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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쉬린 네샤트,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작은천국 2014. 4. 7. 06:30

[국립현대미술관] 쉬린 네샤트,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이란계 미술 예술가  <쉬린 네샤트> 의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아시아 프로젝트(M.A.P)의 첫 전시의 일환으로

서울관의 첫 기획전시로  선정된 이란계 미국작가 <쉬린 네샤트>.

 

'한 사람의 여성으로, 한 사람의 이란인으로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마주하는 이슈들 사이를 항해 하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의 본령이다.

그리고 그 이슈는 나라는 인간보다 훨씬 거대하다'  - 쉬린 네샤트 -

 

자신의 개인적인 정체성에서 출발한 질문들을

그녀가 고스란이 겪어낸 시간과 공간속에서

사회적인 정체성으로 답하고 있는 쉬린 네샤트의 작업들은

작년에 개관한 이후 첫 번째 기획전으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쉬린 네샤트 그녀의 작품속으로~

 

벚꽃 찬란한 고궁의 봄은 여느 곳의 봄과는 품격이 다른 봄이다. 

 

구중궁궐에 자리잡은 꽃 마저도 바깥세상이 궁금하긴 매 한가지.

꽃 뭉치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데로 가지를 뻗어내고 있다.

 

봄 기운에 묻어 오는 팔랑거림을 안고 근대문화유산속으로 들어간다.

 

국립 현대미술관의 덕수궁관이나 과천관과 달리 서울관은 정갈하다는 느낌을 갖게한다.

 

나에겐 늘 삼엽충으로 불리는  '오페르투스 누룰라 움브라' .

이 거대한 삼엽충 앞에 서면 뭔지 모를 영감이 막 꿈틀꿈틀~~  

 

전시 시작이던 4월의 첫 날, 개막식도 함께 열렸다.

 

개막식에는 특별히 디트로이트 미술관 관장이 참석해서

이번 전시가 가지는 의미를 비롯해 작가의 안부를 대신 전했다. 

 

쉬린 네샤트는 1957년 이란의 카즈빈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1974년 미국으로 이주 후,

버클리에서 대학에서 회화와 미술이론을 전공했다.

 흑백 사진 위에 페르시아어 텍스트와 이슬람 전통 문양을 그려 넣은

<알라의 여인(Women of Allah> 연작으로 이름을 알린 이후,

영화 소란(Turbulent)으로 베니스베엔날레 황금사자상,

<Women Without Men> 로 베니스 영화제 은자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뉴욕에 거주하며 미술가 및 영화 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쉬린 네샤트는 작품속에 텍스트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간단한 개막식 이후 쉬린 네샤트의 전시를 함께 둘러봤다.

 

 

작품명 <왕서 : 애국자>

 

이 작품에는 현대의 시인과 반체제 인사들의 시를 새겨 넣음으로써

정치권력에 대한 메세지를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사실, 작품을 보다보면 어떤 텍스트를 사용했을까 궁금한 것이 당연지사.

어떤 부분에서 어떤 내용이 인용됐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작품명 <왕서 : 군중들>

 

 

 

쉬린 네샤트의 작업은 텍스트에만 국한 것이 아니다.

<작품명 악당>

 

황제의 군대를 묘사하고 있는 이 그림은

마치 장군이었을 법한 노인과 함께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특히 그림 중에 한 명은 혼자 딴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왜 일까?

 

이 작업들은 이란의 녹색운동(2009년 부정선거라고 여겼던 대통령선거를 반대한 대규모 시위)과

아랍의 봄(독재정권 업압에 항의한 민초들의 시위) 을 통해 피 흘리는 젊은이들의 용기에 감명을 받고

그 영감으로 '정치권력, 독재자, 군중들 등' 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쉽지 않은 내용을 품은 메세지들을 드러내는 사진들은

그 시간의 공간속으로 불러들이고 있었고 작가의 겪어낸 시간속으로 초대된 나는 한참을 머물렀다.

 

무엇보다 가장 시선을 끌던 이슬람의 여성들에 대한 생각들이 담긴 사진들이었다.

 

 

" 내 작품 속의 여성들은 강인하고 품위와 용기가 있으며 행동하는 사람들로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묘사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나의 솔직한 생각과 해석을 담고 있다.

이들은 어떤 억압에도 결코 겁먹지 않으며 침묵하지 않는다. "

-2010년 쉬린 샤네트 -

 

<침묵으로 말하기> <나는 알라의 비밀이다>

 

텍스를 사용하던것과 달리 꽃문양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디자인은 이슬람 미술에서

흔히 사용되는 장식적 모티프를 여상시키는데 중동지역에서 손과 발을 장식하는 헤나문신의 관습과도 연관이 있단다.

 

 

<각성한 충성>

 

<혁명의 수호자들>

 

 

이런 일련의 작업들로 인해 정치적 반체제인사로 오해를 받고

테헤란 공항에서 구금되고 심문을 받았고 이후 미국으로 망명 후 다시는 이란에 돌아가지 않았다.

 

이런 작업들을 통해 이슬람의 여성지위가 변화했는지를 탐색하고 있는데

매우 강렬한 작품들이 우리와는 전혀 다른 문화권에 있으면서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들이 묘한 교집합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회고전 답게 쉬린 네샤트의 비디오 3부작 <소란> <환희> 열정

비디오 설치 <여자들만의 세상> 등을 만날 수 있다.   

 

 

<여자들만의 세상>의 세 여인 중 세번 째 '뮤니스'

 

데칼코마니 형식을 차용해 이중성, 모순, 대립의 개념을 표현하고 있는 영상은 매우 독특했다.

 

이란에서 여성이 노래하는 것을 금지한 이란법을 다루고 있는 <격동>

 

자기 자신을 이란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니라고 정의 하고 있는 쉬린 네샤트.

자신의 모국인 이슬람이 겪어내야 했던 여러가지 현실속에서 자신에게 물었던 개인적인 정체적은

그녀가 속한 사회에서 인간이라면 가져야 할 사회적인 정체성으로 그 답을 하고 있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예술가로서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부딛치고 있는 그녀의 작업들을 보면서  

개인적인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는 소극적인 예술 작업을 생각하게 했다.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든 그녀의 작업에 빨려 들 수 밖에 없었다.

 

2010년 몽인아트센터, 제3회 광주 비엔날레를 통해 이미 우리나라에도 작품을 선 보였던 쉬린 네샤트.

 

그녀의 작업을 통해 문화적으로 한국과 이란은 매우 다른 나라이지만

역사, 정치, 페미니즘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공감할만한 주제가 많아서 작품들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았다.

 

그러고 그 이면에는 한국인 남편을 두고 있어 한국문화가 친숙한 것도

어쩌면 한 몫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쉬린 네샤트 SHIRIN NESHAT> 국립 현대미술관 서울관 제 5전시실에서

2014년 7월 1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관람료 4천원)  

 

전시실 입구에는 영상물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 전시와 관련된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협조에 의해 촬영되었습니다.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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