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movie

[영화] '더티댄싱'

작은천국 2007. 11. 13. 10:44

 

 

the ronettes의 [Be My Baby]가 흘러나오면서 시작되었던 영화 [더티 댄싱]. 얼마전 뉴스를 보니 이 영화의 개봉 20주년을 기념해서 11월중에 극장에서 재개봉을 한다는 반가운 뉴스를 접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이 영화를 본 지도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그때의 추억에 빠져들게끔 합니다. 정확하게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의 권유로 시내 모 극장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영화를 다 보고난 후 환호하며 아우성치는 여학생들의 난리법석은 둘째치고라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아서 한동안 멍하니 서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이야 영화 좀 봤다고 나름대로 영화를 볼 때마다 작품성 운운하면서 보고는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건 안중에도 없던 시기였으며, 영화를 말그대로 있는 그대도 느끼고 감동받았던 시기인지라 가끔은 그때의 순수했던 감정이 그리운 적도 종종 있기는 합니다.

 

이 영화가 더욱 기억에 남는 건 워낙에 영화를 많이 보다보면 가끔은 이 영화와 저 영화의 인상깊었던 장면들이 짬뽕이 되서 헷갈리기도 하며, 아무리 재미있게 본 영화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기억에서 가물가물해 지는데, 이 영화 [더티 댄싱]의 경우는 신기하게도 아직까지 영화속 인상깊었던 장면이라든가, 그 장면들마다 흘러나왔던 주옥같은 노래들이 아직도 기억에(물론 백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지만)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작년 초에 이미 한번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 리뷰에서도 소개했듯이 지난 80년대는 정말이지 영화를 좋아하고 팝을 좋아했던 분들에겐 정말 행복했던 시대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왠만한 영화들은 다들 그럴듯한 ost를 항상 겸하고 있었으며 영화의 성공과 함께 ost도 빌보드지의 상위권을 수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의 ost또한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 속에 수록되었던 싱글들도 많은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도 영화 자체의 성공에 비하면 그다지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고작 6백만불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월드와이드로 무려 2억달러가 넘는, 말그대로 초대박을 이루어 냅니다.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었던 댄스파티.

그래도 쟈니만은 베이비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베이비가 우연히 찾게 된 광란의 댄스파티. 저 남자 낮에 봤던 남자 맞아?

 

 

 

 

 

분위기에 이끌려, 쟈니의 묘한 매력에 이끌려 동참하게 되는 베이비.

스스로도 자신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다소 신파적인 구석이 다분합니다. 아무래도 영화의 배경이 1960년대이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결말이 어느정도 뻔히 드러나보이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항상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아무리 뻔한 스토리의 영화라도 그 이야기를 어떻게 진행시키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관객들로 하여금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적어도 이 영화 [더티 댄싱]은 스토리의 치명적인 약점을 아기자기한 구성과 환상적인 춤, 그리고 멋진 음악과 버무려서 제법 그럴싸하게 빗어내고 있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끔 만든 영화입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언니와 함께 아버지 친구의 별장으로 피서를 떠난 베이비(제니퍼 그레이). 여느 피서지와 그다지 다른 점이 없어보이는 그곳이 베이비는 그저 지루하기만 합니다. 저녁이면 젊은이들이 모여서 댄스파티를 열기는 하지만 무료하긴 마찬가지. 그런데 우연히 산책길에 알게된 숲속 산장에서의 기괴한 댄스파티는 베이비의 눈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뭔가 거칠고 음탕해 보이며 기성새대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춤. 바로 이 영화의 제목인 "더티 댄싱"인 것입니다. 그곳에서 낮에 보았던 댄스 교사 쟈니(패트릭 스웨이즈)와 그의 파트너인 페니(신시아 로즈)의 춤에 그만 넋이 나가버린 베이비.

 

그런데 페니가 그만 실수로 임신(그 산장의 알바생과의 사이에서)을 하게되며 베이비는 아버지를 설득해 수술비용을 빌려 페니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페니를 대신해서 어쩔 수 없이 베이비가 쟈니의 파트너가 되어 춤연습에 몰두하게 되는데, 그만 쟈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됩니다. 물론 쟈니 또한 베이비에게 깊은 호감을 가지게 되지만, 수술을 하러갔던 페니가 그만 돌팔이 의사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며 그로 인해 베이비는 아버지의 감시를 받고 쟈니 또한 사장의 오해로 인해 해고당하게 됩니다. 난생 처음으로 사랑에 빠져보았으며, 꿈깥은 시간이었는데, 한순간 모든 것이 사라져버리고, 베이비는 피서 마지막 날 가족들과 함께 그 지루한 파티를 즐겨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떠난줄 알았던 쟈니가 그녀앞에 돌아옵니다.

 

 

 

 

  

베이비의 손을 자신의 심장에 대면서 속삭이는 쟈니. 춤은 가슴이 느끼는 대로 추는

거야라고 말하려는 듯 합니다.

 

 

 

생각대로 제대로 춤이 되질 않아서 혼자 앙탈을 부리는 베이비.

영화속에서 무척이나 그녀가 귀엽고 앙증맞았던 장면.

 

 

 

페니의 도움으로 쟈니와 춤연습에 몰두 중인 베이비. 참고로 이 페니역으로 나오는

신시아 로즈는 혼성그룹의 리드싱어로도 활약했으며 "나우 앤 포에버"를 불었던

리차드 막스의 아내로도 유명한 인물입니다. 아울러 이 장면에서 흘러나왔던

에릭 카멘("all by myself"로 유명한 분)의 "hungry eyes"도 참 좋습니다.

 

 

 

타이타닉에서 레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보여주었던 명장면 이전에는 이 장면 또한

많은 분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 다음이 더 웃기죠. 가뜩이나

쟈니는 심각한데, 베이비는 간지럽다고 꺄르륵이니...ㅎㅎ

 

 

 

Jennifer Grey and Patrick Swayze in Lions Gate Home Entertainment

 

 

 

 

이 영화의 많은 인상깊었던 장면들 중에서도 쟈니와 베이비가 춤을 통해 점점 가까워지게 되는

장면들이 저는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엉성했던 베이비가 차츰차츰

쟈니와 호흡을 맞춰가면서 실력이 향상되어 가는데, 중요한 건 춤에 대한 호흡만

맞춘 것이 아니었죠.

 

 

 

  

사태는 더욱 악화되어가며 쟈니는 베이비를 떠나갑니다. 뿌옇게 올라오는 연기처럼

그들의 짧은 사랑도 사라져가는 순간입니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she"s like the wind"

많은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곡이죠. 더구나 이 노래는 주인공인 쟈니, 그러니까

패트릭 스웨이즈가 직접 불렀고,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도 3위정도까지 올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에 앞서서 흘러나왔던 이 영화의 주제곡 "(i"ve had) the time of my life". "unchained melody"로 너무나 유명한 라이쳐스 브라더스의 빌 메들리와 과거 조 카커와 함께 영화 [사관과 신사]의 주제곡이었던 "up where we belong"을 불렀던 제니퍼 원스가 함께 부른 이 노래는 빌보드지 싱글차트에서 정상에 올랐었으며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주제가상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이 노래의 제목처럼, 내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순간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과연 내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순간이 언제였던가하는 생각까지 들게끔 합니다. 조금 과장된 이야기지만 영화속 두 주인공이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물론 상상에 맡길 이야기지만 그 아련한 오래전 있었던 그 사건이 두 주인공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듯이 가끔은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당시만큼 지금 나는 행복한가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물론 그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이 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영화팬들은 이 영화를 생각하고, 이 영화의 주제곡을 생각하면 "아, 나에게도 참 좋은 시절이 있었지"하면서 추억에 사로잡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 장면에서 극장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치고 난리가 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정말이지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던 최고의 명장면 중에 하나입니다.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이고, 어떤 영화가 나쁜 영화라고 정의한다는 건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언뜻 보기에 별 교훈적인 내용도 없는 영화가 가끔은 명작으로 추앙받기도 하고, 꽤나 재미있고 즐겁게 본 영화인데 작품성 면에서는 최악의 수준이라며 괄시받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저 또한 이곳에 리뷰를 자주 올리게 되면서 가끔은 영화를 가슴이 아닌, 머리로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영화란 것은 말그대로 있는 그대로 느끼고 스스로 감동받아야만 좋은 영화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가끔은 잊으면서 말이죠. 있지도 않은 교훈을 찾으려고 애쓰고 괜히 작품성 운운하며 깍아내렸던 적은 없었는지 가끔 반성해 보곤 합니다. 작품성이 훌륭하고 소위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들도 엄밀하게 말하면 재미있는 영화여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도 재미가 없으면 결코 좋은 영화가 아닙니다. 적어도 이것저것 재가면서 영화를 보지 않는 일반 관객들에겐 말이죠. 한편의 영화를 마치 수학공식 풀듯이 해부해 평가하는 건 저희들이 할 일이 아니잖습니까.

 

이 영화 [더티 댄싱] 또한, 두 눈을 부릅뜨고 파헤쳐 들어가면 그다지 건질 것이 없는 영화입니다. 서두에도 이야기했지만 너무나도 뻔한 결말과 예상가능한 진행, 배우들의 소위 연기력이라는 것까지는 생각할 틈도 없으며, 더 심한 표현으로 하자면 그냥 두시간 땜질용 영화라고 비하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그 뻔함 속에서도, 충분히 예측가능한 스토리 속에서도 이 영화를 보신 대다수의 팬들은 결코 이 영화를 쉽게 잊지 못할 겁니다. 영화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우며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다다라서는 그 즐거움이 최고조에 달해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이 영화가 작품성 면에서는 뒤쳐질지 몰라도 그 어떤 영화보다도 재미과 감동 면에서는 충실한 영화입니다. 재미가 없는데 감동이 오겠습니까. 몇년 전에 이 영화의 속편(내용은 이어지지 않고 제목만 속편)까지 나왔었는데, 아직까지 이 영화를 접하지 못한 분들은 20주년 재개봉시 꼭 한번 극장에서 보시길 권합니다. 사랑과 배신, 그리고 우정, 그리고 은근히 가족애까지 담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영화 내내 이어지는 현란한 춤과 멋진 노래들에 흠뻑 빠져서 자신도 모르게 발로 박자를 맞추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더티 댄싱] 입니다.  

 

Patrick Swayze at the New York premiere of RevolutionJennifer Grey remembers when nobody put Baby in a corner at the Loews Cineplex Century Plaza premiere of New Line

 

영화속 두 주인공인 패트릭 스웨이즈와 제니퍼 그레이. 참 많이 늙었죠? 위 사진들도

몇년전 사진이니 아마 지금은 더 늙어 있을 겁니다.

 

부득이하게 영화에 대한 이미지를 찾다보니 leehail2 님의 블로그에서 대부분의 이미지를 빌려왔습니다. 혹시 기분 나쁘시더라도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글출처 : http://movie.naver.com/movie/board/review/read.nhn?st=userid&sword=koh1203&nid=1060117

 

♣ 마지막 단관인 '드림시네마'에서 더티댄싱을 재개봉하고 있다

내겐 너무 특별한 '더티댄싱'이다

이 영화로 인해 영화음악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었고

그래서 영화 ost를 처음으로 구입한 영화이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그때는 청소년관람불가였는데

고등학교 2학년 소풍을 마치고 가방 몰래숨겨놓고

극장에 앉아 그만 영화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한동안 이 춤을 춰보겠다고 흰운동화신고 설치고 다녔는데 ㅋㅋ

지금은 영화 dvd도 가지고 있고

물론 ost 도 가지고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며 드림시네마로 향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