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movie

[개봉영화소식] 내 얘기 같았던 '친정엄마' 시사회

작은천국 2010. 4. 20. 22:42

내 얘기 같았던 '친정엄마' 시사회

 

 

 영화제목 '친정엄마'

 이 영화의 헤드 카피..

'무식하고 시끄럽고 촌스럽고 그래도 나만 보면 웃는 친정엄마'

 

벌써 영화제목과 헤드카피 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지 않고서도 대충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엄마와 딸의 관계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리란 것은 이미 다 보여준 패를 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이미 반은 진 게임이나 다름없는 영화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별 기대없이 시사회 장소인 대한극장에 들어섰고

생뚱맞게 휴대용 휴지와 영화 표가 배부되었다..

뭐야 이 휴지는.... 그리고 극장안은 곧 불이 꺼졌다..  

 

줄거리..

세상 모든 엄마들이 아들 자식부터 챙길 때 홀로 딸 예찬론을 펼치며 세상에서 딸, 지숙이가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친정엄마.

 무식하고 촌스러운 자신 속에서 어떻게 이런 예쁜 새끼가 나왔는지 감사하기만 할 뿐이다.

 

 그런 친정엄마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하게 느껴졌던 딸 지숙. .

 

 

 

결혼 5년 차에 딸까지 둔 초보맘이 되고 보니 친정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듯 하다.

가을이 깊어지는 어느날, 지숙은 연락도 없이 친정집으로 내려와 미뤄왔던 효녀 노릇을 시작하고 

 

 

 

...반갑기는 하지만 예전 같지 않은 딸의 행동에 엄마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낀다

 

 

이 영화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슬프기는 했지만 이미 짐작이 되던 터라 그렇게 눈물이 나지는 않았다.

다만,,, 극장안은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여기저기서 훌쩍 훌쩍, 때론 코푸는 소리까지...

그런데....

이미 짐작하고 있던데로 스토리가 흘러가고 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ㅠ.ㅠ

 

나를 울게만들었던 2장면...

이 영화는 내내 엄마의 시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숙이 생을 마감할 때 지수의 시선으로 엄마를 바라보게된다.

천천히 천천히 너무나 느리게 유리로 엄마가 멀어져간다.

분명히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지숙인데 멀어져가는 사람은 엄마이다...

자식을 먼저 보내는 엄마의 심정을 극대화 시키기보다 딸의 입장에서 부모보다 먼저 생을 마감한다는게 얼마나 불효인지

이 영화를 보는 딸들에게 강한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살아남은 자의 고통이 오롯이 묻어나는 표정속에  흐르던 엄마  김해숙의 나레이션 ...

 오늘 하루가 간다...지숙이에게 갈 날이 가까워져간다.... 지숙아 조금만 기다려라...

 

아~~~ 이럴줄 몰랐던 것이다.....

 

영화초반 시작할 때 감정이입을 시키지않은 채로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반이 지나면서 부터 어느 샌가 나도 모르게 나와 우리 엄마이야기로 대입을 시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분명히 이 영화 친정엄마의 가족구조와 우리집의 가족구조가 다르고

우리엄마는'우리딸~~'을 입에 달고사는 김해숙엄마스타일도 아니다.

 

자라면서 살갑게 '우리딸~~' 하는 이야기를 한번도 들어본적이없었기에 오히려 이 영화의 김해숙엄마가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사춘기시절에는 내가 주어온 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실 우리 형제들이 다 그런생각을 했었다고 하니.... 거참...)

그 어떤 애정표현을 하지 않으신 전형적인 카리스마 작렬하는 경상도 엄마인지라....

다만,,,, 이 영화와  꼭 같은 한가지...

전화기 너머로 엄마가 내가 듣고 싶어하지 않는 소리를 하면 엄마가 한참 얘기하고 있을 때

아 몰라 몰라 하면서 그냥 전화를 뚝 하고 끊어버린다는 거...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에 비수하나 꽂고 있는 심정이었다.

 

 모녀지간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뻔한 이야기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감동이나 눈물샘을 자극하기위한 억지스러움을 배제하고 그저 담백한 시각으로

그 식상함과 신파를 뛰어 넘어 교묘하게 영화의 스토리텔링과 상관없이 자신의 모습들이 투영되어

이 세상에 숙명적으로 만나게된 엄마와 딸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하고 있다.

 

내가 우리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는 '딸'이듯이 우리엄마도 할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던 ' 딸'이었다.

그리고 엄마의 사랑을 받던 딸들은 그 사랑을 자신의 엄마에게 갚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딸들에게  운명처럼 되물려준다.

그래서인지

친정엄마의 주인공인 박진희씨는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나인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라서 미안해…"를 꼽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중인공 김해숙씨는 엄마역할의 연기에 대해 흔히 '이럴 것이다' 생각하는 비슷비슷한 엄마 캐릭터를 뛰어넘어

다양한 모성이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한다.

 

천년을 죽었다가 천년을 만나는 것이 부모자식이고 구백번을 죽었다가 구백번을 만나는게 형제이며

팔백번을 죽었다가 팔백번을 만나는 것이 부부라고 한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세월이 쌓여 나와 만나게 된  우리엄마와 우리아버지,,

그 숙명적인 관계를 때때로 무심히 잊고 사는 나에게 이 영화는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보게한다.

 

이 땅의 모든 엄마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개봉일: 2010년 4월 22일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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