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king/산티아고 가는 길

기억의 저편, '산티아고/까미노'에서 날아온 엽서

작은천국 2010. 5. 28. 09:00

기억의 저편, '산티아고'에서 날아온 엽서 

 

선거 관련 유입물이 하루도 끊일 날이 없는 우편함...

오늘도 어김없이 우체통엔 유입물이 꽂혔있다.

유입물을 빼면서 문득 우편함을 젖혀 보았다.

사실 굳이 우편함을 젖혀볼 일은 잘 없는 편인데 이상하게 오늘은 그러고 싶었다.

별 기대없이 우편함을 젖혔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우표가 눈에 띄었다.

ESPANA Correos

 

스페인에서 내가 수도 없이 사용했던 우표

가슴이 방망이질 치기시작한다.

 

 

 

기억의 저편, 산티아고에서 날아온 엽서  한 장

늘 사람들에게 편지와 엽서만 보내다가 생각지도 않게 산티아고에서 엽서가 날아오다니...

아!!!  이런 기분이구나...

그저 가슴이 먹먹하다 ....

 

그리고 엽서에 빈틈없이 빼곡히...적힌 깨알같은 내용들은

산티아고에서 확신한 자신의 존재감, 그리고 자신감, 새로 태어남에 대한 감회가 진솔하게 적혀있다.

 

산티아고를 걷고나면 한동안은 이렇게 누구나 다 철학자가 되는 것 같다.  

은 언젠가 때가 되면 죽기 때문에 자신에게 중진 하루를 온전히 잘 보내야한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풀리지 않는 불안감에 오늘 하루를, 현재를 망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 엽서 글 일부 발췌 -

 

 누구나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주는 산티아고...  그래 산티아고는 그런곳이다.

 

 

 

또 다른 분은 로그로뇨 공립 알베르게에 붙여 놓은 나의 흔적(2009.10.16)을 까미노 중에 일부러 찍어두셨다가 친절하게도 메일로 보내주셨다

이 엽서를 붙여놓을 떄는 다른 사람의 엽서도 꽤 많았는데 개인적인 엽서는 모두 정리를 하고

이렇게 국가를 나타내고 있는 엽서만 남겨놓은 듯하다  

 블로그를 통해 알던 사람을 먼곳에서 사진으로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웠다고 하셨다.

사실,,, 이 사진을 받고 내가 더 반가워 했다는 걸 아마 모르실꺼다... 

 

사실 산티아고 여행기를 올릴 떄는 그저 개인적인 기록 목적이었다.

어짜피 내 블로그가 개인의 삶의 기록으로 남기는게 목적이었음으로...

그런데 쓰다보니 개인적인 감정이 너무 드러나고 있어 글을 적으면서도 많이 망설여지는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일기장에 적어 놓은 글을 가감없이 적을 것인가

아님 사진의 경치 설명정도로 그칠것인가

나름 고민을 거듭했었다.

그러나 이것도 내 삶의 한 부분이니 굳이 미화시킬필요도 숨길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산티아고가 나에게 준 영향력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낯뜨거워하면서 지극이 개인적인 감정을 적었던 글들이

산티아고를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 때론 지친 일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등등,

모든 분들이 내가 느끼는 감정들과 별반 다른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그로인해 많은 용기와 위안을 얻어 가고 있다는 사실들이..

그래서 내 삶이 다른 사람의 삶에 일반화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다.

 

산티아고를 같이 걸었던 친구들은 산티아고에서 원했던 일들을 벌써 이뤘던 친구도 있고 

명확한 꿈을 찾아 꿈을 향해 전진을 한 친구들도 있다.

외국인 친구들 중에서도 산티아고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난 미국인 로라는

독일 베를린에 살고 있는 남자친구와 몇 주전 약혼을하고 베를린으로 이사를 했으며

그리고 다른 이들은 자신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고 종종 나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만났던 데이비드 & 케이트 아줌마와도 여전히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행커할아버지는 미국에서 날아와 현재 서울 시민으로 두 달간 살고 계신다.

 

산티아고...  

나는 산티아고 그곳에서 내 인생에서 꿈꾸기에 가장 완벽한 시기를 보냈으며

아직 정확한 꿈을 찾진 못했으나 그 어느때보다 행복한 날들을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힘들게 그 길을 걸으면서 소원했던 일들은 아직 모두 진행중이지만

언제가 그 일들이 모두 이루어질 것이라 믿기에 조바심내기보다

그저 한 발 한발 느림이 주는 미학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지 '산티아고'라는 이유만으로 온, 오프상에서 나에게 선물과도 같은 새로운 인연들이 주어졌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운이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 밤,,,  엽서 한장이 실어온 기억 저편의 산티아고 풍경이 아른거린다.

 

언젠가 그곳에 또 다시 가게 될 날이 올까?  

 

Posted by 작은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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