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blesse Nomad/Interesting movie

[배우]전도연의 얼굴

작은천국 2007. 5. 29. 14:53

요즘 '밀양'에 대한 글을

좀 많이 쓰는 경향이 있죠?

뭐, 워낙 영화가 좋으니깐...^^

 

지난 주 '이동진의 영화풍경'에서

전도연씨 인터뷰 기사

흥미롭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 인터뷰를 하면서

기대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전도연씨에 대해서

놀란 것도 많구요.

 

사실 저는 전도연씨를 지난 10년간

여러차례 인터뷰를 했지요.

그런데 이번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이전에 보지 못하던

전도연씨의 표정을 보았다는 겁니다. 

 

 

 


 
 
 
 

바로 이 사진 속의 표정인데요.

이제껏 전도연씨에게서

저렇게 깊은 얼굴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배우는 특정 작품 연기를 마친 뒤에 만나보면

작품 속 분위기가 그대로 풍기는 경우가 종종 있죠.

전도연씨의 저 표정은

바로 '밀양'을 온 몸으로 살아낸 배우의 표정이란 느낌이 들더군요.

어떤 분들은 성형 의혹까지 제기하시던데,

제가 심층 취재해본 바에 따르면,

전혀 아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게 우연히 사진의 한 컷에 잡힌 표정이 아니란 것은


 

 

 

 

 

이 사진을 보셔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표정이 참 깊죠?

전도연씨가 예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여러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건 한 인간의 깊이와 관련이 있는 느낌이겠지요.

개인의 삶에서도 결혼을 전후로

전도연씨는 많은 일들을 겪은 것 같습니다.


 

 

 

 

뭐, 쓰는 김에 한 컷 더!

사실 저는 이렇게 사진을 위해서

옷을 갈아 입고 찍은 사진들보다

위의 두 사진 속 자연스런 모습이

훨씬 더 좋습니다만...


 

 

 
 
 
이건 익히 알고들 계시는
전도연씨의 장난스런 표정입니다.
확실히 전도연씨에게는 소년 같은 표정이 있어요.^^
 
 
 
그날 인터뷰를 하다가 전도연씨가
이 정도로까지 현명한 사람이었던가
싶었던 대목이 몇차례 있었습니다.
 
우선, 이 부분.
 
 
- 올해로 영화계에 데뷔한 지 딱 10년이십니다. 영화도 정확히 10편을 하셨네요. 중간결산하는 느낌이 드실 것도 같은데, 영화 10년을 맞는 감회는 어떤 것입니까.

 

“중간결산이라고 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그런데 전 왠지 연말정산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여배우로서 할 수 있는 캐릭터 자체가 적은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제 몫이 줄어드는 느낌이랄까요. 전도연이 배우로 뭘 더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비참해질 때도 있었어요. ‘너는 내 운명’ 때 박진표 감독님이 ‘전도연이 가진 모든 장기를 다 써먹어서 다른 사람이 못 써먹게 하겠다’고 농담을 하시기도 했는데, ‘밀양’은 제게 새출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으로 느껴져서 더욱 소중합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깊어요.”

 

그리고 이 부분.

 

- 결혼해서 좋은 건 어떤 겁니까.(웃음)

“글쎄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는데, 제 자신을 좀더 잘 이해하게 됐어요. 저도 남들처럼 자잘한 부부싸움을 하는데, 그러다보면 남편의 단점이 아니라 스스로의 단점을 더 잘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싸움도 사실상 제 자신과의 싸움이더라구요. 잘 극복하면 지혜로운 여자가 될 수 있을 듯 해요. 전 사실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없어요.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게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는 것 같더라구요.”

 

 

마지막 부분도 무척 재치 있었지요.

 

-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세 번 반복하겠습니다. 배우로서 행복하신가요? 여자로서 행복하신가요? 아내로서 행복하신가요? (웃음)

 

“음… 배우로서 행복해요. 여자로서 행복해요. 아내로서 감사해요.(웃음)”

 
 
하지만 무엇보다 압권이었던 것은
함께 연기한 열명의 남자 배우에 대한 촌평이었습니다.
사전에 미리 질문했던 것도 아닌데
즉석에서 툭툭 평가하는 말이
하나 같이 다 무릎을 치게 하는 직관이 있었으니까요.
그 중에는 전도연씨가 싫어하는 배우도 끼어 있었는데,
그런 배우까지도 살짝 돌려서
재치있게 말할 줄 아는 센스까지.^^
물론 소심한 제가 지레 겁을 먹어서
약간 다듬거나 줄여 쓰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10명에 대한 코멘트는
전부 전도연씨의 말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전도연씨는 자신의 대표작 4편에
접속 내마음의풍금 해피엔드 밀양을 꼽았지요.
저라면 접속 대신에 인어공주를 포함시키겠지만
배우에게 데뷔작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니
충분히 이해가 갈만한 선택입니다.
 
관객으로서,
정말 전도연씨의 다음 작품이 어떤 것일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이렇게 좋은 사진 찍어주신 김현호 사진작가님께 감사.^^
 
 
글출처 : 네이버 블러그 언제나 영화처럼 이동진기자 홈에서