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Philippines

[필리핀 팔라완]'혼다베이'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

작은천국 2015. 11. 19. 06:30

[필리핀 팔라완] 혼다베이,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

 

 

필리핀 팔라완 혼다베이(HONDA BAY)에 도착했을 때

생각나는 단어는 단 하나.

바로 '파라다이스(Paradaise)' 였다.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편안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만함으로 차오르는 기분이야말로

천국에서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아니겠는가.

 

어느 광고의 카피 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혼다베이였다.

 

필리핀 팔라완 혼다베이의 쪽빛바다는

한가로웠고 동시에 유혹적이었다.

 

한국이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이기에

따뜻한 날씨가 그리워지는 건 당연지사.

 

일상에 치여 아직 여름 휴가를 사용하지 못했다거나

충천을 위해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그래서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라면

필리핀 팔라완의 혼다베이가 제격이다.

 

 

필리핀의 팔라완은 필리핀에서도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이자 최후의 미개척지로 불리는 곳으로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로 알려져 있는 세부나 보라카이 등 보다

청정휴양지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최근 한국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팔라완은 필리핀의 가장 서쪽에 위치하며 대략 1,78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혼다베이는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호핑투어로 아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깊은 바다'라는 뜻을 가진 혼다베이에는 

스타피쉬 섬, 루리 섬, 카우리 섬, 스네이크 섬, 판단 섬, 아레세피 섬 등 1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는데

각각의 섬들은 저마다 특징적인 모습은 물론이고 아름다운 해변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혼다베이의 루리 섬과 카우리 섬을 둘러보았다.

 

 

 

 

 

혼다베이의 호핑투어가 출발하는 곳의 모습.

 

호핑투어를 위해서는 필리핀의 독특한 전통 방카보트를 이용해야 한다. 

 

 

 

혼다베이는 호핑 투어 (HONDA BAY ISLAND HOPPING TOUR)를 통해 섬을 돌아보게 된다.

 

 '호핑(Hopping)'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폴짝 뛴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닐 때 사용하는 단어를 말한다.

 

호핑투어란 배를 타고 여러 섬을 돌아보며  아름다운 해변에서 피크닉은 물론이고

스노클링, 다이빙,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호핑투어를 위해서는 물놀이를 위한 수영복은 개인이 준비해야하며 

스노클링, 다이빙을 위한 장비는 방카에 탑승하기 전 대여를 하게 된다.

물론 자신의 장비가 있다면 지참하고 들고 가면 된다.

 

일절 다른 것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물 속에 혹시 있을지 모를 해파리 등에 대비하기위해

호핑 투어용 전용 신발만은 꼭 대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신발이 갑갑해서 그냥 내 샌들을 신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물 속을 걷다보니 자갈들이 있는 곳도 나오고 해서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방카 보트를 타고 먼저 루리섬으로 향했다.

서서히 멀어지고 있는 혼다베이이의 그림같은 풍경이다.

 

약 20분을 달리니 저 멀리 루리섬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정말 작아도 너무 작은 섬은 귀여운 느낌마저 들었다.

 

멀리서 볼 때 작아 보였던 섬은 막상 도착하니 작은 섬이란 느낌은 들지 않을 정도로 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섬은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로 아주 기본적인 편의 시설 외에는 없다. 

 

 

파도 하나 없이 잔잔한 바다에는

 다이빙대가 설치되어있다.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

 

 

 

자, 그럼 이제 한번 뛰어 볼까?

 

하나, 둘, 셋!

 

아버지도 뛰고~

 

개구장이 아들도 뛰고~

 

 

섬의 다른 쪽에는 맹그루브가 열대우림의 숲을 이루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즐기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더 좋았다. 

그러다 너무 뜨거우면 그늘막에서 느긋하게

눈 앞에 펼쳐진 파란 하늘, 흰 구름, 에머랄드 바다를 오롯이 품으며

한가롭고 여유로운 남태평양의 바다는 그렇게 내 안으로 들어왔다.

 

 

이젠 두 번째 섬인 카우리섬을 향해 출발했다.

 

루리 섬에 있을 때는 섬이 작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정도로 그 경치에 푸욱 빠져 있었는데

막상 섬을 뒤로하고 돌아서니 작은 섬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루리 섬에서 다시 20여 분을 달려 도착한 카우리 섬.

 

카우리 섬은 팔라완을 소개하는 홍보 사진에

이 섬의 풍경이 항상 등장할 정도니 혼다베이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방카에서 내릴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카우리 섬에 발을 딛고 나니 왠지 사람 하나 없는 무인도에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난파선에서 파도에 떠밀려 무인도에 도착한 이야기가 모티브가 되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느닷없이 떠오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 ;))

 

 게다가 남태평양의 쪽빛 가득한 고요한 바다가 펼쳐지고 있으니

그야말로 무인도이자 낙원에 혼자 떨어진 느낌이 훅~ 밀려왔다.

 

현지 가이드는 이 섬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고

루리 섬에서 못했던 수영을, 다이빙을, 스노우클링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하기 싫고 의욕이 없어서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이미 그 모든 것을 다한 것인양 포만감으로 차고 넘쳤다.

 이미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격렬하고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도 말이다. 

 

내가 이 바다에서 한 일이라곤 그저 넋 놓고 쪽빛 바다를 바라볼 뿐.   

 

기실, 나는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여자다.

 

 인자(仁者)는 요산(樂山)이요,

지자(智者)는 요수(樂水)라고 했다.

 

말인 즉슨,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고 했으니

그 말에 따르면 나는 어진 사람쪽에 속하는 건가?

 

그런 심오한 것 까지는 잘 모르겠고

다만 내 몸과 두 발을 움직여 나의 노폐물이 

땀으로 빠져 나가는 느낌이 주는 힐링은 큰 매력이다.

 

그러나 이 바다에 오고서야 알았다.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고도 산을 오른 것과 진배없는 힐링을 느낄 수 있다면

내 진즉 산을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똑같은 풍경이 조금 질린다 싶으면 자리만 조금씩 이동하면서 자리만 바꿀 뿐.

 

감수성 깊었던 소녀 시절 무인도에 가면 가져가고 싶은 3가지라는 앙케이트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희미한 기억을 꺼내 보자면 라디오, 일기장은 확실히 기억하는데 불행히도 한 가지는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바다를 보고 있으니 내 안에서 똑같은 질문이 떠올랐다.

 

"무인도에 간다면 가져가고 싶은 3가지는?"

 

 "아무 것도 가져 가지 않겠다."

내 안의 목소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초도 안돼 튀어 나왔다.

 

늘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잉여인간이 된 듯한 기분이 몸서리치게 싫어 

내 자신을 혹사시키면 내쳐 달리기만 했던 삶이 아니었던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곳에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 무엇.

내가 진정으로 이것을 느끼기까지 얼마나 많은 길을 돌아왔던가.

 

점점 깊어지고 있는 내 자신이 갑자기 대견해졌다.

 

늘 그렇듯 그 무엇도 식욕도 우선할 수 없다.

카우리 섬에서는 필리핀 현지식의 뷔폐식으로 식사가 가능하다.

 

 

필리핀 현지식이라고 해서 혹 입에 맞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건강식으로 맛있는 식사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않는다는 산미구엘 라이트도 한잔 곁들이니 캬!!! 

 

루리 섬도 그렇지만 카우리 섬도 고운 모래 사장에는 휴지 한 조각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따.

그 비결은 바로 음식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먹을 수 있으며 환경을 위해 음식도 자신이 먹을 만큼만 담아

음식물을 한 톨도 남기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니 때묻지 않은 팔라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규칙은 지키도록 하자~

 

밥도 먹었겠다 또 다시 휴식의 시간~

 

햇빛이 너무 뜨겁다면 코티지를 이용해도 된다.

 250페소(약 6천원)의 이용료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바닷가에서

 파라솔 대여에 만 원정도 지불해야 하는 걸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코티지도 괜찮지만 야자수 그늘 아래만 들어가도 뜨거움은 어느 정도 가시는게 신기했다.

야자수가 만들어내고 있는 그림자 놀이 삼매경~  

 

 

 

 

섬에 도착했을 때부터 뭔가 열심히 만들고 있었는데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아 글쎄~~

 

 

이렇게 멋진 조형물이 만들어졌을 줄이야~~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팔라완이다. ^^

 

인증샷이나 기념사진 안 찍은지도 한참이나 됐는데

이 조형물이 정말 예뻐 이날은 기꺼이 기념사진 한 장을 남겼다.

 

바다를 배경으로 점프샷을 찍어 주겠다는 말에

기분 업되어 내친김에 점프샷도 찍었다.

 

하지만, 현지인이 내 카메라 조작을 힘들어해서 이 한 장의 컷을 위해 뛰고 또 뛰고,,,

 

나중에는 내가 지쳐 그만 뛰고 싶은데 아저씨가 오기가 나서 한 장 건질 때까지

계속 뛰라고 요구하는데 어찌나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최선을 다 하시는지...

 

어쩔 수 없이 죽자고 뛰어야했고

 결국 이 사진 한 장을 찍은 아저씨는 그제서야 본인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겨우 뛰는 것을 멈출 수 있었다는 건 혼다베이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겼다.

 

하지만 결과물은 그닥....

 허나 내가 마음에 안들면 또 뛰어야 하는 관계로 아저씨께 폭풍칭찬을 해드렸다.

"브라보~~ 브라보~~~ 정말 사진이 마음에 들어요!!!"

 

그랬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진짜로 마음에 들었다.

인생이란 뭐 그런거 아니겠는가?

 

이런 정도의 추억도 없으면 이 좋은 바다가 더욱 섭섭해질테니 말이다. ^^

 

그런데 이 바다를 전 세계인 중에서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단다.

이유인즉슨, 혼다베이(Honda Bay)가 일본의 자국 브랜드 혼다(Honda)와 같기 때문이란다.

 

하하하.

뭐 이 바다가 현대베이였다면 십중팔구 우리에게도 애정어린 바다였으리라. 

 

★ 이 여행기는 에어아시아와 필리핀관광청의 취재 지원을 받아 작성됩니다.    

 

공감 꾹!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