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 11 ~ 12 헤밍웨이와 소몰이 축제의 도시 '팜플로나'에 갇히다
팜플로나(Pamplona) : 순례길 중 가장 처음 만나는 대도시이다. 팜플로나는 로마의 식민지로 건설되었고 이슬람교도의
통치를 거쳐 10세기에 나바라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중세에는 순례의 길 중계지점이자 프랑스와의 교역지점으로
발전했다. 15~16세기에는 카스티야나 프랑그냐는 귀속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페르난도 2세에 의해
주민들의 분쟁은 일단락되고 팜플로나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시드니쉘던 '시간의 모래밭'에 등장하는 도시로 수도원과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다
산 페르민 소몰이 축제 (San Fermines Festival) : 7월6일 ~ 14일 아침 8시 소몰이행사, 이 기간에는 유럽 및 전 세계
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숙소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순례가 목적이라면 가능하면 이 기간에 이곳을
통과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 주비리에서 축제기간이라 알베르게에 자리가 없어 주비리~ 팜플로나 하루걸어야 할 거리만큼 바로 택시로 이동,
팜플로나에 도착했다. 무엇보다 팜플로나 우체국이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이 많은 짐 드디어 해결을 한다고 생각하니..
그러나.... 내일 일요일이고 어짜피 주비리~팜플로나를 걸어야하는 거리를 택시를 타고 줄였으니 피곤도 풀겸 여유를 가지고 쉬어간다고
생각했지만 다음날인 10월12일 월요일... 이날을 우체국에서 짐을 붙이고 길을 떠나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 year of Fiesta"
80년만에 한번 오는 축제란다.. ㅠ.ㅠ 즉 ,공.휴.일 ... 아 뜻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구나....
결국,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틀 연속으로 팜플로나에서 어쩔 수 없이 쉬기로 했다.
이렇게 이미 까미노시작부터 나의 계획은 어긋나고 틀어지고 있었다. 총34일간의 여정을 계획하고 매일 얼마나 갈것인지 그렇게 고민하면서
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주비리에 도착해 알베르게가 없는 순간부터 전부 무용지물이 되었다.
솔직히 이렇게 처음부터 일정이 변경되기 시작하는데 계획된 날짜에 까미노가 끝나기나 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무조건 매일 가는데까지 가면서 일정을 변경하기로 마음먹고 조바심 내지 않기로 했다. 오늘 내일에 까미노가 끝날것도 아니기에.. 게다가
어짜피 산다는 건 내가 마음먹은대로 산다고 살아지는것도 아니고 그런 방식으로 살지 않겠다고 해서 살아 지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까미노길, 산티아고 가는길...은 그렇게 처음부터 나에게 인생의 뿌리부터 다시 생각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서고 싶었던 이 길에서 나는 혼자 있을 수 없었다. 새롭게 만나게 되는 인연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을 실감했다.
주비리에서 방이 없어 택시를 타고 도착한 팜플로나 알베르게, 이 알베르게 찾기가 무척이나 어려워 다들 헤매기 일수다
(알베르게 6유로)
팜플로나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면 광활한 공원지대를 만나게되는데 공원왼쪽으로는 독일인 운영의 사설 알베르게가 있고(밑의 사진참조)
그냥 공원을 통과하면 팜플로나 중심부에 있는 수도원 알베르게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찾기가 쉽지않다. 구시가지자체가 골목길이 많은데다가 막상입구에 오면 표지판이 없더라는..
근데 이틀을 다니다보니 알베르게 표지판이 눈에 띄었는데 첫날은 어찌나 간판이 없어 헤맸는지
아직도 팜플로나 전경이 눈에 선하다
팜플로나 알베르게의 모습
처음으로 만나는 도시답게 내부시설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편이다.
샤워시설, 부엌, 인터넷공간, 휴식공간 등등,
다만 침대가 푹 꺼져서 허리가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안그래도 잠을 못자서 죽을 지경인데 이날도 여전히 잠을 거의 못잤다 ㅠ.ㅠ
내 옆자리에 미국에서 온 '필' 이란 사람이 자리하게되었는데 갑자기 나한테 한국어로 '한녕하세요'라고 해서 깜짝놀랐는데 한국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일한경험이 있다고 했다
두 달전에 미국으로 돌아왔고 까미노 준비를 '오케00도어'라고 하면서 완전 좋다며 이것저것 보여주는 통에 웃겨죽는 줄 알았다.
게다가 김치, 삼겹살, 소주,,,, 한국음식을 줄줄~~~~
근데 이런애가 얘만아니었다는거..
내가 가지고 한 한국엽서 한장을 선물로 주고 다음에 만나면 사진을 찍자고 했지만 아쉽게도 내가 속도가 늦은건지 필이 빠른건지 못만났다.
알베르게 옆쪽으로 조그만 전시회 공간이 있고 그 곳엔 팜플로나 전경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이 있다.
총 7개의 조각으로 4계절이 표시되고 있다. 그리고 화가가 전부다르다보니 기법도 다르지만
이렇게 연결을 하니 하나의 통일된 그림이 되어 너무 신기했다.
이 그림의 배경이 되는 실제다리는 밑에 사진을 참조하세요
그리고 팜플로나의 곳곳이 그림으로 그려져있는데 그림을 그린 연대가 최근이 아니고 기억은 안나지만 백년은 넘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현재에도 보면 그 건물들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어 한편으론 부러웠다.
한국의 경우 100년이 지나고 나면 그대로 있을 곳이 과연 몇 곳이나 있을지...
왼쪽은 그림이고 오른쪽은 실제보이는 광경이다
팜플로나 고딕식 까데드랄 (대성당을 까데드랄이라고한다)
성곽을 따라 올라가면 이렇게 연결되어진 건물이 나온다.
이 길을 지나가면 팜플로나를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길이 너무 특이해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사실은 할머니 복장이 특이해서 찍었다 ㅋ)
나중에 팜플로나 알베르게 미술관에서 이 그림을 보고 깜짝놀랐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팀&레일리언, 샘이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기다리고 있다. 나경과 함꼐 저녁을 먹으로 갔다.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가 찾았던 카페..
카페의 내부..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카페답게 현지인들 와글와글...
동양인인 나경과 나 레일리언, 그리고 서양인(?) 팀과 샘으로 구성된 우리 일행은 이날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했다.
스페인어 구사를 할 줄 아는 레일리언이 주문을 도맡아서...ㅎㅎ
우리가 먹었던 뽈보(문어)
문어를 삶아서 올리브오일에 고추가루를 살짝 뿌려주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산티아고가 가까워지면 갈라시아지방에 '멜리데'라는 지역은 이 문어요리로 굉장히 유명한 지역이다.
그러나 사실 멜리데에서 먹었던 뽈보보단 솔직히 내 입맛으론 이 팜플로나 이곳에서 먹었던 뽈보가 더 맛있었던것 같다.
아무것도 없이 문어를 삶아서 주는데도 맛이 있는게 신기했다.
나는 원래 문어를 잘 먹지 않는다... ㅎ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은듯한데 생각보다 배는 부르더라는..
팜플로나 시청,
오래된 건물이고 소물이축제를 할때 이곳에서 행사도 하는 관계로 팜플로나에서 매우 유명한 건물이다.
이렇게 순례길 중에선 그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건축물, 성당은 반드시 길을 돌아가더라도 보고 가도록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틀을 팜플로나에서 보내게 되니 아침에도 보고 낮에도 보고..ㅎㅎ
시청건물은 구시가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2009. 10. 11일 알요일 어제의 용사들이 모두 모여 다 같이 아침 먹는 중...
나와 나경은 우체국짐때문에 어쩔수 없이 하루 더 쉬기로 했고
샘은 피레네를 넘을때 심한 물집이 생격서 하루 더 쉰다고 했고
팀과 레일리언은 이 곳이 유명한 관광지고 볼 것도 있고 이곳에서 다른 지역으로 여행하기로 일정을 바꾸었기에 하루더 쉬어가기로 했다
(레일리언이 순례를 위해 등산화를 새로 샀는데 발이 계속 아파서 순례를 그만두기로 했단다)
앞쪽으로 나경, 샘 뒷줄에 레일리언과 팀
실지로 피레네 산맥을 넘다가 다들 다치고 물집생기고 무릎에 무리가 오고 ,,, 팜플로나에서 2틀씩 쉬어가는 사람이 많다.
♥나의 소중한 친구 레일리언
: 주비리에서부터 만나 같이 움직이게 된 팀과 레일리언, 이야기를 하다보니 같은 직업을 가진 공통점으로 인해 유난히 이야기가 잘 통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돈' 이 아님을 33살에 이미 깨달은 레일리언,,, 1년 4개월동안 23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말레지아인으로 시드니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런던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녀도 짧지 않은 인생동안 만만한 삶을 산 건 아닌듯했다. 과연 인생이 무엇인가? 왜 까미노를 걷게되었는가? 등등 쉴세없이 쏟아내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100% 의미전달까지는 아니었어도 그녀도 나도 어떤 영혼적인 면에서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같다. 단 하루만에.. 사람이 이렇게 특별하고도
가깝게 느낄수 있다는게 너무도 신비하기까지 했다. 까미노길에서 처음 헤어짐이 마음아팠던 사람이었던 레일리언... 끝까지 같이 걸었으면 좋았을것을...
런던에 돌아가서도 내가 까미노 길을 잘 갈 수 있도록 꾸준히 메일을 보내면서 응원해주었고 까미노가 끝나고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너무 궁금해하면서
끊임없이 호기심어린 질문을 보내온 레일리언.. 그리고 감동적인 한마디...
'삶이 한 레벨 업그레이드 되었을것이라 믿는다' 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내주고 있다. 그녀는 어제부터 새로운 직장을 구해 첫 출근을 했다... 그리고 빠른시일내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산티아고는 끝이나지만 그 인연들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팜플로나의 두번째 숙소, 헤밍웨이 호스텔
(아침포함 19유로)
도시 곳곳엔 거리이름도 헤밍웨이, 헤밍웨이 호스텔, 헤밍웨이 카페, 심지어 피자집이름도 헤밍웨이 이렇게 모든 곳에 헤밍웨이가 팔리고 있다.
카미노길의 모든 알베르게는 부르곳, 레온, 산티아고를 제외하곤 같은 곳에서 이틀을 머물수 없다.
다음 사람을 위해 무조건 하루만 머물 수 있다.
다른 알베르게를 소개해달라고 하니 이 곳을 소개해주셨다...
그리고 다음날 사립이라 가격이 비싼탓에 독일인 알베르게로 또 이사... ㅎ
이틀동안 수도 없이 지나 다녔던 토로소 광장 광장 (Plaza de Toros )
뒤로 보이는 건물이 투우장인데 투우를 너무 좋아했던 헤밍웨이가 이 투우장에서 경기도 관람했다고 한다.
헤밍웨이 동상..
스페인에 대한 사랑과 투우에 대한 열정은 그의 소설 <오후의 죽음 Death in the Afternoon(1932)>으로 집필되었다
또한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스페인 내전 참가한 것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1949)> 집필했다.
이처럼 미국사람이면서도 스페인에서 그의 흔적을 이렇게 기록해 놓고 있다.
투우장의 소의 모형, 지금은 투우경기가 끝난지라 실제로 투우경기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두 달 동안 보지못했다. (솔직히 그닥 보고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팜플로나의 소몰이 축제는 이런것이다..
기념품가게에 붙은 포스트 슬쩍~~
이 사진을 보니 여행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는듯도 하다.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시청건물이다.
팜플로나에서 길을 잃어버려서 하루 종인 지도를 들고 헤맸다.
특히 숙소인 헤밍웨이 호스텔을 못찾아서 한 시간을 헤매여야했다.
이유인즉슨, 이넘의 시위대를 만나는 통에...
아침에 팜플로나를 돌아보기 위해 헤밍웨이 호스텔을 나서고 얼마되지 않아 갑자기 도로에 경찰들이 깔리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시위대들이 달려가고 그 뒤를 경찰들이 쫓아가고..
공포탄을 쏘아대고...
관광객들도 괜시리 겁먹고 이리저리 시위대를 피해다니면서 달리는 통에 길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시위대를 피해갔건만...ㅠ.ㅠ
그것들이 꼭 우리를 따라오더라는....
어쨋거나 호스텔로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려서 묻고 또 묻고,,, 걷고 또 걷고... 헤매고 또 헤매고...
결국 경찰관에게도 물었으나 뭔 넘의 경찰관도 잘 몰라서 결국은 아침에 찍어 놓은 호스텔외관 사진을 보여 주고 겨우 찾아들어갔다는...
그리고 그들의 과격한 시위의 흔적...
갑자기 도로에 설치된 구조물을 뜯어 들고선 일요일이라 문을 열지 않는 상점의 유리창문을 심하게 부수어버렸다.
눈깜짝할 사이에 바로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잘못찍다가 어찌될까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위의 목적에 대해 물으니 '좌파, 우파' 등으로 인해 데모를 한다고 했다.
아~~ 지긋지긋하다.. 여기까지 와서도 좌파, 우파,,,,
축제기간임에도 남들은 봤다는 축제행렬은 보지 못하고 시위대만 보고 다녔다.. ㅠ.ㅠ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팜플로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시위대가 정리되고 여기저기쫓아다니느라 이미 방향감각은 잃었고 애라 모르겠다 싶어 여기 저기 기웃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몰이 축제를 형상화한 동상을 만났다.
그 모습이 어찌나 리얼한지... 이리보고 저리봐도 신기하다
우리의 점심..타파즈와 또르띠아..
타파즈는 술안주이자 한끼의 식사대용으로도 손식이 없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완전 사랑하게된 또르띠아.. 바게뜨 빵안에 감자+달걀+양파등을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는데
특히 저 위헤 치즈 한장 올려 녹여주면 금상첨화이다...
이거 집에서도 한번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팜플로나 도로 표지판...
까미노 길은 어딜가나 항상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나바라왕국의 수도답게 크고 작은 박물관, 까데드랄, 여러개의 광장을 비롯해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구시가로 가던중 이상한 모양의 우산이 있어 신기하다싶었는데 구운밤을 파는 노점상이었다.
군밤을 파는게 신기하다 싶었는데 한달 쯤 후 갈라시아지방을 들어서니 온통 밤나무 천지였다.
토로소 광장옆길을 따라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주위로 온통 플라타너스가 가을이 한창임을 알려주고 있다.
스페인을 오면서 날씨때문에 너무 걱정을 했는데 한국의 가을날과 온도도 습도도 거의 비슷했다.
다만 하루에도 수십번 비가 오락가락,,, 막 비가 오다가도 금방 그치면 파란하늘이.. 그러다 어느새 다시 소낙비가...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보지 못하는것이 내심 서운했는데 이정도면 그 서운함을 보상하고도 남음이
공원을 둘러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이런 다리를 만난다. 'Le pont de la Magdalena'
주비리-라라소나를 거쳐 순례자들은 이 다리를 건너면 팜플로나에 들어서게 된다.
저 위에 7쪽으로 나뉘어져 그려진 다리가 바로 이 다리이다. 이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바로 독일인 사설 알베르게가 있고 중심으로 들어가면 공립알베르게가 있다
그리고 공원엔 촉촉히 비를 맞은 민들레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날씨는 가을인것 같은데... 분간을 못하겠다.
다리를 지나는길에 어떤 순례자가 알베르게를 찾는다고 길을 물었고 그 분 손에 이런 기계가 들려있었다.
지금 시간, 오늘 총 걸은 거리, 평균속도등등... 이런거 있으면 좀 더 과학적으로 걸을 수 있으려나...
그러나 하루 이틀 걷는 걷도 아닌데 매번 체크하면서 평균속도를 굳이 확인하면서 걸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그저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에..(근데 이사진 찍을때만 해도 이 기계에 완전 혹했다... 다 걷고난 지금 생각은 필.요.없.을.듯 ㅎ)
이 곳 다리에서부터 까미노표식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어짜피 오늘 하루 걷지 못했으니 이곳에서라도 따라가보자 싶은 생각에 ..
다리를 건너 성곽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간다.
고대 성 답게 육중한 성문이 버티고 있고 아직까지 그 원본이 그대로 보전되어있다.
이 길을 따라 도시 중심부에 있는 알베르게까지 이어진다. 성곽이 어찌나 큰지 사람은 손톱만하게 보인다.
팜플로나 성 : 스페인 합스부르크 혈통의 펠리페2세가 16세기에 건설한 성. 오늘날 팜플로나의 상징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성곽위로 올라가면 수도사들이 지내던 공간이 있고
팜플로나 시내를 조망할 수도 있다.
이 공원길을 따라 팜플로나를 빠져나가 다음여정인 시스로메이노로 향해간다.
팜플로나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도시이다. 한국이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어지듯이 거리간의 간격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곳이다.
이렇게 신시가지쪽으로는 아파트와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지만 구시가지는 중세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또한 공항이 있는 대도시 답게 편리한 접근성을 이유로 많은 유럽인들이 이 곳 팜플로나에서 순례를 시작한다.
(론세스발레스에서 시작하려면 여기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론세스로 이동해야하기때문에 불편함이 많다)
그리고 중세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의 모습
이 골목 왼쪽으로 꺾어지면 공립알베르게가 있고 직진하면 시청사 건물이 나온다.
길이 어찌나 다닥다닥인지 알베르게는 어찌어찌 찾더라도 저녁먹느라 무신경하게 그냥 나오면 길을 잃어버리기 쉽상이다. 실지로 알베르게 못찾는 사람 허다하다...
이 곳도 한참 발전(?) 혹은 보수가 되고 있는 중이라 어떤 곳은 이렇게 공사가 한창이다.
저녁엔 이 길이 슬램가로 바뀌어서 깜짝 놀랬다. 이렇게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저녁 7시가 넘어가니 젊은이들이 이 도로에 다 쏟아져 나와서 슬램가가 연상이 되었다.
실지로 슬램가인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딱 슬램가 분위기였다.
집을 보수중인듯했는데 그 모양이 너무 신기했다. 옛날의 구조모양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것도 그렇지만 어떻게 딱 세로로 저만큼만 잘라낼수 있는지..
팤구 시가에 있는 이루나 광장
이곳에 정면으로 보이는
카페 이루나는
헤밍웨이 작품
'해는 다시 떠오른다'의
작품배경이 된 곳으로 매우 유명한 곳으로 헤밍웨이가 이곳에서 커피를 마신곳이다.
여기도 헤밍웨이, 저기도 헤밍웨이,ㅎㅎ
스페인에서 이렇게 헤밍웨이를 많이 만나게될 줄은..
2005, 2006, 2007, 2008년 여행자들이 뽑은 우수카페 표시가 줄줄줄~~
럭셔리한 모습의 내부 , 이날 계속 커피를 마셔된 탓에 걍 화장실만 이용하고 나왔다~~ ㅋ
카페 앞 광장의 모습
애정표현이 스스럼 없는 스페인이란 곳을 실감하게되는 광장이다.
여기서 쪽~~~ 저기서 쪽~~~ 부둥켜안고 있는 연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보아도 아름다운것 같다.
ㅋ 광장에서 따뜻한 햇볕과 바람을 느끼며 한 컷~
관광객들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고,,,행위 예술을 하는 분들도 많다.
이게 무슨 악기인지 모르겠으나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다.
소리는 이렇다
팜플로나 고딕식 카데드랄, 알베르게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1497년에 착공하였고 네오 클래식 스타일의 파사드로 유명한 곳이며 북쪽의 탑은 스페인에서 두 번째로 큰 12톤의 종이 있는 곳이다.
또한 이곳의 고딕식 회랑은 스페인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곳이지만 지금은 복원공사중에 있어 미사때를 제외하고 성당을 개방하지 않고 있는 듯했다.
토요일은 보지 못했고 일요일날 운좋게도 미사를 볼 수 있어 회랑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었다.
중세 나바라 왕의 즉위식이 열린 팜플로나 대성당. 바스크인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성당은 여러 시대에 걸쳐 무너지고 다시 짓기를 반복 <스페인은 순례길이다>
엄청난 폭풍우속에 피레네산을 넘은 지수일행이 궁금해 알베르게에서 기다리다가 마침 알베르게를 향해 오는 지수를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죽을뻔하며 피레네를 넘었단다... 순례길의 50%는 날씨로 인해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게되는 것 같다.
헤밍웨이호스텔에서 만난 제임스
하루종일 팜플로나를 쏘다니고 들어간 헤밍웨이 호스텔...
오늘 하루는 관광객으로 지냈으나 걸어다녔던 시간을 보니 배낭을 매지 않았을 뿐 순례길을 걸은 것이나 진배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외국인이 익숙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한국분이세요?' 한다...
화들짝~~~ 뭥미????
2008년 8월~2009년 8월까지 한국 모대학교병설 유치원에서 영어선생님으로 일하다 한국 아이들의 번잡스러움을 감당하지 못하고 너무 힘들어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차여행을 좋아해서 일을 그만두자마자 홍콩으로 날아가 거기서부터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횡당, 유럽을 거쳐 이곳 스페인까지와서 카미노를 시작했다고 한다.
대단한 녀석이다.. 단,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지겨워서 죽을뻔했다며 경험담을 좔좔~~~ 그러면서 한국음식이 그립다며 또 한국음식을 줄줄줄~~
야~~~ 한국음식이 그리우면 한국인인 나보다 더 그리우랴....근데 말하는 폼새가 이녀석이 더 그리운듯하다.. 그래 오늘은 니가 더 그리워해라..ㅎㅎ
피레네를 넘다가 무릎을 다쳐 팜플로나에서 2틀을 쉰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있다가 또 만났는데 여전히 다리를 쩔뚝거리면서도 역시 롱다리~~~ 우리보다 더 잘 걷더라는...
헤밍웨이 호스텔에서 하루자고 월요일 독일인이 운영하는 알베르게로 옮겼다. 이곳이 독일인 아줌마 두명이 운영하는 알베르게..
헤밍웨이 알베르게가 비싸서 이곳으로 옮긴다고 하니 샘도 우리를 따라왔다...
(알베르게 7유로, 아침은 2유로)알베르게는 순례자여권이 있는 사람들만 잠을 잘 수 있는 숙소이다.
Sam을 찍은 사진이 몇장안되는데 그 중 가장 잘 나온 사진인듯하다...
얘도 피레네 넘다 물집이 장난아니게 생겨서 팜플로나에서 이틀이나 쉬었다.
독일인 알베르게에서 발견한 빌바오행 시간표 ~~~
까미노길을 준비하면서 지도를 보니 스페인 북부끝에 있는 빌바오가 가까워 방문을 고려했던 빌바오...
스페인 여행을 한다하더라도 일부러 거리가 먼 빌바오 한 곳을 보기위해 이틀씩이나 보내기엔 시간, 비용측면에서 볼 때 무리가 있기에
가능하다면 까미노 길에서 하루 정도 고려해 방문하면 좋겠다 생각은 했었다.
론세스발레스에서 내 위층 침대를 쓴 여자애가 빌바오에서 왔다고 하여 길을 물어니 로그로뇨에서 가는것이 가깝다고 했다.
그래서 팜플로나에선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독일인 알베르게에 오니 빌바오 시간표가 있을 줄이야...
이곳에서 가깝고 이틀이나 쉬게되었으니 빌바오(구겐하임미술관)을 갔다올까도 고려했지만 지금이 축제기간이라 빌바오미술관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포기했다.
혹시 가실분들 참고하세요~ 저는 로그로뇨에서 다녀왔습니다.
팜플로나 까데드랄(대성당)의 다른 모습
성당의 내부, 미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성당에서 미사를 위해 오르간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오르간 소리가 가슴을 져며왔다.
저녁이 내리고 있는 고요한 성당... 오르간소리는 은은하게 내 마음속 깊은곳에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이곳에서 이방인으로 앉아 있는 나,
모든 것은 이렇게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
스페인의 옛 영화를 상징해 주고 있는 성당 내부의 보습, 중요한 모든 것들은 금박장식으로...
성당의 웅장함에 그저 숙연해진다.
성당 내부 한켠엔 이 성당을 짓게한 왕과 왕비의 무덤이 모셔져있다.
성당의 회랑, 이 성당의 구조는 회랑으로 인해 매우 독특하게 느껴진다.
이 팜플로나 카데드랄의 고딕식 회랑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회랑이 얇은 구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미사를 보는 중앙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있는 구조로 중앙부분보다 회랑이 더 규모가 크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면 신부님이 앞에 서고 이렇게 회랑을 따라 몇 바퀴를 돌면서 '산타마리아'를 외친다.
이런 형식의 미사가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로그로뇨에서는 성당을 도는 것이 아니라
마을 전체를 한바퀴를 돌았는데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으나 나바레지역의 미사형식이 아닌가 싶었다.
아침에 은근한 햇빛이 비출때 이 회랑을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렇게 미사때 와보는것도 행운이란 생각이..
어쨋든,,
이틀을 쉬고 나니 도시를 관광하고 여행하는 것보다 빨리 까미노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나는 내일(화요일)부터 팜플로나 우체국에서 짐을 붙이고 나면 다시 순례자가 될 예정이다.
길은 또 시작되려고 한다.
길은, 인생은,,,그런것같다. 계획대로 되지않는 것...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그런 인생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있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것은 아닐런지?
알베르게에서 ...
다시 까미노길에 들어서면서 거국적으로 한 컷,,
환희, 미진, 독일인 호스피탈레로, 나경, 은희, 나(물론 나는 사진찍고 있는 중)
전화기 드디어 해결되었읍니다. 제 전화번호 아시는 분들 전화나 문자한번씩 들 넣어주세요~~~!! ^^ 전화기때문에 며칠동안 머리가.... 2G 쓰기가 이렇게 불편해서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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