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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 진달래축제] 매혹적인 분홍색 봄의 아찔한 유혹!

작은천국 2015. 4. 24. 06:30

[고려산 진달래축제] 매혹적인 분홍색 봄의 아찔한 유혹!

 

오빠와 함께 2번째 등산은 바로 고려산 진달래축제!

지난 달 북한산 원효봉 등산을 마치고 다음 번은 진달래꽃을 보러가는 것으로 결정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작년에 고려산 진달래축제에 갔다가 꽃을 제대로 못 보고와서 서운했다는

오빠의 말에 나는 축제가 만들어지기 전에 다녀온 고려산 진달래축제였던지라

그때 열심히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이 어마어마하건만...

아쉽게도 그때 사진들이 하나도 남아 있지않아

사진자료도 필요할 듯해서 흔쾌히 고려산 진달래축제로 결정!!

 

그렇게 결정을 하고도 절정의 꽃피는 시기를 맞추기위해

이리저리 조율하면서 초절정의 시기에 딱 맞춰서 다녀온

고려산 진달래축제였다.

 

늘 연분홍색으로만 기억되는 진달래꽃은

절정의 순간에는 매혹적인 분홍색으로 빛나며

아찔할만큼 유혹적이었다.

 

아마 이번 주 주말까지는 절정의 진달래를 만날 수 있을 듯 하다.

제8회 고려산 진달래축제 속으로 고고고~~

 

고려산으로 정하고 난 뒤 매일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개화상태를 눈여겨 보고

절정을 예상하는 D-데이를 잡은 날은 평일이었다.

날씨도 화창하고해서 조카들이 따라나서면 주말에 갈 생각이었으나

조카들은 이번에도 따라나설 생각은 없었고 게다가 주말에 비까지 예고된 상황.

 

다음 주말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붐빌지 보지 않아도 뻔했기에

오빠가 기꺼이 평일에 하루 휴가를 내겠다고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고려도 했지만 오빠 집과 우리집, 그리고 고려산까지

다소 애매한 상황이라 그냥 자가용으로 움직이기로 했지만

오빠집과 우리집이 거리가 다소 먼 관계로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고려산 입구에 도착하니 시계는 이미 11시 30분..

 

이왕 이렇게 된 거 점심 먹고 산에 올라가자며

입구에 식당으로 들어가니 축제 첫 날에 맞춰 취재나온 취재진들은

이미 취재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푸하하~~ 어째 우리는 맨날 점심먹고 산행을 시작하나며 박장대소!

어쨋거나 강화도에 왔으니 묵밥과 청국장으로 점심을 먹고 출발~~

 

나름은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거니 생각보다 덜 붐비겠다 생각했지만

주차장에 차는 모두 만석이었고 아슬아슬하게 겨우 주차를 해야했다.

 

평일 오후에도 이럴진데~~

아~~ 주말 상상만해도^^

 

고려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백련사 또는 청련사 등 5가지의 코스가 있지만

청련사가 고려산 정상으로 가는 가장 빠른 코스여서 청련사길로 잡았다.

난 예전에도 이 코스로 갔었는데 오빠는 다른 코스로 갔다고 했다.

 

다른 곳에는 벚꽃이 모두 지고 없는데 이곳은 벚꽃마저도 절정~

 

얼마 걷지 않아 언덕으로 청련사가 보인다.

 

 

청련사에서부터 본격적인 고려산 등산이 시작된다.

 

내가 이 길을 걸었을때는 비가 오지 않고 너무 가물어서 땅이 말라있었기에

고려산은 진달래보다는 흙먼지로 더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말동안 내린 비때문에 예전 기억마저도 비에 씻겨 내렸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었다.

 

또 하나, 지방 자치시대가 되면서 축제가 많이 만들어지다보니

고려산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등산로를 따라 데크를 설치한 점도 달라진 점이다.

 

늦게 시작했던 올라가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하지만

올라가는 사람들의 숫자도 만만치는 않았다.

 

능선으로 접어들면 백련사와 고려산 방면의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이젠 다시 고려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진달래길이 시작된다.

 

등산객들은 이미 이곳에서부터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고려산은 정상이 436m 정도의 그리 높지 않은 산으로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정도면 바로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보시다시피 길 또한 오솔길처럼 무난해 남녀 노소 누구나,

더불어 나들이 차림으로도 무난하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모처럼 화창한 날씨 덕분에 절로 콧노래가~~

 

고려산을 오르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은 '평일에 오길 정말 잘했다' 였을 정도였다.

평일 오후에도 정체현상이 벌어지는데 주말은 상상에 맡긴다.  

 

여전히 걷기에 무난한 길이 이어지고

 

이렇게 데크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탁 트인 언덕이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웅성웅성~

 

진달래를 보기 가장 좋은 곳마다 전망대를 설치해 놓던 것.

 

그리고 이곳에 서면 누구나 시키지 않아도 일제히 '우와아앙앙아'

이구동성으로 감탄사가 터지는 풍경을 만나게 된다.

 

 분홍색 진달래꽃이 영혼까지 물들일 기세로 펼쳐지는 장관앞에

그저 어여쁜 감상모드로 즐기면 봄 날 이보다 더한 힐링은 없다.

 

 

예전에는 데크가 없어서 진달래꽃밭을 걸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건너편의 펼쳐진 진달래 능선을 따라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관람로만 따라가야하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더 오랫동안 아름다운 꽃을 보기위한 조치가 아닐까 싶었다.

 

반대편 능선으로 가기위해 정상으로 올라서니 삼삼오오 옹기종기 둘러앉은 사람들로 빼곡하다.

 

자 이젠 치마대 능선으로 따라 이어지는 진달래꽃 속으로 정주행!!

 

고고고~~

꽃 반, 사람 반 진달래사이길을 걷는다.

 

고려산 진달래축제를 찾은 많은 사람들~ 일렬로 나란히 나란히 ~

 

진달래꽃은 지천이고~

 

처음 우리가 섰던 전망대는 이젠 아스라히 멀리 보인다.

 

아까 보았던 정상의 언덕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

 

어느덧 전망대가 가까워지고 있다.

 

가까이 오니 한 폭의 그림이 따로없구나~~

 

전망대에 도착하니 시야가 탁트여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저~~ 어디쯤이 북한땅이겠거니 생각하니 처연함마저 맴돈다.

 

고려의 정기가 서린 고려산은 고구려 장수 연개소문이 태어난 전설을 품고 있는 곳이다.  

원래 고려산은 소나무가 무성한 숲이었느나 산불로 인해 민둥산으로 황폐해진 것을

생명력이 강한 진달래를 심어 지금의 진달래 군락지가 조성이 됐다고 한다.

 

산불이 난 것은 안타깝지만 오히려 산불덕분에

덕분에  이렇게 멋진 진달래군락을 가깝게 만날 수 있으니

모든 일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는 님에게

욕은 커녕 말 없이 보내드리는 마당에

진달래꽃 마저 뿌려 드리겠다면서도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릭겠다는 김소월의 진달래꽃.

 

나는 늘 궁금했다.

왜 하필이면 하고 많은 꽃 중에 진달래꽃이었을까.

 

 

집도 아니고 야산에 홀로 꿋꿋이 피며 

해마다 봄이면 온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며 

처녀가슴에 봄 바람을 지피는 진달래 꽃이 아니던가.

 

 진달래꽃은 그렇게 김소월에 시에 영원히 살아

비련의 주인공이자 슬픔과 인내의 대명사로 쓰이지만

그렇게 이미지를 가둬놓기엔 진달래의 분홍빛은 너무 매혹적이지 않은가.  

  

삽시간에 온 산에 불이 난 것 마냥 분홍색으로 물이 든 진달래꽃을 마주하니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의 봄 날로 데려다 놓았다.

 

 참꽃으로 부르며 맛있다고 따 먹던 꽃으로도 모자라

 아버지가 다 먹고 난 소주병에 꽂아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던 진달래꽃.

그 꽃을 책상위에 놓고 몇 시간이고 아주 흐뭇하게 바라보던 어린 시절 봄날로

두 번 다시 갈 수 없겠지만 해마다 진달래꽃때문에 가슴벌렁이던 봄날의 들뜬 기분은 아직도 여전하다.  

 

점심을 먹고 출발을 했건만 등산거리가 워낙 짧아 적석사로 내려가서 일몰을 볼까도 고민했지만

구름의 상태가 아닌 듯하여 바로 하산을 결정했다.  

 

왔던길을 되돌아가는 것 만큼은 피하고 싶었으나

차를 가지고 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으이구~ 이런 사람들 꼭 있다.. 

 

실은 등산을 일찍 마치고 서둘러 내려온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

예전부터 한 번 가보려고 했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가보지 못했던

민북지역인 교동을 이참에 둘러보고 왔다.

 

그건 다음 번에~~ 

 

※ 제 9회 고려산 진달래축제는 2015년 4월 30일까지지만 아마 이번 주가 지나면 꽃이 지지 않을까 싶다.

    주요 축제장은 백련사가 위치하고 있는 곳에 있다.

    청련사길이 고려산 정상으로 가는 가장 까운 경로지만 주차장도 협소하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

    축제 기간 중 주말은 아마 다른 곳도 대동소이할 듯하니 최대한 서둘러 일찍 가는 것이 좋겠다.

    그것이 안되면 아예 느긋하게 오후에 출발해 일몰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단, 진달래꽃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무조건 오전에 가야 화사하고 투명한 분홍색의 진달래꽃 사진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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