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 Yong Pil/YPC 공연후기

[조용필 울산 콘서트] 2016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울산공연 후기

작은천국 2016. 10. 20. 12:28

[조용필 울산 콘서트] 2016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울산공연후기

 

조용필 울산공연 하태핫태!!!!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2016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울산공연은

더는 설명하고 말고 할 필요도 없이 하태핫태였다.

 

울산 지역은 공연을 코앞에 두고 엄청난 자연재해와 인재가 겹쳐 우울한 날의 연속이었기에

"공연을 취소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을 했다."는 조용필 님의 멘트처럼 

도시 전체 분위기는 물먹은 솜처럼 가라앉았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마 공연장 일대가 수해 피해가 없는 게 다행이라고 하기엔

 공연 분위기가 걱정될 정도로 무거웠고 

공연이 열리는 동천 체육관 일대는  

통상 공연 시작 전 시끌벅적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기우였다. 

조용필 님은 열과 성을 다해 음악으로 그동안 지친 울산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졌고

울산 시민들은 폭발적인 반응으로 그에 응답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2016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울산공연은

이제껏 내가 본 공연 중 몇 손가락 안에 올릴 수 있는 공연이었던 걸로~

 

 

 

 

심쿵심쿵했던 공연 조명

 

인천 공연을 보고 나니 앞자리에 앉은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 없었다.

 

오로지 조용필 님 얼굴과 멤버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외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이 컸고 2층 정중앙에서 보게 될 울산공연을 내심 기대했다.

 

역시!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앞자리에서 본 공연은 공연의 1/3도 못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 이번 공연이다.

 

조용필 님 공연에서 조명은 환상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압권이었다.

조도도 조도지만 밴드 연주에 맞춰 전 객석을 역동적으로 구석구석까지 훑고 다니며

객석을 치고 천장으로 올랐다가 곧이어 천장을 치고 다시 훑으며 객석으로 내려갈 때 

순간적으로 자리가 뒤로 밀렸다가 앞으로 확! 당겨지는 느낌이 들며 움찔했다.

 

뭐야 이거 롤러코스터 탄 기분이잖아!!!  

 

조명이 크게 한번 움직일 때마다 '아!' 하는 감탄사가 관객석 여기저기서 홀린 듯 터져 나왔다.

 

첫 곡 <추억 속의 재회>에서부터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 같아 심쿵했던 조명은 그야말로 압권!  

 

 

 

 

아름다운 조명은 공연장 천장이 하늘인 양 형형색색의 별빛이 쏟아져 내렸고  

팬클럽 '위대한 탄생'의 야 심찬 이벤트 '푸르미 그린 별빛'은

객석에서 그 별빛을 받아 오로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거두절미하고 진심 환상적이었고 예.뻣.다.

 

 

 

 

그중에서 제일 압권은 <바운스>!

 

음악과 동시에 무지개 조명이 파도를 만들어내며

그야말로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조명이 어떤지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앞 좌석이지 않았던가.

옴마야 - 바운스가 이리도 아름다운 일곱 빛깔 무지개 조명이었다니.

 

감탄에 감탄을 --

 

침 좀 닦아야 했다.. 힝!

 

 

 

올해 공연의 무대 조명은 황홀 그 자체란 생각이다.

이런 조명이니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로 아주 죽을 지경 ㅠㅠㅠ

 

 

 

 

특히 무빙 스테이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첫 번째 무빙에서는 붉은 계열 조명으로 두 번째 무빙에서는 푸른 계열 조명으로 변화를 준 것은 물론이고

 무빙 밑에도 작은 전구로 조명을 달았고 무대 위에도 은은한 조명을 씌워

두 번 이동하는 무빙스테이지를 전혀 다른 느낌으로 연출한 점 역시 돋보였다. 

 

 

 

열창 열창 열창, 조용필 님!

 

조용필 님 첫 멘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울산의 수해 소식을) 뉴스를 보고 놀라서 전 스텝을 소집했다.

(수해) 피해가 커서 공연이 가능할 (수 있을)지 혹은 연기가 가능할지 (걱정돼) 

직접 현장 답사도 하고 (울산) 공연이 결정 됐다.

이 무대에서 노래를 들으면서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기분 탓일까.

다른 공연에 비해 열과 성을 다해 열창한다는 느낌을 듬뿍 받았다.

 

게다가 삼세판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천안, 인천 공연도 물론 좋았겠지만 울산 공연은 확실히 다르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이전 공연보다 훨씬 여유가 생겼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공연 내내 매력을 한껏 발산했다.

 

 무빙에서는 무대 밑의 관객도 챙기는 정성을 보이셨고

두 번째 무빙스테이지 첫 곡인 <여와 남>에서는 남자 VS 여자 떼창 대결도 시키고

해마다 겨울이면 오픈하는, 하지만 그 찻집이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그래서 오로지 조용필 님의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는  

 <그 겨울의 찻집>에서는 "커피 한 잔 드릴까요?"라고도 하셨다.

 

게다가 자신의 무대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질만큼

노래 중간 중간에 "오케이~~!!", "오오오~~~" 등등 다양한 애드립에 귀여운 춤을 곁들이며

 

지친 울산 관객들의 마음을 온 정성을 다해 어루만지셨다.

이러니 관객들 반응이 어찌 뜨겁지 않을쏘냐.

 

정말 열일하신 조용필 님이시다. 

 

 

 

 

무빙에서 무릎 꿇기는 조용필 님이 전매특허.

이 포즈 한 번에 관객들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  

 

 

 

이젠 빠지면 섭섭한 무빙 스테이지에서 세 분의 인증샷! 

 

 

우리는 11번째 조용필 크루(crew)

 

이번 공연을 앞두고 '과감하면서도 젊은 감각의 음악'이라며

2016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투어 콘셉트를 발표했다.

 

그리고 덧붙여 "무대는 여러분이 만든다."고도 언급하셨다.

 

그랬다.  조용필님의 비롯해 무대 위 총 10명의 멤버들과 약 150여 명의 스텝이

아무리 멋진 음악과 무대를 만들어 놓는다고 한들 관객들이 제대로 놀아 주지 않는다면 퇴색되기 마련.

이번 울산 공연은 그런 점에서 공연장 안에 있는 모든 구성원이 만들어 낸 멋진 공연이었다고 감히 말해본다.

 

항상 100% 이상 준비된 관객들이 넘쳐나는 서울공연과 그에 버금가는 대구공연과 부산공연을 제외하면

다른 도시에서 공연 분위기는 처음부터 열광적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모호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울산 공연은 분명 달랐다.

공연 시작 전 약간 달떠 있는 통상적인 공연장 입구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공연을 하기는 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조용했기에 살짝 걱정했더랬다.

 

그런데 이게 웬일!

첫 곡부터 울산 관객들은 폭발적인 반응으로 공연장을 달궈 놓고 있었다.

 

그야말로 조용필 님은 열과 성을 다해 음악으로 그동안 지친 울산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졌고

그 부름에 뜨겁게 응답한 울산 관객이었다.

 

이쯤 되면 관객들도 11번째 조용필 크루로 인정하고도 남음이다.

 

숫자 11이 연상되는 거대한 축구팀이라니.  

 

하하!

 

늘 뜨거운 반응이지만 역시 무빙스테이지가 갑이다. 갑!  

 

 

 

은근 남자 vs 여자 vs 전부 대결 구도를 가장해 관객들 노래 시키는 조용필 님.

 

울산은 남성팬이 더 많은 활약을 하는 곳이지만 역시 데시벨 높은 여자들에게는 턱도 없더라는^^

 

오죽하면 조용필 님 "대한민국 여자들이 쎄다."라며!!

 

<여와 남>에서 대결 구도 한 번 보고 가자. 

 

아! 알고 보면 다들 부드러운 여자들일진대

 공연장에만 오면 데시벨이 어찌 그리 높아지는지 미스터리다 미스터리.

 

관객석으로 마이크를 들이대는 조용필 님.

이쯤되면 관객들은 당연 떼창으로 화답~ 

 

떼창으로 열일하신 울산 관객분들이다. ^^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뒷쪽에 앉게 되면 습관적으로 관객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인천 공연 때도 느꼈지만 예전보다 관객들의 연령이 최소 10년 이상은 젊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런 분위기는 공연장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예외 없이 투어 도시마다 폭발적인 관객 반응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공연의 분위기가 아무리 좋았다고 해도 앵콜 즈음에 접어들면

슬금슬금 자리를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객석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19집 '헬로(Hello)'로 그렇게 뜨거웠던 지난 45주년의 공연도 좀 잦아들긴 했으나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 보니

 앵콜이 끝날 때까지 누구 하나 자리를 떠나는 사람이 없었다.!!!!!!

 

또한 언제나 근엄, 진중 모드로 앉아 있던 중년의 남성분들도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남편 등등 모든 체면을 벗어던지고 그 누구보다 더

공연에 흠뻑 빠져 즐기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점도 참 흐뭇했다.

 

 

 

국가대표 밴드. 위대한 탄생

 

'드럼'을 소재로 한 영화 위플래쉬(Whiplash)에서 플렛처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말이 ‘그만하면 잘했어’ 야.”라고.

 

도통 쓸데없는 '그만하면 잘했어.'를 모르는 위대한 탄생의 연주는

그들이 왜 국가대표 밴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지 이제 말하기도 입이 아프다. 

 

그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조용필 님의 '과감하면서도 젊은 감각의 음악'은

수십 년 전의 오리지널 버전을 그대로 연주하고 있는 듯하지만

 때론 피아노가, 때론 베이스가, 때론 기타가 사이사이에 모두 화음으로 채워 놓으며

세련된 옷으로 갈아 입는 감쪽같은 연주에 늘 감탄하게 된다.

 

인천 공연과 달리 연주 애드립도 많이 추가됐는데(인천 공연에서 잘 안 들린 것일 수도)

악기들간 서로 애드립을 주고 받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이 되어 눈빛만으도 합을 맞추는 경지는

오랫동안 무대 위에서 함께 보낸 세월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참 좋았다.

 

개인 솔로 연주 때 피아노 최태완 님의 연주가 유독 인상적이게 들렸다.

지난 인천공연 때는 음향에 문제가 있었는지 <바운스>를 연주하는 줄 몰랐다. ㅠㅠ

 

약 3분여의 솔로 연주동안 뮤지컬 한편을 눈으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최태완 님의 솔로 연주.

단순한 바운스 코드를 C식스 코드에 애드를 '라'가 아닌 '레'로 사용한 신선함에는 소름이 ㅠㅠㅠ.

게다가 붓점으로 리듬감을 살리고 B로 전환될 때 기본적인 장삼화음으로 쌓아 올렸음에도 어쩜 그리 세련된 것인지..

정말 감탄에 감탄에 감탄에.....

 

드럼 김선중 님은 플렛처 교수가 보면 울고 가겠다 싶겠고 키보드 이종욱 님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베이스 이태윤 님은 작년과 비슷한데 작년과 달리 임팩트있게 마무리했던 뒷부분이 빠져서 조금 아쉽고

최희선 님의 깔끔하고 화사한 기타 소리를 참 좋아하는데 다른 노래 연주할 때 솔로 연주만큼

사운드가 안 나오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이 모든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적인 생각이니 

작곡 이론이, 사운드가 그게 아니어도 내 귀에는 그렇게 들린 것으로~ 

 

 

 

 

 

 

 

 분위기 up~ up~ up~ 코러스

 

올해 공연처럼 코러스 역할이 독보적이었던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 사람의 가수 뒤에서 그 가수의 목소리를 커버하며 하모니를 이뤄야 하기에  

 개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숙명의 코러스.

 

올해 공연에서는 잠깐이지만 코러스 세 분의 개인적인 목소리가 더해지니 무대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위대한 탄생이 한껏 달궈놓은 분위기에 화룡점정을 찍으며 후반 공연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러스 김영호 씨는 도시마다 그 도시에 안성맞춤인 문구를 영리하게 선택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데

이번 울산 공연에서는 "힘내세요. 울산 여러분"이라는 멘트로 기운을 보탰다.

 

워낙 오래된 김효수 씨야 이제 가족 같은 느낌이고  김동원 씨는 "제 고향도 울산이야" 라며

 "아빠 사랑해요."라고 뜨거운 사랑을 표현했는데 귀여운 딸을 둔 김동원 씨 아버님 참 좋으셨겠다 싶어 절로 흐뭇.

 

스크린에 자주 잡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은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코러스에게 시선을 머물고 있음이다.

 

이번에 <장미꽃 불을 켜요>의 후렴구 '사랑의 꿈 나눠줘요~~'에

추는 춤이 어찌나 신이 나던지 절로  막 따라 하게 된다는 ^^

 

이거 떼춤으로 해봐도 좋을 듯.

 

 

공연 전 수해로 워낙 큰 피해를 보았고 여전히 복구가 진행 중인 울산 시민의 심적 고통이

이번 공연으로 많은 위로가 됐으리라 생각될 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울산 공연이었다.

 

앞자리에 앉아서 그런 것일지 모르겠으나 인천 공연에서는 사운드를 비롯해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울산 공연에서는 아쉬운 점이 거의 없었을 만큼 조용필 님 컨디션도, 연주도, 조명도, 관객들도 다 좋았다. 

 

다만, 여전히 한 가지 조금 신경이 쓰이는 것은 선곡된 곡들 간 균형이 조금 안 맞는다는 생각이다.

 울산공연의 경우 관객들 분위기가 워낙 좋아 인천 공연보다는 그런 생각을 덜 하기는 했었다. 

 

그래도 '고독한 러너'는 어디론가 좀 이동을 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단발머리>, <고독한 러너>, <모나리자> 이 순서로 진행되는데

워낙 히트한 곡들이 포진해 있는 가운데 처음 온 관객들은 모르는 노래인 <고독한 러너>에서는

집중도가 떨어지니 <고독한 러너>가 불릴 때면 관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다보니 다소 소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장르적으로도 다소 튀는 <고독한 러너>는 흡사 대딩에게

초딩 옷 을 입혀 그 사이에 세워 놓은 느낌이랄까.

 

서사적인 구조와 기승전결이 확실한 <고독한 러너>는 가사가 주는 울림이 있어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로

앞. 뒤에 어떤 곡이 있느냐에 따라서 감동이 배가 될 수도 혹은 반감될 수도 있는 노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뭐 이것도 개인적인 감상인 걸로~

 

 

 

어쨋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울산공연은

조용필 님의 노래, 위대한 탄생의 연주, 공연 무대에 관객까지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공연이기에

개인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손꼽을 수 있는 수작인 공연인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