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nkook's Diary/Life Log

2012년 혼자이기도, 혼자가 아니기도

작은천국 2012. 12. 31. 20:13

혼자이기도, 혼자가 아니기도

2012년 삶의 기록과 흔적

 

 

그 어느 해 보다도 치열하게 살았던 2012년

여전히 많은 곳을 여행했고 많은 곳을 보았고 많은 것을 느꼈던 한 해였다.

 

참 많은 일을 했고, 일을 통해서 또 많은 사람을 만났고

그렇게 순간순간 스쳐 보낸 시간들은 인생의 자양분이자

나의 한계점을 보다 분명하게 볼 수 있었던 한 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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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의 잉여스러움을 한껏 누리긴 했지만

무엇보다 시간관리, 체력관리가 관건이되고 있는 현재의 삶에서

적절한 관리를 못해서 다소 힘들게 보냈던 날들이었다.

 

다이나믹한 한 해를 보냈던 2012년을 기억하며...

 

 

1월  60년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 흑룡은 없었다.

 

온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며 60년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

오랫만에 산에서 보는 일출을 기대하고 떠났던 여행은 허무하게 끝났다.

 

하지만 산이 거기에 있기에 산을 오른다는 진리는

누군가가 말하던 '인생의 피크를 만들지 말라'를 생각하게 했다.

 

어제가 오늘이되고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시간속에

굳이 해가 바뀌는 1월 1일 하루에 모든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으리

<지리산 형제봉>

 

2월  여행, 또 다른 힐링의 시간

 

손 가락 하나 까닥하기 싫은 마음과 몸 상태로 일상을 벗어나

여행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빈둥거리면서 보내는 시간,

 

1년 365일, 하루24시간, 어디에서 머물든 같은 양 만큼 주어진 시간은

어제와 같은 하루, 어제와 같은 날씨, 어제와 똑같은 시간속에

지겹도록 단순한 일상속에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만끽하며

또 다른 내 모습을 발견한다.

 

에너지가 바닥으로 내려앉은 마음에 기운이 솟는다.

<김영갑 갤러리>

 

3월,  기회는 우연이 찾아오기도 한다.

 

어떤 일을 계획하고 의도하지 않아도 인생이란게 참 희안하구나 싶은 생각을 종종하게 된다.

12월 제주, 1월 제주, 2월 제주, 그리고 3월의 제주까지 한 달에 한 번 제주를 여행하게 될 줄이야.

 

여행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새로운 여행이었던 제주는 숱하게 다녔던 제주와는 많이 달랐다.

바람소리, 파도소리에 내가 자연이고 자연이 내가 되던 순간들이 오롯이 담긴 힐링투어 나나나.

 

전 스탭들이 처음 만나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지만

'낯섬' 이 어느새 '우리'가 되어 시간을 공유하는 동안 물리적인 공간은 사라지고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같은 마음과 같은 생각을 하던 신기한 순간이었다.

<함덕해수욕장>

 

 

4월,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봄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나무에는 물이 오르고

가지마다 꽃 망울을 터뜨리는 봄,

 

내 지친 기다림을 스스로 한껏 위로하며 마음을 추스려야 했던 봄 날,

무심한 봄 날은 슬프도록 마음이 아렸으나 그때 뿐,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의 기억'이 올 해 다가올 봄을 또 기다리게 한다.

 

 

5월, 고통이 따르지 않는 삶이란 없다.

 

뿌리가 훤히 드러나도록 밟히고 밟히고 밟히고 ..

자연의 질긴 생명력은 징그럽고 무서울만큼 처절했다.

 

뭔가 희생하지 않고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코 포기하지 말지어다.

<다산초당>

 

6월, 사람마다 사랑의 크기가 다르다.

 

올 해는 집에서 키우고 있는 몇 개 안 되는 화초에 모든 꽃이 다 피는 놀라운 일이 생겼다.

보기 힘들다는 산세베리아 꽃부터, 호접란에 연이어 동양란까지...

난 그저 물만 열심히 주었을뿐이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전과 달리 굉장한 정성을 들이긴 했다.

화초마다 물을 줘야하는 시기가 다른지라 3일, 5일, 10일 등등 잊어버리지 않게 체크를 했고

물을 줘야 할 때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식물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며 물의 양도 조절했다.

뿐만 아니라 너무 햇빛이 뜨거우면 수시로 자리를 바꿔주기도 했고 뿐만 아니라 

매일아침 애완동물마냥 이들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눈을 맞추고 미소를 보내며 정성을 쏟았다.

 

하물며, 식물도 이럴진데 인간관계야 두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에도 '적합성' 이라는게 있다.

 

 조금만 사랑을 주어도 충분하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남들보다 훨씬 사랑을 많이 주는 데도 늘 사랑에 허기가 진 사람이 있다.

사람에 대한 특성이 고려되지 않는 애정은 과하면 안하니만 못하게 되고

적으면 늘 애정결핍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식물에 정성을 쏟으며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 심리학적 인간관계의 간격,

 

나와 타인을 성찰해가며 관계속에 나는 조금씩 성장해 간다.

<진향 꽃향기 가득한 나의 꽃밭>

 

7월, 작업의 즐거움속에 혼자 끌어 안아야하는 고독

 

내 안에 미처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만나는 작업의 과정은 즐겁지만

사진이 점점 어렵고, 힘들어 진다.

채우지도 못하고 있는 밑천이 드러나는 건 순식간,

갈길은 구만리,

막막함속에 ....

 

그래도 즐겁다.

 

 

8월 몸도 마음도 너무 뜨거웠던 여름

 

당신은 내 여행길에 뛰어든 여행자다. 나도 당신이란 여행지에 뛰어든 여행자다.

이 여행길에 우연히 만난 나를 내치지 말아달라. 당신 앞의 난 우연이 아닐 수 있다.

영혼은 자기를 닮은 영혼을 알아보는 것 처럼 여행자는 자신을 닮은 여행자를 알아본다.

 

낯선 여행지에서우연히 만난 여행자가 목마름에 물 한 잔을 청하면

낯선 여행자에게 그렇게 하듯 나에게도 시원한 물 한잔을 달라.

낯선 여행자에게 그렇게 하지 않듯 나에게 면전에서 문을 닫지 말아달라.

나는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우리만 아는 유일한 여행을 이야기 하고 싶다.

 

여행이 언젠가 끝이 나듯 인생도 끝이 있다. 한 번 뿐인 인생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여행 혹은 여행처럼

<증도 갯벌>

 

 

 

9월, 그 섬에는 내가 있었네

 

 

물을 가두고 있을 때는 몰랐다.

얼마나 많은 보석이 영글어 가고 있는지를...

 

감정은 서툴렀고  머리 속이 뒤죽박죽인 그때

 나는 나만 보였다.

오로지 나만...

 

내 삶의 보석같은 시간이 영글어 가던 그 시간의 그 섬에 내가 있었다.

 

문득하니 그저 고맙다.

<태안 나문재>

 

10월, 나는 걷는다.

 

보이는 풍경이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을 만끽하며

스스로에게 길을 묻는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마음으로 느끼며

스스로,  스스로, 스스로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천천히...

 

그렇게

<강릉 바우길>

 

11월, 뜬금없는 것도 소중한 시간

 

약 2달 동안 전혀 다른 공간에서 직접적인 속살에 부딛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 

결국, 나는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참 많은 것이 의문부호로 다가왔던 뜬금없는 순간이었다. 

 

열린 마음과 귀 명창의 마음으로!

 

12월, 내가 잃은 그 무엇!

 

후회의 순간과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12월,

 

내가 만일 인생의 전환기를 느낀다면,

그것은 내가 얻은 바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잃은 그 무엇때문이다. -까뮈-

 

 

열정과 냉정사이에서

잃을 것을 알면서도,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옳고 그름을 떠나  매 순간 진심이었고 열정적이었고 최선을 다했던 2012년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보니 참 많은 부침이 있었던 2012년으로 기억해야 할 한 해 인 것 같다.

 

종종 삶은 여행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새로운 풍경을 보는 눈보다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보는 눈을 갖는 여행이고 싶다.

 

 

가야할 것은 가야하지만,

또 다른 와야할 것도 분명히 온다는 만고의 진리를 위안 삼으며 ...

 

 

해피뉴이어  부자되세요  따뜻한연말  보고파 우쭈쭈쭈 

 

 

 

많이 부족한 공간임에도

작은천국,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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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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