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kook's Diary/Ordinary Daily Life

[2017년 4월 소소일기] 식목일 그리고 반려식물

작은천국 2017. 4. 5. 13:46

[2017년 4월 소소일기] 식목일 그리고 반려식물.



 오늘은 식목일. 

땅에 나무는 못 심어도 

내 마음에 푸른 나무 하나 심는다. 





약 한 달간의 취재여행을 끝나고 돌아오니 가장 궁금하고 걱정되는 건 화초들.

다행히 화초들은 잘 자라고 있었고 주인이 없는 상황에도 꽃도 피우며 열일하고 있었다. 


해마다 꽃을 피우던 산세베리아 화분 분갈이 한 지도 3년이 지났고 

더는 새순이 올라올 자리도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랐기에 분갈이를 위해 

집 근처 화원으로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분갈이는 직접하는데 일반 화분이 너무 크고

장기 여행으로 심신이 지친 상태고 무엇보다 온몸의 근육통이 심해 무거운 것을 

들 상황이 아니어서 올해는 분갈이를 화원에 맡기기로 했다. 



분갈이는 뒷전이고 꽃구경 삼매경. 

평소라면 지금쯤 상추 등 집에서 먹을 채소들도 심었을 테지만

또 한 번의 여행을 앞둔 관계로 채소 모종들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다육이만 취급하는 화원에서 눈이 휘둥그레. 

평소에 보지 못한 다양한 다육식물들 구경 삼매경. 


이 다육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을 심사숙고했지만 

지금 키우고 있는 화초들만으로도 충분하기에 

더는 화분을 늘리지 않겠다 작심한 터라 구경만 했다. 


다음에 채소 모종 사러 가게 되면 그때는 어쩌면 사게 될지도. ㅡ.ㅡ



500원짜리 자그만한 산세베리아 화분 하나에서 시작해 

선물 받은 2개의 산세베리아까지 

10년하고도 몇 년이 더 지나는 동안 잘 자라주고 있다. 

2개의 화분은 이제 3개로 됐고 

앞으로 대략 5년 정도는 분갈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큰 화분에 옮겨 심었다.



키카 훌쩍훌쩍 자라는 녹보수도 이참에 같은 종류의 화분으로 통일했다. 

화분 네 개만으로 베란다가 꽉 차. 

이제 화분 혼자 들기는 무리인데 겨울에는 어찌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에이. 뭘 벌써 걱정해. 겨울 일은 겨울에 생각하자고. 


생각보다 세심했던 화원 아주머니는 분갈이한 화분에 자리가 빈 것이 신경 쓰인다며

이렇게 빈 곳마다  화초를 심어서 보내주셨다. 

경험상 산세베리아 새순이 일 년에 많으면 서너 개, 적어도 두 개는 올라오기에 

 빈 곳이 있는 큰 화분으로 바꾼 것인데 아줌마의 친절함은 나의 의도와 반하는 걸로. 


그래도 좋긴 좋다. 


작년에 산세베리아에 꽃이 9개나 한꺼번에 피었기에 

아마 올해는 산세베리아에 꽃이 피지 않을 것 같다. 


비좁은 집에서 큰 새집으로 옮겨주고 나니 

 큰 숙제 하나 끝낸 건 같아 기분이 홀가분. 


작년에 냉해 걸려 속앓이를 했던 파키라는 1년 만에 몰라보게 자라고 있는 중. 



작년에 이렇게 작았다는 게...


내친김에 파키라도 1년 만에 큰 화분으로. 


 초록 식물 일색이라 꽃피는 나무 하나쯤은 있어야겠다 싶어

올해 1월에 집으로 온 천리향은 오자마자 꽃을 피웠고 꽃 지고 나니 

 새순이 나오더니 원래 있던 것보다 더 커졌다. 


불과 두 달 만에... 

화분 구입하자마자 집에서 흙에서 비료를 넣어 

다시 심었는데 확실히 비료의 효과가 큰 듯하다. 


사실 다육이 화원에서 화분을 하나 구매했다. 



이런 종류의 다육식물도 처음이었고 무엇보다 어떤 꽃이 피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집에 온 지 며칠 안돼 노란 꽃이 피었다.  



밤에는 이러고 있다가


아침이 되면 꽃이 핀다.  




개발선인장은 1월에 꽃이 피었었는데 다시 또 꽃이 피었고 

철쭉도 12월에 꽃이 한 번 피었는데 또 꽃이 피었고 

서양란에도 노란꽃이 예쁘게 피었다. 


가장 놀란 것은 만데빌라. 


재작년에 분갈이하면서 비는 화분에 빨간 꽃이 예뻐서 심었는데 

알고 보니 이 만데빌라가 벽을 타고 넝쿨 식물로 자라는 종류였던 것. 


1년 차에는 키만 키울뿐 꽃이 피지 않아 곰곰히 생각해 보니 

겨울동안 거실에서 따뜻하게 있었더니 꽃눈이 안 생긴 것 같았다. 

올겨울에는 그대로 밖에다 두고 뽁뽁이를 몇 겹으로 감고 

물도 미지근하게 춥지 않은 날을 골라 주는 등 신경을 썼다. 


그랬더니 겨울에도 쭉쭉 키를 키우길래 막대를 하나 꼽고도 

길게 뻗는 만데빌라를 어찌할 수가 없어 에어컨 선에 감았다. 



여행 갈 때만 해도 꽃망울인지 새순인지 분간이 안 되었는데 

세상에 집에 오니 이렇게 꽃이 활짝 활짝.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반드시 혹독하고 추운 계절을 보내야 한다는 자연의 가르침. 


친구가 노란 꽃이 예쁘다며 얼마 전에 생일이었던 나를 위해 개나리 자스민을 선물했다. 

꽃이 빨리진다 싶었는데 그 이후부터 미친 듯이 자라고 있다.

연두색은 모두 우리집에 온 뒤 새순으로 나왔다. 


친구한테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친구는 분명 같은 날 내 것 하나, 자신 하나 이렇게 화분을 샀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르게 자랄 수 있냐며 놀라워했다. 


그냥 햇볕 잘 드는 곳에 두고 물만 줄뿐

뭔가 특별히 내가 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왜일까. 


분갈이하기 전에 물주다 새순이 올라온 산세베리아를 뚝! 하고 꺾였다. 

화분에 심기도 그렇고 그냥 버리기도 그렇고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이게 물에서도 자랄까 싶어 물에 담가놓고 갔는데 

여행 갔다 와서 보니 이렇게 뿌리가....


바쁜 원고 좀 끝내고 나면 화분으로 옮겨 심어야겠다. 


우체국 갔다가 아주 신기한 선인장을 발견하고 감탄하고 쳐다보고 있으니 

우체국 국장님이 키우는 선인장이라며 새순 몇 개를 주겠다 하시길래 얼른 받아 왔다. 

뿌리도 없을 정도로 손톱보다 작은 아이들이었는데 혹시 죽지나 않을지 노심초사했었다. 

너무 작아 화분에 따로 심을 수도 없어 다른 다육이 화분 빈자리에 심었다. 

아하하하. 그랬는데 이 아이들도 키가 7cm나 될 정도로 자랐다. 


산세베리아 화분에 심을 때 이들도 새집을 마련해줘야겠다. 



화초들은 10년 넘게 키운 것들이 많은데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때는 

화초들이 이렇게 잘 자라는지 나도 몰랐다. 


프리랜서가 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니 

창문도 자주 열고 물 주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만 달라졌을 뿐. 


내가 뭘 하지 않아도 

식물들이 부쩍부쩍 자라는 봄이다. 


내 손이 금손이 아니라 

봄이 진정 금손인 게야. 


반려동물 대신 반려식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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