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ike traveling/Jeju

[제주] 바람, 돌, 물을 담은 이색박물관 제주 비오토피아

작은천국 2013. 7. 17. 06:30

바람, 돌, 물을 담은 이색 박물관 제주 비오토피아

 

 

 

제주 비오토피아에는 바람, 돌, 물을 소재로 하고 있는 독특한 박물관이 있다.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기에 비밀스러운 아름다움마저 느껴지던 제주 비오토피아의

바람, 돌, 물 박물관이었다.

 

제주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제주가 가지고 있는 꾸미지 않은 자연이 주는 감동을

 굳이 해외를 가지 않더라도 느낄 수 있기때문이 아닌가 싶다. 

 

제주의 바람, 돌, 물을 오롯이 담아 자연이 그대로 예술품이 되는 공간인  비오토피아의 박물관은 

 전시품이 모여있는 박물관이란 공간의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았다. 

 

 

바람, 돌, 여자가 많아서 삼다의 섬으로 불렸던 제주의 자연(自然)에 감동받은

세계적인 재일건축가 이타미준이 제주의 중산간 풍경을 그대로 박물관으로 옮겨 놓은 비오토피아는

그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지경이었다.  

 

수없이 만났던 제주의 바람, 수없이 보았던 제주의 돌과 물이 나와 한데어우러져

 

스스로 자 自, 그러할 연 然 속에

내가 곧 자연이요, 자연이 곧 내가 되는 제주 비오토피아의 바람, 돌, 물을 담은 이색박물관이다.

 

 

 

이 글은 2013년 7월 19일 다음 블로그 지금 뜨는 인기에 소개되었습니다.  

 

한라산 남쪽 해발 350M에 위치하고 있는 비오토피아를 찾은 날은

지겹도록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뒤로는 한라산을 등지고 발 아래로는 산방산이 눈을 맞추며

제주의 바다가 한 눈에 조망되는 너무나 멋진 공간인 비오토피아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생태단지를 모토로 세계적인 건축예술가인 재일교포 이타미준이 설계한 곳이다.

이타미준은 흙, 돌, 나무 같은 자연적인 소재를 이용해 현대적인 모더니즘으로 건축하는 건축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비오토피아 주변으로 포도호텔, 비오토피아, 방주교회가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비오토피아 안의 물, 바람, 돌 박물관과 더불어 이타미준의 건축물로 사진은 포도호텔이다.

 

 

생태학적 공간이라는 비오토프(Biotop)에서 '비오토피아'라는 이름을 지었을 만큼 

그저 이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되던 비오토피아는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건축물이 존재한다. 

 246세대의 타운하우스와 식당이 있는 커뮤니티센터, 핀크스토피아 CC, 온천등을 비롯해

약 6만여평의 생태공원과 다양한 산책로와 함께 바람, 돌, 물 박물관과 두손미술관이 있지만

 아쉽게도 사유지인지라 개인적인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포토호텔에 숙박을 한다거나, 비오토피아의 레스토랑을 이용객에 한해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름 박물관에 관심이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곳 비오토피아의 바람, 돌, 물 박물관이

박물관의 고정관념 혹은 발상의 전환으로 많이 인용될 뿐 더러 박물관의 미래라고까지 종종 언급되는 곳이기도하다.

 

가장 먼저 돌박물관으로 향했다.

 

도대체 돌을 어떻게 전시한다는 말인가 싶어 무척이나 궁금했던 돌박물관은

보시다시피 낡은 철재소재의 컨테이너 박스처럼 보이는 건물이 전부였다.

 

호기심을 잔뜩 품고 돌 박물관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허를 찔렸다.

비오는 날씨 덕분에 공간은 어두침침했지만 자연채광으로 들어오는 빛이 그대로 돌에 반사되도록 설계된 돌 박물관앞에

그저 숨이 턱 하니 막혔다.

 

그야말로 '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돌 박물관.

하지만 그 어떤 박물관보다도 감동적이었던 돌박물관이었다.

 

 비오는 날 햇빛은 사라진다는 고정관념은 허를 찔렸다.

한 줄기 환한 빛이 심장을 통해 쏟아진다.

 

단순한 돌 하나를 보고 심장이 이리도 바운스 바운스 할 줄이야~~

 

우리의 손은 인체의 일부안에 들어 있는 심장이라고도 한다.

박물관 밖 유리창 앞에는 돌 위에 심장, 심장 위에 돌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다소 생뚱맞은 것이 아닌가 느껴지던 박물관 안의 심장모양의 하트와 절묘하게 댓구를 이루고 있었다.

 

 무생물이었던  '돌'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는 돌박물관.

 

이타미준이 담고 싶었던 제주의 돌을 마주하니 숨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숨을 멈추고, 하나, 둘, 셋! 

모든 소음은 사라지고 두근 반, 세근 반 뛰고 있는 나의 심장소리가 들린다.

온 몸의 세포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한참동안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순간,

고맙게도 <푸른하늘 여행> 님께서 멋지게 담아주셨다.

 

다음으로 사진전문미술관인 서울의 한미미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두손미술관으로 향했다.

 

외계 우주선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두손미술관이다.

 

뜻밖에 작고하신 김기찬의 '골목 안 풍경' 사진이 전시되고 있어 너무 반가웠다.

아날로그 감성이 듬뿍 느껴지는 김기찬 작가의 사진전은 따로 포스팅 할 예정이니 패스한다.

이번 제주 여행일정 모두가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김기찬 작가의 사진전을 본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박물관 이동하는 곳마다 멋진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 있어

비를 맞으며 산책로를 걷는 재미도 솔솔했다.

 

바람 박물관에 도착했다.

 

그저 누구라도 이 곳에서는 모델이다.

사유지라서 일반 관광객들이 올 수 없는 곳이라 잘 안 알려진 곳이기도 하지만

다소 비싼(?) 댓가를 치르고라도 한 번 가 볼만한 곳이 아닌가 싶다.

 

풀들이 엄청난 속도로 자라고 있는 여름이다.

 

정면에서 볼때는 직선으로 보였는데 실지로는 완만한 곡선이 멋스러움을 더하며 바람이 쉬~ 넘어간다.

 

 

 

나무로 지어진 '바람'을 담고 있는 박물관의 모습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문틈 사이로 제주의 바람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햇빛 맑은 날은 바닥으로 창살의 그림자를 비추어 바람을 눈으로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풍경은 상상으로 그려본다.

 

 

비가 오는 덕분에 그림자도, 바람도 제대로 듣고 느낄 수는 없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이 주는 아우라는 생각보다 엄청났다.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선을 담을 수 있는 자유로움, 

그것이 바람이자 바람이 아니던가?

 

그 창살 사이로 살면서 언젠가 한 번은 듣게 될 '바람의 노래',

그 '바람의 노래'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쌓아간다.

 

마지막으로 천정이 그대로 열려있는 물 박물관으로 향했다.   

 

 산방산의 꼭대기가 마치 모자처럼 보인다.

 

 둥근 타원형의 구조로 된 물 박물관은 위의 박물관들이 그랬던 것 처럼

내부가 어떤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건만, 위의 두 박물관에서보다 더한 감탄사가 절로 쏟아졌다.

 

타원의 건축물에 좁다른 세로의 공간만을 허락하고 있는 출입구

 

 

천장은 하늘을 향해 열려 있고 땅에는 물을 가두고 있는 물 박물관이었다.

 

입구에 용머리의 지팡이가  눈에 띄었는데

 풍수지리의 영향이 아닌가 추측 해 본다.

 

물 박물관의 묘미는 맑은 날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이처럼 제주의 하늘이 고스란히 담기기도하고

멋진 반사의 풍경을 찍어 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물박물관은 언제,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팔색조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물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 : 네이버 파워 블로그 촌장님 http://ejejucom.blog.me/20159955860>

 

아쉽게도 비가 와서 100% 그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는 없었지만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물 박물관이 주는 원시적인 동굴느낌은 강렬했다.

 

  제주의 하늘은 담지 못했지만 물이 제주의 비를 담는 것도 예술이었다. 

한참을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느린 여행이 주는 낭만을 만끽했다.  

 

'멋지다'  '아름답다' 속에 그냥 스치고 흘려 보내는 제주의 풍경이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비오토피아. 

 

한 건축가의 발상 전환에 담긴 제주의 멋진 생태 환경!  덕분에

풀 한포기에도 눈길이, 마음이 머문다.

 

 여전히 비는 내린다.

 비오토피아에 오기전에 내리던 비와 지금의 비는 다른 것이니...

 

강은 강이요, 산은 산이라던 법정 스님의 말 속에 담긴 행간을 느끼며

이렇게 새로운 인식으로 또 하나의 강을 건너간다.   

 

<제주 비오토피아 가는 길, 돌박물관, 물박물관, 바람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