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냄새 가득한 하늘공원에서 여름향기를
오랫동안 기다렷던 단비가 내렸던 주말, 비 그친 하늘공원을 올랐다.
기다렸던 단비 흠뻑 머금은 하늘공원의 억새들은
비 그치고 나니 풀향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슴슴함으로 가득찬 하늘공원 여름향기 속에
잠깐의 무더위를 식혀준 단비의 고마움을 느끼며
오랫만에 느껴보는 주말의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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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첫 날, 여름의 첫 발자욱을 풀 향기 번져가는 여름향기와 함께 걸어본다.
이른 더위 찌는듯한 불볕더위에 지쳐갈 즈음
지난 주말 드디어 단비가 내렸다
하루 정도 비가 더 내려도 좋으련만 안개 자욱한 일요일이 잠을 깨운다.
이런 날 로모의 풍경은 어떨지 궁금해
카메라에 있는 특수기능 로모를 이용해 푸른 색을 설정해보니
뭐.. 생각만큼 효과는 별로인 듯하다.
예전에는 하늘공원을 참 자주 왔었는데 자전거가 집에 오고 부터는
평화의 공원과 한강 난지공원으로 장소가 바뀐터라
덕분에 난지천공원도 덩달아 외면하게 된 듯 하다.
안개자욱하게 들어찬 아침 비도 그치고 오랫만에 걸어서 산책을 나섰다.
하늘공원은 온통 모감주나무 꽃이 한창이다.
열매안의 씨앗으로 염주를 만들기 위해 절 주변에 많이 심었기때문에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모감주나무는
실상은 가을에 단풍색깔이 너무 고와서 내가 좋아하는 나무이기도 하다.
봄에 피는 꽃이 4계절 중 가장 향기가 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여름꽃이 그 향기 가장 진하다고 한다.
봄에 피는 꽃들은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꽃 밖에 없어 그 색으로 유혹하고
여름에 피는 꽃들은 신록이 우거져 있기때문에 향기로 유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코끝을 진하게 스치는 강렬한 향기의 유혹앞에 벌도 나비도 속수무책일 뿐이다.
집 주위로 온통 녹지공간이라 너무 행복하다.
한번은 하루종일 걸어 공원을 어디만큼 갈 수 있나 싶어
평화의 공원에서 시작해 난지천 공원을 한바퀴돌고 하늘공원 계단앞에서 숨이 턱까지 차올라
피곤에 지쳐 포기하고 난 뒤로 부턴 아예 엄두를 안내고 있다.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올라가지 않고 둘레만 돌아도 거의 10km가 넘는 거리이니
자전거가 없다면 몇날 며칠 나누어 걸어도 모자란다.
어쨋건 발길대로 가면 되는 월드컵 공원인지라 마음내키는대로 걸으면 그것이 정답일 듯
그러다 숨겨놓은 나만의 장소 하나씩 만들어 가는 재미도 솔솔하다.
비는 더이상 오지 않을 듯한데 온통 가득한 안개로 인해 살짝 안개비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늘공원을 처음에 올랐을때는 계단이 많아 헉헉 거렸는데
이제는 이 계단이 나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계단을 오르다보면 점점 시야는 트이고 저 멀리 평화의 공원이 내려다 보인다.
10년 전 월드컵이 막 끝나고 이사를 왔을때는 공원이 조성된지 얼마 안된터라
나무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아 횡~~한 느낌이 많은 곳이었는데
강산이 한번 변하고 나니 이제 무성한 수풀로 우거진 곳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만 서면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른다는 생각이 든다.
계단을 올라서면 하늘공원까지는 조금 걸어야하는데
깔아놓은 보도블럭들 사이로 잡풀들이 자라나는 모습에서
인간들이 남겨놓은 흔적에 반항을 하고 있는 자연을 보는것 같아
이 길이 참 애틋하게 느껴진다.
칡으로 추정되는 이파리들이 목책을 휘감고 있는 걸 보니
비 오고 나면 풀들이 쑥쑥 자라는 계절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버드나무 휘어진 옛스러운 길을 따라 걸어본다.
바람결에 살랑 살랑 잔뜩 머금고 있는 비의 냄새가 풀향기에 묻어 온다.
이 길에도 온통 모감주나무의 꽃들이 지천에 널려있다.
노란색 꽃이 송이 송이 떨어지는 모습이 황금비가 내리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영어 이름이 golden-rain tree 라고 불리는 모감주 나무
지나치는 발길에도 곱게곱게 황금비가 바닥으로 내리는 모습에 낭만이 묻어난다.
자 모처럼 하늘공원에 왔으니 인증샷 하나는 남겨야 겠지?
매점도 조형물도 아무것도 없었던 하늘공원에 무언가 하나씩 생기고 있는 중인데
처음에 이 아이들을 보았을때는 풋 하고 웃음이 났었다.
'이게 뭐니~~~'
그런데 자주 보니 이제는 뭐 텅비어서 고요한 하늘공원보다
상상으로라도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를 만나니 싫진않은 듯하다.
이건 또 언제 생긴거지?
재활용품을 이용한 조형물답게 하늘공원과 나름은 잘 어울리는 듯하다.
실은, 이 맘때즈음의 하늘공원은 날씨가 아주 맑아 파아란 하늘에 흰구름 동동이 아니라면
아직 억새는 무릎정도 밖에 오지 않았기에
별로 볼 것이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여름의 노을도 가을이 오기직전의 노을보다는 그 느낌이 덜 하기도 하다.
가을이 오기까지 사람 키높이 만큼 자라야하는 의무감을 가진의 하늘공원의 억새들
몇 달 후면 황금들판으로 변하게 될 하늘공원이 눈에 선하다.
살짝 살짝 바람이 불때마다 어제 내린 비를 머금고 있는 억새들은
풀향기를 토해내며 비 냄새를 뿌리고 있다.
새집을 만들어 조형물은 오늘따라 을씨년 스러워 보인다.
하늘공원은 풀향기가 진동하고 있는 중이다.
안개마저 자욱하게 내린 길을 따라 이리 저리 걸어본다.
온통 초록인 그곳에 유일하게 색을 지닌 코스모스가 피기시작했다.
하늘을 담는 그릇에 올라가 전체 조망을 해보기로 했다.
이곳에도 예외없이 사랑의 징표들이
근데 이건 또 뭔고? 하하하~
어찌나 안개가 심한지 목동은 가시거리에서 히끄무레하게 보일 뿐이다.
아직은 초록색 물결로 넘실거리고 있는 하늘공원이다.
하지만 계절을 한 번돌아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면
은색물결 넘실거리며
하늘아래 가장 가까이 닿아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변신을 하게 될 것이다.
<2010년 하늘공원의 모습>
그러나 아직은 이런 모습,
지금은 풀향기 머금고 있는 여름향기를 마음껏 즐겨야하는 계절일뿐이다.
휴일 이른아침 시간이 조금씩 흐를수록
사람들이 줄지어 하늘공원 둘레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가을도 좋지만
또 하나의 비경은 억새가 허리높이 정도만큼 자라고 난 뒤
태풍이 막 지나가고 난 다음 하늘공원의 모습은 정말 황홀하기 그지없다.
나즈막히 내려앉은 하늘의 시커먼 구름들이 손에 잡힐듯이 흘러가며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억새이파리들
비 온 뒤 느껴지는 축축한 바닥의 감촉
그런 날 이 넓은 들판에 혼자 임을 자청하며
우비와 장화를 신고 헤죽거리며 하늘공원을 오르면
영낙없이 그런 날의 표정을 담겠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람마음은 다 똑 같은게야~~
8월 큰 장대비 지나가고 난 다음날 그런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은 살짝 아쉬운 마음을 남겨두고 돌아섰다.
다시 하늘공원 입구를 향해 걷는 길 ...
정중앙 산책로를 온통 덮고 있는 시설물이 가져오는 답답함으로 인해
하늘공원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박과 포장도로이다.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가진 하늘공원에서 유일한 포장도로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상암동이 개발되어 건물이 올라오기전에는 이곳에서 바로 북한산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이젠 건물들이 북한산을 가리고 있는 것 또한 거슬리는 풍경중의 하나가 되었다.
뭐 어쩌겠는가? 지금의 현 주소인것을 ...
산 밖에 없었던 상암동은 이제 강남의 그 어느 번화가 못지 않은 곳이 되어
숲속에 우뚝 솟아 거대한 도시를 형성하며 자리를 잡았다.
온통 쓰레기 산이었던 기억은 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젠 자료로만 확인할 수 있게 된 하늘공원이다.
싱그러운 여름을 여는 첫 날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저 멀리서 내가 좀 전에 찍었던 장소에서 똑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으신다.
내 카메라에 낯선 사람을 담았듯이 저 사람의 카메라에도 내가 담겼으리라 ~
하늘공원의 억새들이 토해내고 있는 비에 섞인 풀향기를 맡으며
여름 향기를 만끽한 재미있는 휴일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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