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Country/Taiwan

[대만 여행]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 '단수이'를 가다.

작은천국 2013. 10. 10. 06:30

[대만]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장소, 단수이

 

 

 

 

대만에서도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단수이는

주걸륜 주연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장소인 당감중학교가 있기때문에

 겨울연가의 촬영지였던 서울의 중앙고등학교를 여행자들이 찾는 것 처럼 

많은 여행자들은 단수이를 여행하게 되면 당감중학교를 방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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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만사람들에게 대만을 방문한다면 꼭 가야하는 여행지를 추천한다는 부탁을 했을때도

단수이는 3번째 손가락안에 꼽히는 여행지였을 만큼 현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었다.

 

대만 취재를 준비하면서도 알면알수록 웬지 모르게 단수이에 끌리는 것은

일몰이 아름다운 이유도 있었겠지만

영화가 한 몫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대만 취재를 준비하면서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단수이에 위치한 당감중학교를 졸업한 주걸륜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고 자신이 다녔던 학교에서 촬영했다는 단순한 정보만 가지고 보게 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이었다.

 

 

주인공이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어 영화의 포스터는 피아노 건반 느낌을 자아내고 있는데

실지로 학교의 복도를 형상화 시켜 포스터에 적용하고 있는데 

주걸륜이 자신이 졸업한 학교와 이 영화에 얼마나 많은 애착을 가졌을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더운 집을 피해 시원한 카페에서 영화를 보겠다는 생각으로 금요일 오후에 홍대를 찾은 것이 화근이었다.

카페는 상상을 초월할정도로 시끄러웠고 결국 볼륨 최고치인 100으로 올리고도 소리가 잘 안들려

영화 러닝타임 내내 두 귀를 막고 초 집중을 하면서 보게된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타임슬립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영화는 식스센스만큼의 반전은 아니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도 모르게 쏟아지던 푹풍눈물을 추체 할 수 없었다.

 

불타는 금요일을 즐기기 위해 젊은 청춘들이 비좁은 카페에서 다닥다닥 붙어 있는 그들사이에서

혼자 청승을 떨면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볼썽사나움을 연출해야 했을 만큼 영화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단수이와 당감중학교가 참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취재일정 중에 단수이는 3일차에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초반에 일정이 무지하게 꼬이기도 했고

일몰 사진을 찍으려고 내내 하늘만 쳐다보았는데 무심하게도 단수이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날은

번번히 구름이 끼거나 비가 내려서 차일피일미루다가 급기야는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 날 어쩔 수 없이 가게 되었다.

대만 지하철 MRT 단수이선의 종점이긴 하지만 중간에 신베이터우 선으로 나눠지는데

내가 탄 지하철이 베이터우까지만 가는 노선인지라 직전 역에서 내려 다음열차를 기다렸다.

 

대만 취재가 살인적인 스케쥴이었던지라 마지막날 까지도 스케쥴이 빼곡해

오전 9시 정도에 단수이역에 도착해야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길 듯 해서 전날 계획을 세웠건만

대만 일정 내내 몸이 녹초가 되도록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잤더니

마지막날에는 결국 피로누적으로 늦잠을 자는 통에 마음먹은 시간에서 1시간이나 늦게 도착하게 된 단수이였다.

 

저녁에 방문하고 싶었던 단수이를 오전10시 아침 댓바람부터 오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어쩌겠는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 것이니...

하지만 1시간 늦었던 덕분에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긴 했다.

 

돌이켜보면 이번 대만 취재 여행에서는 하나를 잃는다 싶으면 바로 또 하나가 채워지고

그 잃은 하나는 잃을 이유가 있었음을 느끼는 일들이 참 많았다.

 

어쨋거나 아침 시간인데다가 종점인 덕분에 지하철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여러가지 정보들을 체크하고 추가적인 정보수집을 했다.

으으으으~~~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생겼다.

다음에 다시 대만을 여행하게 되면 꼭 이용해 볼 것이야~~^^

 

단수이에서 홍마우청까지 도보로 천천히 걸으면 약 20~30분 정도 소요되지만

중간 중간 사진을 찍어야하고 정보를 확인해야하기 때문에 1시간 ~2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것은 예사다.

 

타이베이에만 있다보니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만이라는게 잘 실감나지 않았는데

해안선을 접하고 있는 단수이에 오니 비로소 태평양 바다에 떠 있는 섬이라는게 실감이 난다.

 

용산사를 가기위에 시장길로 접어들었는데 으아~~ 사람들이 바글바글바글...

타이베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단수이 시장골목이었다.

 

항구를 접하고 있는 곳이 주는 도시의 낯선 느낌은 대만도 예외는 아닌 듯했다.

 

 

용산사의 간판이 저렇게 있는 줄도 모르고 외관에서부터 절이 보일것이라 생각하고

결국 골목의 끝까지 올라갔다가 절이 없어서 다시 내려와서

영어가 아예 안되는 사람들을 붙잡고 손짓발짓해가면서

물어물어서 다시 용산사 절이 있는 곳에서 올려다보니 그참..

무슨 절의 간판이 저렇게 붙어 있냐고..

허탈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ㅠㅠㅠ

 

그런데 도대체 입구를 못 찾아서 또 헤매주시고... ㅠㅠ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걸 알기까지 벌여야 하는 시행착오는 마지막날까지도 이어진다.

 

단수이 해변으로 가는 길까지 봐야할 몇 가지들을 빠짐없이 체크를 하고 서둘러 다시 걸음을 옮긴다.

 

본토에서 사람들이 단수이 강을 통해서 들어온지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도시인 관계로

한쪽에는 타일벽화로 그 풍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어느 한 골목에는 이런 하트도^^

주위에 파란색 타일장식은 스페인 혹은 포르투칼 스타일인데

서양 문물이 단수이를 통해서 들어오면서 스페인의 지배가 잠시 있었던지라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그러고 보면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해외로 해외로 뻗었던 흔적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세계사 수업으로만 배웠던 역사적인 사실을 여행을 통해 새롭게 일깨우게 되는 듯하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단수이 해안도로에는 먹구름 잔뜩 낀 하늘과 더불어 간간히 비를 흩뿌리고 있었다.  

 

단수이 끝에 있는 워렌마터우가 일몰포인트라고 하지만 이곳 해변 역시 일몰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정오가 되어가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비는 오락가락하고 있으니 

어쩌면 오늘도 제대로 된 일몰을 보는 건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단수이의 일몰은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홍마우청에서 스페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동상을 보니 살짝 반갑긴 했다.  

 

홍마오청을 지나 대만 최초의 대학교인 진리대학교가 보이니

마음은 벌써부터 설레기 시작한다.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진리대학교는 흐린 날씨덕분에 사진은 정말 멋지게 찍힌다.

 

그리고 영화에서 본 익숙한 골목이 당감중학교로 향하고 있는 것임을 느끼게 했다. 

대만이 아열대성 기후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나무들 때문에 깜짝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아스라하게 감성돋는 학교 앞 골목이다.

주걸륜이 청춘의 감성을 키운 골목이 웬지 모르게 익숙하게 다가온다.

 

드디어 도착한 당감중학교이다.

 

아침에 1시간 늦은 덕분에 학교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다.

워낙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위해

관광객의 방문을 일정 시간동안에는 일정부분 제한하고 있는 듯 했다.

 

 

주걸륜의 감성을 키운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학교도 한 몫을 했으리라 짐작해본다.  

 

감수성 예민한 시기를 삭막한 콘크리트 숲에서 보낸 사람과

 자연속에서 보낸 사람은 무엇이 달라도 다를 것이다.

 

 

당감중학교는 영화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느낌이 좋은 곳이었다.

학교를 어슬렁 거리고 배회 하다보면 영화속의 주인공을 어디에선가 마주칠 것만 같은 묘한 기분이 따라왔다. 

 

그러고 있는 와중에 뜻밖에 이 학교에 재학중인 한국인 유학생을 만났다.

타이베이에서는 종종 이민을 왔거나 유학생인 한국 사람을 만나기는 했는데

당감중학교에 재학중인 한국유학생을 만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건만...

 

이번 대만 취재에 상당한 운이 따라주고 있는 편이었는데 이곳 역시 그런 곳이었다.

 

나중에 한 컷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취재 요청과 더불어 사진을 요청했더니 역시 소녀들은 소녀들이었다.

까르륵 까르륵 하면서 옷 매무새를 고치고 야단법석을 한 차례 떨고 나서 이렇게 한 컷 남겼다.  

 

그리고 소녀들과 함께 학교 곳곳을 둘러보고 영화 촬영장소의 주 배경이 된 강당까지 들어가서

성가대 연습 중인 선생님과 학생들도 만나 사진을 찍고 덕분에 깨알같은 취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소녀들과 함께 당감 중학교 교무실도 기웃거려보고

선생님들과도 눈인사를 나누며 학교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으니

다시 또 한무리의 친구들이 우르르르~~

 

마지막 기념사진 한 장을 찍고 소녀들과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소녀들은 자신들이 취재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과 책에 자신들의 사진이 실릴지도 모른다는 사실 하나에

그들이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흥분을  쉽게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사춘기 시절 헤프닝처럼 일어난 이벤트 같은 사건이겠지만

 낯선 타국에서 찾아온 이방인이 뜬금없이 자신들의 일상에 갑자기 뛰어든 오늘의 이 상황을 어떻게 기억할까?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홍조가 된 소녀들의 얼굴이 긴 여운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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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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