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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역] 서울-강릉 KTX 개통기념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작은천국 2017. 12. 26. 12:24

[강릉역] 서울-강릉 KTX 개통기념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서울 - 강릉 KTX 개통을 기념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강릉시민과 함께하는 음악회가 강릉역 맞이방에서

 2017년 12월 23일 오후 4시에 공연을 했다. 


이날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은

강릉역 맞이방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연주가 끝날 때마다 기립박수로 화답하며

동서를 잇는 대한민국 고속철도 개통을 다 함께 축하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즐겁고도 행복했던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의 생생한 현장으로 초대한다.



모름지기 축하해야 하는 날에 음악이 빠지면 섭섭한 일이다.

본 공연은 오후 4시였지만 리허설전부터 역사 내 맞이방에는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해

빈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였고 서서 관람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 없이 엄청난 사람들이 함께 한 공연이었다.




 2012년 창단한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KORAIL SYMPHONY ORCHESTRA)는

특이하게도 전 국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우수한 음악인들로 구성된 음악 단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각기 다른 직업에 다양한 지역의 단원들이 모여

말 그대로 오케스트라 자체가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멋진 오케스트라이다.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서울역, 용산역, 대전역, 부산역 등 전국 주요 역사를 비롯해

예술의 전당이나 롯데 콘서트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지수한과 단원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지 인형> 중 '트레픽'을 시작으로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막을 올렸다.


  차이콥스키의 발레 모음곡인 <호두까기 인형>은 연말 클래식 공연에 빠지지 않는 단골 레퍼토리다.

특히 이번에 연주한 '트레픽'은 러시아 전통 민속춤을 표현하기 위해

현악기 위주의 활기차고 빠른 곡인데 지휘자의 부러우면서 빠른 손짓에서 춤사위가 느껴질 정도였다.


<호두까기 인형> 중 '트레픽'이 끝나고 연이어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가 연주된다.

이 곡은 <호두까기 인형> 중 꽃들의 춤을 경쾌히 표현하고 있어 화려한 느낌을 자아내는 곡으로

<호두까기 인형> 중 가장 현란하고 웅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맞이방이었지만 코레일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선율은

대중들에게 친숙한 곡이다 보니 이내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다소 어수선할 법도 한데 누구 하나 미동 없이 음악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호두까기 인형> 두 곡 연주가 끝났다. 


두 번째 곡은 더블베이스 서범수 씨와 협연으로 <카르멘 환상곡>이 연주됐다.


묵직하고 웅장한 더블베이스의 선율은 어떨지 무척 기대됐다.


비제(G. Bizet)의 오페라 <카르멘>의 선율을 모티브로

다양한 작곡가들이 카르멘 환상곡을 작곡했지만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곡은 바이올리니스트인 사라사테(Pablo de Sarasate)의 연주곡일 게다.


늘 익숙하게 들었던 바이올린이 아닌 더블베이스로 연주될 <카르멘 환상곡>은

가슴 저 깊은 곳을 건드리는 더블베이스라는 악기의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굉장히 새로웠다.


바이올린으로 연주할 때는 팜므파탈의 '카르멘'의 목소리가 들렸다면

더블베이스로 연주하니 카르멘을 너무나 사랑했던 '돈 호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악기 하나로 주인공이 바뀌어버린 느낌은 관객의 입장에선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또한, 열린 공간의 특성상 묵직한 베이스 소리가 잘 전달될지 약간 우려를 했는데

돔 형식이 아닌 일자형의 지붕 구조를 가진 강릉역의 특성상

소리가 천장을 치면 다시 직선으로 바닥으로 떨어지며 그 자리에 모이며 

소리가 퍼지지 않고 그대로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전문 공연장이 아니다 보니 뒤에서 들으면 음향이 앞에만 몰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소리가 퍼지지 않아서 오히려 더 집중력 있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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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했던 연주는 점점 클라이맥스를 향해 간다.


뮤지컬 <카르멘>의 마지막 장면은 이렇다.

돈 호세와 카르멘은 산속 은신처에서 지내지만 투우사인 에스카미요와 정을 통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돈 호세가 에스카미요를 죽이려고 하지만 카르멘이 에스카미요를 도망치게 한다.

질투에 싸인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던 돈 호세였지만 고향의 어머니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산속 은신처를 내려오게 된다.


이후 투우장에서 에스카미요가 출전하는 투우 경기가 열리던 날 돈 호세는 카르멘을 찾아가

그녀에게 사랑을 애원하지만 그녀는 거절하게 되자 돈 호세는 불타는 질투심을 참지 못하고 카르멘을 죽이게 되고

돈 호세는 죽은 카르멘을 앉고 절규하게 된다.


느리고 차분하게 시작했던 연주는 점점 고조되기 시작했고

바이올린으로 들었을 때와 또 다른 속 깊은 더블베이스의 연주는

바이올린 선율보다 흥분지수는 몇 배로 뛰어올랐다.


더블베이스의 연주와 지휘자의 몸짓은

마치 뮤지컬의 마지막 순간을 눈앞에서 재현해 내는 듯했다.


미 친듯 숨 가쁘게 몰아친 더블베이스의 연주가 끝나고 서로가 만족한 듯 환한 웃음을 보인다.


연주 중간에도 가끔 땀을 훔치기는 했지만 모든 연주를 마치고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내고 있는 서범수 씨.

당연히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개인적으로 바이올린보다는 베이스(더블베이스)의 소리를 더 좋아하기도 하지만

더블베이스로 연주된 <카르멘>은 정말 반전 있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을만 했다. 


마지막 곡으로는 강릉 시립합창단과 소프라노 장수민씨 메조소프라노 변지현씨 테너 이석늑 씨 바리톤 임희성 씨와의 협연이었다.


강릉시립합창단은 강원도 영동권에서는 최초로 1992년 5월 창단했으며

매년 정기연주회를 통해 창작가곡, 고전 성가와 오라토리오, 미사 ,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합창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강릉지역 내 문화 소외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연주회'와 학생들을 위한 '학교 탐방연주회' 등

강릉 시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며 시립단체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강릉시립합창단이다.


마지막 곡은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선곡됐다.

설명이 필요 없는 베토벤 교향곡은 웅장했고 우리나라 철도에 새역사를 쓴 오늘과도 참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혼신을 다한 모든 연주가 끝났다.


공연 시간 약 1시간 동안 연주에 흠뻑 빠져 어수선함 하나 없이 오롯이 즐길 수 있었던 공연에

열광하며 객석에 모인 사람들은 전원 기립 박수에 갈채가 이어졌다. 


객석 여기저기서는 앙코르를 외쳤고  번째 앙코르곡으로

영화 <국가대표>의 OST 러브홀릭스의 'Butterfly'가 불리자

객석 여기저기서 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곳이 어떤 곳이던가.

강릉역은 2018 동계올림픽의 개최지로 빙상경기장에서는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스피드 스케이팅, 아이스 하키, 컬링, 쇼트트랙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펼칠

우리 선수들이 흘릴 땀이 결실을 보기를 응원하는 노래 'Butterfly'가

강릉역에 울려 퍼지자 다들 울컥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갔다.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 강릉 시립합창단 +  소프라노 장수민씨 메조소프라노 변지현씨

테너 이석늑 씨 바리톤 임희성 씨가 부르는 'Butterfly'


또 한 번의 앙코르 타임~

크리스마스, 연말연시를 앞두고 미리 듣는 캐럴이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지수한 연주자의 귀여운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호흥을 끌어내기 충분했다.


다같이 함께 신나게 박수치며 캐럴을 불렀다.


가시연을 형상화한 강릉역은 천장의 조명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역사 맞이방이라는 느낌보다는 연주 내내 공연장에 앉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은 끝이 났다.

 객석은 기립박수와 환호성으로 멋진 공연에 화답했다.



대중적이면서도 조금 더 색다른 느낌이 들게 한 선곡들은 아주 좋았고 피날레마저 훌륭했다.

그동안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여러 번 봤지만 이번 공연은 좀 특별했다.  

 서울-강릉 KTX 개통을 기념하고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내년에도 만나게 될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계속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