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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하나뿐인 지구] 22번째 국립공원 태백산

작은천국 2016. 10. 14. 10:08

[EBS 하나뿐인 지구] 22번째 국립공원 태백산

 

 

 

지난 8월 22일 태백산이 22번째로 한국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백두대간의 중앙부에 솟아 있어 태백산맥의 중추 역할을 하는 민족의 영산이자,

한강과 낙동강, 삼척의 오십천이 발원하는 한반도 이남의 젖줄 태백산.

 

중국의 왕들이 오악 중 하나인 태산에 찾아가 친히 제사를 지냈던 것처럼

우리나라 역시 신라 시대부터 태백산을 북악으로 정하고 왕이 친히 제사를 지냈다.

또한 '태백'이란 이름 역시 한글로 한 배달이라고 불리는데

'크게 밝다.'는 뜻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한다.

그렇다. 태백산은 단군신화와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이다.

 

그런 태백산이 이제서야 국립공원에 지정됐다.

 

 

<EBS 하나뿐인 지구> '백두대간의 중추 태백산 국립공원이 되다' 의 촬영팀과 함께

지난 9월 초 사전 답사차 그리고 하늘이 열리는 날인 개천절 천제 행사를 담기 위해 연이어 태백산을 다녀왔다. 

아. 그렇다고 내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아니다.

 

방송에서 만나게 될 태백산의 모습이 나도 내심 궁금해 본방송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EBS 하나뿐인 지구> '백두대간의 중추 태백산 국립공원이 되다'  예고 영상

방송일 EBS 1TV  2016년 10월 14일(금) 저녁 8시 50분

재방송 EBS 2TV 2016년 10월 14일(금) 밤 12시 00분

 

 

개천절 행사가 있던 날 한반도는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렸고 태백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날씨가 맑기를 학수고대했지만 늘 그렇듯 간절히 기다리면 어긋나기 마련.

 

수천 명이 모여 천제를 지내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했지만

궂은 날씨에 그런 모습은 볼 수 었었다.

하지만 엄청난 안개와 비바람은

태곳적 하늘이 열린 날 단군이 이 땅에 내려온 날이 이러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영적인 느낌으로 태백산에 가득했다.

 

비바람을 쫄딱 맞으며 천제 촬영을 끝마치고 EBS 하나뿐인 지구 팀과 함께 기념 사진!

 

 

"정 작가님, 태백산으로 MT 한 번 가시죠~"

 

 지난봄에 출연했던 <EBS 하나뿐인 지구>와 인연이 된  김병연 PD님.

늦여름이 다 지나가고 있던 때 10월에 방송될 태백산 사전 답사차 동행으로 MT 제안을 하셨다.

 

 그 방송 덕분에 '지리산 둘레길'에 출연했던 김희남 씨와도 인연이 닿아

종종 안부를 묻던 차,  그들과 다시 만날 기회만으로도 반가웠고

무엇보다 여름 내내 학생 모드로 새벽 밥 먹어가며 일주일 내내 학원에 다니느라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갑갑증이 극에 달하고 있었기에 마침 학원 수업도 마무리되니

태백산으로 MT 제안이 반가워도 그리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렇게 태백산 사전 취재 겸 MT 겸 태백산으로 떠났다.

태백산은 항상 겨울 산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일출을 보겠다고

 눈이 무릎까지 쌓인 태백산을 새벽부터 오른 적도 두어 차례.

 

하지만 기억은 딱 거기까지.

언제 갔는지, 어디로 올랐는지, 그래서 천제단에서 일출을 봤는지 도통 기억은 없다.

다만 너무너무 추워서 등산이 몹시도 힘들었다는 것과 그 추운 날에도 사람이 미어터지게 많아서 

줄을 서서 태백산을 올랐던 것만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뿌연 실낱같은 기억만으로 태백산을 찾은 날.

서울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었지만 고지대답게 20도의 기온은 오히려 쌀쌀함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유일사를 통해 태백산의 정상의 천제단까지 그리 힘들지 않게 산행이 이어졌다.

 

민족의 영산이라는데 고개를 갸우뚱 거릴 만큼 발끝으로 전해지는 느낌도 전혀 없었고

정상까지 오르는 내내 태백산이 이렇게 쉬운 산이었나 싶어 참 새삼스러워졌다.  

 

하얀 눈이 켜켜이 쌓였던 태백산의 풍경 대신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 찬 태백산의 풍경은

이제껏 내가 기억하고 있는 태백산의 풍경을 말끔히 지웠고 새로운 태백산이 자리 잡았다.

 

태백산 천제단 가는 길  

    

 

   

 

  

 

 

 

 

태백산의 정상부에는 있는 천제단은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장군단이,  

남쪽에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하단의 3기 구성되며 돌을 쌓아 신성의 영역으로 표시하고 있다. 

 

정상에 서면 하늘 아래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탁 트인 풍경이 무척이나 인상적인데

우리나라 산 중에 정상부에 나무 없이 탁 트인 풍경은 태백산이 유일할지도 모르겠다.

 

처음 도착했을 때 맑았던 하늘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구름이 몰려왔고

태백산의 하늘은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며 요술을 부리고 있었다.

 

실제로 촬영팀은 2주 내내 태백산에 머물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태백산의 하늘을 볼 수 있었다고 했는데

정말 황홀했다고 한다. 더불어 발아래로 보이는 능선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며

사전 답사 때 느꼈던 태백산은 전부가 아니었다고 했다.

 

잠시 한순간 머물면서 느낀 태백산이 어찌 내가 아는 전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어리석고 어리석은 인간임을 새삼스레 느낀다.

방송을 통해 만나게 될 태백산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기도 하다.

실은 본 방송 촬영 때 이곳에서 하루 정도 머물면서 일출도, 일몰도, 별도 보고 싶었으나

촬영에 방해가 될까봐 차마 그 부탁은 못 했는데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마 그 모습은 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

 

 

태백산 정상부 천제단의 모습  

 

    

 

 

 

 

사전 답사 때는 태백산 등산을 비롯해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와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도 다녀왔다.

함백산은 야생화를 보기 위해 태백을 여행을 했을 때 검룡소를 다녀갔었기에 기억은 새로웠다. 

 

여행이 직업이 되기 전부터 여행을 다녔던 나로서는  

옛날 갔었던 곳을 다시 가 보면 실망하기 일쑤다.

손대지 않은 것이 훨씬 좋았다는 생각으로 씁쓸해지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기에

검룡소도 그런 곳이 돼버렸으면 어떻게 하나 내심 걱정이었다.

하지만 검룡소만큼은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그런지 여전했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것이 다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하나쯤 있어야 하고

그것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자연이라면 더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내 여행은 언제나 시선을 끄는 주위를 살펴야 하기에 느리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그들의 뒷모습을 쫓아 가게 된다.  

 

같은 장소라고 하더라도 영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과 사진과 글로 전달하는 것은 다르다.

언제나 나보다 한발 앞서 걷는 그들은 태백산 곳곳을 누비며 현장답사를 하는 동안 고민이 깊었다.

그 깊은 고민은 그들의 뒷모습에, 발걸음에 담기고 있었다.

 

아이템이 방송으로 결정되기까지' 적절한 아이템인가'에서부터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지

수없이 고민했을 것이고 방송의 방향도 결정되어 있겠지만 직접 현장에 와서 보면 생각이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태백산 이곳 저곳을 둘러 보는 내내 방송에 대한 고민으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음이니 깊었던 고민만큼  좋은 방송으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조연출 김복동이 씨와 김병연 PD 님 똑같은 자세 좀 보소!

 

그리고 한 달 뒤 개천절에 다시 태백산으로 향했다.

전철도 다니지 않는 새벽에 출발해야 하는 관계로 EBS 작가실에서 곽은정 작가랑 하룻밤을 보내고 태백산으로 향하는 길.

 

 태백산까지 약 4시간여 달리는 동안 전날 거의 2~3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이었음에도 

그녀는 감독님이 촬영한 영상을 보고 또 보며 예고 영상을 만들 준비와 본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EBS가 첫 직장으로 이제 입사 한 달이 된 풋풋한 신입사원인 곽은정 작가가 매사 살짝 긴장하고 있는 태도는

너무 오래되어 '신입'이라는 의미조차 완전히 잊어버린 내게 느슨하게 풀려버린 것도 모른 채 다니고 있는 내 신발 끈을 쳐다보게 했다.

 

당골광장에서 태백산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

한 달 사이 태백산은 어느새 가을옷으로 갈아입었다.

 

태백산이 가을 단풍을 볼 수 있는 산은 아니라는데 이게 웬일이야.

게다가 비로 인해 산은 온통 안개, 안개, 안개,

비가 오면 촬영은 완전 망하는 것이라 걱정도 됐지만

안개 자욱한 산길을 모처럼 걷게 되니 기분은 한껏 들떴다. 

 

 

 

지난 답사 때 날씨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맑은 날씨이기만을 그토록 바랬건만,

바람 불고 비가 간간히 흩뿌리기는 날씨는 폭우가 아닌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였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천제 장면을 드론 영상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하늘이 열린 날 안개 자욱한 태백산 정상에서 올리는 천제는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특별한 느낌이었다.

늘 새해 일출을 생각했던 것이 태백산의 정석이었으나 어쩌면 천제를 지내는 개천절이야말로

태백산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자 태백산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날이 아닌가 싶었다.

 

다들 겨울 산으로 알고 있는 태백산에서

개천절에 천제를 지낸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듯했다.

물론, 여행 좀 한다는 나 역시도 잘 몰랐다.

 

국가 5대 국경일 중 하나지만 과연 개천절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깊이 새겨보지 않았건만

하늘로 향하는 천제를 보고 있으니 개천절이 주는 무게감과 크기는 실로 상상 이상이었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가정의 평화가 깃들기를 소망하는 경건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이번에 천제에 가보니 하루 정도만 아침잠을 포기하고 일찍 서두른다면

당골에서 태백산 정상까지 대략 2시간 여정도면 오를 수 있기에

당일치기로 정오(12시)에 천제단에서 지내는 천제를 충분히 볼 수 있는 점은 참고하길.

 

날씨가 좋지 않아 촬영한 분량에 비해 방송에서 천제의 모습은 많이 볼 수 없지 않을까 싶다.

 

 

 

 

 

 

 

 

 

 

 

 

 

 

 

궂은 날씨였고 전날 1박 2일의 일정으로 홍천과 구룡령 백두대간을 트레킹을 하고 온 터라

체력적으로 다소 무리가 되는 상황이었음에도

굳이 천제를 따라나선 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천제의 모습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천제의 자세한 내용과 의미는 이 포스팅에서는 설명하지 않으니 방송에서 확인하면 되겠다.

 

 

방송촬영팀과 함께 덕분에 가까운 거리에서 천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한편,

촬영팀의 모습도 틈틈이 카메라에 담았다.

 

청산도 촬영 때도 이미 느꼈지만 김병연 PD님이 현장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장면을 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실감했던 태백산이었다.

 

김병연 PD님과 태백산 촬영 내내 함께 한 김희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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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출 김복동이 씨와 배규상 촬영 감독님.

참고로 배규상 촬영 감독님은 EBS 대표 프로그램인 <세계 테마기행>을 촬영하신다.

 

 

 

 

 

태백문화원 원장님 인터뷰 할 때 전체 스텝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때때로 엄청난 비바람과 간간히 흩뿌리던 비가 폭우로 변하기도 해서

마음껏 영상으로 담지 못해 아쉬움이 너무 많았던 천제.

 

천제단에 있을 때 내내 비 오고 바람불던 날씨는 천제를 마치고 다시 당골광장으로 돌아오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맑게 개고 푸른 하늘이 드러났다.

 

태백산에 머무는 2주 내내 이렇게 맑은 날씨는 보지 못했다며 한풀이하듯 드론을 날리시는 김병연 PD님.

이날 다른 방송에서도 천제의 모습을 담기 위해 나왔는데 동병상련이라고 이들도 역시 드론 날리는 중.

 

 

 

 

특별히 이번 방송에 내가 뭘 하는 건 없지만 오랜만에 태백산을 찾은지라 느낌이 새로웠고

태곳적 하늘이 열린 날이라 더욱 특별했던 순간으로 기억될 듯하다.

 

다들 편하게 있다가도 카메라가 도는 순간

 눈빛이 매섭게 달라지며 곧바로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은

오롯이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자 희열감이다.

 

내 작업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긴장감만으로 가슴이 뛴다.

내가 작업현장을 좋아하는 이유도, 작업하는 사람의 모습을 담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태백산' 정도면 당연히 국립공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됐다는 게 놀라웠다.

 

사전 답사갔을 때 국립공원 태백산은 이미 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국립공원이라는 간판을 달았고 국립공원 위상에 걸맞은 사무소와 직원들이 배치됐고 곳곳은 분주했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은 태백산이  왜 이제서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국립공원인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무엇이며 국립공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였다.

 

아마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오늘 방송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

'백두대간의 중추 태백산 국립공원이 되다' 편에서 방송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태백산 국립공원 곳곳의 아름다운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본방사수!

 

방송일 EBS 1TV  2016년 10월 14일(금) 저녁 8시 50분

재방송 EBS 2TV 2016년 10월 14일(금) 밤 12시 0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