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어마어마한 일은 매일이다.
<2015년 11월 서울숲의 가을>
가을이다.
꽃이 피는 이유가 다 있던 계절을 지나
시릴 만큼 푸르름의 계절을 지나
다정한 세월은 어느새 가을로 데려다 놓았다.
가을비가 내린다.
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이라더니
내복 챙겨 입을 새도 없이 겨울로 달아나는 중이다.
떨어지는 낙엽에도 순서가 있다고 하지만
손대면 툭 하고 마지막 잎사귀 양 떨어질 것 같아
차마, 차마 손 한번 뻗어보지 못한다.
행여 잡았다 상할까, 부서질까,
마음만 안절부절.
그 마음의 갈피
무심히 바람 한 점이 더듬고 간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이제 겨울.
어마어마한 일은 매일이다.
다정한 세월이 철수하고 나니
이제야 뭘 좀 알겠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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