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공연후기

[조용필 2015 콘서트] 조용필은 여전히 전성기라고 전해라~

작은천국 2015. 12. 21. 06:30

[조용필 2015 콘서트] 조용필은 여전히 전성기라고 전해라~

 

 

2015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공연 더 오리지널(The Original)이 모두 끝났다.

 

매번의  조용필 공연마다 항상 '이번 공연이 최고였다.' 라고 말하게 되는 조용필 공연.

단언컨대 이번 공연은, 특히 서울공연은 기억에 남을 손꼽히는 공연이었다고 감히 말한다.

 

조용필님도 인간인지라 세월의 변화를 거슬를 수는 없을 것이고

그런 조용필님도, 

'조용필'도 언젠가는 우리에게 추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조용필, 그의 날 선 음악들은 그가 여전히 전성기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고 

그런 그의 음악을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며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자 다행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 2015년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의 공연이었다.

 

그 격한 마음을 담아 이르노니,

 

"TV에 나오지 않아 조용필이 음악 활동하지 않는다고 하거든

조용필은 여전히 전성기라고 전해라~~  

 

조용필이 너무 나이 들어 신세대 가수보다  별로라고 하거든

조용필 공연 한 번이라도 직접 보고 그런 소리 하라고 전해라~ "

 

 

 공연이 끝났음에도 공연의 여운이 쉬~ 가라앉지 않는다고나 해야 할까?

물론 이번 공연이 5번 밖에 되지 않아 다른 여느 해의 공연보다 공연 횟수가 적었기에

팬들의 목마름이 더 크게 다가 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건 바로 이번 공연의 콘셉트였던  '음악'에 있다.

조용필님 데뷔 해인 1980년에 발매된 곡부터

지난 2013년에 발매된 곡까지 수십 년이라는 시간의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대중음악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뿐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조용필의 음악이 선사하는 감동은 여전히 대중들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고 놓고 있다.

 

 

 

 

 

 

어쩌면 2015년 조용필 공연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2013년 10년만에 발표한 헬로(hello) 음반의 대성공으로

그야말로 모든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내처 달렸던 2013년을 지나

휴지기를 가졌던 2014년도 지났으니 2015년 공연 소식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와병 소식(간단한!)이 전해졌고 올해 공연은 없겠구나 했지만

조용필님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는 한편, 

건강하게 무대에서 노래하는 조용필을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은

팬들의 공연 청원으로 이어졌고 조용필님이 응답으로 성사된 공연이다.

 

그러니 이번 2015년의 조용필님 공연은

순전히(그렇게 강조! 하고 싶다) 팬들의 성화에 의해 공연하긴 걸로~~

 

 5번이어서 더욱 아쉬운 공연이지만

공연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공연이었다.

 

 

 마지막 공연이었던 서울공연은 공연 약 20일 전부터 표가 매진되었기에

늘 두 번을 연달아 했던 예년의 공연과 달리 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

하긴 연말에 이뤄지는 서울공연은 늘 매진이었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표 한두 장은

너끈히 구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표가 동이 나 공연을 못 보고 돌아가는 지경까지....

 

 

 

 어지간하면 풀지 않는 시야방애석까지 풀었고

라운드석에 깔린 좌석도 간신히 사람이 지나다니는 정도만 제외하고 모두 좌석을 놓았다.

 

꽉찬 의자를 보니 반갑기보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의 답답함이 ㅠㅠ 

 

 

심지어는 1층과 2층의 중앙 통로까지 임시 좌석을 깔아야 할 정도였다.

숱한 올림픽 체조경기장 공연 관람에도 이런 예는 찾아 볼 수 없었으니

아마 조용필님이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20일 전에 이미 조용필 공연을 매진시킨 관객이니 그 분위기는 두말하면 잔소리.

 

 

젊은 세대들의 음악문화라고 대변되는 '락페' 분위기 능가한 서울공연이었다.  

실제로 조용필님이 헤드 라이너로 출연하신 2013 슈퍼소닉의 공연보다 더한 열기였다.

 

적어도 서울공연만큼은 스탠딩 구역을 따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공연 중반만 넘어가면 이건 뭐 전부가 스탠딩석이야~~

 

 이번 공연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19집 헬로의 성공으로 공연장에서도 관객층의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19집의 성공으로 그때도 공연장에서 팬층이 넓어졌다고 느끼긴 했지만

확실히 올해 공연에서는 피부로 실감하게 됐다고나 할까.

 

대구 공연 에피소드

첫 공연인 대구 공연.

오리지널 편곡으로 음악이 다른 옷을 갈아 입으니

같은 노래인데도 신선해도 그렇게 신선할 수가 없었다.

23곡 정도 선곡하는 다른 공연과 달리 3곡이 더 추가되어 레퍼토리 총 26곡이었으나

도대체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노래를 안 부른건지

공연 중반을 넘어가고 나니 머리속은 대혼란. 

심지어 모나리자가 나오는데

 '아! 그래 이 노래도 있었지. 그런데 이노래 아직 안 불렀었나?' 이랬다.

공연을 많이 보다보니 대략적인 선곡 셋리트가 짐작 하는 바, 

이번 공연은 단지'음악'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모든 노래들이 전부 새롭게 들리는 신기의 마술때문에

도대체 어떤 노래를 안 부르는 것이냐며 

그 노래는 듣고 싶은데 왜 빠진거지 이러면서 동공지진마저...

조용필 선곡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다양하고 넓은 것인지 새삼스러워졌다.

아마도 30곡 정도 선곡에 공연을 세 시간을 한다고 해도 허기진 마음은 안 채워질것이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서울 공연 에피소드.

가장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는 서울공연이기에

서울공연만큼은 전체무대를 볼 수 있는 뒷자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공연에 집중하고 싶어 가급적이면 팬클럽들이 선호하는 좌석이 아닌

일반 팬이 앉을 자리로 추정되는 곳을 예매한다.

그렇게 예매했던 좌석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이번 공연도 그런 기대를 가지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 탐색전으로 시작.

공연 시작되기 전에는 다들 얌전, 얌전, 얌전모드라 괜찮겠다 싶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그랬는데....

 

첫 곡부터 내 앞자리 세 명은 숨넘어갈 듯 오빠!! 부르며 자지러지고(경호원이 앉으라고 계속 주의)~

 나의 오른쪽 옆 중년부부의 남편 분은 모든 노래마다 목청 있는데로 돋우며 다 따라 부르고 조용필 노래방 모드.

나의 왼쪽 옆 중년 부부의 남편분은 부인따라 온 조신모드였는데...

 '아마나는~~' 첫 곡이 시작되니 아주, 아주 부끄러운 듯

윗옷에서 슬그머니 뭘 꺼내는데 세상에~ 무슨 야광봉이 내 얼굴보다 커!!!!

다른 사람 야광봉은 모두 장난감으로 만들어 버린 그 어마무시한 야광봉을 들고

그 아저씨 공연 끝날 때까지 야광봉 흔듦 모드...

정말 빵 터졌다.  

 

조용필님의 19집 성공 이후로 3세대 혹은 2세대가 같이 공연장을 찾고 있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기에

부모님과 함께 동반한 젊은 관객층도 많았지만 친구끼리 공연을 보러 온 젊은 관객층도 꽤 많았다.  

 

또한 어쩔 수 없이 부인 손에 이끌려 온 남자분들은 공연 내내 미동도 없이

이 한번의 공연으로 일년 동안의 모든 것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로 앉아 있는 분들도 꽤 많았던 이전 공연들과 달리

이젠 오히려 남자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공연 성비를 늘려가는 듯하다.

(이러니 조용필님이 남동생들 찾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상황이 이러니 그렇지 않아도 대한민국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내로라하는 팬덤을 가진 조용필님이지만

이젠 정말로 '전국민이 조용필팬이구나'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2015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The Original

2015년 조용필 공연이 확정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5번의 공연인데 어떤 무대를 보여줄까?'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대형 공연의 돌출무대는 조용필 공연의 전매특허라고 해도 좋았지만

이번 5번의 공연을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 돌출무대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공연 콘셉트는 무대가 아닌 <The Original> 바로 음악 본연에 충실하겠다며

조용필님의 히트곡을 그 당시의 사운드와 편곡을 그대로 살려 내겠다고 했다.

 

아! 이것이야 말로 '가왕의 품격' 이구나 싶었다.

<조용필 = 노래>라는 기본 공식이 있어 늘 '노래는 당연한 것이고'가 아니었던가. 

어쩌면 초심과도 같은 십수 년 전의 노래들을 그 사운드와 편곡을 그대로 살려내겠다니 이건 또 하나의 '자기혁신'이라고 볼 수 밖에.

자신의 기존 스타일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받아들인 자기 혁신이 있었다면 

오리지널 버전으로 2015년에 재탄생되는 음악은 자기복제 혹은 복고가 아닌 또 다른 모습의 자기 혁신이지 않은가.

왜 그걸 여태껏 생각하지 못했을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첫 곡, 고추잠자리로 시작된 더 오리지널(The Original)은 관객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건드리며 불을 질렀다.

 

 

오리지널 버전에 충실한 사운드를 위해 기타리스트 최희선님은 그 당시 녹음에 사용했던 '깁슨 SG더블넥'으로 연주를~  

 

 

 

실지로 이번 공연 레퍼토리에 연주된 곡들을 오랜만에 오리지널 버전과 비교하면서 들어보니 

오리지널 버전과 공연 라이브 버전이 빚어내는 시간의 버무림 속에 닮은 듯 다른 또 하나의 환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번 공연의 하일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어쿠스틱 버전이겠다.

심지어 베이스 기타도  어쿠스틱으로 개조해서 정말 색다른 느낌으로 신선한 노래들이었다.

이것이 정녕 내가 알던 조용필님의 노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신선해도 너무 신선했다.

 

 

 

 어쿠스틱으로 연주됐던 레퍼토리 / 내 이름은 구름이여, 그 겨울의 찻집, 바람이 전하는 말,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여전히 귓가에 어쿠스틱 버전으로 연주됐던 노래들이 맴도는 듯한 기분은 나만 느끼는 금단 증상은 아닐 것이다. 

 

특히 더 좋았던 노래는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다.

원곡 버전도 무척 좋아해 공연장에서 이 노래가 불릴 때는 늘 뭉클한 마음이 드는 노래다.

일산에서 100% 어쿠스틱 버전으로 들을 수 있었던 행운이~  

 

 

어쿠스틱 외에도 어느 노래 하나 좋지 않은 곡이 없었지만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곡은 <어둠이 끝나면>이다.

대형의 돌출무대에서 이 곡이 연주될 때 무대가 돌출되던 잔상이 강하게 남아 있던 곡이었는데

하드락의 느낌이 진하게 배인 편곡으로 그 느낌을 완전히 지워버린 것이 놀라웠다.

 

또한 대구와 일산에서 불렀던 해바라기 대신 서울공연에서 불렀던 <장미꽃 불을 켜요>

앞 전주를 '바람의 노래' 공연과 '헬로' 공연 두 가지 버전 모두를 고루 섞인 고고풍의 <장미꽃 불을 켜요>는

매너 모드로 앉아 있던 관객들을 모두 일으켜 세우며 흥 폭발시키는 곡이라는 것을 눈으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밴드 위대한 탄생

몇몇 곡들은 음반 녹음 버전과 정말 똑같았다. 심지어 <그대의 향기는 흩날리고>는원곡 음반과 싱크로울 99.9%!!!!

노래의 창법만 다를뿐 음정, 박자, 연주 모두 CD와 일치하는 경이로움 앞에 머리털이 다 거꾸로  쏟아 오르며 소름이 돋았다.

라이브 연주가 어떻게 CD하고 똑같을 수 있느냐 이 말이다. !!!   

어떤 기자의 기사 제목을 '조용필이 무섭다'라고 뽑았던데 나 역시 이런 순간을 확인할 때 마다

조용필님도, 위대한 탄생도 진짜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섭다.

 

이처럼 조용필님 음악에 있어 밴드 위대한 탄생을 빼고는 논할 수가 없다.

조용필님 뒤에서 그저 묵묵히 최고의 조용필 음악을 연주하고 있지만 연주자를 꿈꾸는 젊은 청춘들에게 밴드 위대한 탄생은 

그들의 연주를 카피하는 존경의 대상이자 자신들의 꿈이자 목표이자 희망일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인 조용필의 음악 인생 반을 함께 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 위대한 탄생이 지닌 세월의 무게는 그런것이다. 

 

언젠가는 밴드 위대한 탄생의 라이브 연주 앨범이 꼭 발매되기를 바래본다. 이멤버 리멤버~

 

이번 공연은 '음악'에 충실한 공연답게 각 노래에서 솔로 혹은 돋보이는 악기 편곡이 있는 경우

과감하게 연주자들도 화면에 잡아주니 그 부분을 좀 더 주의 집중하면서 듣게 되는 효과는 물론이고

화면 역시 다양하게 구성되니 참 좋았다. 항상 뒤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멤버들까지 골고루,  심지어 코러스까지도 ~

 

기타리스트 최희선님

 

 

 

베이스 이태윤님

 

 

 

 

 

  피아노 최태완님  

 

건반 이종욱님

 

 드럼 김선중님 

 

코러스 김동원님. 배영호님, 김효수님

 

배영호님의 헬로의 랩도 좋았고

무엇보다 정말 보고만 있어도 절로 공연이 흥겨워지게 만들어주던 세 분이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 새롭게 추가된 객원기타 김영균.  

 

 

 결코 요란스럽지 않은 무대와 영상, 공간을 채우는 조명 

 

음악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공연은 무대의 변화를 가져왔는데 앞에 앉아보니 무대가 생각보다 좁게 느껴졌다.

그만큼 최근의 공연들이 대형공연이었다는 반증이겠다.

큰 패널과 작은 패널들을 골고루 배치하며 공간감과 깊이감을 더해 화려한 무대 영상을 사용했던 기존의 공연과 달리

중앙 패널을 파노라마로 하나만 설치해 군더더기는 모두 배제했기에 다소 단촐해 보이는 무대는  음악이 빈자리를 채워내며

음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무대였다는 생각이다.

오로지 음악이 돋보이도록 구성된 영상은 요란스럽지 않아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일주일 단위로 공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주 업그레이드되는 영상은 서울공연에서 화룡정점을 찍은 느낌이 들었다.

 

 

 

 

영상 중에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바운스 영상이었다.

조용필님 의상 교체되는 시간이 있어 전주를 좀 더 길게 연주했는데 완전히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진 전주는 일품이었고

무엇보다 영상과 음악이 기가막히게 똑! 떨어지는 느낌은 가히 압권이었다.

흡사 몬드리안의 미디어 파사드를 보는 느낌이었다고나 해야 할까. 

앞에서 볼 때도 좋았지만 뒤에서 이 영상이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일지 가장 궁금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흑백과 칼러의 색 변화를 시작으로 도형의 공간감이 더해진 3D 느낌의 초현대적인 미디어 파사드의 마지막이

전통의 색동저고리 색깔로 입혀지는 연출 앞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대가 열리는데 관객들은 정신잃기 직전이었다고나 할까.

 

다만, 사이드 양쪽 화면이 흑백으로 연출될 때 상당히 어두워 생각만큼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일단 뭐가 보여야 되는데 너무 어두워서 어떤 영상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 점은 굳이 찾아낸 한가지 아쉬움이다.  

 

대신 조명은 그동안의 모든 공연 조명 다 합친 것보다 더한 화려함으로~ 

 

 

 

 

 

 

 

 

 조용필 음악에 세월은 거들뿐. 

그가 전성기와 똑같다고는 감히 말하지 않겠다. 

첫 공연인 대구공연에서 느껴지던 긴장감은  정말 낯선 모습이지 않았던가.

조용필님 어깨에도 세월은 내려 앉았고 어쩌면 가왕이 스스로 느끼고 있는 세월의 무게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산 공연부터는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면서도 공연이 거듭되면 될수록 컨디션이 더 좋게만 느껴지는 조용필님을 보면서

세월 운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필님이 세월을 비껴가진 못하겠지만 조용필 음악에 세월은 거들고 있을 뿐.

 

 

 

그래도 그 세월때문에 여성호르몬 대방출하니 좋은 점은 있다.

늘 '조용필입니다'로 끝나던 무미 건조했던 멘트가 세월이 더해지니 찰진 멘트가 빵빵 터지며 빛을 발하고 있으니 말이다.

조용필님 공연 처음 본 사람들은 어마무시한 공연이 문화충격이라고 하는데 오랜 팬으로는 조용필님 멘트가 더 문화충격으로 다가온다. ^^

 

조용한 노래 할 때 화장실 가지 말라는 지적질에, 공연장 목소리 작다고 앙탈도 부리지 않나,

노래 신청곡 받겠다고 은근히 반응 유도하고 이미 결정되어있으니 소용없다고 하질 않나,

사람을 들었다 놨다 밀당도 이런 밀당의 고수가 없다.

게다가 멘트에 더해 부쩍 욕심내는 떼창에, 손 하트 춤은 물론이고 늘 엇박자를 타는 막춤도 진화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니 팬들은 십수 년째 밀리면서도 기꺼이 영원한 '을'을 자처할 수 밖에 없다.

 

 

 

조용필님도 그렇게 느끼겠지만 팬도  한 해 한 해가 아쉽고 천금같이 느껴진다.

물론 인간인 이상 신체적인 변화도 목소리의 변화도 있게 마련이겠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확인했다시피 이미 준비된 전국구 팬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으니

1년에 한 차례라도 상관없으니 앞으로는 공연을 쉬는 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가수는 무대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나며 자신의 존재와 가치는 음악이 확인시켜 주는 것이기에. 

 

조용필은, 당신의 꿈 그리고 당신을 응원하듯이

우리도, 당신의 꿈 그리고 당신을 응원합니다.

 

참 생각 많아지던 2015년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의 공연이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드는 하나의 생각은 그와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며

그저 그의 음악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추억은 힘이 세고 막강하지만 추억 찾기가 되는 순간 과거에 함몰되어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현재 진행형인 조용필님은 추억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한 걸음 한걸음 미래를 향해 오늘도 걷고 있다.

세월이 내려앉고 있는 조용필님이지만 아티스트로 높이 평가 받는 이유도

모든 것을 이뤄낸 과거의 영광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가수라는 점에 있다.

 

그래서 나는 조용필을 추억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현재 진행형인 현재의 조용필님이 있기에

아직 더 만들어야 할 추억이 우리에게 많이 남아 있고

 이왕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추억의 교집합을 갖고 싶다.

 

내년  20집과 공연으로 꿈과 같은 시간을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며~

 

 세 번의 공연을 모두 갈무리 하려니 엄청~ 길어졌네요.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공감 꾹!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