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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여행] 느리게 걷는 교토 힐링 여행

작은천국 2014. 6. 6. 06:30

[교토여행] 느리게 걷는 교토 힐링 여행

 

 

지난 봄에 이어 교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두 번째 여행 책을 위한 취재여행이었습니다.

물론 교토만이 아닌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까지 간사이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좀 길게 있었던 취재인지라 참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간사이여행이었습니다.

 

그럼 가장 인상적이었던 교토여행 맛보기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교토여행 출발 1번지 JR 교토역!

천년고도의 교토여행의 관문인 JR 교토역의 현대적인 외관덕분에 살짝 실망하기도 하지만

 

JR 교토역은 교토 타워가 가장 잘 보이는 숨은 포인터를 곳곳에 가지고 있기도 하구요.

 

밤의 교토 타워 역시 정말 제대로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그 보다 더한 것은 무려 11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는 교토역은

양쪽으로 몇 개의 광장이 있는데 밤이 되면 이렇게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답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인 세계문화유산을 만나봐야겠죠?

오사카에 오사카성이 있다면 교토에는 니조조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성들에 비해서 규모는 좀 작은 편이지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니조조 역시 벚꽃이 아름다운 곳이라 봄이면 사랑받는 장소랍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 보다 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서슬프런 장소이기도 하지요.

 

정말 가야할 곳이 많아도 너무 많은 교토에서 이곳만은 꼭 가야한다라고 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곳, 바로 금각사입니다.

여전히 삐까번쩍한 그곳은 수학여행 학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며 아연실색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일본 수학여행 관련해서는 워낙 의미가 있었기에 따로 포스팅을 해 볼까 합니다.

 

화려한 금각사에 밀려 조금은 밀린다 싶기도 하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충분한 은각사입니다.

 

그리고 교토여행에서 가장 첫 번째로 꼽는 청수사 그리고 그 일대의 거리들

이곳은 사시사철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이랍니다.

 

건축물 보존지구인지라 상상하는 교토다운 교토를 느낄 수 있는 산넨자카

 

그 골목길 중에서도 독특함을 느끼게하는 이시베코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 야사카 노트 사진이나 찍자가 찾아간 골목에서

사슴이 유명한 나라에서 봤던 익숙함에 이끌려 들어간 화려한 절~

 

그 보다 더 놀랐던 것은 우리가 살면서 조심해야 할 세 가지를 형상해 놓은 원숭이 형상은 정말 독특했습니다.

 

마이코가 있는 기온 거리

 

기온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거리 걷기 투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모두 영어로 설명되는 이 거리걷기 투어는 대부분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관계로

한국인이라고 하니 정말 깜짝 놀랄 만큼 한국인들은 이런 투어가 있는지도,

혹은 있다는 걸 알아도 참여를 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기온을 대표하는 이미지, 마이코와 게이코

이 둘의 차이를 사진과 함께 설명을 곁들이며 오랜 기온에 대한 역사를 관광객들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득 우리의 북촌이나 서촌도 이렇게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함께 골목을 걸으며 가이드 투어를 해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거리 걷기 투어를 했던 날은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제대로 못찍은 관계로 며칠 뒤 다시 걷게된 기온하나코지.

관광객들과 무심한듯 게이코가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벚꽃이 한창인 봄에 걸었던 기온신바시는 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정말 하늘과 땅 차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느낌만은 한결같은 곳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숨은 명소, 번화한 거리 한 가운데 한 골목만 들어오니

실개천에 드리운 버드나무에 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던 곳이었습니다.

이곳 역시 봄에는 흐드러진 벚꽃으로 인해 교토시민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지난 봄, 철학의 길 요지아 카페에서 녹차라떼 한 잔 마시려면 족히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던 곳에서 마시는 녹차라떼는 두 배로 맛있었습니다.

 

산조거리에 있는 스타벅스 역시 봄에는 발 딛을 틈이 없어 들어갈 수도 없었던 곳이었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느긋하게 강가에 앉아서 강바람 맞으며 힐링힐링 ^^

들창으로 낸 자리에 앉으려면 다른 곳에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

 

 

 

벚꽃이 만발했던 난젠지는 초록이 완연한 계절에도 더 없이 좋았고

초록이 빛을 발하고 있는 계절이었건만 절로 다음 계절을 기대하게 만들던 교토였습니다.

 

교토에서 단풍 1번지로 꼽히는 도후쿠지는 말 그대로 가을이면 단풍냄새가

바로 코 앞에서 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한껏 품게했습니다.

벚꽃도 좋지만 가을 단풍은 그 보다 세 배는 좋다고 하니 가을 교토여행을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계절이 계절인지라 단풍보다는 이 정원을 기대하고 갔었는데

이상하게 아직도 이 정원의 색깔은 이런 색이더라구요.

 

어딜가나 시장구경은 빠질 수가 없는 즐거움이죠.

교토의 부엌이라 불리며 교토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니시키 시장.

정말 깨알같은 재미,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고 있는 역사까지

정말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스폿이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도 물건값을 무려 4천엔이나 깎았다는 놀라운 사실은 비밀입니다.~ ^^

 

교토의 색은 여러 가지 색은 있지만 대표적으로 '퍼플'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토의 색을 '퍼플'로 만들어주는 차조기.

교토의 외곽 오하라는 이 차조기로 유명한 마을임과 동시에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오하라의 대표적인 명물, 시바큐!!!! 

 짭쪼름한 오이 한 입 베어물면 더위가 바로 물러가는 놀라움이~

 

아침 9시를 조금 넘어 도착했는지라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 아침부터

시바큐를 먹겠다고 하니 아~~주 신기해 하시면서 사장님께서 친히 포즈를 취해주는 센스까지^^

 

 

느긋하게 녹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하며

그냥 하릴없이 있어도 좋을 만큼

 불과 교토에서 한 시간 거리의 오하라는 정말 하루 종일 질릴만큼 머물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오하라가 좋았던 것은 오랜 세월이 빚어낸 이끼정원이 품어내는 아우라입니다.

 

오래된 교토가 늙은 도시라는 것은 편견임과 동시에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의 외로움까지 고려한 마네킹이 있는 기온의 잇센 요소쿠.

전 생각보다 음식이 잘 안 넘어가더라구요  ㅎㅎ

 

 정말 방법만 있다면 교토 맥주를 궤짝으로 가지고 오고 싶었을 만큼 맛있던 다양한 교토의 전통맥주.

 

가격은 조금씩 다른데  가장 비싼 분홍색 라벨이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습니다.

 

KFC 의 할아버지도 교토퍼플상가의 팬~~~ 이신가 봅니다.

교토를 대표하는 색이 '퍼플' 이란건 이제 이해가 되시죠?

우리의 지성군이 교토 퍼플상가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기도 했었죠.

 

일본 사람들은 많은 애완동물을 참 좋아하지만 유독 토끼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은각사 근처에서 발견한 토끼 상품점..

정말 눈이 휘둥그레해질만큼 엄청나게 다양한 토끼 캐릭터의 상품들.

하지만 그 보다 더 한 것은 달나라에 방아를 찧는 토끼를 상상하는 우리와 달리

같은 달라나에 사는 토끼지만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취재에서 가장 큰 수확이었던 유리로 만든 펜입니다.  

 

93세의 연세의 할아버지가 유리로 전부 수작업으로 만드는 만연필인 이 펜은 

우리나라의 김대중 대통령,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에게도 선물한 펜입니다. 

당일날 아침에 전화해서 찾아간 곳인데 운이 좋아서 다양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일본의 장인정신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분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분도 아티스트로

우리나라에서 전시를 한 경력도 가지고 계시던 분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일본 10엔 동전에 등장하고 있는 보됴인.

 

빨간색 도리이가 산정상까지 이어지고 있어 멀미가 나던 후시미 이나리.

 

지난 봄과 달리 여름 연꽃이 꽃 필 준비를 하고 있던 아라시야마.  

 

아라시야마 대숲에서는 누구라도 이런 포즈로 인증샷을 찍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운이 좋다면 이곳에서도 마이코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마이코의 누런 이빨은 여전히 적응이 좀 ㅎㅎ

 

이번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어 사가노를 걸었습니다.

직접 만든 인형을 전시하는 카페에 주인이 직접 만든 인형들이 장식하고 있는 곳은

유럽 어느 곳이 아닌가 잠시 착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봄에는 꽃에 정신이 팔려 허겁지겁 다니느라 지나쳤던 조각들도

이번에는 여유를 가지면서 눈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풀 샷으로 한장 쓰고 싶은데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래도 저래도 취재였던지라 그렇게 한껏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녁때가 다 되어서 다시 걷게 된 철학의 길은 사람 한 명도 없는 적막감이 있었고

봄과 달리 대부분의 가게는 다 문을 닫았고 몇몇 열려있는 가게에는

그 적막을 즐기기위한 사람들이 드문 드문 눈에 띄었습니다.

 

취재여행만 아니었다면 무작정 이곳에 앉아 글도 좀 쓰고

생각도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뤘습니다.

 

모든 취재 일정을 마감하는 매직타임에 만난 마지막 교토의 밤은 시리도록 푸르고 아름다웠습니다.

 

 

두 번째 준비하는 책은 좀 더 수월할 줄 알았는데 도시의 특성도 달라지고 처음의 아쉬운점에 대한 욕심이 생기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해서 입안에 피가 흥건이 고일만큼 칫솔질도 하기 힘든 몸 상태로 일본으로 날아갔습니다.

 

매일 저녁 진통제와 파스로 견뎌야 할만큼 고된 일정이었지만

늘 그렇듯 낯선 환경에 들어서는 순간 오히려 더 힘이 나는 타고난 여행 유전자는 이번에도 힘을 발휘했습니다.   

 

잠시도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던 팍팍한 마음은 느린 마음으로 교토를 걷는 동안  

어느 새 마음에 새 살이 돋으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절로 힐링이 되던 교토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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