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산티아고 가는 길

나의 까미노는 현재 진행형

작은천국 2009. 12. 5. 13:20

두달간의 여행이 너무 길었나? ㅍㅎㅎㅎ

산티아고여정이 내겐 너무 힘들었는지 육체적으로 아직까지 고단하고 게다가 시차적응이 안되서 힘들다

 누가 알면 몇년씩 해외나가서 살다온 사람으로 알겠네.. ^^

 

산티아고에 시작하자마자 일주일만에 카메라가 고장나서 너무 애를 먹었다.

산티아고 초반 그렇게 많은 먼지가 날릴줄 모르고 짐 무게때문에 카메라 가방을 가지고 않은것이 화근이었다.

먼지가 너무 많아 줌기능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캐논 18-200m는 그저 24m 똑딱이 렌즈였다 ㅠ.ㅠ

산티아고 도중에 저 카메라를 고쳐보겠다고 로스아르고스에서 로그로뇨까지 버스도 타야했고

큰 도시 갈때마다 캐논서비스센타를 찾아다녀야했지만 결국 마드리드에 가야 고칠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캐론렌즈 고치는 걸 포기했었다.

그리고 도저히 안되서 부르고서에서 탐론 18-200m렌즈를 하나 더 사고 안그래도 배낭이 무거운데

바디와 렌즈2개 족히 2kg 이나 되는걸 들고다니느라 어깨가 빠지는 줄 알았다.

그럼에도 카메라를 손에서 놓을수 없는 아이러니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리스본에서는 탐론렌즈까지 고장나 주시는 통에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선 사직찍는거 마저 귀찮아 졌었다.

다시 마드리에서 렌즈고치려고 하다가 사람손으로 하는건 모든건 비싸니 그냥 한국가서 고치라는 얘기를 듣고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었다.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제일먼저 캐논카메라 서비스로 직행.... 뜨악... 반나절도 안되서 수리완료...

게다가 보증기간이내라 공짜~~~~ 아~~~ 역시 한국은 좋으나라여......

 

다만 신제품카메라가 완전 낡은듯하다며 관리에 신경을 써달란다...

예예... 그렇지만 산티아고 한번 가보세요 비오고 눈우고 바람불고 먼지날리고..... 이렇게 됩니다... ㅎㅎ

 

 

산티아고 중 가장 힘들다는 메세타 200km를 같이 넘었던 우리는 한국에서 다시 만날것을 약속했었고

내가 들어오는 날짜에 맞춰 얼굴을 보기로 했었다...

인사동에서 막걸리와 파전으로...

스페인에서 와인과 맥주를 하도 먹고다녀서 늘은것은 술인듯하다...

오랫만에 마셔보는 막걸리~~~ 캬~~~~ 좋다...

 

 

그리고 파전... 이곳파전도 훌륭했으나 까미노길에서 보성언니가 만들어준 파전이 훨씬 더 맛있고 감동적이었다.

밀가루에 각종해물을 넣고 알베르게에서 붙여주시던 파전...

후라이팬에서 파전을 던지면서 뒤집는 보성언니의 솜씨에 외국인들 완전 신기해해주고...

게다가 또 얼마나 맛이 있던지...  그 파전과 이 파전은 비교불가능이다...

평생에 그렇게 맛있는 파전은 처음이었다.. 그 추억을 회상하면서 먹는 파전은 그래서 더욱 맛있는 듯하다.

 

지수의 백숙보다 좀 맛이 덜했던 안동찜닭...

매운걸 잘 못먹는 나는 이렇게 매운 안동찜닭은 곤욕이지만 사람들과 어울려서 먹는 밥은 언제나 맛이있다..

 

까미노를 함께 걸은 사람들...

한국에서 다시 만나니 어찌나 반가운지... 서로가 걸었던 날이 약간씩 다른날이 있기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엮이고 설킨것들이 실타래처럼 풀려 시간가는 줄 몰랐다...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하고 좋은시간, 그리고 가장 육체적으로 힘든 시간을 같이 보냈기에 그 끈끈한 정은 말로 표현이 힘들다.

다만, 까미노에선 다들 화장도 안하고 꾀죄죄하게 다녔는데 다들 치장을 하고 나타나니 좀 어색하더라는..ㅎㅎㅎ

 

까미노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까미노가 끝나자마자 일상으로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까미노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까미노 후 포르투-리스본-마드리드-안달루시아(그라나다, 세빌리아, 꼬르도바)

다시 마드리드-바르셀로나 이렇게 여러 도시를 거쳐다니면서 많은 여행객들을 만났다.

 

까미노에서 만난 사람들은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같이 걸어간다는 일종의 동지의식으로 인해 단순한 여행객이 아닌 동반자적인 느낌이

강했기에 나부터도 먼저 가슴을 마음을 열고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했고 한국인들은 물론이고 외국인들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비슷한 감정과 정서를 가지고 있었기에 까미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맺는 인연은

정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까미노가 끝난지금 나도 그들도 까미노를 그리워하며 facebook과 블러거 그리고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간의 추억을 공유하면서 우리들의 까미노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까미노때와 달리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더러는 아닌 사람도 있었지만...

이런 마음은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고 까미노를 끝내고 여행을 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마음이인듯하다.

 

무엇이 우리들의 까미노를 이렇게 특별하게 만든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