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엄마와 아들
[2015. 09. 북촌]
엄마와 아들이 두 손을 꼬옥 잡고 길을 걷는다.
(소격동 골목에서 나오던 나와 두 모자가 눈이 마주쳤다.)
우연히 그 발걸음에 동행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귀 기울인다.
아들 : 여기 가볼래요?
엄마 : 다리 아프다.
아들 : 저기는요?
엄마 : .... 그냥 가자.
아들 : 엄마 북촌 구경시켜드릴라고 나왔는데 여기도 됐다, 저기도 됐다. 이러니까 좀 그렇다.
엄마 : 여기가 이렇게 많이 걸어야 해서 다리가 아픈 곳인 줄 몰랐다.
아들 : 00이(여자친구로 추정) 하고는 여기 몇 번왔는데 이렇게 안 다닌다 말이야.
엄마 : 여기 저기 많이 다녔잖아. 다 봤다야.~ 이만하면 충분하다.
약 20대 중반 정도의 아들과 50대 초, 중반 정도의 엄마는 발을 맞추고 걷는다.
아들은 툴툴거리면서도 엄마 손을 놓지 않는다.
가만히 보니 엄마 가방도 아들이 대신 들었다.
내 눈엔 이 둘만 컬러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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