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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라이언 맥긴리 청춘, 그 찬란한 기록

작은천국 2014. 2. 10. 06:30

[사진전] 라이언 맥긴리 청춘, 그 찬란한 기록

 

 

 

미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의

청춘 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청춘, 그 찬란한 기록>의 사진들

 

청춘이라는 시기에 마주하는 내면갈등과 열정 그리고 일탈의 순간을 솔직하게 기록한

라이언 맥긴리의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사진 전시였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가 우리나라 사람을 모델로 이런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면,

과연 라이언 맥긴리 처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대중들이 과연 이처럼 열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관객들은 과연 이 전시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건지 

내내 궁금증을 갖게 만들던 라이언 맥긴리의 전시다.

 

라이언 맥긴리의 전시가 열린 대림미술관 문을 열자마자 화들짝 놀랬다.

토요일 오전 11시, 그리 이른 시간도 늦은시간도 아니지만

이 시간에 사진전을 보기위해 이렇게 많은 줄을 서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라이언 맥긴리가 유명한 작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줄을 서서 사진을 볼 만큼

그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웬만하면 주말에는 전시장을 가지 않는 편이다.

보통 하나의 전시를 보는데 아무리 적게보아도 2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것은 예사인지라

전시장에서 머무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를 하고 오는 편인데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 수업에서 이 전시를 보고 난 뒤 감상을 토론을 할 예정이라

차일 피일 미루다가 어쩔 수 없이 주말에 보게 된 전시였다.

 

전시는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청춘, 시간의 기록> 답게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사진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나 청춘에게만 '나중'이 없다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의를 달 생각도 없었긴 하지만..

 

전시장 입구에 '청춘' 이라고 정의한 유희경 시인의 문구는

사진을 보면서 어떤 선입견도 가지지 말고 그냥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미리 경고하는 같았다.

 

뉴욕을 활동기반으로 다소 젊은 현대 작가인 라이언 맥긴리.

 

그가 정의하고 있는 '청춘'

 

2층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19금의 사진들이  꽤 있고 대부분의 사진이 누드로 구성돼 있다.

사진만 딱 보면 '청춘' 이라는 단어가 정의하고 있는 사전적 의미의 해석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워낙 솔직하게 표현된 19금의 사진들이 많다보니 연령대가 있는 사람들은 약간 거부감이 들 수도 있어서인지

전시장에는 젊은 청춘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체의 사진들을 보면 관능적 혹은 에로티시즘적인 표현을 하고 있는 작품들이 워낙 많다보니

살짝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맥긴리의 사진을 보니 전혀 외설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심지어 성행위를 묘사한 사진들도 있고 약물에 취한 듯한 사진, 혹은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사진들도 있었지만

모든 것이 '청춘' 이라는 전시 주제의 맥락안에서 움직이고 있기에

<청춘>이 가진 특성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이런 작품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대리만족이라는 어필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청춘이 가진 불안이 그리 무겁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청춘들이 사회적인 제도하에 미래를 저당잡히면서까지 자유를 무의식적으로 통제받지만

우리와 확연히 다른 문화권에서 완벽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 청춘의 모습이 그대로 사진에 담겨있었다.

 

젊은 작가답게 표현 방식도 매우 열정적이었다.

 

 

사진 전시는 크게 몇 가지의 시리즈로 분류가 돼있는데

 눈 주변에 멍이 든 사람들의 모습만 담은 블랙아이시리즈

 

아프지 않은 청춘은 없다고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고 하더니

치열하게 부딛치고 상처받고 멍자국을 남기면서 성장하는 청춘의 민낮은 그 어떤 것 보다도 아름다웠다.

 

 

여행 시리즈~

 

이 사진은 인디밴드의 앨범 자켓 사진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실지로 연출에 의한 사진들이지만 모든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사진들은 대부분 필름카메라로 작업이 된 작품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사진의 정의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아마추어가 찍은 사진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고 했다.  

 칼러사진으로 구성된 사진들 가운데 유일하게 흑백사진이면서 디지털 작업을 한 사진이

시리즈 작업의 한 파트를 차지하고 있기에 다른 사진들이 전혀 아마추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구성된 것이 좋았다.

 

스튜디오 작업이기에 완벽한 조명 세팅을 통해 철저하게 계산을 한 상태에서 찍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만나는 낯선 모델들의 포즈나 표정들이 지인들을 찍은 자연스러운 사진과 별반 차이가 없을만큼

자연스럽고 자유스럽게 다가오고 있는 것은 굉장히 높이 살 만했다.

 

게다가 다양한 각도, 다양한 표정, 다양한 프레임 등 어느 것 하나 정형화 된 것이 없는 사진들은 

작품 하나 하나 각자 움직이면서도 전체 덩어리가 하나로 묶여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내 작업에서 한 파트를 넣으려고 생각하는 것이 이 작업과 약간은 비슷한지라 한참 머물면서 쳐다보았다.  

비슷한 사진으로 묶을 것인지, 전혀 다른 사진으로 묶을 것인지 고민이 하나 더 추가됐지만

이 사진들을 보니 그동안 고정된 프레임에서 머물러고 있던 것에서 과감하게 좀 벗어나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 듯하다.

 

라이언 맥긴리 사진 중에 가장 좋았던 사진이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찍은 사진을 걸었다면 과연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가장 궁금해지던 사진이다.

 

사람의 목을 자른다는 것, 그리고 삼분할 구도 등등은

사진에서 불문율처럼 금기시되고 있지만 예술이라는 것이 금기의 틀을 깨는 것이 아니던가. 

 

푸른 하늘이 온통 뒤덮고 있는 뒷 배경이 빈 것이 아니라 충만함으로 가득찬 느낌에 

 가운데 목을 빼곰히 드러낸 여자의 표정에서 웬지 그녀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묘한 느낌이 들게 했다. 

 

  자신이 중심이 된 세상에서 충만함이 주는 자신감이야 말로 가장 '청춘' 다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대한민국의 청춘들이 맥긴리의 사진을 보고

자신들이, 한국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자유(때떄로 방종처럼 느껴지기도 했다)를 누리는 것에

대리만족 혹은 카타르 시스를 느끼는 것은 아닐까하는 문득 생각이 들었다.

 

가장 유심하게 본 사진. 

공연이 끝난 뒤의 무대의 불은 꺼지고 객석엔 공연의 뒤의 흔적이 남은 것을 찍었다고 했지만

군중 속에서 홀로 떨어져 있는 남자의 시선에 끌렸다.

 

가끔 조용필님 공연이 끝나고 꽉차 있던 객석이 점점 비워지면

그 공연의 부유물들이 드러나면서 묘한 기분이 가끔 느껴지기도 하는데 왠지 그 감정이 떠올랐다.

 

작가는 사진뿐 아니라 영상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현대작가들의 추세이기도 하다.

어느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고 했는데

어쩌면 이 영상이 전시회의 성격을 가장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했다.

 

찬란한 금가루를 뿌리며 어떤 상황에서도 꼿꼿하게 자기 길을 걸어가고 있는

찬란한 한 편의 청춘의 서사시는 무척이나 감각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로 다가왔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유있게 음악을 감상하기는 무리였다.

 

전시 특별이벤트로 라이언 맥긴리의 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는 이벤트가 실시되고 있는데

괜시히 나도 한 장 찍었다.

 

다른 전시와 달리 작가의 작품의도를 좀 더 명확하게 알수 있는 Q&A가 있는 것도 독특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어떤 곳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어서 지나치기도 했고

디스플레이나 액자, 프린터 방식 등등 100% 전시를 보지 않았기에

다음에 다시 전시를 제대로 보고 나면 그때 내가 본 작품과 작가의 의도를 비교하면 될 듯하다.

 

수 많은 작품 중에 유일하게 청춘(?) 이 아닌 사람.

바로 그의 아버지였다.

 

왜? 이 사진이 들어 갔을까 한참을 생각해보게 하던 사진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지난 청춘 시간의 기록이 담긴 사진전이지만

결국 청춘이라는 것이 물리적인 나이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란 의미가 아닐까 싶었다.

 

 

전시의 가장 첫 작품으로 큐레이터는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사진을 선택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자전거에 올라탔다.

한 번 올라탄 이상 죽기전에는 멈출수 없는 엄청난 숙제를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멈추지 않는 폭주기관차가 되어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갈 것인지

천천히 페달을 밞으며 지나가는 바람의 향기도 맡으며 주위도 살피고 재미있게 갈 것인지

그건 본인 각자 삶의 방식일 것이다. 

 

만약 시간을 되돌 수 있다면? 이라는 질문을 사람들이 던지곤 한다. 

나라면 절대 지난 시간, 세간에서 정해놓은 청춘이라는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시간들이 켜켜히 쌓인 내 삶의 경험치만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의 '나' 가 좋다.

물론 시간이 더 흘러가면 더 흘러간만큼의 경험치는 또 다른 시각을 나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늘 세상에 대한 멈추지 않는 호기심이 사그라들지 않는한,

내 청춘의 시간은 현재 진행형이기에...

 

<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

장소 : 대림미술관

일시 : 2014년 2월 23일까지

 

※ 입장권이 있으면 전시기간 중에는 무료로 전시관람이 가능하단다.

(아마 이것도 사람들이 이 전시에 많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어쨋거나 전시가 끝나기 전에 디스플레이때문에라도 다시 보러가야할 전시가 됐다.

이 전시가 워낙 인기가 많다보니 평일에도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픈을 하니 무조건 오전에 다녀와야 할 듯하다.

아참. 대림미술관 온라인 회원에 가입하면 할인혜택이 있다.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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