라 북촌의 느낌이 더욱 새롭게 와 닿는듯합니다.

 

옆 골목으로 넘어가면 어디서 많이 본 장소가 등장합니다.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의 집인 상고재입니다. ~

한옥집에 이름을 붙인 이유가 궁금하다는 동생의 질문에 덩달아 저도 궁금해집니다.

지식검색을 해 보아도 나오지 않는군요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내부의 모습이 궁금했으나 다른 한옥과 마찬가지로 굳게 문이 닫혀있네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위해 분주합니다.

 

상고재 앞에 있는 이 소나무의 향이 바람이 불때마다 날리고 있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벌써 이런 계절이 다가온 것이군요

 

상고재 옆 집, 이집도 나름대로 독특한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기와장으로 꽃 무늬도 연출했구요

 

무엇보다 처마의 저 닭(?) 모양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물받침으로 만들어 놓은 것같은데 기와 처마의 곡선을 따라 중간에 닭모양을 만들어 놓았네요  

 

별 것 아닌것 같은데 주인장의 멋스러움이 베여나옵니다.

 

한옥의 담장너머 이렇게 초록색 잎사귀들이 담장밖으로 모습을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이미 담장이 넝쿨은 한 벽면을 아예 차지해버렸습니다.

 

어릴적 제가 살던 동네에도 집집마다 담쟁이 넝쿨들이 휘감고 있어 굉장히 운치가 있었는데

오랫만에 담쟁이 넝쿨을 보니 자연스럽게 동생이랑 어린시절을 추억이 끝도 없이 샘솟네요  

 

한떄는 이 담쟁이 넝쿨의 여린 가지로 쌍꺼풀을 만들어 보겠다고 눈을 뒤집곤(?) 했었다는 둥~

얘기를 하다보니 별별 얘기들이 한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문득, 게임과 학원을 전전하는 요즘의 학생들은 과연 나이가 들면 어떤 추억을 얘기할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간간히 돌 틈 사이사이로 작은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있네요

 

가볍게 북촌을 한바퀴 돌고나니 시계는 정오를 넘어가고 그냥 집에가기도 애매해서

남아프리카 대사관을 지나 계동으로 넘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있는 큰 도로에서 멋진 간판을 발견~~

'이 해 박는 집' , 뭔가 궁금하시죠? 치과입니다.

캬~~~~ 예 어제 감성다큐에서 소개된 집입니다. 이 집도 오래된 집이라 역사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준상이가 다니던 학교인 중앙고등학교를 향해갑니다.

뭐... 이 길도 동생은 처음인지라... 동생은 벌써 지치는지 얼마나 가면 나오냐며 자꾸 채근을 해댑니다.

사실,,, 날씨가 너무 덥군요~

 

아름드리 은행나무에도 잎사귀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계동의 모습은 북촌과는 또 다른 느낌이네요

북촌과 달리 이곳은 한옥이 많이 없어지고 거의 대부분이 양옥으로 개조되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중앙고등학교~

겨울연가의 준상과 유진이 다닌던 학교입니다.

학교 마당이 보이는 곳은 춘천에서 촬영되었고 또 다른 부분은 이곳 중앙고등학교에서 촬영되었답니다.

 

중앙고등학교앞의 문방구엔 문구류를 파는게 아니고 이렇게 일본에서 인기있는 배우들의 캐릭터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몇 년전 이곳을 다녔을땐 온통 배용준씨과 최지우씨의 캐릭터 상품들밖에 없었는데

배우들도 다양해졌고 심지어 우리의 김슨생 김연아양도 보이네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중앙고등학교의 건물은 운치를 더하고 있네요  

 

중앙고등학교에서 안국동으로 내려갑니다.

도로변을 접하고 있는 북촌길은 예외없이 거의 대부분이 커피숍등의 가게가 즐비한데

계동도 비슷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북촌길처럼 붐비지는 않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북촌길보다 이곳 계동길이 훨씬 더 붐비는 길이었던것 같은데 역시 뜨는 동네 북촌인게 확실한것같네요

분명히 커피숍이었는데 마치 제집인양 길가 창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어 다가가니 

집인지 커피숍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여유를 부리는 주인장입니다.  

 

앉아서 쉬었다 가셔도 된다. 천천히 구경하시고 사진도 마음껏 찍으시라,,, 며

그저 동네사람인양 편하게 대해주십니다.

뭐 혼자라면 들어가 앉아보았겠지만 급피곤해진 동생 그냥 가자며 채근을 하는 통에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계동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계동에서 삶의 터전을 가진사람도 확실히 북촌보다 계동이 훨씬 더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한가한 동네가 정말 좋다며 이구동성으로 외쳐봅니다.

 

곳곳엔 눈요기거리 뿐만 아니라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골목엔 이렇게 오랫만에 소담스러운 화단에 눈길이 갑니다.

 

이곳에서도 기발한 곳을 발견했네요~~

이태리 면 사무소~~~ 이곳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아쉽게도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버렸네요  

 

한 곳엔 오늘까지 프리마켓 시장이 열리고 있네요

홍대와 신사동 가로수 골목과 더불어 계동골목에서도 프리마켓 시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약 두시간 반 동안 북촌과 계동을 걷는동안 날씨는 너무 뜨거워 졌습니다.

점심시간을 넘긴시간 배도 출출해 오고 화동옥 냉면으로 오늘의 걷기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북촌은 북촌 나름대로,

오랫만에 가본 계동은 계동대로

서로 묘하게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갑자기 훅 하고 더워져 덥게 느껴지는 휴일 정오지만

한창  초록의 물이 오르고 있는 한옥의 골목은

온통 싱그러운 초록의 냄새가 실려오고 있어 무엇보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도심에도 초록의 물이 오르긴 했지만 냄새는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곳을 걷다보니 초록의 냄새들이 여기저기서 코끝으로 실려옵니다.

봄이 참 더디게 온 다싶었는데  벌써 계절이 저만큼 앞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동생과 함께한 서울 나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찾아보고 온 골목길 투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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